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참여는 대의제 민주주의 정부체제에서 국가의 주인인 국민들의 의사가 배제되거나 무시될지도 모르는 민주주의 제도의 한계를 보완하여 국민들의 의사를 직접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장치이다. 정부운영에 주민들이 직접참여하게 된다면 주민들의 책임의식도 높아지고,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 정부 입장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나 사업에 주민들의 지지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또 정책이나 사업의 집행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다. 그래서 그동안 정부는 정부의 운영에, 혹은 정책형성이나 집행과정에 주민이 직접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공청회, 주민의견 조사 등 필요한 경우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을 제도화하기도 하였으며, 보다 적극적으로는 주민들이 직접참여해서 지방정부 예산을 편성하는 주민참여예산제도를 도입하기도 하였다. 현 문재인 정부 들어서 청와대에 국민청원 등이 부각되면서 주민참여가 국정운영에서 크게 강조되고 있으며, 실제로 국정과제인 지방분권의 주요 내용 중의 하나로도 추진하고 있다. 주민참여의 확대를 통하여 예전보다 주민들의 의사가 적극적으로 정부가 하는 일에 반영되기를 바라는 것이라 하겠다. 이와 같이 주민참여가 강조되고
순간 /김종경 삵이 다가오자 물 밑의 세밀한 근육들부터 파르르 떨렸고 오리와 두루미들이 먼저 시퍼렇게 질려 날아갔다 그 하늘 흔들리던 구름에 깜짝 놀란 피라미 새끼들 한 방향으로 몸을 쓰러뜨려 일제히 발광하는 눈부신 오후 - 시집 ‘기우뚱, 날다’ 김종경 시인은 시인이자 언론인이며 프로패셔널한 사진작가이다. 몇 달 전 그의 <독수리의 꿈> 사진전을 보고 경탄해마지 않았던 적이 있다. 독수리의 웅혼한 기상을 다양한 앵글로 포착한 그 집념과 예술적 안목에 새삼 고개 숙이지 않을 수 없었다. 한 장면의 피사체를 찍기 위한 피나는 고투를 짐작하건대 시 속의 저러한 풍경도 필시 같은 맥락의 투철한 과정 중에 획득한 것이리라. 독자에게는 시 속에 드러나는 저러한 눈부신 오후와 함께 거기에 집중하고 있는 시인의 올곧은 예술혼은 물론 대상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겹쳐 떠오른다. 그러므로 물 밑의 세밀한 근육을 볼 수 있고, 시퍼렇게 질린 오리와 두루미에 마음 켕기고, 흔들리는 구름에 놀란 피라미 새끼가 빛을 발하는 어떤 눈부신 오후를 순간적으로 포착하게 되는 것이다. 사진과 시를 넘나드는 시인의 예술혼에 갈채를 보낸다. /이정원 시인
원래 우리 동네는 산 좋고 물 좋기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거기에 더해서 인심 또한 좋기로 소문난 곳이었다. 아전인수라고 해도 할 말 없다만 대한민국에서 제일 살기 좋은 곳이라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었다. 그런 곳이 다름 아닌 자랑스러운 내 고장 가평이란 곳이다. 관내 설악면에는 정감록에 십승지지로 올려져 있는 소설촌(小雪村: 현 설곡리)이란 곳이 있으며 그것을 보더라도 우리 지역의 청정 이미지는 달리 설명이 필요치 않으리라. 그러한 가평군에 지방자치제도가 도입이 되고는 예전에는 겪지 않았던 황당한 일들을 연이어 겪는 수모는 지역 주민으로서 암담하기도 했고 지인들이 물어 오면 창피하기도 했다. 연이어 비리에 연루되어 보궐선거를 하는 것도 그렇고 티브이에 좋지 않은 일로 지역이 거론되고 지역 수장들이 영어의 몸이 되는 것은 지역 발전에도 전혀 보탬이 되는 일이 아니었으며 어린아이 교육에도 어른들의 부끄러눈 모습만 보여주는 일이 되었다. 그러한 일들은 알고 보면 이곳에서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선거와 연관이 있고 더 들어 가보면 선거 자금 조달에서 문제가 생기다 보니 당선 후에도 휘달리는 것은 물론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원치 않는 일을 해야 하는 상황도 생
지난해 5월 16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1호 지시로 국가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업무지시했다. 국민들도 기대하며 환호했다. 이에 부응하여 부처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일자리상황판을 너도나도 만들었다. 모든 부처의 일자리 정책을 총괄하고 문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아 일자리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일자리위원회 설치 1년이 지난 지금 일자리 상황은 오히려 악화됐다는 게 중론이다. 실업률과 청년실업률 그리고 비정규직 비중 등 지표상으로 모든 부분에 걸쳐 악화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상위권 대학들의 취업률이 70%대에 이른다지만 이는 대학원진학을 취업으로 잡은 통계수치일 뿐이다. 대학원을 공기업이나 로스쿨, 각종 고시 등을 준비하기 위한 도피처로 활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지만 이를 취업으로 본다. 지난 2016년 서울대의 공식 취업률은 70.6%였지만 실제 취업률은 41.5%에 그쳤다. 졸업생 가운데 진학자가 1천명이 넘었기 때문이다. 고려대도 공식 취업률은 73.8%였지만 약 900명에 달하는 진학자를 제외한 실제 취업률은 54.6%다. 성균관대와 한양대도 공식 취업률은 70%이지만 실제 취업률은…
