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산시가 개최한 행사에서 ‘의전’ 문제가 행사의 본질을 훼손시키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시민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오산시가 강조하는 의전행사 ‘약식화’가 현재 오산시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1일 개최된 오산천 두 바퀴 축제와 5일 맑음터 공원에서 치러진 어린이날 축제 한마당 행사에서 보여준 시의 의전중심 행사는 시민들의 공분만 가져왔다. 특히 지난 5일 어린이날 축제 한마당 행사에서는 오산시가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어린이들의 놀 권리를 증진하고 건강한 놀이문화를 확산시킨다는 행사 취지와 달리 메인무대 앞에 내빈석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시민들과 어린이들의 접근을 철저히 통제했는데, 이 모습을 지켜보며 시가 본래 행사의 취지와 목적이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알고 싶다. 이것도 모자라 단상에 올라 자기소개가 끝났다고 본 행사에 들어가기도 전에 객석의 박수만 받고 옆 사람에게 꾸뻑 꾸뻑 인사하고 훌쩍 자리를 떠버리는 사람들을 보노라니 얼굴이 화끈거린다. 일부 시민들은 이와 같은 일들이 행사의 본래 취지와 목적을 크게 훼손하는 행동들이라며 “행사장에 모인 시민들을 자신들 낯내기
역사적일 수밖에 없는 4·27 판문점선언,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환영할 것이다. 정식 명칭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연내 종전선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정상회담, 남북 경제협력 등이 담겼다. 그러나 아직 각론은 거론조차 안 되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물론 정부는 벌써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대북확성기 철거와 북한에 나무심기 계획이 발표되었다. 북한도 대남확성기 철거와 핵실험장 폐쇄, 남북 시간통일 등을 내놓았다. 선언의 구체적인 추진은 결국 북미회담을 지켜봐야 윤곽이 드러날텐데도 논란은 이미 시작되었다. 문정인 특보의 미군철수 가능성 언급과 뉴욕타임즈의 미군감축 검토 보도가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화협정과 미군주둔은 별개이며 미군주둔은 한미동맹에 따른 문제일 뿐이라고 했다. 미 국방부도 미군감축 검토를 부인하였다. 그런데 미군철수를 문특보가 주장했는지, 트럼트가 지시했는지는 문제가 아니다. 만약 완전한 한반도의 비핵화가 이룩되고 남북미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당연히 남한에 미군이 주둔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되어야 한다. 미국이 여전히 유럽이나 일본처럼 미군이…
목련이 피었는데 죄나 지을까 /손현숙 하필이면 당신 방 창문 앞에 펑, 폭탄처럼 귀신처럼 허공을 말아 쥐는 나의 몰입 그것은 유혹이 아니라 발정이다 얌전하게 입술 다물어 발음하는 봄 따위, 난간 위를 걷는 고양이 걸음으로 한바탕 미치면 미치는 거다, 뭐 오늘이 세상 끝나는 날이다 몸을 열어 한순간에 숨통 끊어져라 하얗게 할퀴는 꽃, 곱게 미쳐서 맨발로 뛰어내리는데 모가지가 허공에 줄을 맨다 - 손현숙 시집 ‘일부의 사생활’ 중에서 안에서는 조르고 밖에서는 누르고 옆에서는 쥐어짜는 요즘 같은 때, 펑, 터질 만한 게 없나.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뭐, 라고는 하지만 마음과 몸이 따로 놀아 몸이 하는 일을 마음이 언짢아하고 마음이 가는 곳을 몸이 부랴부랴 막아서는 요즘 같은 때, 펑, 터질 만한 게 없나. 금이 간 생활을 머리로 틀어막아도 깨진 관계를 가슴으로 접착하여도 대책이 없는 요즘 같은 때, 펑, 터질 만한 게 없나. 이럴 때에는 지금, 잠시 눈을 돌려 창 밖을 보자. 그러면 목련이 펑, 피어있을 것이다. 숨통이 끊어져라 당신의 가슴을 하얗게 할퀴는 목련이 피어있을 것이다. 되지도 않을 일은 팽개쳐두고 목련처럼 몸과 마음을 열어 &l
지난 5일 발생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 대한 폭행 사건으로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협상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자유한국당은 김성태 원내대표의 단식투쟁 닷새째인 7일 오후 국회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개최하고, 더불어민주당에 ‘조건 없는 특검 수용’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특검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김 원내대표의 단식투쟁과 천막농성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또 지난 5일 발생한 김 원내대표에 대한 기습폭행 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경기지역 의원들은 김 원내대표를 지원하기 위해 24시간 릴레이 단식투쟁에 동참한다. 