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몽 /김명은 꺾인 나뭇가지에 유리 풍선이 얹혀 있다 이빨에 물어뜯긴 입술로 입을 맞출까 음소를 노랗게 물들이며 태양의 허밍을 청취하고 있다 첫 키스가 마지막까지 숨겼던 어절이 드러나는 시간 다물어버린 입속에서 성조(聲調)가 썩고 썩은 침묵이 쏟아진다 칼날은 시고 달고 쓰다 따뜻한 혀에 얼어붙은 알갱이 침묵을 이겨낸 혀가 출구 없는 악보를 읽는다 방랑하던 음이 혀끝을 처음 자리로 되돌려 놓는다 - 김명은 시집 ‘사이프러스의 긴팔’ 우리는 언제까지 ‘꺾인 나뭇가지에 얹혀 있는 유리 풍선’처럼 불안한 삶을 이어가야 하는 것일까. 행복을 가장한 불행에 언제까지 입을 맞추어야 하는 것일까. 태양의 허밍을 듣노라면, 칼날처럼 예리한 첫 키스의 추억은 달콤만 해야 마땅할 것이나, 실은 자몽처럼 시기도 쓰기도 하다는 것을 우리는 고백해야 한다. 그로부터 이어지는 다물어버린 입 속의 썩은 침묵들. 그러나 우리의 혀마저, 심장마저, 얼음 알갱이처럼 차가워진 것은 아니다. 비록 출구가 보이지 않는 삶일지라도 우리는 악보를 읽듯 우리의 삶을 허밍하여야 한다. 방랑하는 음이 방랑이 아니게 될 때까지./김명철 시인
‘만리장천에 울고 가는 저 기러기/제비를 후리러 나간다. 제비를 후리러 나간다./복희씨 맺힌 그물을 두루쳐 메고서 나간다./망탕산으로 나간다./우이여∼ 어허어 어이고 저 제비 네 어디로 달아나노.’ 우리가 잘 아는 판소리 ‘제비가’의 한 대목이다. 놀보가 흥보의 이야기를 듣고 박씨를 물어다 부자가 되게 해 줄 제비를 후리러 다니는 내용이다. 이처럼 제비는 가난한 사람을 돕고 은혜를 갚는 하늘의 심부름꾼을 뜻한다고 해서 예부터 매우 친숙하다. 특히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 강남에 갔다가 3월 3일 삼짇날에 돌아오는데, 이와 같이 수가 겹치는 날에 갔다가 수가 겹치는 날에 돌아오는 새라고 해서 민간에서는 감각과 신경이 예민하고 총명한 영물로 인식하고 길조(吉鳥)로 여겨왔다. 따라서 집에 제비가 들어와 보금자리를 트는 것은 좋은 일이 생길 조짐으로, 제비가 새끼를 많이 치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독일에서도 제비는 특별대우를 받는다. 봄을 알리는 새이며, 동시에 행운을 가져오고, 집을 수호하는 새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초의 제비가 도착하는 날에는 노래와 환성으로 맞이하는 풍습이 있다. 일부 지방에서는 가족 전원이 문에 나와서 맞이하고, 제비들에 엄숙하
대부분의 사람들은 늘 말한다. 책을 많이 읽으라고. 세종대왕, 정약용을 비롯해 빌게이츠, 워런버핏까지 국내, 국외, 과거, 현재를 모두 포함해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의 특징은 독서량이 매우 많았다는 것이다. 고전에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라는 말이 있다. 이는 남자라면 모름지기 수레 5대 분량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는 독서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는 것이며 독서의 생활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선진국 일수록 국민들의 독서량이 많다는 자료가 있다. 이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란 말과 연관성이 있는 것이 아닐까? ‘온고(溫故)’란 지나온 것에 대한 반추이며 성찰인 동시에 기억하고 알아야만 되는 경험과 지식이다. 과거를 되돌아보고 세상의 이치를 깨달으면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과거의 축적이 오늘날의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도태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독서량은 매우 적다. 한류의 열풍에 자부심을 가지는 문화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서를 함으로써 즐거움과 보람, 자기성찰의 기회를 갖고 과거의 축
