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와 같은 세대는 독립이나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본 적이 없는 누군가에게는 그야말로 새파랗게 젊은 세대이다. 하지만 문화예술계 현장에서 십여 년간 일하다 보니 문득 내 삶의 작은 일부나마 투사의 삶과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현장에서 나는 싸우듯이 일해왔다. 그간 몇 차례의 정치적 소용돌이를 겪었고 변화의 물결을 타기 위해 혹은 그것에 맞서기 위해 몸부림쳤던 것 같다. 한낱 미약한 문화예술계 종사자에게 정치적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힘으로 작용했고 그 속에서 어떻게든 내 작은 열정의 불꽃을 꺼뜨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었다. 필자와 같은 창작자나 기획자들은 속에 맺힌 것들을 표현하지 못하면 존재가치를 잃고 만다.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 가슴을 치며 안달하는 이들만이 진정 살아있는 창작자들이다. 누군가는 말한다. 문화와 예술은 공동체와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이다. 공동체를 가꾸기 위해 서로 모이기에 힘써야 하고, 문화와 예술은 그러한 도모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말이다. 언뜻 들으면 옳은 이야기인 것 같지만 결국 문화와 예술을 정치로 옭아매기 위한 주장에 불과하다. 우선순위가 바뀌었다. 예술 분야에서는 표현하고자 하는 열정이 최우선 되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화성의 환경을 지구처럼 만들어야 한다” 전기 자율주행차로 상종가를 치고 있는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최근 우주계획에 관해 밝힌 야심찬 포부다. 머스크는 2002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를 설립하고 로켓을 발사하며 우주관광 사업에 열정을 쏟고 있다. 특히 머스크는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겠다는 공상과학 같은 비전을 자주 언급해 왔다. 오래전 화성에서는 대홍수가 발생하는 등 지구처럼 생물체가 살 수 있는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했다. 하지만 화성은 태양열로 인한 고온으로 지구와 달리 수증기가 대기권 밖으로 계속 빠져 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화성에는 현재 지표면 아래 짠물 형태로 수분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이 짠물을 전기분해해 숨을 쉴 수 있는 산소(O₂)를 얻는 기술이 개발됐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에너지·환경·화학공학과의 비제이 라마니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화성의 짠물을 전기 분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한다. 연구팀은 탄소와 백금 음극에다, 자체 개발한 양극을 결합한 짠물 전해조를 만들어 화성 현지에서 수소와 산소를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는 새로
초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수원 화성행궁과 수원시립미술관이 있는 행궁 광장은 눈부시다. 수원시립미술관에서 하는 ‘내 나니 여자라,’ 전시가 2021년 1월 10일까지 연장 되어 일정도 자연스럽게 미술관과 연결 되어 있다. 또한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을 읽으며 마음에 두었던 천청색 재현에 심혈을 기울인다. 최근에는 한국 청색 프로젝트 작업을 하는 중이라 무엇보다도 고서에 의거하여 모시와 비단에 물들인 많은 청색들 중 천정색은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정조는 왕이 되자 1789년에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덤을 수원으로 옮겨 와 ‘현륭원’이라 부르고 매년 찾아와 참배를 했다. 수원을 화성으로 승격하고 성 축조작업에 들어가 1795년 사도세자와 혜경궁이 회갑을 같은 해였기에 화성행궁에서 회갑잔치인 진찬연을 열기로 했다. 그때 문제가 된 것이 혜경궁 홍씨의 복색 이다. 조선시대 복식은 신분을 드러내는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다. 궁중 여인들에게 복색은 위계질서를 상징하는 것이다. 잔치에는 꿩 무늬가 있는 적의(翟衣)를 입어야 하는데 대비를 상징하는 색은 자적색이다. 왕비의 색은 대홍색이며, 세자빈의 색은 아청색이다. 정조가 혜경궁이란 칭호를 내려 대비와 왕비 사이로…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가 깎기는커녕 오히려 늘려서 통과시키는 야릇한 일이 벌어졌다. 국회는 2일 본회의를 열고 정부안보다 2조 2천억 원이 순증한 총 558조 원 규모의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합의안대로 국채 2조 2천억 원을 발행한다면 내년 적자 국채 규모는 역대 최대인 90조 원을 돌파하고 총 국가 부채는 954조 원에 이른다. 국회가 정부안보다 증액해 예산안을 만든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지난 2010년 이후 11년 만이다. 문제는 여야 정치권이 정부 예산안을 철저히 심사하고 조정하는 국회 본연의 기능을 저버리고 ‘현금 살포’를 위해 적자 국채를 늘렸다는 사실이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선을 겨냥해 여야가 합심해서 나랏돈을 함부로 나누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예산 심의는 국회가 가진 대단히 중요한 기능에 속한다. 국민의 혈세를 허투루 쓰지 않도록 세밀하게 따져서 불요불급한 항목을 찾아내어 잘 잘라내라고 달아준 배지들 아닌가. 내년도 예산안을 법정 처리 시한 내에 처리한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여야 정치꾼들이 앞장서서 나랏돈 퍼주기 경쟁을 벌인 일은 재평가돼야 할 것이다. 특히 경제성이 부실한 지역
