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는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 ‘1만8200여 개 섬으로 이뤄진 세계 최대 섬나라’ ‘인구 2억6천여 만 명의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 ‘수도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섬에 인구의 55%인 1억3천500만 명이 몰려 인구 밀도 세계 최고’ 등등. ‘국토의 동서 길이가 미국 본토보다 긴 나라’‘ 동남아에서 가장 넓은 땅을 가진 나라’라는 타이틀도 있다. 식민지 역사도 만만치 않다. 1602년 부터 350년 동안이나 네덜란드의 식민지였고 제2차 세계대전 때인 1942년부터 1945년까지는 일본의 지배를 받아서다. 자연재해 또한 기록감이 많다.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어 지진과 화산 폭발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이다. 활화산만 130개나 된다. 1883년에는 크라카타우 화산 폭발로 3만6천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화산재가 50㎞ 상공까지 치솟았다. 이것이 햇빛을 막아 지구 기온을 0.5도 떨어뜨렸다. 1815년 1만2천여명이 희생된 탐보라 화산 폭발 때에는 지구의 평균 기온이 1.1도 내려가는 바람에 유럽에 혹한이 닥쳐 수십만 명이 죽었다. 1948년 독립후 50년대부터 90년대까지 독재정치에 시달린 시기도 있다. 정상적인 의미의 대통령 선거가 이
최저임금이란 국가가 최저수준의 임금을 정하고, 근로를 제공한 자에게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저임금의 근로자를 보호하는 제도를 말하며, 1인 이상 근로자를 고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이 대상이다. 2017년 기준시급은 6,470원이며 이를 월급으로 환산하면 1,352,230원이며, 2018년에는 시급이 7,530원으로 월급은 1,573,770원이다. 그러나 2019년에는 시급이 8,350원으로 월급은 1,745,150원으로 이는 2018년 대비 10.9% 인상된 것이다. 2019년 시급에서 주휴수당을 고려하면 최저시급이 10,040원으로 2019년에는 최저시급이 10,000원을 도달하였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최저임금 상승이 반가울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선 최저임금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에서 살펴보면, 현재 최저임금으로는 근로자가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현실이다. 20대 후반의 대학을 졸업한 소규모기업에 취직한 근로자는 세금을 제외하면 150~200만원의 급여를 받으며, 이 중 월세, 공과금, 학자금 대출 등을 제외하면 과연 얼마의 돈이 매월 저축되어지는지 생각만 해도 암울하다. 둘째…
“중간고사는 시험 대신 리포트로 해주세요.” “시험을 봐야 공부를 더 하게 되잖아? 리포트는 누가 대신해 줄 수도 있고…” “다수결로 해 주세요!!” 대학 강의실에서 가끔 벌어지는 장면이다. 그런데 이를 다수결로 정할 수 있는 것일까? 다수의 뜻에 따른다면 시험부담 때문에 리포트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교수는 1명이고, 학생은 수십 명이므로 다수결로 하면 당연히 결정권은 학생들에게 넘어간다. 하지만 그 결론에 대한 교육적 책임은 교수가 지게 된다. 따라서 이런 다수결은 성립할 수 없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누가 결정해야 할지 혼선을 빚는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대학입학제도다. 교육부는 지난 17일 수능위주 전형 비율 30% 이상 등을 담은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 및 고교교육 혁신방향’을 발표했다. 4월에 구성되어 공론화 과정을 진행해 온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 산하 공론화위원회가 지난 7일 ‘대입제도개편 권고안’을 제시했고 그 결과를 반영한 결론이다. 그러나 공론화 과정에서 시민참여단은 수능 절대평가의…
