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애인 20명 중 1명은 지난 한 달간 한 번도 외출하지 않고 집에서만 지냈다. 이유는 외출하려고 해도 ‘몸이 불편해서’(72.7%), ‘외출 도우미가 없어서’(12.0%) 등이다. 중증 장애인만 본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할 것이다. 또 장애인 절반 정도는 집 밖 활동에도 불편을 느꼈다. 외출 자체가 어려우니 다른 활동은 말할 것도 없다. 지난 1년간 영화관람을 했다는 장애인은 4명 중 1명에 불과했다. 사회, 문화, 여가활동 여건이 열악한 것은 물론이고, 정치적 권리도 행사하기 어려웠다. 특히 투표하고 싶어도 투표장에 가는 것 자체가 어렵고, 도와주는 사람도 없고, 어떻게 투표를 해야 하는지 정보도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애인 복지를 향상한다고 하면 장애인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장애인용 시설을 확대하고 수당을 늘리는 것을 생각한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진정한 의미에서 장애인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장애인이 집이나 시설에만 머물지 않고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동권 보장이 절실하다. 규모가 큰 건물은 물론이고, 음식점, 약국, 편의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김어준 공장장은 방송에서 “지난 과거 70년 동안의 냉전체제 덕분에 주인 노릇을 했던 자칭 보수 진영은 익숙했던 과거를 끝까지 잡으려고 옛날 프레임, 즉 재활용 프레임을 반복하면서 상황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 예로 북한이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기한 사실을 두고 핵을 이미 개발했기 때문에 비핵화의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북한이 핵 개발을 위해 시간을 끈다는 주장이 그렇다. 이런 시각은 국회의 대정부질문에서 ‘퍼주기’ 논란으로도 이어지기도 했다.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발언한 이후 남북 경제협력의 편익을 부각하는 보도들이 쏟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조선일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 발언과 발맞추어 지난 2014년~2015년 ‘통일은 미래다’ 기획시리즈를 보도하며 대대적으로 캠페인을 벌였다. 특히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은 2014년에 “남북 철도 연결의 장점을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한반도 종단철도를 연계한 21세기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실크로드 건설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한 바 있으면서도 이날 국회에서 다음과 같은 주장을 하였다. “
지인의 혼사가 있어 서울에 다녀왔다. 전철을 이용해 내려오는데 새 신발이라 그런지 발을 몹시 불편하게 한다. 그래서 머리를 굴린다. 청평역에서 내리면 십 분 정도는 걸어야 하고 대성리에서 내려 버스로 환승하면 시간이 좀 더 걸려도 덜 걸으니 발은 편할 것 같다는 생각에 어느 것이 나을까 생각을 한다. 버스는 바로 올까 염려가 되기는 하나 조금만 기다려서 온다면 괜찮은데 하는 생각 끝에 대성리역에서 내렸다. 전철에서 내려 뛰듯 역을 빠져나와 바로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버스가 자주 있기는 하나 어떤 때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에 혹시라도 놓치면 한참을 기다리게 될지 몰라 서둘러 나왔는데 버스가 방금 떠났는지 정류장에는 사람이 없다. 예감이 좋지 않아 버스가 어디에 오는지를 알려주는 전광판을 보니 절망감이 찾아온다. 이런 일이 있을까 봐 고심을 해서 내린 결론인데 염려대로 되어 버렸다. 머릿속에서는 아이고 바보야 오늘이 토요일이잖아 토요일은 길이 막혀서 버스가 제시간을 지켜서 오는 게 아니라 와야 오는 것인데 이삼십 분이면 오는 버스들이 80분 90분 기다려야 도착한다는 전광판 실시간 안내는 잔인한 고문으로 다가왔다. 20분 후쯤 도착하는 전철…
