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플라워 /신덕룡 더 이상 젖을 일 없습니다. 가슴을 울리고 지나간, 물기와 향기 모두 걷어가버린 당신의 발소리를 지웠습니다. 말끔하게 꽃으로 남았습니다. -신덕룡 시집 ‘아름다운 도둑’ 우리는 살아가면서 젖을 일이 많다. 물론 웃을 일도 많지만, 그보다 습기 머금는 날이 더 많다고 느껴진다. 그것은 밝음 보다는 어둠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우리네 감정 때문이기도 하다. 꽃이 젖었다. 가슴을 울리고 지나간 당신이 꽃을 울렸다. 당신으로 인해 활짝 피어났던 꽃은 당신을 지우려 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제 안의 모든 생기와 향기를 끌어올려 주었던 당신의 발소리를 지운다. 말끔하게 지운다. 전신이 깡 말라가는 줄도 모르고 그렇게 꽃은 당신을 비운다.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함께 웃었던 날들, 내가 당신이었고 당신이 나였던 날들, 하지만 누구에게도 젖을 일 없는 온전한 나만의 모습으로 남아보는 것도 또 다른 아름다움이다. 누구에게도 구속되거나 기대지 않는 그 독립의 자유로움은 또 다른 당신을 사랑하기 위한 문의 입구이기 때문이다. /서정임 시인…
햄버거의 원조는 어디일까? 미국의 대표 음식으로 상징되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미국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독일이 원조다. 햄버거라는 이름은 미국인이 붙였지만 독일의 항구 도시 함부르크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더욱 명확해 진다. 햄버거는 독일로 입양된 음식이어서다. 몽골계 기마민족인 타타르족에 의해 14세기경 독일로 전해졌다는 사실만 보아도 그렇다. 타타르족은 대개 들소 고기를 날로 먹었다. 그들은 연한 고기를 먹을 요량으로 말안장 밑에 고기 조각을 넣고 다녔다. 말을 타고 초원을 누비는 동안 말안장과의 충격으로 고기는 부드럽게 다져졌다. 그렇게 해서 연해진 고기에 소금, 후춧가루, 양파즙 등의 양념을 쳐서 끼니를 대신하곤 했다. 이 음식은 헝가리 등 동유럽에 전해지면서 ‘타타르 스테이크’로 불렸다. 이어 함부르크 상인들에 의해 독일로 넘어가면서 ‘함부르크 스테이크’로 국적이 변경됐다. 그리고 별미 음식으로 인기를 끌었다. 19세기 초 함부르크 스테이크는 독일 이민자들에 의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 후 1904년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에서 빵 사이에 고기 등을 채운 햄버거
돈(money)! 모든 사람이 좋아할 것이다. 그런데 여러분은 돈을 주로 어떻게 사용하는가? 구매쪽인가? 아님 저축이나 투자쪽인가? 부부는 돈을 함께 공유해서 사용한다. 그런데 배우자의 돈 사용법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는가? 그리고 반대로 배우자는 당신의 돈 사용법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까? 많은 부부가 행복을 위해 쓰여야 하는 돈 때문에 부부 아포리아(난관)에 빠진다. 당신과 당신의 배우자에게 돈은 어떤 의미인가? 많은 부부가 돈에 대해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지금보다 많아지기를 기대한다는 것. 하지만 돈 버는 게 쉽지가 않다. 그 누구보다 부부는 갑작스런 수입의 증가가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이 부분은 공통적이다. 그러나 돈에 대해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돈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돈 문제가 부부갈등의 원인이 되는 가장 큰 원인은 그것이 부족하다는 생각과 함께 부족함의 원인을 ‘상대방 돈 사용방식’에서 찾기 때문이다. “당신! 돈을 왜 이렇게 생각 없이 막 쓰고 그래! 우리집 대출금이 얼마인 줄 알아?”, “적금만 한다고 돈이 모이냐? 투자해야 부자가 될 수…
