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관심권에서 멀리 있는 지대가 있다. 확진자와 그 주변인들에 대한 과도한 노출, 신상털기다. 이로 인해 2차, 3차 등 n차 피해를 입는다. 확진자 본인은 물론이고, 그의 가족, 지인, 직장 동료, 접촉자, 확진자가 다녀간 곳까지 낱낱이 알려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가능한 모든 것을 들춰내려는 듯 하다. 확진자에 대한 험담으로도 이어진다. 온라인 카페와 카톡 단체방 등에서 삽시간에 퍼진다. 사생활이 탈탈 털리고 있다. 심리적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후유증이 오래 갈 수 있다는 점이다. 확진자가 완치되어도 이미 알 만한 사람들에게는 다 알려진 상태다. 다시 주워담을 수도 없다. 잊힐 권리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코로나19 확진자 관련 정보공개는 확산 차단이 목적이다. 공개 범위와 내용은 질병관리청의 지침에 따르고 있다. 군포시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시민들은 최대한 상세하게 공개되기를 원한다. 내 지역에서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어할 것이다. 군포시에도 확진자 정보공개와 관련한 민원성 불만이 종종 제기되고 있다. 충분히 그럴만 하다고 본다. 하지만 질병관리청의 지침 뿐만 아니라,…
경기도체육회가 민선1기 체육회장 시대를 맞은 지 9개월을 향해가고 있다. 경기도체육회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으로 정치와 체육이 분리되면서 지난 1월 15일 선거를 통해 이원성 회장을 민선1기 회장으로 맞이했다. 이 과정에서 당선 및 선거 무효 소송을 거치는 등 혼란을 겪기도했지만 한달여 만에 법원에서 이원성 회장이 제기한 당선무효 등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이 회장은 대한체육회 인준을 받고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이 회장이 경기도체육회장으로 인준을 받고 공식 업무를 시작한 지도 8개월이 되가고 있다. 하지만 경기도체육회는 민선1기 시대를 맞아 발전된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이 당선 직후부터 도, 도의회와의 갈등설이 돌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민선1기 도체육회 임원 선임도 계속 미뤄지다 지난 7월에야 완료됐다. 그 사이 이재명 지사가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임명했던 박상현 전 사무처장이 사의를 표명한 뒤 체육회를 떠났고 이로인해 직원들간의 갈등까지 불거지는 등 지난 8개월 동안 도체육회는 바람 잘 날 없었다. 업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도체육회가 진행하려고 했던 경기도체육대회와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 등 대부분의 사업이 중단되거나
“얘들아~ 오지마라.” “코로나 끝나거든 온나. 사랑한다” 며칠 전 텔레비전 화면으로 본 가슴 저릿한 어르신들의 영상이 있다. 코로나 19로 고향 못 오는 자녀들의 불편한 마음을 보듬어 주고자 의성군에서 홀로 계신 어르신들이 찍은 ‘귀향 자재’ 동영상 편지였다. 이는 생활지원사들이 각자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어르신들을 찾아다니며 휴대폰으로 찍었다고 했다. 미리 준비한 원고도 없고 촬영 장소도 어르신들이 생활하고 있는 집 안방이나 마루, 마당 등으로 고향 냄새가 풀풀 나는 영상이었다. 무료한 일과 속에서 명절만 기다리던 어르신들께는 보고 싶은 자식 안 보기로 한 건 여간 어려운 결정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코로나19의 재 확산으로 2.5단계 사회적 거리두기를 거쳐야 했던 수도권의 경우만 보더라도 마땅한 조치일 거라 생각하면서도 왠지 죄송하고 머쓱한 건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가려해도 불안하고 안 가려해도 죄스러운 2020년 현실 속 한가위가 어르신들께는 한없이 적막할 듯 보인다. 현실과 달리 홈쇼핑 화면 속 한가위는 여전히 시끌벅적하고 화려하다. ‘한가위는 가족과 함께 하세요’ ‘못 가는 한가위 선물로 하세요’라는 문구를 내걸고 지글지글 구워대는 맛