혀4 /윤인미 딱, 그녀가 머문 그곳까지만 가 보자 늘 입던 육체는 집에 두고 그녀의 것과 비슷한 것을 구해서 입고 가 보자 보폭도 기억해 흉내를 내 보자 기억이 축축한 그 지점에 도달하면 그녀의 행세를 제대로 해 보자 귀를 막고 뱉는 나의 말에 얻어맞아 피를 흘리며 아파하는 그녀를 재현해 보자 그녀에게 가는 데 한 생이 다 걸린다 - 윤인미 시인의 시집 ‘물의 가면’ 중에서 ‘잘 산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대의나 정의를 위한 희생인가, 부나 명예를 쌓는 일인가. 우리는 이념이나 신념을 좇아 한 생을 다 걸고 사는 무릇 훌륭한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의 삶을 동경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칫 공허한 껍데기에 불과할 수 있는 삶의 큰 의미보다는 구체적인 ‘한 사람’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것이 보다 인간다울 수 있다. 더욱이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이, 그것도 ‘나의 말’에 맞아 피를 흘리고 있다면 그에게 먼저 달려가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그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재현해보기 위해서, 내가 그가 되어, 그에게 다가가야 할 것이다. 가서, ‘인간’이라는 동…
경기도가 불법 사채업 퇴치에 나섰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최근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과의 특별회의에서 서민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불법사채업자를 근절시키는 등 앞으로 도내에서 불법 사채 전단지가 사라지게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불법사채업체와의 전쟁’을 선포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어 경기도에서 불법사채업을 하면 망한다는 걸 확실시 보여줄 것이며 고리사채업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위해 대책도 만들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특사경 인원을 50명 더 늘리고 주민들의 신고도 함께 당부했다. 불법 사금융 피해자는 대개가 영세한 서민이다. 거기다 취업을 준비 중인 취준생이나 대학생도 있다. 오죽 다급하면 24%가 훨씬 넘는 높은 금리와 선이자를 떼고 돈을 빌리겠는가. 가뜩이나 취업이 어렵고 아르바이트 자리에서도 밀려나 한계상황에 처한 사람들이다. 이들을 악용해 높은 이자를 미끼로 유혹하고 파탄에 이르게 한다면 불법 고리사채업은 근절시키는 게 마땅하다. 더욱이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목돈 마련이 힘든 사람들을 상대로 초고금리에 폭력배까지 동원하는 수법까지 쓰고 있다. 불법 대부업은 금융 사각지대에서 건전한 경제구조를 좀먹으며 사회 분위기까지 해치는 죄악이다. 정부와 금융당국, 사법기관
20일부터 23일까지 남북 이산가족들이 금강산에서 상봉행사를 갖고 있다. 이산가족들은 2박 3일간 총 6번, 11시간 만난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 2015년 10월 이후 중단됐었다. 이번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것으로 ‘판문점 선언’ 후속 조치다. 민족상잔의 비극 6·25 전쟁 전후 무려 70년 가까이 헤어져 있던 이산가족은 2박 3일간 모두 6차례, 11시간의 상봉 기회를 갖는다. 이번에 금강산에 간 사람들은 남측 이산가족 89명과 동행 가족들이다. 남측 이산가족들은 20일 오전 속초에서 육로를 통해 고성을 거쳐 상봉 행사장인 금강산에 도착했다. 이날 오후 첫 번째 단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가진데 이어 북측이 주최하는 환영만찬에 참석해 이산의 슬픔을 달래고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그리고 오늘(21일) 개별상봉(2시간)에 이어 호텔 객실에서 가족별 점심 식사(1시간)를 하게 된다. 남북 양측의 배석자 없이 가족끼리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오붓한 시간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5~70여 년 간 만나지 못했던 가족끼리의 만남에서 무슨 얘기들이 오갈지 미루어 짐작이 간다. 서로의 안부와 친인척들의 생존여부 등 그동안 떨