노동시장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 중 하나인 10대 청소년들의 일자리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4월 15~19세 취업자 수는 18만9천 명으로, 지난해 4월보다 7만6천 명이 줄어 28.6% 감소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82년 7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감소율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10%대에 머물렀으나 4월에 급격히 높아진 것이다. 10대 후반 취업자의 대부분은 아르바이트 같은 불안정한 노동을 하고 있는데 그나마 이런 형태의 일자리마저 적어졌다. 지금은 전단 아르바이트 같은 자리도 구하기 어렵다고 한다.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 등의 인건비 부담이 어느 정도 늘어난 가운데 청소년들이 가장 먼저 고용 배제의 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 15~19세 취업자의 76.7%는 임시ㆍ일용 근로자이다. 절반 이상이 저임금 노동자가 많은 도소매ㆍ음식숙박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미성년이라는 이유로 성인보다 임금을 적게 주는 관행까지 고려한다면 이들의 보수는 많아야 최저임금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청소년은 나이를 속이고 일하기도 하고, 일을 배우는 셈 치고 낮은 보수를 감수하기도 한다.대개 고용주들은 어른들과 비교하면 청
지난 5월18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자주포 폭발사고로 전신화상을 입은 장병을 치료해 주시고 국가유공자로 지정해 주십시오’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17일까지 진행되는 이 청원에 동의하는 인원은 7일 오전 9시 현재 28만6천여 명에 달한다. 지난해 8월 강원도 철원군의 사격장에서 발생한 K-9 자주포 폭발사고로 이태균 상사와 위동민 병장, 정수연 상병 등 3명이 순직하고 이찬호 병장 등 4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 사고로 전신화상을 입고 배우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이찬호 병장은 지난달 24일 전역, 서울 민간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치료비는 국방부가 댄다. 그런데 문제는 6개월 뒤 국가로부터 치료비를 지원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보훈처가 이 기간에 이 병장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하지 않으면 그렇다는 말이다. 이런 딱한 사정이 알려지면서 한 국민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 병장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하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청원내용은 이 병장이 여태까지 9개월 동안 고통스러운 치료의 과정을 견뎠지만, 책임을 지겠다던 정부는 전역 후 치료를 해줄지 불분명해 전역을 미룬 것이라고 한다. 청원자는 “한 나라에 있어서, 나라를 지키려다 죽거나
한국섬유예술을 국제적으로 알리기 위해 2년마다 열리는 2018국제보자기포럼(대표 이정희)이 한옥박람회와 함께 한국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열렸다. 올해는 한국에서 외국작가로 구성된 1부 국제전과 9월에 한국작가로 구성된 2부 뉴욕전으로 나누어 개최한다. 보자기로 통칭되는 섬유예술을 전시뿐만 아니라 강연, 워크샵, 문화투어까지 함께하기 때문에 국내외 섬유예술가의 반응이 뜨겁다. 특히 올해는 보자기의 영향을 받아 작업한 초대작가들이 개인전 부스 전시를 통해 작품 강연과 워크샵을 진행하여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나라별 문화적 특징을 파악할 수 있었다. 포럼이 열릴 무렵 한국 보자기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린 한국자수박물관 허동화 관장님의 갑작스런 소천와 한복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린 이영희 선생님의 부고는 한국섬유예술인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였다. ‘보자기가 걷는다’라는 제목으로 1부 세계의 보자기 서울로 오다전은 구미 섬유미술가들이 대거 참여하여 보자기를 재해석한 작품들로, 6개의 개인전, 그룹전, 공동작업으로 구성되었다. 뉴욕섬유그룹 43인, 스위스그룹, 루마니아국립예술대학등 참가 작품들은 재미있는 작업이 많았다. 참여작가들도 실내장식가…
