대지에 생명력이 넘치는 5월이다. 신록의 푸르름이 좋고 푸르름의 기대감은 우리의 마음조차 새롭게 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주변의 소식은 밝은 것만이 아니어서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모두가 상식과 원칙을 무시하고 변칙을 적용하는데서 빚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그 일들의 실체와 원인이 있을 것인데 아무도 그 일들에 대한 책임을 지거나 자신의 부덕함에서 비롯된 것이라 말하지 않는다. 오월이 가정의달이라고 표현하기에 무색 하리 만큼 가정 폭력 그리고 사건 사고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아울러 영세 소상공인들의 어렵다는 일성은, 더불어 사는 우리가 감당해야할 시대적 소명처럼 당연함으로 포장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정치와 경제의 공학적 프레임에 따라 민생의 문제들이 해결되고 경제 활성화가 되어 그저 살만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국민들의 희망 또한 여의도의 출구 없는 정쟁으로 인해 감감무소식으로 답답할 뿐이다. 우리 사회에는 책임의식이라는 것이 있다. 자신으로 인해 빚어진 일이거나 자신이 행한 일의 결과에 대해 응당의 책임을 소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양심이라 여겨진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일반적으로 여겨지는 책임의식은 그리 찾아보기가 쉽지 않…
박찬호, 류현진, 박지성, 손흥민, BTS, 유재석, 강호동, 김재동…. 열거된 이름들만 봐도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는 삼척동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예체능계에서 내로라하는 사람들이다. 모두 각자 분야에서 알아주는 전현직 예체능 스타들이다. 지금은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최고 꿈이 유튜버라고 하지만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들은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예체능계 스타들이다. 한때 우리집 아이들이 어릴 때 속으로 간절히 바라던 일이 있었다. 제발 예체능 쪽으로는 가지 말아달라고. 교육 현장에 있으면서 그 분야가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얼마나 힘이 드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봤기 때문이었다. 돈이나 정신은 둘째 치고 가장 두려웠던 것은 미래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예체능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희생해야 할 것들이 또 너무 많았다. 즉, 인생에서 한 가지를 얻기 위해 나머지 99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이 분야에서 내 아이들이 자라나는 것을 나는 절대로 원치 않았다. 그리고 지금 2019년. 상황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정확하게 무슨 프로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출연진인 강호동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농구선수에게 하…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한국의 ‘SNS 쏠림’ 현상은 유별나다. 그래서 카카오스토리와 페이스북, 트위터의 앞글자를 딴 ‘카·페·트 중독’이란 유행어도 나왔다. 하지만 ‘중독은 피해를 낳는다’고 했던가. 미국 UC샌디에이고 연구팀이 최근 페이스북 이용자 대다수가 남들의 과시용 게시물에 ‘좋아요’ 버튼을 누르면서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지난해엔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대 교수팀이 “SNS를 오래 사용할수록 자존감이 떨어지고 우울증을 앓을 확률이 높아진다”고 밝히기도 했다.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고 믿고 가공된 언행을 반복하는 ‘리플리 증후군’도 ‘SNS 쏠림’의 피해 중 하나다. 그리고 나이가 어릴수록 심각하다. 이런 현상들은 대부분 스마트폰의 과다 사용으로 부터 시작된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에 문제가 있는 청소년 비율이 매년 증가해 전체의 16%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성가족부는 초등(4학년)·중등(1학년)·고등(1학년) 청소년 128만6천56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 중 20만6천102명(16.0%)이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20만명을 넘어선 것은 처음