일상생활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욕, 말하는 동시에 가장 먼저 듣고 쓰는 동시에 가장 먼저 보며, 스스로 자신의 뇌에 상처를 입히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정보의 발견’의 자료에 따르면, 욕을 하는 이유로 습관적으로(25,7%), 남들도 하니까(18.2%),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17%), 남들이 만만하게 볼까봐(8.2%), 누군가를 무시하거나 비웃기 위해(4.6%)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28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8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초4~고3) 학생들의 ‘학교폭력 경험 및 인식’에서 피해유형별로 학생 천 명당 피해응답 건수는 언어폭력(8.7건), 집단따돌림(4.3건), 스토킹(3.0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유형별 비율은 언어폭력(34.7%), 집단따돌림(17.2%), 스토킹(11.8%) 등의 순이며, 학교급별 공통으로 언어폭력, 집단따돌림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언어폭력이 34.7%로 가장 높은 피해유형으로 파악되었으며, 언어폭력이 학교폭력과 연계되어 발생하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어서 대책마련이…
압록 애인 /박완호 너를 어떻게 불러야 할까. 압록강가 저만치 백양나무 줄기 같은 다리를 가지런히 오그리고 앉아 너는 무슨 노래를 부르는 중이었나. 물살이 몸을 뒤척일 적마다 네 귀에만 가닿았으면 하고 남 몰래 띄워 보낸 나의 뜨거운 속말들. 너의 등 뒤로 가지런히 늘어선 백양나무들 그림자 하얗게 흔들어가며 날더러 또 뭐라 손짓을 하지만 우리는 서로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너는 나를 부르지 못하고 나는 너를 부를 수 없는 지금, 압록의 물낯만 저리게 반짝이는데 홀로라도 나는 그 순간의 너를 애타게 찾으며 또 하나의 그리움을 운명으로 끌어안으려 한다. 압록 강가에서 마주친 나의 눈부신 사람아.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서 발원하여 유유히 황해로 흘러드는 압록강은 슬픈 역사의 뒤안길, 그 상징의 강이다. 남의 나라를 통해서야 그 강의 시린 물빛만을 가슴에 담아 와야 하는, 분단의 아픔이 서린 강줄기를 바라보며 시인은 얼마나 가슴 저렸을까. 팔 뻗으면 닿을 듯, 강 저쪽의 여인은 누구던가. 우리들의 누이이며 애인 아니던가. 마음이 먼저 달려간 곳에서 그 여인도 시인에게 무어라 속삭이고 있지 않은가. 강물을 사이에 두고 서로 애틋한 상사(想思)의 눈길만 주고받는 안타까
다이너마이트 발명가인 알프레드 노벨. 그가 55세 때인 1888년, 멀쩡히 살아있는 자신의 부고 기사를 봤다. 형의 이름과 혼동한 신문사의 실수였다. 하지만 그는 오보보다 기사내용에 충격을 더 받았다. “사람을 더 많이 죽이는 방법을 개발한 ‘죽음의 상인’이 사망했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후 번뇌를 거듭하던 그는 유산으로 노벨상을 제정하라고 유언했다. 노벨상은 이렇게 탄생했다. 그리고 1901년부터 지금까지 118회째 ‘인류 문명 발달에 공헌한 사람’에게 주어지고 있다. 분야는 물리학, 화학, 생리학 또는 의학, 문학, 평화, 경제학 등 6개. 상금은 900만 스웨덴크로나(약 100만달러·11억원) 안팎이다. 10월은 노벨상의 계절이다. 올해도 지난 1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2일 물리학상, 3일 화학상 수상자를 발표했고, 오늘은 평화상, 내일은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그중 세인의 관심은 뜨겁지만 가장 정치적인 상이라 평가 받는 노벨평화상은 세계 평화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에 주어지는데, 가끔 수상 자격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어왔다. 노벨상은 전통도 있었다. 죽은자 에게는 주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 관례는 1961년 10월 깨졌다. 발표 불과 20여일…
인간의 생활에서 아무런 고난을 겪지 않고 오직 편안하고 행복한 생활만으로 이루어지는 삶은 거의 없다. 살다가 보면 어려움이 생기고 근심걱정이 찾아들기 마련이다. 인생이란 태어나서 죽는 순간까지 오로지 행복한 생활이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인간은 겨울을 이겨야 봄을 만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천잠(天蠶)이라고 하는 예쁜 나방이가 있다. 이 천잠들이 만들어내는 실크는 귀하고 귀해서 하늘이 내린 신비라고 한다. 귀한 천잠이어서 사람들은 전설 속의 나방이라고도 부른다. 이 나방이가 만들어내는 고치로 실을 뽑으면 세상에서 가장 귀하여 최고급 실크천의 재료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 값은 금값으로 취급을 받는다. 겨울 없는 나방이는 죽어 알프레드 웰러스(영국 자연 과학자)는 어느 날 천잠의 애벌레가 나방이로 변신(變身)을 하기 위하여 고치를 뚫고 나오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몸이 찢길 듯 찢길 듯 하면서 힘겹게 나오는 것이 너무 안타깝고 불쌍해서 집게 칼로 고치를 찢어 나오기 쉽게 해주었다. 그러자 나방이는 조금 기어 나오다가 날개를 축 늘어뜨리더니 날기는커녕 아름다운 그 특유한 나방이의 무늬나 색깔조차 생기지 않은 상태로 그대로 죽어버리고 말았다. 깜짝
