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가정·사회·학교 등 마주하고 있는 환경 속에서 끊임없이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상황을 마주하면서 느껴지는 분노감정을 어떻게 배출할 곳도 처리해야 할지를 몰라 쌓여 있다가 행동으로 폭발된다. 최근에는 미국, 일본 등에서 운영한 ‘스트레스 해소 방’이 서울 홍익대 근처에 개장하여 ‘분노의 방’으로 20·30세대들 사이에 인기가 있다. 사회적 요인들로 인한 스트레스로 현대인들은 분노조절장애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게임 방에서 사소한 시비로 사람을 살해하고, 흉기를 들고 도심 번화가를 활보하면서 손에 든 흉기로 주차된 차량의 타이어를 펑크 내는가 하면, 최근 직원폭행 및 동물학대 등으로 SNS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기업인들까지 ‘분노’가 난무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살인사건 중 화를 참지 못하고 우발적 범죄나 현실불만 관련으로 저지른 사건이 39.1%로 하루에 1건 꼴로 발생되고 있다는 집계 결과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듯하다. 분노가 오를 때 나타나는 감정의 사인이 얼굴에서 눈썹과 눈에서 제일 먼저 드러난다. 분노가 오를 때 눈빛
괜찮아, 란 말 /박라연 고요는 습자지처럼 얇아서 입이 없어서 안으로만 지는 쪽으로만 뿌리를 뻗는 걸까요? 안 보일 만큼 넓고 깊은 보폭입니다 저라는 사람은 비위가 두터워서 입이 많아서 바깥으로만 적이 되면서까지 이기는 쪽으로 뻗었을까요? 그 짧은 생의 목도리로요 고요와 목도리는 괜찮지 못한 만큼 괜찮아,를 되뇌었을까요? 오늘은 물어보고 싶습니다 괜찮지 못한 그 많은 시간들을 어디로 데려다줬는지 문득 시인은 자신의 내부에서 소용돌이치는, 습자지처럼 얇고 입조차 없어 자신을 증명하지 못하는 무언가를 보게 된다. 색과 온도, 무게와 밀도도 가늠할 수 없는, 이 형체-없는 ‘무엇’이 자꾸만 시인의 내면으로 밀려온다. 걸을 때마다 출렁거리고, 멈춰 서서 돌아봐도 늪처럼 술렁거린다. 까닭 없는 울음일까, 손에 잡히지 않은 기억의 먼 곳들일까. 내부로부터 시작해, 다시 모든 내부로 회귀하는 그것은, “안 보일 만큼 넓고 깊은 보폭”으로 혈관과 근육, 또한 뼈의 마디와 부드러운 이마를 돌아 몸 전체를 감싸버리고 만다. 급기야 그는 “비위가 두터워서 입이 많아서/ 바깥으로만/ 적이 되면서까지 이기는 쪽으로 뻗었&rdqu
연두생각 - 춘화첩 /장철문 다시 올까? 썩은 가지는 떨어져 부서지고, 목이 없는 해바라기 대궁 지퍼를 목까지 끌어올리고 발아래 부서지는 서릿발 장다리 꽃필까? 얼음 박인 봄동 밤나무 가지에 비닐 걸려 날리고, 다시 싹틀까? 저수지 살얼음 위에 날리는 눈발 물오를까? 뒹구는 새의 부러진 뼈 머리는 부리를 달고 육탈을 기다려 다시 날아오를까, 연두는 우화(羽化)처럼 ‘춘화첩’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시는 계절이 지나버린 시점에서 봄의 시절을 회고하고 있다. “썩은 가지”, “목이 없는 해바라기 대궁”, “서릿발”, “얼음 박인 봄동”, “새의 부러진 뼈” 등은 모두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게 하며 스산한 풍경화를 그리는 대상들이다. 이들이 주는 느낌만큼이나 쇠락과 소멸 이미지들이 가득하다. 비감과 위로가 섞여 그리워지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한 심경이 복합적으로 읽힌다.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관대해지고 고상해지길 기대한다. 마법처럼 생의 비의를 알게 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었으면 바란다. 그러나 그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이상과 다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 있다. 이날이 가까워지면 아이들은 착한 어린이가 된다. 이유는 단 한 가지. 모든 것을 알고 계시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착한 어린이에게만 선물을 주시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으려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어린이들은 착한 일을 한다. 