인간에게 육체와 정신 가운데 무엇이 중요할까? 몸을 쓰는 일보다 정신을 쓰는 일이 많은 현대인에게는 육체노동은 거리가 멀다. 몸으로 일하는 업무가 점점 줄어들며 정신과 육체가 분리되어 간다. 사람들은 육체노동은 힘들고 정신적인 일은 숭고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책상머리에 앉아서 일하지 않았던 나는 온 몸을 부딪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리스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의 주인공처럼 말이다. 거침없는 조르바, 근심이나 염려가 전혀 없는 조르바는 자유의 상징이다. ‘그리스인 조르바’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화자인 ‘나’와 조르바가 우연히 만나 크레타 섬에 가 탄광 사업을 벌였다가 완전히 망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책만 읽으며 지적인 사유 속으로 파고들었던 엘리트 지식인 ‘나’는 조르바를 통해 진짜 삶을 깨닫는다. 조르바는 육체적인 삶, 바로 노동의 현실이 오히려 정신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온종일 읽고 쓰며 영혼과 결투를 벌인다고 생각했던 ‘나’는 조르바가 육체를 사용하는 방식에 감복하고 오히려 진정한 진리를 깨닫는다.…
각급 학교에 사서교사(사서)가 배치됨에 따라 도서관 활용 수업이나 도서 대출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통계로 바라본 독서실태조사는 녹록치 못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만 19세 이상 성인 6,000명과 초등학생 4학년 이상 및 중·고등학생 3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 일반도서(교과서·학습참고서·수험서·잡지·만화를 제외한 종이책)를 1권 이상 읽은 사람의 독서율은 성인 59.9%, 학생 91.7%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에 비해 성인은 5.4%, 학생은 3.2%가 감소했으며, 책을 1권 이상 읽은 사람 중 ‘매일’ 또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읽는 독자는 성인은 24.5%, 학생은 49.6%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교육부, 각시·도교육청은 학교독서진흥을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경기도교육청이 학생(2019. 3. 28.~4. 4. 응답 : 관내 초·중·고 학생 2천1명), 학부모(2019. 3. 28…
산벚꽃 /김선태 온통 적막한 산인가 했더니 산벚꽃들 솔숲 헤치고 불쑥불쑥 나타나 저요 저요! 흰 손을 쳐드니 불현듯 봄 산의 수업시간이 생기발랄하다 까치 똥에서 태어났으니 저 손들 차례로 이어보면 까치의 길이 다 드러나겠다 똥 떨어진 자리가 이렇게 환할 수 있다며 또 한번 여기저기서 저요 저요! 다시 봄이다. 도처에 깃든 봄의 소리들은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난 듯 수런거린다. 이파리 하나가 뒤채더니 다른 이파리들이 따라 보챈다. 밝은 초록이 바깥을 살피면서, 더 밝은 초록들이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햇빛이 다가오고 먼지 더께가 켜켜이 쌓인 남루한 어깨에 내려앉아도 그 발랄함은 전혀 멈추지 않는다. 겨울 숲의 적막이란 소요의 전조다. 예비이고 징후다. 봄은 초록에게, 초록이 살아갈 장소를 내어주며 또 다른 색의 공화국으로 이동하기 직전이다. 시인은 봄 산의 파릇파릇 돋아나는 생기를 ‘수업시간’에 비유한다. 질문과 답이 이어지고, 다시 질문에 또 질문이 터진다. 무거운 얼음-흙을 뚫고 수직으로 고개를 드는 손! “저요, 저요”하는 학생들의 뚜렷한 이목구비가 불현 듯 눈길을 끈다. /박성현 시인…
경기 인천 등 전국적인 버스파업 대란을 막을수 있었던 것은 요금인상과 준공영제 시행 카드였다. 그러나 두 가지 대책 모두 국민 부담을 가중하는 것이라는 비판과 숙제를 남겼다.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근무와 임금 조건 변화로 요금인상이 불가피했고 궁극적으로는 준공영제가 해결책이라는 진단이지만 이를 대하는 시선은 곱지만은 않았다. 특히 준공영제를 이미 시행 중인 서울 시내버스업체들에서 투명성 문제가 드러나 깊이 우려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재된 서울 시내버스 41개사의 2018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5개사가 배당금을 지급했는데 순이익의 약 70%를 배당에 쓴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액 대부분은 소수 주주에게 집중됐다. 시민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 시의 지원으로 적자를 면한 버스회사 오너들의 배를 불리는 데 사용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서울시가 업체에 주는 지원금의 근거가 되는 버스 표준운송원가 산정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당 표준운송원가가 물가상승률보다 더 올랐다. 업체가 제출하는 자료에만 의존하지 말고 당국이 운송원가를 꼼꼼히 들여다보는 등 시민의 혈세가 세지 않도록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25개 버스 업체…