요즘 어두움이 찾아오면 집 근처에 있는 학교 운동장을 자주 간다.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사회가 깊어지면서 저녁을 집에서 하면, 밖으로 나가 1시간여 운동장에서 뛰거나 걷곤 한다. 낮에 거의 해를 볼 수 없었던 사상 초유의 긴장마를 거친 뒤 찾아온 최근 며칠 사이의 청명한 가을 날씨는 모처럼 자연이 주는 선물 같다. 모두들 지쳐있다. 코로나가 우리의 모든 일상을 집어삼킨지 벌써 9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숨도 마음대로 못 쉰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오는 가족들을 불안한 마음에 다시 쳐다보는 계절이다. ‘아무 일 없이 들어왔겠지?…’하면서. 코로나사태로 세계경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마이너스 행보를 하고 있다. 그 냉기가 안방까지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이제는 코로나의 비정상이 일상이 되버렸다. 하지만 코로나가 건네준 가을 밤은 좀 다른 얘기도 들려주는 것 같다. “계절을 가리지 않던 불청객 황사도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이 잠시나마 서행하면서 조금은 뒷걸음치고 있다. 인류가 그동안 무한 질주해 올해는 유난히 지구촌에 기상이변 재해가 많았다. 그래서 좀 쉬었다 가라”고. 오늘밤도 운동장을 쳇바퀴 돌듯 걸으려 한다. 하지만 내 눈에 들어온 달과
지난 22일 우리나라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 공무원이 북한군에 피살된 후 시신이 불태워진 사건이 터져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우리 군의 대응은 적정했는지, 청와대의 대처는 타당했는지를 비롯한 갖가지 논란이 확산 중이다. 우리 국민이, 그것도 공무원이 북한군으로부터 사살되고 불태워진 끔찍한 사태다. 자진 월북이냐, 아니냐 등 본질을 벗어나는 논쟁은 무의미하다. 너무 다른 남북당국 발표의 차이점부터 낱낱이 밝혀내는 게 급선무다. 우리 공무원에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운 사건에 대해 북한이 25일 통지문을 통해 입장과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상당 부분 모순점들이 많아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북한이 반인륜적 만행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방식으로 국면전환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 국방부가 발표한 내용은 참혹하다. 국방부는 24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부유물을 타고 불법 침입한 자에게 80m까지 접근해 신분 확인을 요구했으나 처음에는 한두 번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리고는 계속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가면을 쓴 윤희가 가운을 이민지에게 맡기고 발가벗은 몸으로 정물대에 올랐다. 화가들이 신음 같은 감탄을 연발했다. 정물대 가까운 곳에서 이민지가 손짓 몸짓을 섞어가며 작은 소리로 윤희의 동작을 리드했다.… ‘윤희. 잘 잤어? 이따가 오후 두 시에 극단사무실로 데리러 갈 테니까 거기서 기다려. 어제 산 원피스 입고 나와. 알았지?’ 마치 우주여행에서 돌아온 듯한 들뜨고 야릇한 기분으로 인해 밤잠을 설쳤다. 새벽 나절에 잠시 눈을 붙였다가 깨어난 아침에 이민지로부터 휴대전화 문자가 날아들었다. 이민지. 이 여자의 정체는 도대체 뭘까. 엊그제 스크랩에서 본 자료 속에서 그녀는 극단 카프카에서 주연을 도맡아 하는 대단한 배우였다. 백두 단장과는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배우라고도 했다. 대개 연극배우들은 어렵게 산다고 들었다. 어쩌다가 TV나 영화에 진출하여 스타반열에 오르는 배우도 있지만, 나머지 연기자들은 곤궁한 처지를 면치 못하면서 오직 예술가의 열정 속에 살아간다고 했다. 그걸 알려준 사람은 윤희에게 연극을 가르쳐 준 장시욱 선생이었다. 그런데 이민지는 그렇지 않았다. 그 으리으리한 고급 아파트와 외제 승용차는 뭔가. 윤희를 마치 피붙이처럼 살피려 들기 시작
세대를 넘어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영화로 슈워제네거가 주연을 맡아 미래 기계와의 전쟁을 그린 ‘터미네이터’(시리즈)가 있다. 그 가운데 1991년 개봉작 ‘터미네이터2’에 나오는 ‘액체금속 인간로봇’의 모습이 세월이 지나도 잘 잊혀지지 않는다. 슈워제네거의 총에 맞아 몸에 큰 구멍이 나도, 몸이 거의 형체가 없이 사라질 것 같아도 이내 원래의 상태로 복원된다. 불사조같은 로봇이다. ‘액체금속(형상기억합금)’은 일정 온도가 되면 기억을 찾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는 꿈의 소재로 알려져 있다. 그런 로봇과 싸우는 일은 상상하기 싫은 일이다. 하지만 그런 상상이 현실로 나타났다. “바늘로 100차례를 찔렀다. 순간적으로 찌그러졌으나 바늘을 떼자 원래 모양대로 돌아왔다.” “섭씨 90도로 10분간 가열했지만 일부 스파이크(돌기)만 떨어졌고 전체적인 구조는 변하지 않았다.” 헝가리의 한 대학교 생물학 연구팀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상대로 실험한 결과라고 한다. 연구팀은 이같은 바이러스의 질긴 생명력이 오늘날 팬데믹(대유행)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보통 바이러스는 숙주의 몸 바깥에 나오면 생존 능력이 감소하는 데 반해 코로나는 물건 표면에 붙어 며칠간 생존할 수…