그리고 어린이가 선물을 바라는 것처럼 우리는 부부의 삶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비전을 갖고 있다. ‘부부 행복’이라는 선물을 받기 위해 여러분은 ‘현재’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미국의 정신의학자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1927~2012)는 인간의 의식에 ‘단계’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그것을 바탕으로 인간의 의식을 17단계로 구분하고, 그 사람의 의식 수준이 진화하면 비전의 내용이 ‘Having ▶ Doing ▶ Being’의 차원으로 발전한다고 설명한다. 비전의 첫 번째 차원은 ‘무엇을 갖고 싶은(Having)’ 욕망의 단계이다. 그것을 갖게 되면 분명히 행복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진다. 우리 부부에게 건물 한 채가 생긴다면, 복권에 당첨된다면, 좋은 차가 생긴다면 분명히…
‘2300년에 코리아가 사라진다.’ 나라가 없어지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 하지만 옥스퍼드대학교의 데이비드 콜먼 인구문제 교수는 코리아 신드롬이라는 용어를 탄생시키면서 한국이 저출산으로 사라지는 나라 1호라고 했다. 2018 세계인구 현황 보고서에 의하면 총인구는 76억3천300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8천300만 명이 증가했으며, 행정자치부는 올해 8월 현재 한국의 인구가 51,812,153명이라고 발표했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전 세계 국가 중 뒤에서 세 번째다. 경제협력 개발기구는 1950년 6·25 전쟁 이후 증가세를 보이던 우리나라 인구가 1970년에는 2.21%에 달했다가 1990년은 0.99%, 2005년은 0.21%로 둔화해왔으며, 2017년에는 0.13%에 그쳤는데 2030년에는 -0.25%가 된 후 감소율이 점차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수학적 데이터에 의했다고는 하나 어디까지나 예측이므로 그럴 리는 없겠지만, 빈말이라도 282년 후에 나라가 없어진다는 말에는 섬뜩하다 못해 참담하지 않을 수 없다. 몇 년 전만 해도 연말연시에는 카드나 연하장을 주고받는 이가 많아 우체국 직원들은 밤샘했다. 그러던 것이 핸드폰과 인터넷으로 인해 지금은 손편지와 우
우리나라 축구팬이라면 누구나 프로축구 성남FC의 신화를 알고 있을 것이다. 요즘은 전북현대가 K리그1(1부리그, 클래식)을 휘젓고 있다. 전북현대는 올해도 우승하며 통산 6번째 K리그 클래식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명실상부한 최강 팀이다. 그러나 전성기의 성남FC에는 못 미친다. 성남 일화천마 시절 ‘K리그 최고의 왕조(王朝)’라고 불릴 정도로 막강한 전력을 자랑했다. 현재까지 K리그 최다 우승(7회), FA컵 최다 우승(3회)의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리그컵 우승(3회), 대통령배 전국축구대회 우승(1회),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2회), 아시안슈퍼컵 우승(1회), A3 챔피언스컵 우승(1회), 아시안챌린지컵 우승(1회) 등의 기록만 봐도 알 수 있다. 특히 K리그 2차례 3연속 우승 위업은 성남이 당시 천하무적이었음을 증명한다. 카리스마로 무장한 박종환 감독과 함께 이상윤, 고정운, 신태용, 샤리체프, 김도훈 등 당대 그라운드를 주름잡던 선수들이 팀 내에 그득했다. 그랬던 전통의 명문 구단 성남이 추락했다. 지난 2016년 K리그 클래식에서 11승10무17패를 기록해 12개 팀 중 11위에 머물렀고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도 강원FC
저출산·노령화로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는 사람은 줄고 연금수령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 기금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고갈될 수 있다. 재정추계위 추계로는 2042년에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아져 적자로 돌아서고 그로부터 15년 뒤에는 기금이 바닥난다. 국민연금 개혁이 얼마나 시급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마련한것이 보건복지부의 국민연금 개혁안이다. 그리고 보험료 인상 방안을 담은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 정부안’을 오는 15일 공청회를 열어 공개할 계획이었다. 개혁안의 주요골자는 지난 8월 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와 제도발전위원회가 장기재정추계와 제도개선안을 바탕으로 한것이다. 