한 해의 맨 마지막 계절은 겨울이다. 겨울 철새들로 가금농가들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발생으로 고역을 치른다. 코로나19 확산세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식생활 양상도 바꿔놓았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면역력 향상과 관련된 건강기능성 식품 구매도 크게 늘었다. 외국산보다 안전한 국산 농식품 섭취가 건강에 이롭다는 인식과 함께 어려움에 처한 농가를 살리자는 착한 소비운동도 한몫했다. 하지만 농업인은 여전히 어렵다. 추수가 끝났지만 손에 잡히는 소득은 없기에 그렇다. 여름철 호우·태풍 등 극심한 기상악화로 작황이 나빠 쌀 생산량이 1968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물가는 해마다 3~5%씩 오른다. 정곡(精穀)은 그대로다. 현재 산지 쌀값이 80kg 한가마당 21만5820원이다. 지난해 수확기보다 14%정도 상승했다. 이를 두고 쌀값이 폭등했다고 호들갑을 떤다.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몰린다.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연 59.2kg이다. 한 달 소비는 대략 5kg이다. 하루 450원 정도에 불과하다. 커피 한잔 값의 10분의 1 수준이다. 쌀값이 다른 물가에 비해 비싼 것도 아니다. 정부가 일제강점기부터 쌀을 80kg들이 가마니로 수매하던 관행을 이어오
대통령이 나라 일을 하면서 임기 내내 사실상 돈벌이를 했다. 천문학적이었다. 그는 최근 재수감 되면서 "법치가 무너졌다. 나라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파렴치의 극치다. 2300년 전, 맹자는 "無羞惡之心, 非人也(무수오지심, 비인야). 부끄러워 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직자들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대상이었다.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을 포함, 이 나라 공직자들은 공무를 마치 "처삼촌네 벌초하듯" 함으로써, 취약계층의 복지에 넉넉하게 쓸 수 있는 예산을 누수나 누전처럼 낭비하거나 불합리하게 사용한다. 일례로, 매년 연말이면 전국적으로 보도블럭을 개비하는데, 그 악습은 수십년 동안 변함 없이 반복된다. 공직사회의 무능함과 저급함을 스스로 자백하는 꼬락서니다. 그 한 가지 뿐이겠는가. 더 있다. 이른바, 천자(天子)나 다름없이 어느 정권에서든 대대로 초법적 대우를 받는 재벌 회장들, 거룩한 종교인과 존경받는 교육자 등 지도적 위치에 있는 자들도 다르지 않다. 이들은 명예 보다는 돈을 우상으로 받들며, 다양한 욕망들을 온몸으로 추구하는 공통점있다. 부끄럼이라고는 없다. 가정하여, 이명박이 품격을 생각하는 사람이었다면,…
지인이나 편집팀, 페이스북 친구들은 한 번만 참아주시기 바란다. 의사봉 이야기를 또 하련다. 의사봉을 아직도 내려놓지 못하는가 야단을 치셔도 좋다. 지인께서 굳 아이더어를 주신 때문이라고 변명한다. 공직생활 중 위원장이란 직책을 수행하면서 의사봉을 들고 다녔다. 이를 소통의 한 방편이라면서 자랑하고 위세했다. 송구하다. 시청 적극행정 강의 소품으로 의사봉을 들고 갔는데 보도용 사진에 찍혔다. 이날도 강의 중에 의사봉을 쳤는가 지인이 물었다. 여러번 두드렸다. 인터넷 강의이지만 3가지만 기억하라 했다. 적극행정 추진 자세, 컨설팅 감사 청구절차, 면책의 방법. 이 세 가지가 오늘 강의의 핵심이라 강조했다. 의형제 늑대와 물개의 서열을 정리했다. 두 동물이 마주서서 늑대는 ‘아우~’하고 물개는 ‘형!형!’한다. 적극행정을 위해서는 상급자의 리드와 중간관리자의 공감이 필요하다. 주무관이 처리기한 15일짜리 민원을 5일 안에 검토 완료해도 팀장은 결재를 미룬다. 10일 차에 싸인하면 그나마 적극적인 팀장이다. 과장이 4일을 미룬다. 결국 15일 민원은 14일이 걸린다. 안걸리려고 하루 전에 결재한다. 긴장하지 마시라. 1980년대 이야기였다. 군 간부들은 현장에서…
경기도의 무상교복 지원사업은 2019년 중학교 신입생을 시작으로, 2020학년도부터 고등학교 신입생까지 대상을 확대하여 현물로 교복을 지원하고 있다. 2021학년도는 중·고등학교 신입생 25만8370명에게 무상교복 지원을 위해 총 예산 775억원으로 경기도교육청 50%, 경기도25%, 시.군 25%로 각각 소요재원을 분담한다. 무상교복 지원은 학교주관 구매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2015년부터 학교실정에 맞게 1인 수의, 2인 이상 견적제출 공고, 2단계입찰 등 계약방법을 정하는 ‘교복 학교주관구매 제도’를 도입해 운영한다. 주관 구매를 실시한 최근 6년간 교복 낙찰업체 현황을 들여다보니, 무상교복지원 사업을 시작한 2019년부터 교복 4대 업체의 낙찰 비율이 70%이상으로 증가한 것이 공교롭다. 이러한 대규모 업체로의 교복구매가 몰리는 이유는 디자인과 브랜드명성에 원인이 크다고 생각한다. ‘학교는 중소기업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경기도학교교복지원조례’의 사회적 거리 아닌 내용적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마음 편할리 없다. 이에 경기도 교육청이 2021학년도부터 교복업체 선정평가 시 ‘블라인드 심사’를 의무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