재작년 겨울부터 ‘뢴트겐의 양심과 오늘’이라는 제목의 글로 시작해 격주로 칼럼을 써왔다. 오늘로 17개월간 눌문(訥文)의 행진을 마감하게 됐다. 마지막 기고를 앞두고 그동안 썼던 글들을 순서대로 읽어 보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약간의 용기도 필요했다. 필자가 쓴 글들 중에서 제목조차도 떠올리기 싫은 다수의 졸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타고난 게으름 병으로 글쓰기를 미루다가 결국 원고마감에 쫓겨서 황급히 송고하는 경우가 있던 탓이다. 한편으로는 눌변(訥辯)과 장고(長考)의 장애를 가진 필자에게 원고마감이라는 제약이 없었다면 글 한편도 제대로 공개 못했을 법도 했다. 하지만 초기 기고문부터 당시의 진지했던 염원과 열망이 되살아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연말에 쓴 ‘1944년 겨울행 타임머신’에서는 2018년 새해를 1945년 광복의 해로 여기며 광복 직전 시간으로 되돌아가 ‘다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타임머신에 탑승하자는 억설(臆說)로 새해를 염원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우려와 위기감 속에서 ‘평창동계올림픽 궁즉변 변즉통하라!’는 30년 만에 개
해 /이영광 해가 동에서 떠 서로 가는 길 오래 바라보았다 환해서 안 보이는 그것을 힘껏 바라보았다 걸어가다 고개 들면 가까이 더 명백해지고 있었다 다 벗고 지나가는 비밀을 모조리 까발려진 어둠을 종일 뜬 눈으로, 울며 보았다 찬란한 너여, ‘종일 뜬 눈으로,/울며’ 나는 ‘너’의 이동을 주시하고 있다. 과도한 빛에 노출된 해바라기 꽃처럼 나는 너를 따라 얼굴을 돌리는 것이다. ‘동에서 떠 서로 가는 길.’ 이 길은 희망의 탄생에서 희망의 죽음으로 진화하는 길. 강렬한 ‘빛’이 스며들어와 나를 정화시키거나, 행복한 변화를 작동시키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나의 자유를 속박 당하고 서 있다. 하늘아래 홀로, 슬픔의 사로잡힘은 절망에 기원을 두고 자라나고 있으니. 세상은 ‘환해서 안 보이는 그것’, ‘다 벗고 지나가는 비밀’, 그것들 ‘모조리 까발린 어둠 뿐’일까. 내가 느끼는 아득한 슬픔들. 문득 ‘해’를 직면할 때, 불쑥 새로운 투쟁은 시작된 걸까. 결산할 수 없는 운명과의 대결..…
경기도는 매년 경기도대표축제와 함께 경기관광유망축제를 선정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선정한 2019년 경기관광대표축제는 ▲수원화성문화제 ▲안산국제거리극축제 ▲파주장단콩축제 ▲이천 쌀문화축제 ▲안성맞춤남사당바우덕이축제 등 15개다. 도는 여기에 더해 경기관광유망축제도 선정하고 있다. 도 대표축제로 선정되지 못한 시·군의 지역축제를 대상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고 특색 있는 축제’를 선정해 지원하는 것이다. 유망 축제 12개는 고양행주문화제, 포천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축제, 과천축제, 남양주 2019 정약용문화제, 양주 천만송이 천일홍 축제, 의정부 블랙뮤직페스티벌, 의왕철도축제, 하남 이성산성문화제, 김포 아라마린페스티벌, 구리 코스모스 축제, 광명동굴 대한민국 와인 페스티벌, 용인 정암문화제다. 유망축제 중에는 이름이 알려진 축제도 더러 있지만 아직 타 지역 대중에겐 생소한 행사도 있다. 더욱이 경기관광대표축제나 유망축제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채 그런 행사가 있는지조차 모르게 치르는 축제가 부지기수일 것이다. 봄이 되면서 전국에서 축제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매화축제, 산수유축제, 동백꽃축제 등 봄꽃 축제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처럼 이른 봄부터 겨울철
어느 정권이든 부동산 시장을 왜곡하는 투기를 차단하는 일을 국정의 핵심 과제로 꼽는다. 부동산 가격 변동이 온 국민의 주요 관심사여서 그렇다. 자칫 방치했다간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 폭락을 자초할 수 있다. 그래서 역대 정부는 부동산 투기에 나름대로 발 빠르게 대처했다. 투기가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주무 부처가 청와대 및 관계부처와 협의·조율 과정을 거쳐 대책을 신속히 내놓았다. 법 제정이나 개정이 필요할 때는 국회의원들이 나섰다. 28일 공개된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청와대 참모와 국무위원, 국회의원 상당수가 다주택자로 드러난 점은 논란거리가 된다. 청와대 참모 중 집을 2채 이상 소유한 다주택자가 13명이었다. 박종규 재정기획관은 서울 강동구 고덕동과 서초구 우면동 아파트를 부부 명의로 신고했다. 부동산 정책을 맡는 윤성원 국토교통비서관도 강남 논현동과 세종시에 아파트 1채씩 갖고 있다. 박 비서관은 자녀 입시 때문에 우면동 아파트를 임대하고 고덕동에 잠시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비서관도 국토교통부 재직 시절 분양받은 세종시 아파트를 전매 제한에 걸려 팔지 못했다고 한다. 