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자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괌 인근을 목표로 화성 12형을 발사하겠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트럼프가 “괌을 공격하면 보지 못한 일을 겪게 될 것”이라고 하자, 김 위원장은 “미국의 크리스마스를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응수했다. 트럼프는 일본의 아베 총리에게 “북한의 건국기념일인 9월 9일에 북한을 공습하겠다”고까지 했다. 이렇게 북미간에 말폭탄을 쏟아 붓던 때가 불과 몇 달 전이다. 그러나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이 잠정 중단된 사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잇달아 약속되었고, 북·중, 북·일, 북·러 정상회담이 열렸거나 추진 중이다. 정치적 입장에 따라 다양한 예측과 각론에 대한 찬반 의견이 나온다. 물론 다양한 견해는 대외관계에서 당연하고 또 필요하기도 하다. 다만 그런 의견들은 끊임없는 토론을 거쳐 청와대와 외교실무자들에게 전달되어야 한다. 특히 국내정치와 국제문제는 구분해서 접근해야 한다. 우리는
환장 /장인수 순대집 아저씨가 돼지의 긴 내장을 뒤집어 내용물을 채운다 환장이라는 말을 떠올린다 환장하겠네 연애하고 싶어서 환장했네 놀고 싶어서 환장했네 내장이 뒤집힐 정도로 미쳐버릴 것 같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살면서 환장할 일이 많으면 좋은 것인가 선지가 잔뜩 들어간 맛있는 순대를 먹으면서 환장이라는 말을 떠올린다 환장하겠네 좀 더 멋지게 살고 싶어라 - 시와 문화 / 2017년 여름호 정말로 환장할 노릇입니다. 국정농단으로 나라꼴을 개판으로 만든 일파들도 그렇고 법조계에 이어 학계, 문화예술계, 종교계에 이르기까지 전 방위적으로 자행되어온 이 나라 꼰대들의 비틀린 성의식에 창자가 뒤집힐 지경입니다. 돼지는 제 가장 소중한 소화기관을 뒤집어 인간들에게 맛이라도 제공하지만 우리 인간 사회에서의 뒤집힌 내장은 독한 알코올만을 들이붓게 하는군요. 시인은 연애하고 싶고 놀고 싶어 환장하겠다고 했지만 세상사가 다 그렇듯이 살면서 환장할 일이 많으면 좋은 것일까,란 자조 섞인 질문으로 살짝 비틀어봅니다. 이 봄엔 환장하게 멋진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얼마 전 끝난 동계 올림픽에서 갈릭 걸스의 짜릿한 승승장구가 그렇고 배추보이의 스토리가 그렇고 남북단일팀의 끈끈
‘술은 온갖 병의 뿌리’라는 속담이 있다. 반면 ‘술은 모든 약의 우두머리’라는 말도 있다. 술은 어떻게 마시느냐에 따라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한다는 뜻이다. 마시면 취해 실수 하지만, 먹는 과정엔 갖추어야 할 예절이 있는 것 또한 술이다. 이를 두고 선현들은 술에도 도(道)가 있다고 설파 했다. 나라마다 독특한 술 문화가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서양 사람들의 술 문화는 자기 술잔에 알아서 따라 마시는 자작(自酌)문화. 중국은 잔을 마주쳐 건배하는 대작(對酌)문화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술을 주고받는 수작(酬酌)문화다. 술을 주고받는다 해서 술잔을 맞바꿔 가며 마신 것은 아니다. 각자의 잔에다 술을 따라 주는 것이다. 수작(酬酌)은 또 다른 한자어로 수작(酬酢)이라고 쓴다. 수(酬)는 주인이 손님에게 술을 따라 주는 것이고, 작(酢)은 답례로 손님이 주인에게 따르는 것이다. 그러니까 수작은 주인과 손님 사이에 술을 권커니 자커니 하며 정다운 대화를 이어 가는 것을 말한다. 이런 뜻의 수작이 “허튼 수작 부리지 마!” 라는 표현처럼 ‘어떤 의도를 가지고 무슨 일을 꾸민다는 의미’로 자주 쓰여 술자리에서의 사용은 점점 사라지고 있으나 ‘
공직자와 정치인들의 재산공개 결과를 바라보는 서민들의 시각은 씁쓸하다. 물가가 올라 장보기가 두렵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대부분의 국민들은 공직자들의 재산증가가 달갑지 않다. 경기도공직자윤리위원회에 의하면 최근 공개한 9명의 공직유관단체기관장과 423명 시·군의원 중 64%(277명)의 재산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8천88만원이나 증가했다고 한다. 결혼으로 인해 남편 재산을 등록하다 보니 54억 이상 재산이 증가한 기초의회 의원도 있다. 이번 공개된 공직자들의 평균 재산은 9억9천256만원이었다. 