자유한국당은 이번 사건을 ‘정치 테러’로 규정하고, 바른미래당도 심각한 민주주의 파괴라고 반발했지만, 여당은 우발적 사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야당에 국회 정상화를 촉구했다. 이래저래 국회가 공전하면서 산적한 민생현안들이 뒷전에 밀리고 있다. 한반도 정세는 훈풍이 불고 있지만 국회는 아직도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대타협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 한심할 뿐이다. 이러한 가운데 바른미래당도 드루킹 특검도입에 공조하고 나서 주목된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지난 6일 “민주당은 조건 없이 (드루킹 특검을) 수용해야 한
공무원들은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 때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 왜냐하면 선거를 통해 당선된 단체장들이 자신의 인사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력한 후보자를 향해 물밑 줄서기를 하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 후보들의 출신학교 동문이나 고향사람끼리 뭉쳐 밀어주는 일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일부는 이를 넘어 자신의 개인조직과 인맥까지 동원해 선거에 적극 개입한다. 이렇게 당선된 단체장은 그들을 외면하기가 힘들다. 보은인사로 이어지는 일이 흔하다는 것이 공무원들의 인식이다. 물론 공무원들의 지원을 거부하는 후보들도 있긴 하다. 단 한 표가 아쉬운 박빙의 선거 상황에서 이를 거부하기가 결코 쉽지 않으나 지방자치의 정착과, 올바른 시정·도정 운영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소신이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당선 가능한 유력후보와의 연결고리를 찾아다니는 공무원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영진(민주당·수원 병) 의원이 공개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무원 선거법 위반행위 조치현황’ 자료에도 나타난다. 이 자료를 보면 전기한 것처럼 공무원들의 선거법 위반행위가 대선이나 총선보다 지방선거 때 더 많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때 공무원 선거법
수원화성의 4대문 앞에는 모두 옹성이 설치되어 있다. 4개의 옹성은 남북이 비슷하고 동서가 비슷하다고 화성성역의궤에 기록되어 있으나 각기 건축과정이 달라 세부적으로는 차이점이 많이 발견된다. 북옹성은 1차 공사의 막바지인 1794년 10월 20일에 공사를 시작하여 겨울을 지나 다음 해 을묘년(1795) 2월 27일 완성되어 4개월이나 소요된다. 반면에 을묘년 행차가 끝나고 시작된 남옹성은 1개월, 옹성문이 없는 동서옹성은 8일 만에 공사가 완성된다. 뿐만 아니라 벽돌 공사는 물을 사용하여야 하는데 한겨울을 물이 얼어 제대로 공사가 진행되지 않았고 치명적 하자가 있는 옹성으로 만들어진다. 이렇게 원설계자인 정약용이 배제된 상태에서 급하게 만들어진 북옹성은 여러 문제를 지니게 된다. 첫째, 홍예석 사용문제다. 화공(火攻)에 강한 벽돌 옹성을 만들고도 가장 취약한 문의 홍예 재료를 돌로 만든다. 둘째, 적루를 설치하지 않은 문제다. 정약용의 설계에는 대문의 좌우에 적대를 설치하고 그 위에 적루를 계획하고 옹성 위에는 설치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러나 공사실무자들은 다산의 계획과 반대로 적대의 적루 2개를 생략하는 대신 옹성 위에 적루를 계획한다. 하지만 화성 공사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오는 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다. 2015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지 2년 반 만이다. 북한 비핵화·한반도 평화 문제가 공통의 관심사로 부각된 시점에서 열리기 때문에 여기에 쏠리는 국제사회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다. 청와대는 이번 회의에 앞서 의제로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설명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3국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반도 비핵화의 당사자 국은 남·북·미 3자이지만 비핵화를 넘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제도화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일본의 역할은 크고 협력은 필수적이다. 