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는 독일어의 일, 노동, 근로 등의 뜻을 가진 용어에서 유래된 말이다. 흔히 아르바이트는 우리말처럼 외래어화 하여 쓰이는데, 약칭 ‘알바’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학생, 직장인, 주부 등이 돈을 벌기 위해서 학업이나 본업 이외에 부업으로 단기 혹은 임시로 하는 일을 말한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주체와 목적 등은 시대와 사회에 따라 변화되어 왔다. 최근에는 직장인이 별도의 추가적 수입을 얻기 위해 일한다든지 주부가 시간제 근무(part-time job) 형태로 부업을 하는 등 일시적·계절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아르바이트가 행해지고 있다. 업종도 직업의 종류만큼 다양하다. 최근에는 아르바이트나 파트타임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자유(free)와 아르바이터(arbeiter)의 합성어인 ‘프리터(freeter)’라고도 한다. 경제가 어려운 요즘은 별의별 알바가 다 등장하고 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고용 확대 계획 가운데도 ‘알바’가 적지않게 차지 하고 있다. 어제 발표한 고용 계획만 보더라도 그렇다. 체험형 인턴 5천300명, 행정업무보조원 2천300명을 뽑는다고 했지만 대부분 단기 아르바이트 자리다. 50일짜리 ‘전세임대주택 물색 도우미’에 ‘빈 강의실
논 습지는 벼가 재배되는 논과 용·배수를 일컫는 것으로 최소 114개국의 논에서 벼가 경작되고 있으며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쌀을 주식으로 먹고 있다. 또한 논은 환경보전, 농촌활력 유지, 농촌경관 보전과 문화계승 등의 다양한 편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농업과학기술원에 따르면 1㏊당 연간 논의 홍수조절 능력은 2천944t, 지하수 함양량은 4천143t,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21.9t, 산소 공급량은 15.9t, 나지(裸地)와 비교해 토양을 유실하지 않는 보전량은 110.8t이다.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원하면 홍수조절은 44조3천149억원, 지하수 함양은 1조7천694억원, 이산화탄소 흡수와 산소 공급 등 대기정화는 7조1천845억원, 토양보전은 1조5천69억원이다. 그러나 사회·경제적 변화로 인해 논의 면적은 감소하고 질(質)은 떨어지고 있다. 한국에서 논 습지는 1988년 135만8천㏊에서 2007년 107만㏊로 28만8천㏊가 줄었다. 지난 2월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경지면적조사 결과’를 보면 2017년 논이 86만5천ha로 10년 만에 20만5천ha가 다시 줄었다. 이는 지난 30년 동안 해마다
모하비 사막 /황경식 땅끝 저 너머 무엇이 있을까 입술 굳게 다문 지평선 우리는 버스를 타고 먼길을 돌아갔다 금빛 징 깨어지듯 울려 퍼지고 어디선가 쓸쓸한 짐승들 엎디어 있으리라 추억의 길다란 혓바닥이 살구빛 침을 흘리고 마른 나뭇가지 사이에 산적(散炙)처럼 꿰인 해 붉은 피 흘리며 익어 간다 그림자들 여기저기서 수런거리고 발목까지 어둠에 젖어 있는 길은 비틀거리며, 저 혼자 앞으로 나아가고 이곳이 아닌 저곳이 더 많이 궁금해질 때, 내가 서 있는 곳은 ‘사막’의 정체성을 갖게 됩니다. 식물이 잘 자라기에는 일교차가 심하고 밤에는 건조한 바람이 강하게 부는 곳, 나무는 말라가고 동물은 죽음으로 발견되는 곳, 내가 서 있는 곳은 ‘지평선’처럼 입을 닫고 쉬이 속내를 보여줄 것 같지 않아요. ‘우리는 버스를 타고 먼 길을 /돌아’갑니다. 사막의 낯선 손님이 되어 사막에 소음을 내는 주체가 되어 말입니다. 간절히 간절히 원하는 일. 짐승들이 몸을 감추는 길을, 야생의 공포가 적막 속에 출렁이는 길을, 우리는 ‘마른 나뭇가지 사이에 산적散炙처럼 꿰인 해’를 닮아가지만, 실은 막…
드디어 경기도 수원·용인·고양시와 창원시의 소망이 이루어질 것 같다. 이들 도시는 기초지방자치단체지만 인구 100만 이상의 대도시다. 이들은 그동안 ‘특례시’를 요구해왔다. 특례시란 기초자치단체 지위는 유지한 채 광역시 급 행·재정적 권한을 가진 새로운 형태의 지방자치단체다. 특례시는 일반 시와 차별화되는 법적 지위를 부여받는 새로운 지방자치단체 유형으로써 광역지자체와 기초지자체의 중간 형태라고 보면 되겠다. 행정안전부는 대도시 지방정부에 중앙 정부의 권한 일부를 넘기는 ‘특례시’ 도입이 포함된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10월 30일 발표했다. 