본란은 그동안 몇 차례 119 소방대원들의 고충을 소개하면서 국가가 처우를 개선해주고 시민들의 의식 또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휴대폰을 찾아달라거나 막힌 변기를 뚫어 달라, 술에 취했으니 집에 데려다 달라는 등 황당한 내용들이다. 소방관이 난색을 표하면 악성 민원인들의 주 무기인 ‘국민의 혈세’를 운운하거나 욕설을 퍼붓는 사람들도 있단다. 어처구니없는 신고전화로 인해 가뜩이나 바쁜 119 구조·구급대원들이 겪는 스트레스는 엄청나다. 또 이로 인해 정작 위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119는 아무 부탁이나 들어주는 곳이 아니다. ‘긴급전화’다. 도 재난안전 본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수도관 동파로 발생한 누수를 처리하느라 30여분 후 관내에서 난 화재현장에 펌프차가 지연 도착했다고 한다. 또 지난해엔 비둘기 사체를 처리하느라 화재 출동인력이 부족해 애를 먹기도 했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도 재난안전본부는 지난 3월 생활안전 분야 요청사항 출동기준을 마련, 시행에 들어갔다. 신고자의 위험 정도를 ▲긴급 ▲잠재적 긴급 ▲비긴급 등 3가지로 판단해 출동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긴급 신고는 119의 도움을 받을 수 없
모든 사람이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것을 자주(自主)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하면 자신의 삶을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부부는 사랑하는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에 부담이 없고, 어린 아이는 저마다 장래의 꿈을 마음껏 꿈꾸고, 청년은 사회구성원으로 소외되지 않고 참여하고, 장년은 우리사회의 중심으로 품격 있는 역할을 감당하고, 어르신은 삶의 다양한 경험과 지혜를 나누는 선배시민으로 저마다의 사회적 역할이 의미가 있는 삶이 되는 것…. 사람이 사람답게 저마다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기 위해 우리사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촘촘한 사회복지정책으로 사회복지서비스의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요람에서 무덤까지 다양한 수당으로, 보편적 사회복지서비스를 통해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서비스가 전달되면 가능할까요. 수년전 단역 여배우의 자살사건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미투(metoo)운동과 연계되어 다시 조명되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여러 가지 사회문제가 얽혀있겠지만, 여자배우를 배우로 생각하지 않고 성적(性的)도구로 생각한 결과는 아닐까요. 사람을 사람답게 생각하지 않는 우리 사회의 그늘이 씁쓸하고, 슬프게만 느껴집니다. 대부분
요즘 아이들에게 장래 희망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연예인 또는 프로 스포츠선수라는 대답이 많이 나온다고 한다. 그리고 건물주가 되는 것, 재벌 부모를 두는 것이라는 대답도 유머 형태로 표출된다. 모두 많은 연봉이나 소득을 얻는 사람들이다. 장래에 풍족하게 살고 싶다는 희망이 나타난 것이라 보여진다. 각 분야 상위 1%에 속하는 슈퍼스타들의 연봉을 알아보니 2016년 기준 프로 스포츠선수는 7.6억원, 가수는 42.6억원, 배우는 20.8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 근로소득자의 연봉 2.4억원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다. 그런데 이들 슈퍼스타 상위 1%의 소득이 너무 높고, 또 이들 고소득자가 해당 분야 전체 소득의 50% 이상을 가져가는 독식현상을 보인다고 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이가 많다. 상위 1%의 평균 소득이 나머지 99%의 평균소득보다 100배 이상 높다는 것은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승자독식(winner takes it all)’ 또는 ‘슈퍼스타의 경제학(Economics of Superstars)’이라고 부르는 전문 용어도 생겼다. 이처럼 개인간 소득이 큰 격차를 보이는…
