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기간 열린 한미정상회담 이후 최대 관심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문제다.문재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서 “김 위원장이 연내 답방할지는 김 위원장의 결단에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지도자가 서울을 방문한 적은 한 번도 없었기에 서울 답방이 이뤄지면 그 자체가 세계에 보내는 평화, 비핵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 이 모든 것을 다 담은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언급대로 김 위원장의 답방이 성사된다면 그 자체만으로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에 던지는 의미와 상징성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북미정상회담이 내년 1∼2월로 추진되고 있지만 여전히 양측 간에는 고위급회담조차 열지 못하며 신경전이 팽팽한 불안한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 전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이뤄질 수 있다면 북미 간 비핵화 대화에도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답방을 할 거라면, 북미정상회담 이후보다는 9월 평양정상회담 합의대로 연내 답방을 하는 게 여러모로 바람직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화홍문은 2번의 붕괴와 복원으로 원형을 추정하기는 무리가 있다. 다만 창건 시기에 만든 화성성역의궤가 있어 원형을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의궤에 실린 건축도(투시도)와 글에 서로 다른 부분이 많아 내용 파악이 쉬운 일은 아니다. 건축도는 설계도면으로 공사가 시작되기 전에 만들어져 보고와 공사용으로 사용되고 의궤의 글은 공사가 끝나고 현장 조사를 거쳐 작성한다. 현대에도 공사 도중 설계변경이 일어나는 것은 다반사인데 당시는 더 많은 설계변경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이 때문에 공사 이전에 만든 건축도와 준공건물이 일치할 수 없다. 의궤에서 글 내용을 건축도보다 더 신뢰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하지만, 건축도는 설계 의도를 파악하는 데 중요하다. 의궤의 글 내용 중 중요 부분을 재료 및 위치별로 구분하여 정리하고 건축도와 다른 점과 복원과정에서 변화된 부분을 살펴보자. 첫째, 돌로 만든 수문에는 홍예가 7개 있는데 중앙 홍예가 폭도 넓고 높이도 높다. 이에 비해 남수문의 9개 홍예는 특별히 큰 것이 없다. 남수문의 상부에는 벽돌로 만든 포사가 있어 특별히 중앙을 강조할 필요성이 없고 북수문은 위에 누각이 있어 중앙 어칸을 강조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열대지역에서 모기는 가장 치명적인 곤충 중 하나다. 뎅기열이나 치쿤구니야 열병, 지카 바이러스 등을 전파하기 때문이다. 모기에 물려 걸린 질병으로 매년 수만 명의 사람이 죽고, 수백만 명이 감염으로 고생한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세계 곳곳 또한 이들의 공격으로 부터 무사하지 못하다. 따라서 세계 각국이 인류 ‘공공의 적’을 퇴치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으나 여전히 모기에게 ‘백전백패’중이다. ‘모기퇴치’를 위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전한다. 한때 빌 게이츠가 말라리아 박멸을 위해 암컷 모기의 날개 진동수를 측정해 사살하는 ‘모기 살상용 레이저’라는 발명품을 개발해 선보였고 말라리아 창궐지역에서 사용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또한 현대판 ‘견문발검(見蚊拔劍)’에 머무르는데 그쳤다. 이런 가운데 정보기술(IT) 업계의 공룡 구글이 지난해 착수한 모기 박멸 프로젝트에서 모기의 개체 수를 95%나 줄이는 획기적 성과를 올리는데 성공 했다고 외신이 최근 보도해 관심을 끌고 있다. 방법 또한 기발하다. 프레즈노란 도시에 이집트숲모기가 처음 나타난 것은 2013년. 일단 유입되자 무서운 속도로 번식했다. 카운티 정부는 집중적으로 광범위한 모기 박멸 노력을 기울였지만…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학교는 다양한 교육 방법으로 쇄신을 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지식이 아닌 지혜를 가르치는 교사들의 등장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과거와 다르게 교사들은 정해진 교육과정과 교과서만을 사용하여 교수학습을 진행하지 않고 재구성한 교육과정과 재편집한 교과서를 사용하여 다양한 학습자료를 만들어내고, 수업 과정속에서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면서 수업뿐만 아니라 생활지도, 상담, 평가 등에서도 생산적인 고민을 하고 있다. 