재산이 가장 많은 공직자는 경기도 모 산하 단체장으로 129억원이나 됐으며 99억9천900만원, 96억6천500만원을 신고한 기초의원도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보다 3억 원 가량 늘어 18억2천여 만 원을 신고했다. 청와대 참모진의 평균 재산도 19억7천여 만 원이나 된다. 장하성 정책실장은 93억1천여 만 원을 신고해 청와대에서 가장 재산이 많았으며 수석비서관 급에서는 조국 민정수석이 49억8천여 만 원이다. 그 외 고위공직자로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64억7천여 만 원, 서훈 국정원장은 36억5천여 만 원의 재산 내역을 신고했다. 자본주의 국
수원에 거주하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안점순 할머니가 지난 30일 90세로 한 많았던 세상을 떠났다. 먼저 암울한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통한의 세월을 살다 가신 안 할머니의 명복을 빈다. 할머니의 별세로 생존자는 이제 29명밖에 남지 않았다. 올해 들어 석 달 사이에만 세분이 유명을 달리했다. 지난 1991년 8월 김학순 할머니가 용기를 내 국내 최초로 위안부 피해를 증언했다. 이후 공식적으로 239명이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돼 있었는데 이제 29명만 생존해 있는 것이다. 이날 세상을 떠난 안점순 할머니의 일생은 참으로 기구했다. 열네 살이란 어린 나이에 서울에서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중국 내몽골로 추정으로 추정되는 ‘모래만 보이는 곳’에서 해방될 때까지 3년간 끔찍한 성노예 생활을 해야 했다. 해방 후엔 북경에 8개월간 머물렀다가 다음해에 돌아왔다. 귀향 후 4개월여를 앓아누워 있다가 어머니의 지극한 정성으로 회복됐지만 그 끔직한 기억 때문에 혼인을 하지 않고 독신으로 살아왔다. 그러다가 1990년경 조카와 함께 수원으로 이사했고 1993년 조카딸이 피해 사실을 신고함으로써 피해자로 등록됐다. 이후 안 할머니는 다시는 역사의 뒤안길로 숨지 않았다. 적
종종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음모론을 이야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음모론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가 크게 떠오르고 가장 활발했던 때는 1990년대 후반이다. 그 음모론의 대표주자가 바로 ‘엑스파일’이다. 드라마까지 아우른 이 영화는 다소 미스터리함과 다양한 장르를 끌고 온 음모론이라면 좀 더 실제 있었던 사건을 음모론으로 가져온 영화도 있다. ‘컨스피러시’다. ‘리쎌웨폰’ 시리즈의 ‘리처드 도너’와 ‘멜깁슨’이 다시 호흠을 맞추고 ‘줄리아 로버츠’가 함께한 영화이다. 택시기사인 ‘제리’는 언제나 불안에 쌓여 있는데 이는 바로 정부의 음모이론 때문이다. 그가 변호사인 ‘엘리스’를 만나게 되고 의문의 인물에게 쫒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전형적인 음모이론이 총출동하면서 전개되는 재미있는 작품이다. 음모이론은 국내영화도 있다. 바로 황정민이 출연하는 ‘모비딕’이다. 민간인 사찰 등 정부의 음모를 다룬 상당히 한국스러운 한국적인 음모이론 영화다. 음모론이란 사회
못 /박준길 못을 박아도 말이 없는 벽 세포와 세포 사이를 벌리고 제 몸을 내어주는 생을 다하도록 빈 공간을 만들어 준다 서로의 힘을 가슴에 밀착시켜 못을 탓하는 망치의 두드림 망치를 탓하는 손의 움직임 밀어 내지도 못하고 제살을 묶는다 말없는 벽은 못을 뽑지 않는 한 함께 가야할 너와 나의 상처 벽은 뜨겁게 껴않는다 못이 벽을 뚫는 게 아니라 벽은 못을 받아들이는 것 시인은 마음에 받은 상처를 넘어 사물의 시점과 이를 형상화시켜서 자족하며 그 축에서 찾는다. 언어라는 공간에서 또는 일상화와 탈일상화 충격 점에서 시인의 눈을 응시한다. 높고 낮은 소리에서 천둥소리를 듣고 만물이 소생하는 자연의 질서에 일어나는 메시지가 오늘 간헐적으로 들리게 하는 시다. 일상적으로 균형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시절에서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누구인가에게는 말을 해야 하고, 부담을 주어야 하고, 대화를 가지며, 이해와 설득을 해야 한다. 늘 서투른 자아에서 이데아에 이르기까지 마음의 갈등은 그래서 한바탕 요동을 친다. 시대는 빠르게 왔고 일상화된 톡에서 피어나는 소리 또한 소음이 된다. 희망차고 맑은 마음으로 지나가던 날, 봄의 정령들이 인사
