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의 비리는 일차적으로 유치원 측에 있다. 그러나 교육 당국도 지난 수년간 이를 방치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교육 당국이 시급히 해야 할 일은 사립유치원 회계의 투명성 확보이다. 전국 4천220곳의 사립유치원에 누리과정 예산 명목으로 국민의 혈세가 2조원이나 지급된다. 이는 사립유치원 운영자금의 45% 정도다. 그러니 사립유치원이라고 해서 개인의 사유재산이라고 인식해서는 안 된다. 국공립유치원만큼 회계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전국의 초중고와 국공립유치원에서 국가관리 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을 사용하고 있는데 사립유치원만 민간 회계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회계시스템을 ‘에듀파인’으로 일원화해야 한다. 이번에 비리가 공개된 사립유치원은 2013년에서 2017년까지 감사를 받은 1천878곳이다. 전체 사립유치원의 33% 정도이다. 여기서 5천951건의 비리가 적발됐고, 부정하게 사용된 액수가 269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는 일부에 불과하다. 전국의 사립유치원을 전수조사할 필요가 있다. 부정이 드러나는 경우 유치원과 원장의 실명을 공개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중대한 비리가 적발되면 지원금을 환수하고, 형사책임을 묻는 등 엄하게 제재
인천시가 청라 한국GM 시험주행장 부지를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21일 페이스북에서 “인천시는 애초에 GM코리아가 인천의 자동차 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 고용 안정에 매진해줄 것을 기대하며 부지를 제공했다”며 “그런데 현재 법인 분리에 많은 분이 걱정하고 있다. 타당한 걱정이다. 인천시는 법인분리에 대해 GM노조 등 시민사회의 동의가 있지 않다면 부지 회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1만㎡ 규모로 조성된 한국GM 주행시험장은 인천시가 2004년 당시 GM대우에 빌려준 땅이다. 인천시의 이같은 검토는, 한국GM이 19일 주주총회를 열어 산업은행의 불참 속에 연구·개발(R&D) 법인 분할을 의결했고, 먹튀논란이 가중되며 사회적 논란이 확산되자 한국GM을 압박하기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국GM의 분할 내용은 인천 부평 본사의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파워트레인(동력전달) 관련 부서를 묶어 별도의 R&D 법인으로 떼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법인 분할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시각차가 너무 크다. 산은과 노조의 입장은 비슷하다. 법인 분할이 GM의 향후 한국시장 철수 준비작업일 가능성을 염려한다. 여기에 1만여명의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은 성공의 아이콘이다. 이 둘의 공통점은 성공 말고도 또 있다. 나눔을 아끼지 않고, 또 나눔의 문화를 전파하려 노력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돈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주저하지 않고 기부를 한다. 이런 기업인이나 리더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딴 세상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들리기도 한다. 결국 나눔도 돈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푸념 아닌 푸념을 늘어놓으면서 말이다. “이 돈은 내 것이 아니다. 내가 잠시 보관하고 있을 뿐”, “내 꿈은 행복해지는 것이고 보통 사람이 되는 것”. 이 말은 철학자가 한말도 아니고, 어느 작가가 한말도 아니고, 어느 기업가가 한말은 더욱 아니다. 영화 ‘영웅본색’, ‘첩혈쌍웅’ 등으로 1980년대 홍콩 누아르 영화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홍콩 톱스타 주윤발(저우룬파·周潤發)이 지난 8일 대만 ET 투데이 등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전 재산 56억 홍콩 달러(한화 8천100억 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되었다. 한 달 용돈으로 약 12만원, 스케쥴이 없을 땐 버스나 지하철을 주로 이용하는 등 그의 검소한 생활은 유명하다. 그는 2010년부터 “세상을 떠난 뒤 재산의 99%를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해왔