행안부는 이 개정안을 11월 입법예고하고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12월 중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그러나 여기까지 오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경기도의 경우 이재명 지사가 지난 9월3일 국회에서 “지방자치 분권이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특례시를 만들면 다른 시·군 지역의 주민들은 완전히 엉망이 된다. 현재 상태로는 실현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혀 특례시를 추진해 온 대도시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에 조직·인사·재정 등에 특례를 부여하는 ‘지방분권법 일부개정법률안’(김진표 의원)과 ‘지방자치법일부개정안
국가인권위원회·여성가족부·국방부가 참여한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은 31일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당시 계엄군 등에 의한 성폭행 피해 총 17건과 연행·구금된 피해자 및 일반 시민에 대한 성추행·성고문 등 여성 인권침해행위를 다수 발견했다”고 밝혔다. 5·18 관련 성폭력 행위를 국가 차원에서 조사하고 확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보다 앞서 5·18 때 여성에게 가해진 성폭력과 고문의 실상에 대한 피해자 증언은 올해 초에야 나오기 시작했다. 광주항쟁 당시 가두방송을 했다가 성폭행과 모진 고문을 당했던 김선옥(60) 씨의 용기에서 비롯됐다. 그녀의 증언은 광주 5·18 자유공원 야외광장에서 지난 5월 개막한 ‘5·18 영창 특별전-스물세 개의 방 이야기’에 담겼다. 이번 공동조사단의 공식적인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피해자 대다수는 총으로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군복을 착용한 다수의 군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여고생이 강제로 군용트럭에 실려 가는 모습,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만행을 당한 여성 사체를 목격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위국헌신(爲國獻身)을 본분으로 삼아야 할 군인들이 총부리를 시민에게 겨누는 것도 모자라 연약한 여성들에
초지일관(初志一貫)이란 처음 세운 뜻을 변하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간다는 뜻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목표를 향해 부단히 노력한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바보스러우니만큼 초지일관했던 사람들이 있다. 이태석 신부는 좀처럼 입학하기 어려운 의대를 졸업한 의사였다. 그러나 청소년 시절부터 그의 꿈은 가난하고 의지할 곳 없는 사람들을 돌보는 신부가 되는 것이었다. 그는 장래가 보장되는 의사임에도 신부가 되어 낯선 아프리카 수단에서 병들고 굶주리는 사람들을 위해 헌신했다. 정작 자신이 대장암 말기 환자라는 것도 몰랐고 결국 48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교세 확장과 자신의 권위를 높이는 데만 몰두하는 성직자들이 이 신부의 삶을 곰곰이 반추하면서 자신을 성찰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넬슨 만델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만연한 인종주의(Apartheid) 철폐를 위해 일생을 헌신했다. 이 때문에 정부와 백인들의 핍박을 받았으며, 급기야 케이프타운의 로벤아일랜드 감옥에서 27년간 감옥살이를 했다. 하지만 그는 백인과 정부에 대해 증오심을 품지 않았고, 대통령이 된 후에도 보복이 아닌 용서와 화해의 정치를 폈다. 오늘의 한국정치를 들여다보면 정적에 대한 분노의 드라마를…
순록 /김춘리 골목이 한 마리 순록이라면 제 뿔에 화들짝 놀라는 민망한 계단 강을 건너려 다닥다닥 붙은 담벼락엔 뿔 냄새가 치열하겠지 서로 다른 생선 냄새가 나가는 모퉁이 술 취한 사내는 전봇대 곁에서 사냥꾼처럼 순록의 발자국을 더듬겠지 툰드라의 순록을 떠올리겠지 갈증이 자라 붉어지는 뿔들 삽시간에 달려들어 눈밭을 핥는 화해 야생의 본능으로 순록의 눈이 맑아지겠지 소금 이끼를 먹은 순록에게서 노린내가 나듯 골목을 벗기면 진동하는 지린내 한밤중 몰래 누고 가는 오줌을 받아먹는 골목은 순하고 민망하겠지 계단은 화들짝 놀라고. 순록은 가장 온순할 것 같은 포유류, 골목을 말하고자 치환의 방식을 빌은 은유의 이 시는 그저 길게 드러누워 순한 되새김질이나 하는 골목의 암묵적 역할 내지는 초식성 습성을 암유하고 있다. 골목이 순록으로 치환되는 순간 계단은 민망하게도 제 뿔에 놀라고 강을 건너려 담벼락을 뿔로 들이받기도 하겠다. 골목은 그러나 가만히 누워 있기만 한 게 아니라 끊임없이 내닫는다는 발상이 시베리아 눈밭이나 툰드라를 누비는 순록의 기능적 유사점으로 대비되어 시의 질료가 되었을 것이다. 골목은 야생이며 야행의 본질을 지녔나 보다. 술 취한 사내의 귀갓길, 또는
