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발표된 통계청 ‘8월 고용 동향’을 보면 지난달 고용이 3천여 명에 그쳤다. 실업자도 113만3천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만4천명 늘어났다. 이에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엉터리 일자리’라고 혹평하면서 소득주도 성장론을 전면 폐기하라고 정부 여당에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바른미래당도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일자리 위기라며 정부를 질타했으며 민주평화당도 양극화해소를 통한 내수주도성장으로 과감하게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부와 범여권의 입장은 이와 다르다. 지난 8월22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범여권은 현 고용 상황을 최저임금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7월 고용 동향을 보면 전년 대비 인건비 상승을 감당하는 자영업자 숫자가 오히려 증가했고 고용보험 가입자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또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이 모든 고용지표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아니라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범, 지대와 임대료 문제도 있다”면서 “이런 요인을 간과하고 최저임금 논란으로만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어쨌거나 많은 국민들이 악화되는 국가 고용지표를 걱정하고 있다. 그런데 신기한 일도 있다. 지방정부인 수원시 취
‘부동산 폭등… 양극화’, ‘시중 부동자금 사상최대기록’, ‘부동산 대첩… 9.13’ 등…. 다양한 주장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가운데 하나는 소득주도 성장이다. 소득주도성장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가계소득을 늘리는 것 외에도 가계지출을 줄이는 것과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것이 포함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서울 부동산 가격을 급등을 넘어 폭등조짐을 보이며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집주인이 부르는 게 값이고 매도자 측 계약파기가 빈번하게 벌어지는 이른 바 ‘매도자 우위 시장’이 잠시나마 형성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서울에서는 강남과 강북 곳곳에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집 없는 사람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게 현실이다. 이런 이유에서 임대주택 공급은 소득주도성장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분석이다. 즉, 근로자들이 주택문제에 지출해야 될 경비를 줄일 수 있다면 소득주도성장에 근접한 정책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부동산 정책방향도 바뀌어 왔다. 노무현 정부는 출범 3개월 만에 분양권 전매제한 부활과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고강
특정정당 몰표로 정치적 균형추가 사라진 지방선거가 끝난 지 벌써 석 달이 지났다. 2016년 겨울 탄핵국면과 2017년 대통령선거의 연장선에서 치뤄진 이번 선거에서 시민단체의 정치참여는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87년 민주화운동 이후 30여 년이 지난 시점 시민운동의 상당수 리더들이 특정 정파에어 시민운동의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는 것이 옳은가 심각히 돌아보아야 한다. 미국의 정치학자 워커(Jack L. Walker)는 《Mobilizing Interest Groups in America》라는 책에서 사회이해집단을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있다. 첫째 유형은 해당 집단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집단이다. 가령 자동차산업조합이나 상공회의소, 경제인연합회 등도 이 범주에 넣을 수 있다. 둘째는 전문 직업인들에게 강력한 호소력을 갖는 비영리집단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언론개혁시민연대, 건강한 사회를 위한 약사회 등이 이 범주에 속할 것이다. 셋째는 민권이나 환경, 소비자문제 등 집합적 이해관계에 관심을 갖는 시민지향적 집단이다. 이 집단은 직업적 상업적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이상이나 대의를 추구한다. 