국회의원의 이해충돌과 관련한 정치권의 ‘전수조사’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이해충돌 문제에 관한 관심은 대량해고 사태를 빚은 이스타항공에 대한 창업주 민주당 이상직 의원의 책임론과 피감기관의 수천억 원대 공사 수주 의혹 끝에 국민의힘을 탈당한 박덕흠 의원 사태에 의해 촉발됐다. 차제에 정치인 이해충돌 전수조사의 범위를 ‘지방의회’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다만, 이해충돌 여지에 대한 현황조사가 정쟁을 덧내는 불쏘시개가 아니라 ‘이해충돌 방지법’ 제정의 기초자료로 활용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3일 정치개혁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이해충돌방지법을 정기국회 내에 처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김남국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본적으로 이해충돌과 관련된 세부적 기준의 규정을 마련하고 이해충돌 사안이 발생할 시 처벌할 명확한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법안 추진에 공감대가 높아지면서 이해충돌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견해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야를 떠나 해당 분야의 전문성과 이해충돌 사이에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며 “(국회의원의) 이해충돌 문제가 정
최근 하버드 대학교 교수이자 정치철학자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교수는 ‘능력의 횡포(The tyranny of merit)’이라는 제목의 책 출판을 기념한 테드(TED) 강연에서 세계화는 깊은 불평등과 임금 정체를 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소득 등 세계 경제에서 살아남으려면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세계화 옹호자들은 비판했다. 여기서 능력(merit)은 실력이나 성과, 지능 등을 뜻하는 용어지만 능력주의(meritocracy)에는 많은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교육받거나 능력 있는 계층의 지배층'이 운영하는 어떤 정부를 가리키기도 하고, 원칙 외의 뭔가에 차이를 두는 체제를 의미하기도 한다. 또 마이클 샌델 교수는 지금의 코로나 확산은 교육을 많이 받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수선공, 식료품 가게 점원 등과 같이 급여가 낮다고 무시하고, 존경하지 않던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이 의존해 왔었는지를 자각하게 해준다고 했다. 그동안 공부라는 기준으로 누구는 사무직으로, 누구는 청소부가 되는 능력주의는 공공의 선을 손상시키고, 직업에 열등의식을 심어주는 오류에 빠지게 했다며 이제는 그들이 하는 일의 중요성을 참작하여 급여나 사회적 인정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살면서 지금과 같은 사태는 모두가 처음 겪는 것이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바닥으로 굴러 떨어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 현실은 상상 그 이상이다. 코로나 사태로 영화 제작일이 중단되고 방송사들도 신규 제작보다는 재활용을 하며 제작비 절감을 하고 있는데 적자의 늪에서 헤매는 악순환이 외주제작사로 전가되었다. 프로그램들은 손쉬운 예능 프로그램으로 도배하다시피 하고 스페셜이라는 미명 아래 재방송을 하며 외주제작사들은 재편집료로 기존 제작비의 30%를 받는다고 한다. 이미 동료직원들을 다 내보내고 사무실 임대료와 기본 제작비를 겨우 맞추는 수준이다. 한 방송사가 계절마다 했던 공모도 줄어들어 겨우 수십 편에 이르던 외주공모가 3편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나마도 국내 취재 다큐 프로그램 30분 한 편에 500만 원이니 어떻게 제작을 하라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제작사의 울며 겨자 먹기 식의 제작으로 완성도가 떨어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제 외국 출장 프로그램 제작은 엄두도 못 낸다. 출국은 되어도 상대국의 입국 보장이 안 되는 현실에 또 입국 후 격리되어야 하니 외국 출장은 힘들다. 그나마 제작사들은 외주PD들에 비해 상황이 나은 편인데 외주PD들은 제작 일을 못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