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위에 종이를 얹어 거친 질감이 그대로 살아있는 합지. 회색 바탕의 투박한 배접 위에 세련되지 않은 드로잉. 그 속에 숨겨진 작가의 시선은 미술의 차원을 시각에서 후각으로 확대한다.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다양한 형상 속 그들에게선 어딘가 시큼하면서도 구릿한 체취가 묻어난다.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예술공간 '아름'에서 열리고 있는 김진열 작가의 드로잉&설치 초대전 '드로잉 모심 2025'는 어둡지만 정겹고, 슬픈듯 아련했다. 2층 전시관 벽면을 가득 채운 80여 점의 드로잉 작품은 다양한 몸짓의 서민들이 고단한 현실 속에서 각자의 힘겨운 삶을 살아내는 모습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가을걷이가 끝난 을씨년스러운 강원도의 밭에서 비닐을 수거하는 노인, 버스 터미널 의자 등받이에 맥없이 전신을 기대어 앉아있는 청년, 길가에 할 일 없이 쭈그려 앉아 지나는 사람들을 처량하게 바라보는 남자 등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에서 묵직한 삶의 무게가 그대로 전달된다. 김 작가는 이런 모습이야말로 서민들의 진면목이며, 이들의 모습 자체가 존엄 사회의 건강성을 지탱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처한 현실이나 삶에 대한 여러가지 것들은 우리가 밝고 싶어도 밝지 못하게 하는
경기콘텐츠진흥원(이하 경콘진)이 2025년(2024년 실적 기준) 경기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가 등급'을 획득했다. 경콘진은 '문화' 유형 경기도 출자·출연기관 중 1위에 올라 경영평가 최상위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2023년 '다 등급'에서 2024년 '나 등급', 그리고 올해 '가 등급'까지 2년 연속 등급 상승을 기록하며 기관의 꾸준한 성과 향상을 입증했다. 2001년 설립된 경콘진은 ▲문화콘텐츠산업 경쟁력 강화 ▲디지털 기술 융·복합 생태계 조성 ▲도민 문화 향유권 확대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목표로 다양한 지원 사업을 펼쳐왔다. 2023년에는 '문화를 산업으로 확장시키는 연결점'이라는 새로운 미션을 설정하고 경기도 콘텐츠산업 발전과 지역 경제 기여에 집중해왔다. 이번 경영평가에서는 ▲국내 최초 '대한민국 AI 국제영화제' 개최·운영 ▲혁신적 신규 사업 추진 ▲조직문화 개선 및 소통·협업 강화로 인한 구성원 만족도·업무 효율 향상 등이 높이 평가됐다. 이러한 노력이 사업 성과와 고객 만족도로 이어져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가치를 창출했다는 점도 주요 성과로 인정받았다. 경콘진은 올해 대표 사업들을 고도화하며 성과를 확대하고 있다. '경
수원시립미술관이 독일 문구 기업 ㈜스테들러코리아와 공동으로 어반 스케치 작가 재재나무(박은희)와 함께하는 '미술관 여행 드로잉' 프로그램을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운영한다. 지난해 스테들러코리아와 업무 협약을 체결한 이후 정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캘리그래피 클래스가 큰 호응을 얻으면서 올해는 신규 프로그램으로 여행 드로잉 클래스를 선보이게 됐다. 이번 프로그램은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1시 30분부터 4시까지 총 8주간 진행된다. 수원시립미술관 교육실과 미술관 주변 야외 공간에서 열리며 드로잉 개념과 재료 설명, 펜 드로잉 시범, 풍경 구도와 공간 이해, 수채 표현과 채색 기법을 배우고 현장 어반 스케치를 통해 자신만의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으로 구성된다. 성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정원은 10명이다. 참가비는 3만 원이며 신청자에게는 스테들러코리아 브러시펜 등 미술용품이 제공된다. 신청은 9월 1일부터 수원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남기민 수원시립미술관 관장은 “일상 속에서 예술을 체험하고 미술관과 문화를 가까이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기업과 협업해 시민들에게 고품질 미술용품과 유익한 프로그램을 제
분열과 대립이 일상이 된 시대, 서로를 향한 신뢰와 협력의 길은 더욱 희미해졌다. 그러나 80년 전 몽양 여운형은 '좌우합작' 그 길을 걸었다. 동학에서 배운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신념 아래 그는 좌와 우·남과 북을 넘나드는 포용의 정치를 펼쳤고, 대중과 함께 울고 웃는 따뜻한 인간미를 보여주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경기도박물관이 마련한 특별전 '여운형: 남북통일의 길'은 오늘의 관람객에게 다시금 그의 발자취를 불러내며 “뭉치면 반드시 일어선다”는 목소리를 전한다. 이번 전시는 ‘광복80-합合’ 3부작의 두 번째 기획으로, 여운형의 독립운동과 정치 활동뿐 아니라 그가 남긴 통합의 정신을 다층적으로 조명한다. 여운형은 경기도 양평에서 태어나 일찍이 집안의 노비문서를 불태우며 평등을 실천했다. 청년기에는 신학문을 받아들였고, 이후 상하이에서 신한청년당을 조직해 파리강화회의에 대표를 파견했다. 도쿄제국호텔 연설과 모스크바 극동민족대회 등 국제 무대에서도 조선 독립을 주장했고, 쑨원·레닌·호치민 등 세계 지도자들과 교류하며 독립운동의 국제적 기반을 넓혔다. 언론인으로서도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조선중앙일보' 사장으로 활동하며 당시 신예 예술가와 체육인을 지