워커는 그 대표적인 예로 행정개혁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지방자치 분권이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특례시를 만들면 다른 시·군 지역의 주민들은 완전히 엉망이 된다. 현재 상태로는 실현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특례시를 추진해 온 수원시를 비롯해 고양·용인시가 반발하고 있다. 민선 7기에 접어들면서 시·군과 ‘협치’를 강조해 온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도시들과의 불협화음을 빚고 있는 것이다. 이에 경기도 수원·고양·용인시와 경상남도 창원시 등 인구 100만 이상 4개 대도시가 특례시 추진 공동대응기구를 구성했다. 이들 4개 도시는 12일 창원시청에서 ‘특례시 추진 공동기획단’(공동위원장 염태영 수원시장, 이재준 고양시장, 백군기 용인시장, 허성무 창원시장) 출범식을 열고, “특례시 쟁취를 공동 과제로 선정하고,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공동기획단은 앞으로 광역시급 대도시 규모와 위상에 걸맞은 법적 지위, 자치 권한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또 특례시 추진을 민선 7기 시정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특례시 법적 지위를 확보해 광역시급 위상에 걸맞은 행정·재정적 자치 권한을 반드시 쟁취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특히 11일 대통령…
청약조정대상지역에 집을 보유한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이 3.2%로 오르고 종부세 인상 상한도 150%에서 300%로 늘어난다. 정부가 집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고 청약경쟁률이 높은 곳을 대상으로 매년 지정하는 조정대상지역은 서울·세종 전역 등을 포함해 전국 43곳이다. 종부세 과세표준 3억∼6억 원 구간이 신설되고 세율도 오른다. 종부세 과표를 계산할 때 쓰는 공정시장가액 비율(현행 80%)도 매년 5% 포인트씩 올라 4년 후에는 100%가 된다. 이렇게 되면 종부세 부과 대상이 확대되고 내년 세액도 4천200억 원 이상 늘 것으로 추정된다. 임대사업자가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때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 규제가 새로 적용된다. 현재 80∼90%에 달하는 비율이 반 토막 나는 셈이다.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사람이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 지역에서 새로집을 살 땐 담보대출을 아예 받을 수 없고, 전세자금 대출도 제한된다. 다주택자와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초고가 주택 소유자에게 매기는 종부세를 대폭 강화하고 등록 임대사업자에게 주던 혜택이 대폭 축소된 것이 핵심이다. 집값이 오르는 규제 지역 안에서는 실수요자라고 할
오늘날의 관광은 단순한 볼거리를 즐기는 수준에서 벗어나 특정한 테마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한 자연 문화적 체험관광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세계 각국은 이를 통한 자국의 관광자원 매력을 높이고, 보다 많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매력적 관광대상물을 통해 관광상품화에 더욱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콘텐츠 부재에서 오는 위협적 요인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채 상품적 가치를 한층 높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광역단체 중 가장 많은 인구를 확보하고 있는 경기도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단기적 실적위주의 개발로 인해 프로그램 콘텐츠 및 그 이후의 지속적 부가가치 창출효과 및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로드맵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래전 남북교류의 화해무드가 조성되면서 불기 시작한 협력의 시대는 남북한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통일 기반을 조성하는데 기여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접경지역의 지자체로서 경기도의 천혜의 보고인 DMZ은 다시 한번 새롭게 관광과 역사의 교육장으로 접근해 봐도 그리 무의미한 시간은 아닐 것이다. 이제 우리 도는 DMZ 재활과 부활을 통한 남북한 교류시대에 걸 맞는 매력적 상품 개발을 위해 다