두발, 복장 등 강압적인 생활지도 단속이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생활지도에서도 아이들이 얼른 원위치로 회복할 수 있는 회복적생활교육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수업과 평가에서도 아이들에게 여러 번의 시행착오의 기회를 부여하여 좀 더 성장하도록 지지와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교사들의 노력 덕분에 교사들의 교육활동에 있어 아이들의 외적인 성장과 더불어 내적인 성장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점점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교사를 대처하는 인공지능 로봇교사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로봇은 다양한 지식으로 무장되어 교사를 위협하는 존재가 될 것이지만, 교사가 인공지능 로봇을 이길…
땅에다 쓴 시 /최문자 나는 땅바닥에 대고 시를 썼다 돌짝도 흙덩이도 부서진 사금파리고 그대로 찍혀 나오는 울퉁불퉁했던 삶 삐뚤삐뚤 한글 자모가 나가고 미어진 종이 위에서 연필은 몇 자 못 쓰고 부러졌다 지금지금 흙부스러기가 씹혔다 숨기고 있던 내 부스러기들이 씹혔다 더 이상 세상에 매달리지 못하는 것들은 모두 땅바닥에 와 있었다. 죽은 꽃잎에 대고 죽은 사과알에 대고 작은 새의 죽은 눈언저리에 대고 꾹꾹 눌러썼다 에서겔서의 골짜기 마른 뼈처럼 우두둑 우두둑 무릎 관절 맞추며 붙이며 죽은 것들이 일어섰다 나는 흙바닥에 대고 시를 쓴다. 죽음도 사랑도 절망도 솟구치며 찍혀 나오는 미어지는 종이 위에 꾹꾹 놀러 쓴다 몇 자 못 쓰고 부러지는 연필 끝에 침 대신 두근거리는 피를 바른다 시에서 늘 피린내가 풍겼다 인간은 흙의 존재다. 인간은 땅에 발을 딛고 하늘을 바라보고 산다. 그러한 인간에게 허락된 땅위에 예수는 사랑과 용서를 써주셨다. 시인이 땅에다 쓴 시는 굵거나 가늘거나 크거나 작거나 삶의 조약돌이나 모래사이 예수가 쓰신 생명의 노래를 다시 노래하고 있다. 세상의 터전위에 꾹꾹 눌러쓴 우리의 시는 어쩌면 침 대신 피가 묻어있을지 모른다는 자기반성을 시인은…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오늘 ‘유치원 3법’을 심의한다.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등 3개 법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제출한 개정안과 자유한국당이 제출한 개정안을 병합해 다룬다. 핵심은 ‘회계관리 일원화’와 ‘누리과정 지원금의 보조금화’여부다. 사립유치원 회계를 국가회계관리시스템으로 일원화하고 누리과정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명시해 유용하면 횡령죄로 처벌할 수 있게 하자는 게 박용진 법안이다. 이에 비해 국가회계와 일반회계로 회계를 이원화해 학부모 분담금은 융통성 있게 쓰도록 하고, 누리과정 지원금은 보조금으로 분류하지 말자는 게 자유한국당 법안이다. 교비로 사리사욕을 채우고 아이들에게는 형편없는 급식을 준 유치원 회계 비리로 학부모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그런데도 국회의 법안 논의는 지지부진했다. 10월 11일 박용진 의원이 사립유치원 비리 실태를 폭로한 지 50일, 10월 23일 박용진 3법이 발의된 지 한 달 이상 지났다. 지난달 28일 교육위 법안심사소위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자유한국당의 자체 법안 마련이 30일에야 나와 또 연기됐다. 그 사이 학부모들은 걸핏하면 ‘집단폐원’ ‘모집중단’을 내건 사립유치원 단체 때문에 아이 맡길
지난달 30일 오전 남북공동 철도조사단을 태운 열차가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비무장지대 내 경의선 철도 통문을 통과했다. 남과 북은 이날부터 이달 17일까지 18일 간 경의선 개성~신의주 400㎞ 구간과 동해선 금강산~두만강 800㎞ 구간 등 1천200km에 더해 다시 남쪽으로 귀환하는 길이까지 더하면 남쪽 열차가 2천600km에 이르는 철도 구간을 운행하는 것이다. 북쪽 철로 2천600km에 대한 공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공동조사가 가능했던 것은 유엔 안보리가 남북 철도 연결 공동조사 제재 면제를 결의했기 때문이다. 경의선 철도 남쪽 최북단 도라산역~북쪽 최남단 판문역을 운행하던 화물열차가 지난 2008년 11월28일 멈춰선지 10년 만에 다시 운행된 것이다. 2007년 10월 4일 평양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10·4 정상선언)을 한 뒤에 남북 연결 화물열차가 운행되기 시작했다. 그해 12월11일부터 1년간 총 448회 운행됐었다. 그 뒤 10년간 굳게 닫혔던 문이 다시 열린 것이다. ‘남북철도공동조사 착수/남북철도공동연구조사단’이라 적힌 현수막과 ‘서울↔신의주’라 적힌 이정표가 붙은 열차를…