“꽃무더기 세상을 삽니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세상은 오만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자기가 제일인 양/ 활짝들 피었답니다/ 정말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중략) 눈이 짓무르도록/ 이 봄을 느끼며/ 가슴 터지도록/ 이 봄을 즐기며/ 두 발 부르트도록/ 꽃길 걸어 볼 랍니다/ 내일도 내 것이 아닌데/ 내년 봄은 너무 멀지요/ 오늘 이 봄을 사랑합니다/ 오늘 곁에 있는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4월이 문을 엽니다 ” 이해인 수녀의 ‘4월의 시’다. 아무리 혹한이라도 봄을 이기는 겨울은 없다고 했던가? 4월의 시가 더욱 실감나는 계절의 초입으로 접어들었다. 이맘때면 어딜 둘러보아도 눈에 띠는 꽃이 있다. 박목월시인은 이러한 정경을 다음과 같이 읊었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중략)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김순애는 여기에 곡을 붙여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국민 가곡 ‘4월의 노래’를 지었다. 4월은 이처럼 봄의 길목이기도 하지만 4·19, 세월호참사 등 현대사의 굵직한 아픔이 점철되어 있어
매섭게 추웠던 지난 겨울 봄을 노래하면서 봄을 기다렸다. 필자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그러하셨으리라. 덕분에 기다리던 봄은 왔고 산과 들에는 완연한 봄 날씨로 지난 겨울의 혹독함은 찾아볼 길이 없다. 오늘은 비라도 내릴 듯 잔뜩 흐려있지만 지난 며칠간은 초여름 날씨를 연상케 하는 더위로 자동차에서는 벌써 에어컨을 켜고 다녀야 할 정도로 덮고 갑갑증이 몰려온다. 달력이 바뀌어 사월이다. 해마다 사월이면 잔인하다는 말이 많이 따라붙었다. 개인적으로도 사월이 힘들었던 시절이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잔인한 사월이란 말이 남의 말 같지 않았는데 올 사월은 좋은 일만 가득 했으면 하는 마음이고 느낌도 좋아 기대가 된다. 나랏일에 관심을 많이 안 갖는 사람이지만 올해는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동계올림픽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이달 27일에는 남북 정상회담도 있다. 그것도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다는 것이다. 물론 서울에서 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북측의 최고 통치권자가 남한 지역으로 내려와서 한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본다. 부디 남북 정상회담이 잘 진척되어서 화해 분위기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평화가 찾아오고 남북 간의 왕래는 물론
‘침묵의 살인자’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우리 몸 속에는 우리의 세포와 우리를 망가뜨리는, 점점 병에 들게 하는 그러한 침묵의 살인자가 있다는 것이죠. 그것은 바로 ‘미세염증’입니다. 사실, ‘염증’이라 하면 우리 몸 속에 한 부위가 크게 붓거나 곪는 것을 떠올리게 되죠. 물론 이런 것도 염증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한 미세염증은 전혀 겉으로 들어나지 않습니다. 어디가 붓거나 아프거나 고름이 생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든지 미세한 염증을 몸에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염증의 차이에 따라서 장기적으로 볼 때, 건강에 많은 차이가 생깁니다. 평소에 미세염증이 낮게 유지되는 분들은 세포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는 반면에 증상은 없지만 미세염증이 높은 상태로 유지가 되면 결국은 세포를 망가뜨려서 노화를 촉진하고 여러가지 퇴행성 질환을 일으킵니다. 예를 들면 관절염이나 치매, 혈관질환 심지어 암까지도 미세염증이 높은 분들이 더욱 잘 생긴다고 합니다. 그래서 타임지에서는 이 미세염증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미세염증을 낮은 상태로 유지할 수 있을까요? 눈에 보이는 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