당시 위원회는 20년 만에 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은 물론 의무가입 나이를 올리고 연금수령 시기를 늦추자는 개혁안을 내놨다. 복지부는 이 권고안을 토대로 그동안 전문가 논의와 여론 수렴을 거쳐 정부 초안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대통령이 복지부의 국민연금 개혁안 초안과 관련 “국민들의 의견이 보다 폭넓고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수정·보완하라”고 지시하면서 일단 보류됐다.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는 큰 폭의 보험료율 인상이 지금의 국민 정서와 맞는지 폭넓게 여론을 수렴하라는 의미로 읽
지난번 기고에서 정치이론가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을 거론하며 ‘썩은 사과상자 속에 무뇌아(無腦兒)’처럼 담겨져 함께 썩어버리는 대중들의 ‘생각없음’과 전체주의의 경고로 글을 마무리했으나 아쉬움이 있었다. 본래 의도에서는 문장을 ‘희망의 예시’로 마무리하려 했으나 제약된 지면 속에서 효과적인 문단 배분에 실패했기 때문이었다. 그 ‘희망의 예시’는 영화의 한 장면으로 한동안 필자의 머릿속에서 선명하게 반짝거렸다. 장훈 감독의 ‘택시운전사’는 지난해 개봉 1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1천만 관객을 훌쩍 넘긴 대표흥행작이었다. 대한민국 국민 중에서 적어도 1천만명 인구 이상에게 전달된 스토리가 바로 1980년 광주에서 벌어졌던 역사적 사건에 두 명의 실존인물들의 인연으로 시작된 내용이므로 그 끼친 영향과 파장이 컸을 것이다. 한 사람은 독일인 기자로 독일방송국 ARD 소속 위르겐 힌츠페터(Jurgen Hinzpeter, 1937~2016)이며, 또 한 사람은 리무진 몇 대로 운수업을 하던 김사복이라는 인물로 실제 광주에 힌
“허나 모든 것이 변하였다. 한때는 호머가 말안장에 올라타고 내달렸건만 지금은 저 고귀한 말 타는 이 하나 없고 그곳엔 백조가 어둠이 깔리는 물 위를 떠돌 뿐.” W.B. 예이츠 「쿨 파크와 밸리리, 1931」 최근 주변에서 일어나는 섬뜩할 정도로 잔인한 사건들을 보면서 인간정신이 점점 황폐해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되는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을 운운하는 고도의 과학기술혁명 시대에 인간의 정신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로봇이나 인공지능을 통해 실재와 가상이 통합된 가상물리 시스템 구축이라는 거대한 산업화의 물결 앞에 인간은 점점 왜소해지고 무력해지는 것은 아닐까? 인간 정신과 문명화는 어떤 관계를 갖는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몇 년 전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시인 W.B. 예이츠(Yeats)의 발자취를 따라 아일랜드를 방문한 적이 있다. 예이츠의 후원자이자 아일랜드 연극부흥의 중추적 역할을 했던 귀족 그레고리 부인의 장원 쿨 파크를 찾았을 때 이미 해는 이울고 백조 몇 마리만이 어둠이 내린 호수 위를 떠돌고 있었다. 예이츠는 쿨 파크에 머무르며 시를 쓰기도 했고, 무엇보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 질
하버드대 학생들을 상대로 두 가지의 상상 세계에서 하나를 고르라는 실험을 하였다. 하나는 연평균 소득이 2만5천달러인데 자기들은 5만 달러를 버는 세상이고 다른 하나는 연평균 소득이 20만 달러인데 자기들은 10만 달러를 버는 세상이었다. 어떤 세상을 고를까. 대다수가 전자를 선택했다. ‘얼마나 있어야 충분한가’의 저자 스키델스키 부자는 심리 실험을 해보면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절대적 소득이 아니라 상대적 소득이라고 말한다. 반복되는 흑역사를 보면서 드는 의문은 권력의 최고 정점에 있으면서 누릴 것을 다 누린 사람들이 무엇이 부족하여 돈을 받을까 하는 것이다. 갑부가 되려고 대통령직을 선택하지도 않았을 텐데 말이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대기업들로부터 수천억 원 뇌물을 받은 혐의로 감옥에 갔다. 노태우 비자금 사건 수사 당시 기아그룹 김선홍 회장은 “준비해간 30억 원이 든 가방을 줬더니 돈 봉투만 꺼내고 가방은 돌려주더라”며 대통령의 돈 욕심에 혀를 내둘렀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아들들이 뇌물을 받아 감옥에 갔다. 불행한 역사를 보고도 왜 돈을 받은 것일까. 이명박 전 대통령은 더구나 수백억 원대 자산가로 알려져 있다. 청백리를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