“공부 끝나고 집에 갈 때 타고... 그렇게 타던 열차가 57년 만에 내 앞에 나타났단 말이야. 이 기차를 타고 내 고향, 집에 좀 가보고 싶다고...” 실향민의 기사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사람들은 늘 새로운 것을 갈망한다. 특히 경쟁이 벌어지는 곳에서는 새로움이라는 무기를 들어 자신을 차별화하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 한다. 장사를 하는 사람은 다른 가게에 없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손님들의 이목을 끌려 하고, 취업을 앞둔 사람도 흔한 자기소개서나 스펙 같은 도토리 키 재기식의 경쟁에서 벗어나려 뭔가 새로운 매력을 어필하려고 머리를 싸맨다. 기발하고 창의적인 것을 만들어내려니 막막할 수도 있겠지만 변례창신(變例創新)이라는 사자성어처럼 새로운 것은 이전 것의 변용일 뿐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은 거의 없다. 어쩌면 더 이상 완전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미국의 컬럼비아 대학의 경영대학원 교수인 윌리엄 더간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가 새로운 뭔가를 발명한 것은 전혀 없다. 그들의 아이디어는 모두 훔친 것으로 최선의 것을 발견하면 그것을 가져와서 새롭게 조합했을 뿐이다. 그것이 그들이 한 창조
유명인의 이름을 딴 신조어는 주장을 선명히 전달할 수 있고 파급력이 커 정치권 프레임 싸움에 자주 사용된다. 개그우먼 이영자 이름이 회자되고 있는 최근의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이같은 이름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설명하면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문 대통령 지지율이 20대, 영남, 자영업자에서 굉장히 낮게 나오고 있다”며 이를 ‘이영자(20대·영남·자영업자) 현상’이라고 정의한데서 비롯됐다. 물론 신조어 출연은 과거에도 많았다. 이명박정부가 초대 내각을 구성했을 때 뜬금없이 영화배우 고소영 이름이 회자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내각 인선에서 자신이 졸업한 ‘고’려대와 장로로 재직 중인 ‘소’망교회, 고향인 ‘영’남 지역 출신을 대거 발탁하자 그 앞 글자를 따서 ‘고소영 내각’이라는 이름이 붙었던 것이다. 학연, 지연을 동원한 정부의 편향된 인사를 꼬집은 말이었다. 이어 강남에 땅이 많은 부자들로 구성된 내각이라는 의미로 ‘강부자 내각’이라는 별명도 따라붙었다. 실망과 조롱이 담긴 이들 신조어는 세간의 화제가 됐고 청와대가 나서 고소영 내각이 아니라고 해명했을 정도로 국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이 됐다. 하지만 과거와 지금이 다른것은 분명있다. ‘고소영
어느 자리에서나 잘 먹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잘 먹는 선을 넘어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이나 맛있는 메뉴에 꽂히면 마치 굶주린 사자처럼 폭풍흡입을 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을 가리켜 아귀처럼 먹는다고 놀림조로 말하는데 아귀란 문자 그대로 굶어 죽은 귀신이다. 그냥 귀신도 아니고 굶어 죽은 귀신이니 얼마나 먹을 것에 포한이 졌을지 상상이 간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는 물론 누구 쳐다보며 남을 배려하고 말고 할 마음은 전혀 없고 오직 밥알 하나라도 더 넣어야 하겠다는 기세로 음식을 퍼 넣느라 여념이 없다. 이 아귀는 살아 있을 때 굶주리다 배가 고파 죽은 귀신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건 섣부른 선입견에 불과했다. 글자를 읽고 얼핏 사전적의미로 해석을 하면 그렇지만 사실은 오히려 그 반대였다. 자기밖에 모르고 남에게 물 한 모금 줄 줄도 모르고 식탐이 워낙 커서 무슨 음식이든 혼자만 배부르게 먹다 죽은 사람이 죽어 저승에 가면 아귀가 되어 떠돈다고 한다. 아귀의 형상은 대충 이렇다. 입은 커서 머리의 반을 차지하는데 비해 목은 가늘고 길게 생겼다고 한다. 거기에 배는 어찌나 불룩하던지 산달이 돌아오는 임산부처럼 보인다고 한다. 커다란 입으로 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