최근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조현병 환자의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인 사건이 지난달 17일 18명의 사상자를 낸 이른바 ‘진주 방화 살인 참사’다. 살인범 안인득은 조현병을 앓고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경남 창원과 경북 칠곡에서 조현병 환자가 흉기로 이웃을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났고 지난 15일엔 조현병 환자가 대구 인터불고호텔 별관에 불을 질렀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조현병 환자에 대한 적극적이 조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국가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국내 조현병 조울증 등을 앓는 중증 정신질환자는 50만여 명이라고 한다. 전체 국민의 1%나 된다. 그런데 이 중 33만여 명이나 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들을 관리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게 목표라면서 내년까지 시·도 광역센터에 정신질환자 응급상황 시 경찰 등과 함께 현장에 출동하는 ‘전문요원정신질환 응급개입팀’을 설치해 24시간 대응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24시간 진료 정신응급의료기관도 지정할 방침이다.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인력도 늘리고 퇴원한 정신질환자가 낮 시간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낮병원 운영도 지원할 방침이라고 한다. 저소
모든 기업들에게 정답처럼 통하는 경영원칙은 없다. 각 기업마다 고유의 조직문화가 있으며, 경영환경에 맞는 적절한 운영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많은 기업들이 적용하고 있는 운영 및 관리의 원칙이 모든 기업들에게 해당되는 정답은 아니다. 기업의 문화뿐만 아니라, 업종, 규모, 구성원, 기업이 추구하는 목표 등이 다르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이 비슷한 원칙을 공유한다 할지라도 어떤 기업은 정반대의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더 적합할 수 있다. 나아가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원칙 또한 달라질 수 있음을 경영자들은 직시해야 할 것이다. 낮은 운임과 고객 친화적 서비스를 앞세워 미국 최대의 국내선 업체로 발돋움한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s)은 즐거운 일터를 만들기 위해 직원들의 유머러스한 부분을 중요시하였다. 이렇게 재미있고 즐거운 경영인 FUN 경영을 통해 직장 내 활기와 즐거움을 넘치게 하여 회사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반면에, 독일의 커뮤니케이션 회사인 Miar는 엄격한 사규를 통해 업무 시간에는 일에만 집중하도록 규제하고, 대신 퇴근시간 이후의 개인시간을 철저하게 보장해주는 방식으로 생산성을 높여 사우스웨스트 항공과는…
“내가 붙드는 나의 종, 내 마음에 기뻐하는 자 곧 내가 택한 사람을 보라 내가 나의 영을 그에게 주었은즉 그가 이방에 정의를 베풀리라. 그는 외치지 아나하며 목소리를 높이지 아니하며 그 소리를 거리에 들리게 하지 아니하며. 상한 갈대를 꺽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진실로 정의를 시행할 것이며. 그는 쇠하지도 아니하며 낙담하지 아니하고 세상에 정의를 세우기에 이르리니 섬들이 그 교훈을 앙망하리라” (이사야 42:1-4) 사람은 역사와 관계를 통해 태어나고 성장하며 성숙하여 간다. 그 역사속에서 지신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묻는다. 이를 통해 존재의 본질을 찾고자 노력한다. 인생의 답을 찾으려고 한다. 우리 삶의 중요한 가치를 발견하고자 한다. 우리에 과거는 우리의 현재를 알려 준다. 자신을 알려면 과거를 생각해 봐야 한다. 현재의 과거는 나의 연속이며 미래의 나로 연장된다. 지금까지 어떠한 삶을 살아 왔는가?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은 “상한갈대를 꺽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진실로 정의를 시행할 것이며, 그는 쇠하지도 아니하며 낙담하지 아니하고 세상에 정의를 세우기에 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