◇ 요요의 빛 / 김미정 / 트임9 / 322쪽 / 1만 6500원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상처와 아픔, 슬픔이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김미정 작가의 첫 소설집 '요요의 빛'이 출간됐다. 삶 속의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문학의 본질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삶의 위로가 되는 빛의 조각들'로 읽힌다. 요란하지 않지만 은근히 마음을 울리는 위로가 필요한 지금 독자들은 조용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느낄 수 있다. 김미정 작가는 2020년 단편소설 '사브레'로 ‘글로벌경제 제1회 글로리 시니어신춘문예’에 당선되며 등단했다. 56세에 등단해 61세에 첫 소설집을 낸 늦깎이 작가인 그는 이 책을 통해 글을 써보고자 하는 시니어들에게 '아직 늦지 않았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건넨다. '요요의 빛'에는 총 10편의 작품이 수록됐다. 작품집은 세 개의 챕터로 나뉜다. 첫 번째는 '나'라는 주제로 '요요의 빛', '사브레', '쉽게 나오지 않았던 말', '저녁노을'이 실렸다. 두 번째는 '너'라는 주제로 '너울거리던 시간', '어쩔 수 없는 일', '서로 다른 체념'이 묶였고, 세 번째는 '우리'라는 주제로 '제로니모카페의 핫초코', '해후', '산조르디'가 포함됐다. '나'에서
망우리 사잇길은 망우역사문화공원에 조성된 인문학길이다. 삶과 죽음의 사이, 어제와 오늘의 사이, 그와 나 사이를 걸어가며 경계를 넘나들고 경계를 허무는 길이다. □ 연재를 시작하며 태양이 묘지 위에 붉게 타오르는 ’한여름', 망우산 능선의 ‘구리(한강) 전망대’에 올라 저 멀리 한강을 내려다본다. 후덥지근한 대기의 온도에 등에는 땀이 흐르지만, 가끔 불어오는 바람과 탁 트인 시원한 풍경에 잠시 무더위를 잊고 지난날을 되돌아본다. 2008년 월간지 《신동아》에 「망우리별곡」을 연재하고 2009년 4월 『그와 나 사이를 걷다-망우리 비명으로 읽는 근현대 인물사』를 출간하여 망우역사문화공원(이하 ‘망우리공원’, ‘망우리’로도 쓴다)의 인문학적 가치를 세상에 처음 알렸다. 그리고 새로 찾은 인물을 추가한 개정판을 거듭하여 『망우역사문화공원 101인-그와 나 사이를 걷다』(2023)라는 제목으로 완결하였다. 1933년 개장하여 1973년 가득 찬 망우리공원은 그 40년의 기간이 말해주듯 우리 근대의 새벽을 연 인물이 모여 있다. 애국지사는 물론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 선구자들이 있으며 좌익과 친일파도 함께 있다. 그리고 서양의 묘지와는 달리, 망우리는 우
대한민국 대표 만화축제인 제28회 부천국제만화축제(이하 만화축제)가 올해 주제와 공식 포스터를 공개했다. ■ 모두가 즐기는 만화축제 올해 만화축제의 주제는 '만화·웹툰-정상영업 합니다(Back to the Usual)'다. 시민과 만화 팬을 비롯한 모든 관람객에게 만족을 주고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돌아왔음을 알린다.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희로애락을 만화로 표현하며 만화가 삶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전한다. 슬로건은 부천시 학생 공모를 통해 선정됐으며 유한대학교 학생이 제출한 '펜과 마음이 닿는 곳'이 최종 선정됐다. ■ 인기 웹툰 작가 지민과 제작한 공식 포스터 지난 26일 공개된 공식 포스터는 인기 웹툰 작가 지민이 참여했다. 지민은 2021 부천만화대상 수상작 '나빌레라', 2024 월드웹툰어워즈 본상 및 심사위원장상을 받은 '더 그레이트'의 그림작가로, 현재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입주 작가로 활동 중이다. 포스터에는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중인 '모두가 그녀를 사랑해'의 주인공 강민아가 등장해 만화 칸처럼 나뉜 공간을 순간이동하며 관람객과 만화를 이어주는 장면을 담았다. 또 '나빌레라'와 '더 그레이트'의 캐릭터들이 축제를 즐기는 모습도 함