일찍이 영국에서는 부랑자들은 불순분자 또는 사회 위험요인으로 취급해 탄압의 대상으로 삼았다. 1572년 행려병자법을 만들고 법에 따라 관리를 해 왔으니 역사도 깊다. 체벌 내용은 더욱 끔찍하다. 토지나 주인, 합법적 수입원이 없는 이를 부랑자로 규정하고 체포된 부랑자는 피가 날 때까지 채찍질한 뒤 오른쪽 귀에 낙인을 찍도록 했다. 낙인이 찍힌 뒤 두 번째로 체포당할 경우, 1년 내로 마땅한 일자리를 제공해 주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 중범죄에 준하여 처벌했다. 세 번째로 체포된 부랑자는 2년간 고용해줄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 사형을 벗어날 수 없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일정한 주거 없이 거리에서 생활하는 사람을 ‘부랑인’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1975년 처음 나온 정부 부랑인 대책의 초점도 영국과 비슷한 보호가 아닌 단속이었다. 1980년대 들어 보호대책이 나오긴 했지만, 부랑인은 눈에 띄지 않게 격리되어야 할 대상이란 점에는 변함이 없었다. 저성장시대 가정을 잃은 이들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오면서 노숙인이란 새 이름이 생겨났지만 부랑인을 노숙인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위험요소가 더 컸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여전히 부랑과…
한 겨울 꽃나무에게 ‘꽃을 피우라’고 주문을 외우고 간절히 염원해도 이뤄지지 않는다.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달한다 한들 꽃을 피우는 것은 자연의 이치와 때를 기다려야 한다. 우리가 확실히 아는 것은 인간은 몸을 줄여서 작아지도록 설계된 존재가 아니다. 인간도 꽃과 마찬가지로 활짝 피어나도록 만들어졌다. 더 뛰어나게, 그리고 더 비범하게! 과연 무엇이 나를 빛나고 훌륭하게 만드는가? 보통 자신을 뛰어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자신이 하는 일에서 전문성을 갖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게 만드는 일이 그러하다.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를 보면서 뛰어난 기량을 뽐내고 메달을 따는 선수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내가 갈고 닦은 성과를 통해 결과를 만들어내고 세상 사람들이 박수를 친다. 뛰어난 성과를 보면서 인정한다. 단순히 주식투자나 부동산 투자로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하여 “그 사람 참으로 훌륭하고 빛나는 삶을 살았지”라고 평가하지 않는다.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닌다고 하여 뛰어난 인생의 결과라고 인정하지도 않는다. 대부분 뛰어난 삶을 살았다고 칭송받는 경우는 자신의 인생과 직업에서 거둔 발전과 연관될 때이다. 자신이 하는 일 에 뛰어난 면을 보이게 되면 인생이 달라
백년해로(百年偕老). 결혼을 했든 안 했든 한 번쯤 들어본 사자성어다. 그런데 이 말의 유래는 그 옛날 중국에서 한 병가 전장에서 멀리 떨어진 아내를 그리워하며 읊은 시인데, 고대 중국의 시가를 모아 엮은 오경(五經) 중 하나인 ‘시경(詩經)’의 격고(擊鼓)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당시에는 백년(百年)의 의미가 ‘오랜 세월’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의미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변하고 있다. ‘유엔미래보고서 2045’의 저자 박영숙 대표는 2045년에 인간의 평균수명은 130세가 넘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만약 30세에 결혼을 하고 이혼하지 않는다면 정말 100년을 함께 살게 된다. ‘오랜 세월’이 ‘100년’이 되고 있다. 생각해보자! 여러분이 이혼하지 않는다면 현재 배우자와 앞으로 몇 년을 함께 하게 될까? ‘오랜 세월’이 ‘100년’이 되면서 결혼제도는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부부로 살아가는 삶에도 노마디즘(특정한 방식이나 가치관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사유 방식)이 나타나기 시…
하늘의 천 /예이츠 내게 금빛과 은빛으로 짠 하늘의 천이 있다면 어둠과 빛과 어스름으로 수놓은 파랗고 희뿌옇고 검은 천이 있다면 그 천을 그대 발밑에 깔아드리련만 나는 가난하여 가진 것이 꿈뿐이라 내 꿈을 그대 발밑에 깔았습니다. 사뿐히 밟으소서, 그대 밟는 것 내 꿈이오니 예이츠의 지순한 ‘임’은 단연 모드곤이지만, 아일랜드 독립운동에 헌신한 그녀의 ‘임’은 조국일 것이다. 임의 임은 나의 임일까. 이 시는 아일랜드의 회복을 기원하는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내게 ‘하늘의 천’이 없어 슬픈 것이 아니라, 대신 내어줄 수 있는 꿈이 있어 찬란하다면, 나의 없음은 얼마나 값진 기회인가. 임의 ‘발밑에 깔린’ 나의 꿈은 ‘사뿐히 밝힘’으로써 다시 태어나는 기회를 얻는다. 이러한 죽음의 창조는 ‘그대’가 ‘그대’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대는 나를 ‘기꺼이 내어줄 수 있는’ 소중한 존재이다. /박소원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