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갖게 하는 것이 청소년 교육의 핵심이다.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 교육’은 정부에서도 교육 분야 핵심 국정 과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자신의 소질과 적성, 잠재력을 최대한 계발하고 그것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가슴이 뛰는 일이다. 그러다보니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꿈을 갖는 지도에 열을 올린다. 그런데 간혹 위험한 장면을 본다. 학교에서 선생님은 학생 지도를 하면서 꿈을 강요한다. 학생들과 대화하면서 꿈이 있냐고 묻는다. 그 중에 꿈이 없는 학생들이 제법 많다. 이때 선생님은 아직도 꿈이 없냐고 다그친다. 심지어 빨리 꿈을 정하라고 충고한다. 꿈이라는 목표를 정하는 것이 당장 해야 할 일이라고 채근한다. 꿈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꿈을 가진 사람은 어려움을 만나도 오히려 그것을 기회로 삼고, 최선을 다할 수 있다. 꿈은 가진 사람은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인류 역사도 결국 꿈을 가진 사람들이 만들어 왔다. 하지만 어른이 꿈을 정하라고 해서 품는 꿈은 허망한 것일 경우가 많다. 그것은 나의 고민도 없이 만들어진 멋있는(?) 미래의 일일뿐이다. 꿈이란 막연한 미래의 나의 모습이 아니다. 내가 도전해서 이루고…
터키는 ‘인류문명이 살아 있는 야외박물관’ 같은 나라다. 1만 년 전 구석기시대부터 그리스, 로마, 오스만제국에 이르기까지의 찬란한 유적과 유물이 터전인 아나톨리아 반도 곳곳에 산재해 있어서다. 그동안 이곳에서 셀주크·비잔틴·오스만제국 등이 역사를 일구고 명멸했다. 그중 오스만 제국은 1453년 ‘천년 제국’ 비잔티움의 수도이자, 크리스트교 문명을 대표하는 콘스탄티노플(지금의 이스탄불)을 정복했다. 1923년 지금의 터키공화국을 수립한 사람은 ‘국부’ 무스타파 케말이다. 그는 제일 먼저 언어 개혁을 단행했다. 오스만어에서 페르시아·아라비아 계통의 낱말을 몰아냈다. 터키어로 된 오르콘 비문과 위구르 경전을 연구하면서까지 지금의 언어를 정착시켰다. 아울러 정체된 터키를 이슬람 전통에서 벗어난 서구화된 나라로 만들기 위해 케말리즘이라는 천지개벽에 가까운 개혁도 추진했다. 정교 분리, 히잡 금지, 여성 참정권 등 탈(脫)이슬람적 ‘세속주의’가 그것이다. 하지만 근대화를 거치면서 이슬람주의와 세속주의가 충돌, 정국이 항상 불안 했다. 그리고 2003년부터 내리 세 차례 총리를 지냈으며 2014년 터키 최초의 직선 대통령에 당선된 에르도안이 장기집권에 들어가면서 갈등이
공자가 양식이 떨어져 한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제자 안회가 어렵게 쌀을 구해왔다. 공자가 부엌에서 밥솥뚜껑을 열고 한 움큼 먹고 있는 안회를 보게 됐다. 공자는 실망했다. 가장 믿은 제자였기 때문이다. 안회가 밥이 다 되었다고 하자 “방금 꿈 속에서 선친을 뵈었는데 밥이 되면 먼저 조상께 제사를 지내라고 하더구나.” 했다. 밥을 몰래 먹은 안회를 뉘우치게 하려는 의도였다. 안회는 무릎을 꿇고 “스승님! 이 밥으로는 제사를 지낼 수 없습니다. 뚜껑을 열 때 천장에서 흙덩이가 떨어져 드리자니 더럽고, 버리자니 아까워 제가 그 더러운 부분을 먹었습니다.” 공자는 안회를 잠시나마 의심한 것이 부끄러웠다.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눈과 머리를 믿었다. 그러나 이제 완전히 믿을 것이 못 되는구나. 너희는 보고 들은 것이 꼭 진실이 아닐 수도 있음을 명심하거라.”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의 하인이 세 시간 넘게 지각했다. 화가 난 타고르가 별렀다. 허겁지겁 달려 온 하인에게 타고르는 “당신은 해고야! 이제 이 집에서 나가!”. 그러자 하인은 “죄송합니다. 어…
천초(茜草) /조정권 초두 변에 서녘 西, 해질 무렵 풀 끝에 붉은색 비친다 해서 천초. 풀 끝에 더 뻗어가고 싶었던 붉은빛 거센 숨 있다 비장하다 천초는 뿌리까지 붉다 서리 깔리면 뿌리 속까지 붉다 땅속까지 환하게 붉다 - 조정권(1949~2017) 시인의 시집 ‘떠도는 몸들’ 중에서 비장하게, 천초는 풀 끝에 더 뻗어가고 싶었던 붉은빛 거센 숨을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뿌리까지 붉고, 서리가 깔리면 뿌리 속까지 붉어진다고 한다. 마침내 그 붉은빛이 땅속의 어둠을 몰아내고 환하게 불을 밝힌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의 붉은빛 초심(初心)은 어찌 되어가고 있는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 보다 더 나은 세계를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던 우리의 붉은빛은 어디로 갔나. 서리가 아니라 바람만 불어도 흔들리고 흩날리는 우리의 붉은빛은 아니었던가. 어쩌면 우리의 빛은 붉은빛이 아니라 이미 검은빛으로 변해있지는 않은가. /김명철 시인…