도반(道伴) /이상국 비는 오다 그치고 가을이 나그네처럼 지나간다 나도 한때는 시냇물처럼 바빴으나 누구에게서 문자도 한 통 없는 날 조금은 세상에게 삐친 나를 데리고 동네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사준다 양파 접시 옆에 묵은 춘장을 앉혀놓고 저나 나나 이만한 게 어디냐고 무덤덤하게 마주 앉는다 사랑하는 것들은 멀리 있고 밥보다는 짜장면에 끌리는 날 그래도 나에게는 내가 있어 동네 중국집 데리고 가 짜장면을 시켜준다 - ‘미네르바 2017년 겨울호’ 아무도 말을 걸어오지 않은 날이 있어 참으로 조용할 때가 있다. 우리의 일상에서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카톡음, 문자 메시지, 이제는 뒤로 밀린 듯 간혹 울리게 되는 전화음이 한 번도 울리지 않을 때가 있다.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도를 대변하듯 울려대던 그 음들은 때로 피하고 싶은 소음이다. 하지만 들려오지 않으면 내가 잠시 소외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껏 시냇물처럼 쉬지 않고 달려왔던 날들을 떠올려보기도 하고, 세상에게 잠시 삐쳐보기도 하고, 그 공허감이 클수록 나는 나를 더욱 위로하고 싶어진다. 내가 나를 데리고 가 먹고 싶은 것을 먹으며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나에 대한 소중함,
시품출어인품(詩品出於人品). “말은 곧 말한 이의 인격 그 자체”라는 의미다. 좋은 말을 하는 이는 선하게 보이고, 나쁜 말을 하는 이는 악하게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쉽지 않다. 정치인이 되면 더욱 그렇다. 1789년 프랑스 혁명 때 급진 공화파를 이끈 자크 에베르라는 선동가형 정치인이 있었다. 그는 중하층 시민들을 혁명에 가담시키기 위해 글을 ‘무기’로 삼았다. 그리고 두 가지 글쓰기 원칙을 세웠다. 첫 문장을 막말과 욕설로 시작하고, 중하층 시민들도 별 어려움 없이 신문을 읽을 수 있도록 쉬운 단어와 단문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의 시도는 적중했다. 후세 문예 비평가 들은 “거친 말들은 주위를 환기시켰고, 선동적인 단문은 대중을 파고들었다”고 평가했다. 그의 단문체는 이후 정치 선동 선전 글의 대표적 형식이 됐다. ‘막말 정치’의 대가라는 별명을 얻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때 에베르를 연구 했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 뒤 트럼프의 ‘막말 정치’는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고도로 기획된 ‘전략’의 일환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것은 아니겠지만, 우리 정치인 중 유독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막말 사례는 다른 정치인에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스승을 존경하는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시작된 날이지만 학교현장에서는 교사들에게 이날처럼 부담스런 날이 없다. 학생들이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카네이션조차도 부정청탁이 될 수 있어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후 두 번째 맞는 ‘스승의 날’이지만 아직도 꽃과 선물에 대한 논란도 많다. 담임교사·교과 담당교사에게는 꽃조차 선물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상급학교로 진학한 이후나 졸업한 경우에는 직무 관련성이 없으므로 꽃과 선물(100만원 이하)을 허용한다. 또 현재 담임교사·교과담당 교사가 아니고 선물하는 시점에 지도·평가·감독 관계가 없는 교사에게는 5만원(농수산물 10만원) 이하의 선물을 할 수 있다. 손으로 쓴 편지와 카드 선물도 마찬가지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공식적으로 답을 한 적은 없지만 편지와 카드도 비싼 것을 고르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다는 입장이다. 얼마짜리는 되고, 얼마짜리는 안 된다고 일일이 규정하기보다는 ‘학생대표 등의 공개적 카네이션 선물만 가능하다’는 원칙만 고수하고 있다. 헷갈릴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러니 상당수 초등학교는 이미 지난주 가정통신문에서 ‘김영란법에 따라 담임교사에게는 일체의 꽃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