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끊임없이 관계를 갖으면서 상호작용하는 사회적 동물이다. 자신으로 부터 시작하여 자신과 이웃 혹은 동료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삶을 살아간다. 이런 관계는 국제사회에서도 존재한다. 이러한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이 외교력이며 각 나라들은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 협력과 이득을 위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 무한경쟁체제인 상황에서 모든 나라들은 경제적·정치적으로 자국의 이익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외교력이 바로 그 나라의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최근 한반도는 통일을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활기차다. 우리 민족의 통일은 북한뿐만 아니라 미·중·일과 우호적인 외교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최근 외교상황을 보면 사드배치문제로 미국과는 신뢰가 약화되었고 중국과는 이득이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또한 일본과의 관계에서도 위안부문제, 강제징용배상 판결, 레이더 사건 등으로 적대적 관계가 심화되어졌다. 미·중·일을 포함한 주변국에게 우호적인 외교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통일의 당위성과 통일은 경제적·문화적·군사적인 면에서 그들에게…
온종일 초미세먼지 노이로제에 시달렸다. 환경재앙이다. 요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날들이 늘어간다. 눈앞을 가릴 정도로 심하다. 짜증이 난다. 심지어는 우울감과 분노를 유발케 한다. 시민의 일상이 미세먼지 탓에 꼬인다. ‘외출을 자제하라, 마스크를 착용하라’이게 답은 아니다. 효과가 전혀 없지 않겠지만 근본적인 처방은 아니다. 미세먼지 유해성이 커지면서 시민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라는 목소리는 해마다 높지만 뾰족한 묘수가 없다. 과학적 정보가 부족한 탓이다. 과학은 소통의 도구다. 과학적 대응을 해야 한다. 여전히 미세먼지는 무대책이 대책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보건·건강분야에서 시민의 최대 관심사가 미세먼지가 아닌가. 이대로는 살 수 없다. 종합적인 연구물을 갖고 더 강력한 저감대책이 나와야 한다. 주로 많이 발생되는 초미세먼지는 휘발성유기화합물가스가 반응해서 유기입자로 만들어진다. 발생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더 문제다. 미세먼지가 어디에서 얼마만큼 발생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우리나라 미세먼지 오염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은 환경부가 일관되게 주장해 온 바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기억의 온도 /한지혜 나는 죽었던 너의 기억 아래 눈마저 내리는 오랜 표면은 어둠 너의 발 밑 나의 표면은 너의 두터움 나는 얼음과 부딪던 하얀 살갗 밖은 눈이 오며 시야가 가려진다 나는 창에서 어둠을 보고 있다 두 손을 꼭 잡고 걸었던 거 기억나 어제 그런 일 있었으니까 먹으라고 샀어 달콤한 걸로 몸이 감지기였던 거 알아 물속이라는 나의 기억도 너의 생각 주먹을 펴 닿는 세상이 있다 물의 파동을 느끼는 나는 어름 아래 산다 감아 눕힌 테이프를 일으켜 말의 조각을 줍는 너의 시각으로 네가 끼어들어와 문을 열어 준 포근한 세상 나는 공간보다 입체를 알게 되었다 특이하게 이 시에서의 주체는 모호하지만, 모호한 채로 ‘나’는 끊임없이 산출된다. 나는 “죽었던 너의 기억 아래”에서, “너의 두터움”으로 미끄러지며, “얼음과 부딪던 하얀 살갗”으로 향한다. 화자가 바라보는 시선의 경계는 계속 이동하고 화자의 좌표는 생성되자마자 소진되기를 반복한다. 마치 폭설이 내리는 도시의 모호함처럼, 화자는 스스로를 3인칭이라는 익명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부정행위에 눈감지 않고 호루라기를 불어 경고음을 내는 내부고발자를 ‘휘슬블로어’라 부른다. 이들이 경고음을 내야 부조리가 사라지고 국가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건강한 사회의 전제조건인 만큼 선진국에선 이들의 신변보호에 만전을 기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경고음을 울리는 공익제보자를 조직 불만자로 몰아세우는 경향이 있어서다. 또 이들의 정의감에 대해 인정은커녕 조직파괴자라고 손가락질하는 일도 다반사다. 제보자의 신분이 노출되면서 가족까지 고초를 겪는 일도 허다하다. 