수원시립미술관이 전시와 출품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전시 연계 실기 체험 강좌 'SUMA 아트데이: 행복동화' 참여자를 모집한다. 'SUMA 아트데이'는 성인을 대상으로 가족, 연인, 친구 등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전시와 연계된 예술 체험을 통해 특별한 하루를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진행된 'SUMA 아트데이 : 묵묵발발', 'SUMA 아트데이 : 드브레의 아틀리에', 'SUMA 아트데이 : 가족동화'는 참여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SUMA 아트데이: 행복동화'는 현재 수원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현대미술기획전 '네가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할 거야'와 연계해 운영된다. 전시 참여작가 함미나와 함께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성인 참여자들이 미리 제공한 사진을 출력해 투명 아크릴 판에 선을 따라 그리고 색을 채워 넣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참여자들은 작가의 작업 의도를 직접 체험하고 서로와 추억을 나누며 미술관에서 동화 같은 하루를 경험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9월 13일부터 10월 4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1시 총 4회 진행된다. 성인 2인이 1팀을 이루며 회당 6팀, 총 12명이 참여할 수 있다. 가족, 지인, 연인, 부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가 국내 융합예술 지원기관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한국 융합예술 정책을 선도하고 융합예술 생태계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지난 25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는 (재)예술경영지원센터,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재)서울문화재단, 현대자동차·기아 제로원이 참여했다. 협약식은 서울 종로구 아트코리아랩에서 열렸으며 박남희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을 비롯해 김장호 (재)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김허경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센터장, 김명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사장,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노규승 현대자동차·기아 제로원 상무 등 6개 기관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6개 기관은 예술-기술 융합을 기반으로 창작과 교류를 촉진하고 국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융합 콘텐츠 교류를 위한 협력 프로그램 기획·운영 ▲융합 콘텐츠 및 관련 단체 상호 진출 지원 ▲기관 간 인력 교류 및 보유 인프라·시설 상호 연계 활용 ▲공동 마케팅 및 온·오프라인 홍보 ▲‘융합예술기관 협의체’ 공동 운영 등 다방면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협약은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수도권과 지역 기반 기관이 자원과 역량을 유기적으로 연계한다는
수원문화재단이 10월 2일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국립국악원의 '세계가 인정한 우리 음악과 춤' 공연을 선보인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열리는 이번 무대는 국립국악원의 '국악을 국민 속으로' 사업 우수 레퍼토리로 선정된 작품의 지역 순회공연이다. 대한민국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종목 23개 중 처용무, 판소리, 강강술래, 가곡, 민요, 판굿 등 6개 작품이 한 무대에서 펼쳐져 전통예술의 깊이와 감동을 전한다. 수원SK아트리움은 이번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국립국악원의 높은 예술성과 정통성을 시민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2024~2026년 대한민국 대표 글로벌 축제로 지정된 수원화성문화제 기간(9월 27일~10월 4일) 중 진행된다. 수원을 찾는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한국 전통문화의 품격을 알리고 문화도시 수원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대표 축제와 국립 예술기관의 공연이 어우러지며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다채로운 즐길 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티켓은 수원SK아트리움 홈페이지와 NOL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가격은 R석 2만 원, S석 1만 원이며, 수원문화재단에 연 2만 원 이상 후원 시 기획공연 50% 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