‘데스 클리닝’ 스웨덴에서 시작된 문화로, 죽음(death)과 청소(cleaning)를 합쳐 만든 조어다. 죽은 뒤 가족들이 자신의 물건을 정리하지 않도록 죽음에 대비해 미리 물건을 정리하는 것을 말한다. 추억이 담긴 물건을 보며 지난 삶을 돌아보고,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거나 기부하며 남은 삶의 방향을 찾는다. 또 고독사나 범죄 피해 등 갑작스러운 죽음을 대비하여 미리 사생활을 정리한다는 측면도 있다. 데스 클리닝을 실천하는 연령대는 확대되고 있는 추세로, 지금은 나이와 관계없이 스웨덴 사회에 보편화되고 있다. 일본에선 이처럼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작업을 ‘인생종결 활동(終活·슈카쓰)’, 혹은 세상을 떠나기에 앞서 갖는 마지막 파티라 해서 ‘생전장(生前葬)’이라고 한다. 둘은 삶의 마지막을 스스로 준비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존엄한 죽음을 맞겠다는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최근엔 이처럼 자신의 장례를 직접 계획하고 준비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덩달아 ‘슈카스산업’, 이른바 ‘엔딩산업’도 각광받고 있다. 산업의 규모가 2조엔(약 20조원)에 이를 정도며 ‘숨겨진 성장 산업’으로 여기고 있
하늘이 떴다. 구름 활짝 피우고 비취빛 가득 머금은 채 높이 뜬 하늘. 하늘은 주기적으로 오늘처럼 가을을 몰고 온다. 가을이 되고서야 뜬 저 하늘을 나는 자주 잊고 살았다. 어쩌면 하늘이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하늘을 쳐다볼 겨를이 없었다는 말이 맞을 듯하다. 내달리는 하루는 하늘을 닫기에 충분하다. 눈 비비며 전철에 오르고, 버스를 내리고 운전을 하는 아침. 허겁지겁 점심을 먹고 시작하는 시끌벅적한 오후. 마감에 쫓기며 두리번거리는 저녁시간까지. 결국에 지친 신발을 머금고 돌아오는 늦은 밤. 그 어디에도 하늘은 없었던 것 같다. 오직 숨차게 달리는 나와 일과 몇 잔 커피와 쫓기는 시간이 있을 뿐. “언니야, 너무 바쁘게 살지 마. 우리 고모님 칠순 다 되어 외국여행 처음 가는 날, 인천공항에서 쓰러지셨어. 그래서 여행도 못가고 입원하셨다니까. 제발 여유 있게 건강 생각하며 살아” 왜 먼 이국에서는 하늘이 더 쉽게 보였을까. 지중해 에둘러 걸어오르던 리키안웨이. 그 빽빽하던 나뭇잎 사이로 올려다 본 하늘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때 올려다 본 하늘은 엄마와 대청마루에 누워서 올려다본 감나무 이파리 흔들어대던 바…
피카소가 1907년 음산하고 광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겼던 ‘아비뇽의 처녀들’을 발표했을 때 동료 브라크는 큰 감동을 받았다. 그는 시인 아폴리네르의 소개로 피카소와 알고 지내던 사이였으며, 앞으로의 경향에 대한 대화를 그와 막 시작하고 있었다. 홍등 아래서 아프리카 탈을 쓰고 있거나 정면을 바라보며 뒤틀린 포즈를 취하고 있는 여인들의 조각난 신체는 뭔가 원시적이고 초월적인 세계를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브라크가 받은 인상은 그런 광적인 감흥이 아니었다. 그는 이 작품을 이성적으로 대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브라크는 ‘아비뇽의 처녀들’에 답례라도 하듯 ‘큰 누드’를 발표한다. 이 여인의 신체 역시 심하게 변형되어 있었다. 그러나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처럼 조각나 있지는 않았으며, 오히려 각진 바위 덩어리처럼 건장한 느낌을 주었다. 인체는 다각형의 이어진 면들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까끌까끌하고 단단한 나무 혹은 돌처럼 채색이 되어 있었다. ‘아비뇽의 처녀’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지만 피카소의 다분할, 다초점의 매우 강한 영향이 보였다. 피카소는 브라크의 작품에 매우 만족했다…
채석강 /주영중 붕 뜬 도끼처럼 다녀왔습니다, 허공을 찍으며 당신을 보내고 왔습니다 침묵으로 말을 감싸며 왔습니다 돌아오는 도로는 온통 칠흑이었습니다 배후와 한 뼘을 두고 내내 도망쳐 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찍은 깊은 영혼이 자꾸 따라오는 것 같았습니다 ‘당신’을 떠나보낼 수 있을까. 부모나 형제 혹은 스승이거나 친구이거나 애인이나 적들까지, 나아가 종교나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물들까지를 포함하여 내가 ‘당신’이라 부를 수 있는 존재들을 영영 떠나보낼 수 있을까. 붕 뜬 도끼처럼 어디라도 찍을 수 있을 것처럼 막무가내로 찍어내며 그들을 떠나보낼 수 있을까. 지금의 나는 정신적으로든 물질적으로든 그들과의 관계와 영향 속에서, 그들의 전부 혹은 일부를 내재한 채 존재하고 있는 것, 그렇다면, ‘당신’을 보내는 일은 결국 ‘나’를 보내야만 하는 일. 지독한 침묵으로 칠흑 속 배후를 두고 도망친다 한들, ‘당신’만을 보낼 수는 없는 일이다. 내가 ‘나’를 보내지 않고서는, ‘당신’의 깊은 영혼마저 떼어놓을 수는 없는 일…