다산 정약용의 설계에서 배제되었던 수원화성의 공심돈은 우여곡절 속에 만들어졌다. 당시 국가 공사의 감독은 무인 관료들이 맡았기에 수원화성의 현장감독도 대부분 무관 출신들로 구성되었다. 공사 총감독은 수원유수 조심태(趙心泰, 1740~1799)였지만, 실제 현장 감독은 도청(都廳) 이유경(李偶敬, 1747~?)이었다. 을묘년 혜경궁의 환갑자치가 이루어지기 전에 일어난 화성 1차 공사는 시간을 맞추기 위해 급하게 공사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2차 공사는 1차 공사의 경험이 쌓이고 또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이유경은 기존 설계보다 더 나은 시설을 만들고자 하는 욕심이 생겼다. 마침 다산의 화성설계 기초가 되는 모원의(茅元儀)가 쓴 무비지(武備志)를 이유경이 보게 된다. 무비지의 성제(城制) 마지막 부분은 공심돈인데 이유경은 공심돈이 좋은 시설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배제되었던 공심돈을 화성에 설치하기 위해 의견을 개진한다. 하지만 상관인 수원유수 조심태의 반대로 공심돈의 실현은 어려움에 부딪힌다. 공심돈의 효과에 대해 두 사람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정조에게 보고가 된다. 다산이 금정찰방으로 좌천되어 내려간 이후에 일어난 사건으로 정조는 다산이 공심돈을 배제한…
프랑스 절대왕정 전성기를 이끈 루이 14세는 군대의 일사불란한 동작과 행진이 사회 통제와 질서 유지에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해서 1666년 1만8천여 명의 병사가 참가하는 호화스러운 열병식을 열었다. 당시 열병식은 프랑스 대혁명을 기념해 열리는 파리 열병식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현대적인 열병식은 18세기 경 프로이센에서 특유의 거위걸음과 함께 치러졌다. 이후 독일 제국, 바이마르 공화국을 거쳐 나치 독일이 세워진 이후에는 군국주의와 히틀러의 취향이었던 제복문화가 어우러져 승리의 선전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열병식은 나라의 군사력을 과시하는 행사다. 군인들이 한 몸처럼 움직이며 첨단무기를 공개해 힘의 실체를 과시, 군대에 대한 자부심과 위상을 높이는 측면이 있기에 군국주의, 전체주의 성향이 짙을수록 열병식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하다. 북한 중국 러시아가 대표적이다. 중국은 2015년 사상 최대 규모로 개최했다. 러시아도 같은 해 5월 2차 세계대전 승전 72주년 기념행사로 모스크바 크렘린 궁 앞 붉은 광장에서 열병식을 벌였다. 당시 열병식에 투입된 금액만 8억 루불(약 160억원)이었다고 발표 했다. 하지만 군사력에 있어서 세계최강이라는 미국의
올여름은 유난히 무더웠다. 매일 계속되는 폭염은 열대지방이 아니냐는 농담까지 나오고 아프리카에서 온 사람들조차 자기들 나라보다 더욱 덥다고 하니 무척 더운 것도 사실이나 연일 티브이에서 더위를 다투어 보도하니 무더위가 지나가지 않고 영원히 머물 것 같은 착각에서 더욱 힘들어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지난 8월 7일이 입추였으나 더위는 여전히 기승을 부렸다. 그러나 더위는 16일 말복 날을 기해서 슬그머니 꼬랑지를 내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재미있는 것은 그날이 지인들과 어울려 인제에 있는 만해 마을과 백담사를 다녀오기로 한날이었다. 다시 찾은 백담사는 여전히 평온한 가운데 잘 있었으며 사찰 앞을 지나는 개울에는 수없이 많은 돌탑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일행과 함께 백담사 경내를 걷는데 정말 시원하다 못해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데 감탄이 절로 나온다. “와! 오기를 잘했구나! 여기는 역시 뭐가 달라도 달라. 이렇게 시원한 바람을 만나다니…” 하면서 개중에는 바람이 닿는 팔뚝이나 볼을 비벼 대면서 마냥 좋다고 웃는 사람도 있었다. 내게도 이런 시원함을 언제 느꼈지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기는 했다. 백담사를 거쳐서 인제 시집박물관…
아침 /고은수 아쉬우면 메타세쿼이아 창밖에서 흔들리는 커다란 귀를 본다 모두가 떠나고 혼자 집에 남겨지는 일 슬프지 않다. 생각하려고 애썼다 말로 다할 수 없는 것은 이파리가 무성해 귓바퀴가 움직이기를 가다리고 있다 바람이 찾아온다면, 머뭇대는 고백 안쪽까지 서서히 열리는 동굴 초록이 난무해서 과오가 흘러나온다 이 아침 내 영혼은 조촐하다 모든 것은 용서받을 것이다 아쉬우면 메타세쿼이아 - 고은수 시집 ‘히아신스를 포기해’ 중에서 참으로 서정적인 시다. 아침은 우리에게 있어 신선함과 청량감을 느끼게 하는 시간이다. 시인은 아쉬운 마음이 있을 때마다 메타세쿼이아 생각한다. 메타세쿼이아는 중국이 원산으로 호수나 강가에 자라는 지구상에서 은행나무와 함께 가장 오래된 교목이다. 수형이 뚜렷하고 푸른 잎사귀가 무성해서 그 나무를 보면 왠지 위안을 갖게 되는 나무다. 혼자 있어도 흔들리는 그 나무를 보면 슬프거나 외롭지 않은 것이다. 시인은 조촐한 영혼 속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아침을 맞고 있는 것이다. /정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