파블로 피카소가 관객들에게 남긴 인상은 그의 크고 부리부리한 눈동자만큼이나 강렬한 것이었다. 그는 재능이 넘쳤고, 정력도 넘쳤다. 위대한 사조와 양식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던 역동적인 시기에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던 가능한 모든 실험들을 모조리 빨아들였고, 그 성과를 무수한 작품으로 남길 수 있었다. 그가 생전에 완성한 작품 수만 해도 5만점에 달한다. 그 양식에 있어서도 우울한 청색 계열의 초기 작품들, 원시주의 작품들, 초현실주의 경향을 띤 작품들, 입체주의 작품들, 판화, 조각, 콜라주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여러 분야를 횡단하고 있으며, 전쟁의 발발로 미술가로서의 활동의 위기가 찾아왔을 때는 시작(詩作)에 전념에 무려 300편의 시를 남기기도 했다. 이 정도면 거의 만능인의 수준이다. 자연스럽게 피카소에게는 천재 신화가 따라다닌다. 피카소는 또한 달변가이기도 했는데, 덕분에 자신의 천재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어떤 멘트를 쳐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이는 그의 아버지의 영향이기도 했는데, 화가이자 미술 교수였던 파블로 루이즈 피카소는 어렸을 때부터 아들의 재능을 알아보았고, 남들보다 일찍 전문 미술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그를 이끌었으며 아들의 존재를 알리는데
구멍 속의 방 /성향숙 여자가 구멍을 통해 밖을 들여다본다 거울 속처럼 눈부신 사물들이 둥둥 떠 있다 정지된 방 안의 시간을 이리저리 굴리며 여자는 밖의 풍경들을 재단한다 그늘 영역 넓히는 정자나무 아래 소란스런 몇 명의 아이들, 철조망 줄줄이 붉은 꽃들, 벌 떼처럼 가벼운 장미 꽃잎이 골목의 소음이 된다 마른 국숫발 햇살이 두꺼운 구름 뚫고 양철 판자 지붕 위로 떨어진다 노란 현기증이 대지에 가득 퍼진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꿈틀거리는 풍경들 겹겹의 주름 속에서 붙었다간 흩어지고 흩어지다 다시 달라붙는, 여자의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는 깜깜하다 단칸방 창문에 격자 한 칸만큼 덧붙인 쪽유리, 안쪽에 눈동자가 매달려 있다 작은 유리 구멍 속에는 엉덩이로 걷는 여자가 산다 -시집 ‘엄마, 엄마들’ 저 쓸쓸한 독거의 아득함이라니! 구멍은 폐쇄된 공간에서의 칩거를 함의한다. 생과 사의 경계에 놓인 아슬아슬한 시간의 다른 이름이며 언젠가는 닫히고야 말 눈꺼풀처럼 허무한, 최소한의 소통공간이다. 그러나 유폐된 삶에서의 구멍은 전 우주에 다름 아닐 것, 엉덩이로 걷는 여자에게 구멍 밖의 세계를 본다는 것은 밖을 내다보는 것이 아니라 안을 들여다보는 것이
4일 열린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 도입방안 공청회에서 대체복무제 시행방안의 핵심 쟁점에 대한 정부 실무추진단의 안이 발표됐다. 복무 기간은 27개월(1안), 36개월(2안)이, 복무 형태는 합숙근무만 허용(1안), 합숙을 원칙으로 하되 일부 출퇴근 허용(2안), 복무 분야는 교도소 단일화(1안), 교도소나 소방서(2안) 방안이 각각 제시됐다. 대체복무제 도입 문제는 우리 사회 내에 첨예한 이견이 존재하는 뜨거운 이슈이지만,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내년 말까지는 대체복무제도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대체복무가 병역의무를 다하고 있는 현역 병사들의 군 복무 기간, 내용 등과 비교해 최소한 질적 등가성이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에 안을 마련하면서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하고, 병역의무의 형평성을 유지하며, 국제기준이나 판례를 최대한 존중하는 등의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 이런 원칙에 부합하는지, 보완할 점은 없는지 다시 한번 따져봐야 한다. 국제기구에서는 대체복무 기간이 현역의 1.5배 이상일 경우 징벌적 성격을 가진 것으로 보고, 다수 국가에서도 1.5배 이하를 채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 27개월 안이 마련됐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