이런 의미로 정상회의는 비핵화·평화 프로세스에서 3국 간 실질협력의 발전 방안을 중점 협의하는 장이어야 한다. 예전만 같지 않다고 하지만 ‘혈맹’인 북·중 관계에 비춰 중국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종국적으로 이행하도록 추동해야 할 중심 국가이다. 판문점 선언에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전환 추진을 천명하며 명기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문구 때문에 ‘종전선언 차이나 패싱’ 우려도 중국에선 고개를 들고 있다.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일 방북, 중국 역할을 재
지난달 27일 남북정상이 함께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 이후 한반도엔 화창한 봄기운이 감돌고 있다. 문재인-김정은 두 정상이 손을 잡고 판문점의 군사분계선을 오르내리고, 예전부터 잘 알고 지낸 사이인 듯 다정하게 도보다리에서 오랫동안 대화하는 장면은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인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감동을 줬다. 이 장면은 전 세계 언론사들의 톱뉴스로 전해졌다. 이번 판문점 선언으로 한반도의 완전 비핵화와 상호 적대적 행위 중단, 이로 인한 평화정착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실제로 국내 여론조사 기관들의 여론조사 결과도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 결과 88.7%가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부정적 평가는 8.0%에 그쳤다. 이로 인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86%까지 치솟았다. 좀 더 상세하게 살펴보자. 국민들이 생각하는 이번 회담의 성과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35.1%), ‘올해 종전선언과 항구적 평화를 위한 다자회담 추진’(27.0%), ‘적대행위 중지, 비무장 지대의 평화지대 전환’(11.0%) 등이다. 한마디로 전쟁 없는 한반도에 대한 갈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군사분계선 일대의 대북·
마음 저편에 묻어 두었다가 5월이면 더 생각난다.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더 고맙고 감사한 마음 저리는 말이 어머니이다. 자신도 모르게 자식들에게 하고 있는 행동을 보면 언젠가 경험한 익숙한 모습을 발견 한다. 그건 젊은 시절의 내 어머니의 모습이다. 부모 노릇도 학습이 되어지나 보다. 자손 귀한 집안으로 시집와서 내리 딸만 4명를 낳으면서도 어머니는 돌아서 또 아이를 낳을 결심을 했다. 결국 아들 2명을 더 낳아 우리집은 4녀 2남이 되었다. 아버지는 자식들 교육에 힘쓰고 솜씨 좋은 어머니는 하루종일 쉬지 않고 아롱다롱이 자식들 건강을 보살폈다. 자존심 강하고 섬세한 딸들의 요구를 하나씩 채워주면서도 아침에 눈떠보면 어머니가 밤새 뜬 빨간 털실 쇼파 커버로 거실은 변해 있었다. 겨울에 만두를 한소쿠리 가득 만들어 쪄서 얼리는 모습을 보면 왜 그렇게 많이 만드냐고 짜증을 내었지만 결국 그 만두는 찌고 튀기고 끓여서 우리 형제의 간식이 되었다. 그래도 큰딸 만큼 대접도 못받고 동생들에게 양보해야 나는 언제나 혼자 자신을 챙긴다고 생각했다. 어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하기에는 어머니는 늘 바빴고 저 멀리 있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시절 밤새워 그림을 그리면
첫 만남 /정홍도 쇠사슬 보다 질긴 분단의 끈 끊어질 잊을 수 없어 옹이로 남은 상흔도 삭아 내릴 그 때가 익어 가는가! 비무장지대 풀꽃과 노루조차 봄날을 염원하는데 하나 되기를 우리 모두 하나 되자는 아리랑의 선율 지난밤 꿈속에서도 뭉클함을 어쩌라고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검은 구름 거두어지는가! 첫 만남인데도 막힌 물고가 터질 듯 코끝 찡한… 분단 65년 민족의 恨, 부둥켜안고 웃고 울어도 좋을 판문점 선언아 뒷걸음하기 없기를… 나는 보았네! 평화와 번영을 약속한 역사의 징표 될 53년생 반송 한 그루 한라 백두의 흙살을 덮고 한강 대동강 물에 목을 축인 나는 들었네 하늘에서 내려온 듯 푸른 색깔 도보다리 그림자도 간적 없는 그 다리에 앉아 서로 나눈 새만 듣고 바람만아는 봄볕 속 밀어 나는 들었네! 겨레의 번영과 행복으로 가는 길, 서로 묻는 소리 참 경이로운 모습과 경이로운 얼굴을 만난다.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는 로봇이 등장하는 시대가 왔으니 인간의 삶 속에 어디 놀라운 일이 있다지만 분단 상황에 있는 한반도의 악수는 더 놀랍고 종일 먹먹한 가슴으로 꿈인가 싶다. 사람이 넘어서는 높은 장대도 아니고 먼 길도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