다른 참모들의 다주택도 부모 부양, 퇴직 후 실거주 목적 등이라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인물을 판별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당나라시인 백거이는 이렇게 탄식했다. “사람을 어떻게 가릴 수 있겠는가. 아침에는 진짜인 것 같더니 저녁에는 가짜이니.” 그는 또 이런 지적도 했다. “옥은 사흘만 불에 넣어보면 알 수 있지만, 인재는 7년은 족히 기다려야 가릴 수 있다”고.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듯이 인간의 겉은 다 같지만 속은 모두 다르다. 그래서 예부터 겉과 속이 다른 것을 판별하는 인물 감별법이란 것이 수없이 나왔다. 중국 ‘여씨춘추’에 나오는 ‘팔관육험법(八觀六驗法)’도 그중에 하나다. 팔관이란, 순조로울 때 어떤 사람을 존중하는지 보고, 높은 자리에 있을 때 어떤 사람을 기용하는지 보고, 부유할 때 어떤 사람을 접촉하는지 보고, 한가할 때 무엇을 즐겨 하는지 보고, 친해진 뒤 말 속에 드러나는 뜻을 보고, 좌절했을 때 지조를 보고, 가난할 때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는지 본다. 육험은, 기쁘게 하여 정상적인 상태를 잃고 천박하게 흐르지 않는지를 살피고, 즐겁게 해서 그의 취향이나 나쁜 버릇 따위를 살피고, 화를 돋우어 통제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살피고, 두렵게 만들어 그것을 견딜 수 있는지를 시험하고, 슬프게
귀를 막다 - 하멜서신 /신덕룡 길이 떠나고 난 자리가 온통 구멍이다. 언제 떠난다는 어디로 간다는 귀띔조차 없었으니 애시당초, 길은 내 안에 속해 있지 않았던 거다. 여운조차 남기지 않은 길이 빠져나간 내 몸의 사방은 왜 이리 깊고 어두운가. 오래전에 덮어둔 채 던져놓은 어둠 속에서 침묵과 침묵이 몸을 부딪쳐 흠집내며 질러대는 아우성이 이와 같은가. 그러니 숨죽이고 느닷없이 사라진 발자국 소리, 부재의 흔적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다. 더 이상 갈 수 없는 길 끝에도 더듬더듬 찾아야 할 길이 있다고 믿으면서. - 신덕룡 시집 ‘하멜서신’ 애시당초, 우리에게 길은 없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모두 없는 길을 만들면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닌가. 어둠 속에서 표류하면서 더듬더듬 지탱해온 것이 아닌가. 그런데 그런 길마저 나에게서 떠나버렸다고 생각해보자. 발을 디디는 곳마다, 내미는 곳마다 온통 구멍투성이일 것이다. 움푹움푹 빠져 더 이상 걸을 수 없을 것이다. 마침내는 어둠 속에서 견뎌내야 했던 침묵들이 터져 나오며 아우성을 칠 것이다. 그 아우성에 귀를 막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찌하랴. 귀를 막고서라도 우리는
“너희가 어떻게 행할지를 자세히 주의하여 지혜 없는 자 같이 하지말고, 오직 지혜 있는자 같이 하여.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 그러므로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오직 주에 뜻이 무엇인가 이해하라.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들로 서로 화답하며 너희에 마음으로 주께 노래하며 찬송하며, 범사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항상 아버지 하나님께 감사하며,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하라.”(성경말씀 에베소서 5장 15절-21절) 지혜 있는자는 행복한 삶을 산다라고 말을 합니다. 인생의 현재의 삶을 주로 일컫는 말입니다. 인생에 대해 본문은 자세히 주의 하고 지혜로울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오늘 분문을 통해 어떻게 사는 것이 멋진 인생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시간은 금이다’라는 명언처럼 시간에 가치를 모르는 사람은 자신의 삶을 어리석게 마무리 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이라는 시간은 하나님이 보내신 선물입니다. 그 시간을 짜임세 있게 사용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삶의 최우선을 오늘로 삼고 즐겁게 나아가야 합니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다 보면 무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