많은 사람들이 뇌가 크고 무거울수록 지능이 높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 두상이 크면 머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니다’ 라고 말한다. 뇌의 크기가 지능과 비례한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게 이유다. 실제 향유고래의 뇌 무게는 9천g으로 지구상의 모든 생물 중 가장 무겁다. 보통 성인의 뇌무게인 1천300~1천500g과 6배 가량 차이난다. 그러나 향유고래의 뇌는 인간과 비교 불가다. 10년 전 미국 듀크대의 고고인류학 연구팀은 현대인의 두뇌 크기가 2만년 전 인류보다 오히려 작아졌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표한 적이 있다. 네안데르탈인의 두개골을 조사한 결과 뇌 크기가 평균 150㏄(10%) 가량 작았다는 것. 그렇다면 현대인은 원시인보다 두뇌기능이 떨어질까. 이것 또한 아니다. 전문가들은 뇌 크기가 줄어드는 것은 “진화의 일부로서 초기 엄청난 덩치를 자랑했던 컴퓨터의 크기가 성능이 좋아지며 오히려 작아진 것과 같은 원리”라 설명한다. 천재라는 아인슈타인은 뇌 무게가 1천230g으로 보통 사람보다 오히려 작았다. 또 뇌 주름은 구조가 단순했고 길이도 짧았다. 반면 수리력과 연상력 등을 관장하는두정엽이 일반인보다 15% 가량 넓었으며,
요사이 모이면 경기침체, 청년실업, 북한 핵협상 등이 주요 화제가 된다. 서민 경제가 어렵고, 투자는 줄고, 취업이 어려운 경기침체 국면에 빠진 것 같다. 만일 이때 북핵의 위협이 없다면 외국인투자 유치, 다국적기업의 국내진출, 한·중·일·러의 동북아 시너지 효과 등으로 훨씬 좋은 상황을 맞을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필자는 경제부처 실무담당관으로서 1995년 9~12월 간 뉴욕에서 열린 대북 경수로지원협상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우리 측은 미국·일본·한국의 외교부 국장급과 KEDO 부장 4인이 공동수석 대표를 맡았고 북한 수석대표는 당시 외무성 참사인 리용호 였다. 그가 현재 북한의 외무상이다. 3개국과 국제기구가 모두 리용호의 공동 카운터파트인데도 그는 항상 미국 대표만 상대하고 다른 대표들에 대해서는 본체만체 했다. 북한은 경수로지원 뿐만 아니라 고압송전선·진입도로·항만건설 및 차관 상환기간 연장까지 요구하면서 떼를 썼다. 북한 대표 리용호는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수시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돌아왔다를 반복했다. 당시 39세인 리용호는 동북아평화와 번영을…
“2010년 5·24 조치(같은 해 3월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문책성 제재 차원에서 남북 교역을 전면 금지) 뒤에 관성처럼 수입업자들이 북한산 석탄을 계속 국내에 들여왔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방임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국내 한 언론이 지난 8월 11일 보도한 정부 관계자의 발언이다. 정부 관계자의 이 말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번 북한 석탄 문제의 근원도 따지고 보면 이명박근혜 정권이다. 그러니 억울하다” 이렇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정부 관계자의 이런 말이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발언이 사실일 때 여기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 발언 속에는 두 가지의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문제점은 바로 ‘남 탓’이다. 현 정권은 지금까지 모든 문제가 과거 보수 정권 10년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하는 듯한 주장을 계속해 왔다. 물론 과거 10년의 보수 정권들이 잘못한 일들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잘한 부분도 있을 수 있다. 잘못만 했는데 보수가 10년 동안 정권을 이끌었다면, 이는 국민, 유권자가 어리석었다는 소리밖에 되지 않는다…