경기도가 14일 운영에 들어간 공익제보 전담신고 창구(본보 1면 보도)는 그래서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비실명 대리신고제를 도입했고 재정수익 30%를 보상금으로 지급하는등 공익제보자에 대한 보호와 보상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신분 노출 우려로 제보를 주저하는 사람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보상금은 상한액을 두지 않고 공익제보로 인한 도 재정 수입의 30%를 지급하기로해 획기적이다. 예컨대 공익제보로 인한 환수금 등으로 10억원의 재정 수입이 발생했을 경우 제보자는 3억원을 보상금으로 받을 수 있다. 재정수익은 발생하지 않지만, 손실을 막아 공익에 기여한 경우에는 도 공
조재범 쇼트트랙 국가대표 전 코치는 심석희 등 수 4명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 지난해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상태다. 그런데 심석희는 조 전코치가 폭언·폭행에 이어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14년부터 평창동계올림픽 한 달여 전까지 4년간 성폭행을 했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조 전 코치는 심석희를 초등학교 때부터 지도한, 그야말로 혈육 같은 관계였을 텐데 어떻게 폭행 뿐 아니라 성폭행까지 일삼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심석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조 전 코치는 인성을 상실한 금수나 다름이 없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심석희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현직 올림픽 메달리스트와 현직 지도자·빙상인으로 구성된 ‘젊은빙상인연대’는 9일 성명을 통해 “심석희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도 성폭행과 성추행, 성희롱에 시달려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체육계에서는 지도자들에 의한 여자 선수 성폭행 소문이 무성했다. 실제로 유도유망주 신유용 씨는 고1이 되던 2011년부터 코치로부터 20여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코치를 고소했다.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 쇼’에 출연한 서강대학교 스포츠심리학과 정용철 교수는 자신이 인터뷰한 선수
수원화성에는 남수문과 북수문이 있는데 형태가 다르다. 왜 다른 모습이 다른지에 대해서 정확한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남수문의 건립비용은 3만446냥이고 북수문은 3만940냥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비용 때문에 다르게 만들지 않았다는 것을 나타낸다. 혹시 다산 정약용이 계획할 때는 두 수문의 형태가 같았는데 공사도중 설계변경이 일어나 다른 형태가 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다산 정약용이 남수문을 처음 계획 때의 모습은 어땠을까, 남수문 공사 이전 자료로 훈련도(訓鍊圖)를 통해 살펴보자. 관련 자료로 성조도(城操圖, 육군박물관 소장)와 화성능행도(華城陵行圖, 8폭 병풍)가 있다. 성조도는 1795년 윤 2월 을묘원행시기에 군사훈련을 하는데 이를 위해 만든 것이다. 세부를 보면 준공 시설은 검정색으로 상세하게 그려져 있으나 미준공 시설은 홍색(紅色)으로 간략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남수문은 미준공시설로 7개 홍예와 여장만 있고 포사나 누각은 표현되지 않았다. 분명 남수문은 취약시설로 상부에 방어시설이 있었을 것인데 여기서는 미준공시설로 간략하게 표현함으로써 부설된 공격 시설이 빠진 것이다. 화성능행도는 그림이 비교적 자세하게 그려져 당시 건축 건축규모나 형
상수원을 갖지 못한 인천은 열악한 물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시민사회와 지방정부가 함께 전국 최초의 민·관 합동 하천살리기 추진단 설립과 조례제정을 통한 하천살리기, 인천 전체하천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인 하천 마스터플랜 수립, 세계도시물포럼 개최, 물 관련 기술보급 노력과 물 절약 종합계획 수립 등 다양한 물 관련 정책을 펼쳐 왔다. 2009년 터키 이스탄블에서 개최된 제5차 세계물포럼(World Water Forum, WWF)에서 이러한 인천의 물 관련 선진 정책 수립과 실천 노력을 인정받아 호주의 브리즈번, 프랑스의 리옹, 터키의 이스탄불과 더불어 아시아에선 유일하게 물 문제 해결을 지혜롭게 선도하는 세계 12개의 물 시범도시(Champion city)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시범도시는 홍수나 가뭄에 대비한 인프라 구축과 폐수 재활용, 수변공간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을 주도적으로 계획해 추진하는 한편 이들 사업을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확산되도록 선도적인 역할을 한다. 이후 인천은 세계 물 시범도시 회의를 세계물포럼(WWF)과 공동으로 주최해 각종 논의를 주도하면서 이 계획을 선도해 왔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제7차 세계물포럼을 정치적…