정부가 30일 중앙정부의 기능·재원을 지방으로 대폭 이양하는 ‘재정분권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내용을 보면 작년 기준 7.6대 2.4인 ‘국세 대 지방세 비율’을 2020년 7.4대 2.6, 2022년에는 7대 3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국민의 추가 세 부담 없이 지방소비세율을 2019년 15%, 2020년 21%로 높여 2년간 11조7천억원을 지방세로 확충하기로 했다. 이럴 경우 기능이양·교부세 감소분 등을 빼면 6조6천억원의 순증 효과가 예상된다는게 정부 설명이다. 그러면서 “지역의 일은 지역의 권한·책임·재원으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역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촉진하는 것이 재정분권안의 목표인 만큼 중앙과 지방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으자”고 강조했다. 재정분권은 2019∼2020년 1단계, 2021∼2022년 2단계로 추진된다. 그리고 지역 간 세원 불균형에 대한 보정장치를 마련해 어느 지역도 현재보다 불리해지지 않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지자체가 당초 요청해 온 6대4 비율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 매우 미흡하다.2016년 결산기준으로 광역단체와 기초단체를 모두 포함한 지자체의 재정자
2009년 3월 7일, 한 여배우가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써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줬다. 그 후 벌써 10년이 지났다. 그녀의 이름은 장자연. 고인은 유서와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라고 불리는 문건을 남겼다. 이 명단에는 이른바 성상납 대상자 30여명의 이름이 들어있었다. 이들에게 100차례나 성 접대를 했다는 것이다. 30여 명은 유력 언론계 인사와 기업인, 연예기획사 관계자, 방송사 PD 등이었다. 고인은 그동안 소속사 전 대표 등으로부터 성접대를 강요받았으며 강제 추행까지 있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발생 10년이 넘은 지금까지 이 사건은 명확하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고인과 친분이 있었던 동료의 증언이 소개돼 또 다시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JTBC는 지난 1월 8일 고인의 당시 상황과 소속사 대표의 폭행이 두려워 술자리에 나갔다는 동료의 진술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수사 기록을 공개한 바 있다. 이 기록엔 술자리에 참석한 인물들과 장소도 언급됐으며 곳곳에 고인이 억지로 술자리에 불려갔던 정황이 나타나 있다. 최근 방영된 JTBC 뉴스에서도 한 동료는 고인이 생전에 “어머니 기일에도 술 접대에 불려나갔다”며 “참담한 현실에 목 놓아 우는 모습
1232년 몽골군의 침입 하자 고려 왕실은 지금의 강화도 관창리 궁을 짓고 개경에서 피난와 39년간 머물렀다. 고려의 ‘강도(江都)’시대다. 당시 고려는 대몽 항쟁의 시련 속에서도 수도로서 개경 못지않은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고, 축조되었던 궁터와 왕릉은 고려의 왕실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강도엔 아픈 역사도 있다. 왕족과 지배 계급은 백성의 고통과 절망에는 아랑곳없이 궁궐에서 연등회와 팔관회 같은 큰 행사를 꼬박꼬박 치르는등 그 호화로움이 개경에서 벌이던 것에 못지않았기 때문이다. 동국통감(東國通鑑)엔 이런 기록도 있다. "여름 5월, 최이(崔怡)가 종실의 사공 이상과 재추들을 그의 집에 불러 연회를 베풀었는데, 기악(伎樂)을 벌여 온갖 놀이를 하고, 팔방상(八坊廂)의 공인 1천 3백 50여 인이 모두 성장을 하고서 뜰에 들어와 음악을 연주하는데, 거문고를 타며 노래하는 소리와 북을 치고 피리를 부는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였다. …그 비용이 거만(鉅萬)이나 되었다" 고려 왕실과 지배계급의 잔치는 이처럼 항상 음악과 춤을 곁들여 호화로운 것이었다. '처용무'나 '가면잡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