말 못하는 새 /김재자 새 한 마리 산목련 우듬지에 앉아 흘러가는 구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가슴에 묻어 두었던 그리움 한 줌 아무도 모르게 살짝 펼쳐봅니다 굽이굽이 황톳길 따라 달려온 세월 안개 속에서 잠시 멈춰 봅니다 사랑과 이별, 기쁨과 슬픔, 외로움과 아픔 그동안 나를 흔들며 살아 온 기억들이 여울 되어 은하처럼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아픔마저 그리움이 되는 시간 산목련 우듬지가 바람에 흔들립니다 새 한 마리 아무 말 없이 이슬 같은 눈물 흘리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시라는 장르는 단 몇 줄의 행간으로 인샌의 길고 긴 한 삶을 엮어 나 갈 수 있으며 몇 개의 연으로 한 권의 소설과 몇 백 년 흘러온 역사를 담을 수 있다. ‘말 못하는 새’라는 14줄의 행간 속에 화자가 살아 온 인생이 오롯이 응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시에서 화자는 한 마리의 새가 되어 본인이 눈으로 보고 느끼며 살아 온 삶을 되돌아보며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 굽어진 황톳길을 달렸던 것으로 보아 한 사이클을 걸어 온 인간의 삶은 평탄하지 않다는 것을 비유화하였다. 그리고 수많은 바람이 화자를 흔들며 스쳐갔지만 운영이라 여기며 세상…
경기도가 내년부터 아파트나 대형 상가 등의 주차장을 외부에 무료 개방하면 연간 최대 5천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우려된다. 당초 우려대로 희망하는 아파트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7일까지 경기도가 수요조사에 나섰지만 주차장 무료 개방에 응하고 지원을 받겠다고 나선 시·군은 단 한 곳도 없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 관심을 보이기는 했으나 개방의사를 확실하게 밝힌 곳이 없었다고 한다. 경기도는 주차난 해소 방안의 일환으로 지난 4월 시행된 ‘경기도 주차장 무료개방 지원 조례’에 의거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주차장 무료 개방에 대해 광역지자체가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었다. 아파트는 물론 공공기관, 학교, 종교시설, 대형 상가도 지원 가능 대상이었다. 시장·군수가 시행하는 주차수급 실태조사에 따라 주차난이 심각하다고 인정되는 지역에 한해 주간 또는 야간에 주차장의 20면 이상을 아파트는 1년, 나머지는 2년간 무료 제공이 조건이다. 무료개방시간은 하루 7시간 이상, 한 주 35시간 이상이며 개방 구역은 외부인의 이용이 편리한 장소로 일반 주차구역과 구별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처럼 무료주차장 개방주체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것은 5천만원의 보조금을 받
올해 ‘밤빛 품은 성곽도시, 수원야행(夜行)’ 첫 번째 행사가 지난 10일과 11일 밤 수원 화성행궁 인근에서 열렸다. ‘행궁 그리고 골목길, 이야기 속을 걷다’가 주제다. 올해 두 번째 야행은 9월 7~8일 ‘수원화성, 아름다움을 보다’를 주제로 진행된다. 그러니까 첫 번째 야행은 성안 주민들의 삶의 터전에서 열린 것이고 두 번째는 세계문화유산 화성에서 개최되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둘을 함께 진행했는데 2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올해는 두 차례로 나눠 열리므로 9월 행사가 끝나봐야 관람객 수가 집계될 것이다. 지금 추세라면 아마도 지난해보다는 두배 이상 관람객이 찾아올 것이라고 예상된다. 이 행사는 문화재청이 주관하는 ‘문화재 야행’의 하나다. 뜨거운 한낮을 피해 밤에 수원 곳곳과 화성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하며 역사·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화성행궁·화령전, 수원전통문화관·수원한옥기술전시관·수원아이파크미술관·수원화성박물관 등 문화시설을 밤 11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화성행궁과 문화시설을 캔버스 삼아 빛으로 작품을 만드는 미디어아트(매체 예술)도 흥미로웠다. 화성어차, 수원화성 자전거 택시, 플라잉 수원 등 수원화성을 구석구석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