학교를 연중 꽃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꿈의 정원으로 만들면 어떨까? 피터 팬의 ‘네버랜드’는 아니더라도 교정 곳곳이 꽃식물로 가득하다면, 학생들의 고운 심성계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는 정원의 운영 주체에 따라 국가정원·지방정원·민간정원·공동체정원으로 나뉘는데 학교를 지방정원이나 공동체정원으로 조성하면 교육공동체가 함께 즐기는 휴식과 힐링의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겠다. 학생 수가 점점 줄고 있는 지금 교육에 대한 무한 투자만이 인구문제를 해결하는 방안 중의 하나요, 단 한명의 학생도 고귀하게 대접해야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의 미래도 가능하리라 본다. 2015년에 스페인으로 발명교육연수를 갔을 때 거리마다 잘 가꾼 정원의 모습을 보고 무척 부러웠다. 집집마다 거리마다 잘 관리되고 있는 식물들이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학교로 돌아와서 스페인의 거리처럼 꽃을 가꾸고 싶었지만, 예산과 관리할 인력이 없어 어려웠다. 사계절 아름다운 꽃을 보기 위해서는 작은 예산으로도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식물을 가꾸는 일은 육아나 교육처럼 손이…
최저임금의 단기간 대폭인상, 대학강사를 정규교원으로 인정하는 대학강사법,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 폭행사건의 공통점은? 우리 사회에 내재해 있는 폭력성이 표출된 사건들이다. 화력발전소 사고로 숨진 하청업체 근로자, 양진호 회장과 송명빈 회장의 직원폭행, 네 살배기 친딸을 죽음으로 내몬 자녀학대, 모친을 학대했다는 호텔 사장 등 근래 언론에 보도된 사건들만 해도 끝이 없다. 최저임금 인상이나 강사법의 경우 목적이 선한 것은 맞지만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누군가의 희생과 양보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그런 양보를 우월한 지위와 권력으로 강제하는 것이라면 이 또한 폭력의 한 형태이다. 이런 유무형의 폭력성은 상대방을 대등한 존재로 인정할 수 없다는 심리에서 나온다. 상대방에게 일방적 양보를 강요하는 것은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는 근거 없는 우월감이다. 국제관계는 좀 다를 수 있겠지만, 서로 상대방의 양보를 먼저 요구하는 김정은-트럼프의 관계도 결국은 같다. 상대방 또는 상대방이 처한 상황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모든 인간관계는 폭력으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예산안 대립은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권력적 속성 미국의 트럼트 대통령과 야당인 민주당의…
자화상 /한하운 한번도 웃어 본 일이 없다. 한번도 울어 본 일이 없다. 웃음도 울음도 아닌 슬픔 그러한 슬픔에 굳어 버린 나의 얼굴. 도대체 웃음이란 얼마나 가볍게 스쳐가는 시장기냐. 도대체 울음이란 얼마나 짓궂게 왔다가는 포만증이냐. 한때 나의 푸른 이마 밑 검은 눈썹 언저리에 매워 본 덧없음을 이어 오늘 꼭 가야 할 아무 데도 없는 낯선 이 길머리에 쩔룸 쩔룸 다섯 자보다 좀 더 큰 키로 나는 섰다 어쩌면 나의 키가 끄으는 나의 그림자는 이렇게도 우득히 웬 땅을 덮는 것이냐. 지나는 거리마다 쇼윈도 유리창마다 얼른 얼른 내가 나를 알아볼 수 없는 나의 얼굴.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이 자기 성찰에서 출발했다면, 한하운 시인의 ‘자화상’은 자기 존재에 대한 일종의 환멸과 자기 부정에서 출발한다. 개인의 참혹한 현실 폭로를 통해 얻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건강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존재의 뜨거운 열망이 아닐까. 웃는 얼굴과 우는 얼굴을 되찾고 싶은 서러운 절규가 아닐까.한하운 시인(1919~1975)은 중도에 나병을 얻었다. 생의 연속적인 붕괴에 따른 상실감에 함몰되어, 삶에 대한 원망을 하려면 얼마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