지난 2월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노인정 화장실에서 여중생 A양이 대낮에 남학생 2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가해자들은 이 사실을 자랑삼아 떠벌리며 다녔고 다른 남학생들은 친구들에게 A양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하고 성희롱을 했다. 심각한 심리적 압박감과 괴로움에 시달리던 A양은 집 다락방에서 스스로 목을 매 목숨을 끊었다. 가해자들은 특수강간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그러나 이들은 형사 처벌을 받지 않았다. 이들이 만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경찰은 법원 소년부로 송치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현행법으로는 촉법소년들에게 사회봉사명령이나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사망 여중생의 친언니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인천 여중생 자살 가해자 강력 처벌 요망’이라는 청원 글을 올리면서 소년법이 다시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다. 청원 글의 내용은 인천 여중생 사망사건을 계기로 형사 미성년자 처벌을 강화해달라는 것으로 17일 오전 11시 현재 참여 인원이 21만 명을 넘었다. 피해자의 언니는 동생과 8년 지기인 남학생 두 명이 수다를 떨자며 동생을 자기네 아파트 상가로 부른 뒤 화장실로 끌어당겨 문을 잠그고 양팔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런 와중에 서비스 전용 앱 출시 방침을 공개하고 운전자 사전모집에 나서자 택시업계가 반발, 집단파업으로 맞서고 있으나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카풀 서비스는 출퇴근 시간에 목적지나 방향이 비슷한 사람끼리 함께 이동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운전자로 참여하려면 ‘카카오 T 카풀 크루’ 전용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카카오 계정을 인증해야 한다. 카카오는 카풀 운전자 사전모집을 발표하면서도 언제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택시업계는 생존권 사수를 외치며 카풀 서비스를 결사반대하고 있다. 비슷한 충돌은 예전에도 있었다. 세계적인 승차공유 업체 우버가 2013년 8월 자가용 카풀 서비스를 시작했다가 서울시와의 마찰로 겨우 1년 반 만에 사업을 접었고, 콜버스(CALLBUS)는 2016년 7월 전세버스를 활용한 심야 운송 서비스를 내놨다가 규제 탓에 주력사업을 바꿨다. 풀러스(POOLUS)가 출퇴근 시간대에만 제공하던 카풀 서비스를 2017년 11월 24시간제로 확대했다가 형사고발까지 당했다. 기존 사업자의 영업권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 규제 탓이다. 올해 3분기 안에 서비스한
세상 모든 부모는 자기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공부를 잘하기 바란다. 그러나 아이가 스스로 공부를 열심히 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이 경우 부모는 흔히 형제자매나 또래 친구를 예로 들면서 다그치기 일쑤다. 아이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너는 왜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개임만 하느냐. 옆집 친구는 시험만 보면 90점대를 받아온다는데 넌 겨우 60점대이니 한심하구나”라고 부모는 별생각 없이 아이를 나무라지만 늘상 이 같은 말을 자주 들어온 아이는 반성하기보다는 상대를 원망하거나 스스로 난 안된다고 좌절감을 느낄 것이다. 아이는 부모에게 항변하지 않지만 분노를 느끼기도 한다. 아이는 “엄만 왜 나만 가지고 그래, 동생은 혼내지 않으면서 왜 나만 맨날 야단쳐”, “문제는 옆집 친구 때문이야, 그 자식 때문에 내가 맨날 혼난다”고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부모 입장에서 자녀가 하는 것을 보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잔소리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잦은 잔소리는 자녀에게 짜증만 불러일으킬 뿐 행동을 고치지는 않는다. 형제자매간 편애나 누군가와 비교는 자녀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비교는 언어적이든 비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