얼마 전 어느 방송에서 탄수화물 중독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었다. 우리 주부들이 너무 비대하여 지금도 어떤 대책도 없이 그냥 넘기고 있지만, 지혜로운 사람들은 철저하게 식단을 짜고 절식하며 규칙적인 운동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한다. 전통적인 탄수화물 식단이 비만과 당뇨병 그리고 그 합병증으로 온갖 질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일본 의사인 후지라 고이치로의 ‘50세부터는 탄수화물을 끊어라’는 책과 나쓰이 마코토의 ‘탄수화물이 인류를 멸망시킨다’는 책은 탄수화물의 폐해를 강조하고 있다. 탄수화물만이 아니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되는 식품은 그 첨가물이 400가지나 된다니, 우리 몸이 온갖 질병으로 얼마나 망가져 있는지 짐작이 간다. 안병수 지음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과자가 무서워요’라는 책은 일본 의사 오사와 히로시가 쓴 책 ‘식원성 증후군’을 근거로 우리가 흔하게 먹고 있는 과자와 식품을 소개하면서 온갖 질병의 원인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의 제1장 ‘위대한 파괴자들’에서, 20세기의 최대 걸작인 라면에는 인공조미료, 향료, 색소, 유화제, 안정제, 산화방지제, 점조제 등이 들어있고, 식품이 아닌 식품 정크푸드 스낵에는 혈당치를…
하루가 다르게 차오르는 푸른 잎들로 허공이 좁아든다. 푸른 영역을 넓히며 출렁이는 것들이 영락없는 파도다. 바람 따라 눕고 서는 것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에 푸른 물이 들 것 같다. 올봄 넉넉한 강수량 덕분에 수목과 농작물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덕분에 잡초도 천국이다. 뽑고 돌아서면 또 풀이다. 채마밭에 빼곡하게 난 풀을 뽑는다. 풀을 뽑으며 고민에 빠진다. 풀을 뽑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 아니면 풀을 그냥 놔두고 필요한 야채만 뜯어 먹는 것이 좋을지 생각하게 된다. 풀 속에서 웃자란 야채가 풀을 뽑으면 의지할 곳이 없는지 픽픽 쓰러지기도 하고 풀에 따라 뽑히기도 하니 난감한 일이다. 다소 희생을 치르더라도 풀을 뽑아주면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으며 제대로 자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놔두면 풀 뽑는 수고로움도 덜고 아쉬운 대로 야채를 먹을 수 있으니 그 또한 나쁘지 않는 방법이기는 한데 이 풀들의 씨앗을 다 받는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잡초를 뽑으며 잡초같은 고민에 빠진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계산보다는 한 치 앞만 내다본다면 풀을 뽑는 것이 당연한 것임을 알면서도 잠깐 주춤거린 어리석음을 탓하며 풀을 뽑는…
타협이란 어떤 일을 서로 양보해서 협의하는 것을 타협이라고 한다. 타협은 민주주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합의를 이끌어 내는 하나의 방식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정치뿐 아니라 여러 영역에서 다수결의 원리가 적용되고 있지만 다수결 원칙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또한 다수결은 항상 반대 의사를 가진 소수의 사람들을 만들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 일상생활에서 사람은 자기 양심과 소신을 지키며, 행복을 갈구하는 데 현실과 타협할 경우 특히 재물이나 악의 거래와 타협하게 되면 후회하고 자책하며 슬픔 속에 타락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 민주주의는 대화와 토론 등의 절차를 거쳐 타협을 이루어 가는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서로 다른 주장이 있을 때 서로의 입장에서 조금씩 물러나 양보와 타협을 하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사회적 대타협의 기본가치는 내가 행복해야 우리가 행복하다는 것이다. 이는 모든 문제와 갈등을 풀어갈 수 있는 열쇠가 된다. 국회의 법안처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과반수가 요구하면 의무적으로 상정해야 한다는 의견은, 다수파가 원하는 법안은 상임위 논의 등 모든 입법절차를 생략한 채 통과시켜야…
파랑주의보 /전영관 묵호항 어판장 지붕이나 두드릴까 죽변항 가서 포장마차 천막 들추고 난바다 이야기나 출렁거릴까 바람은 뭍으로 돌아가야 할 길을 엎어버린다 바람과 파도의 가계도 위에서는 나도 당신도 허약한 승객이라서 도동항 어느 방에 보퉁이처럼 무릎 맞대고 식은 칼국수 같은 오후나 달그락거린다 낡은 이불을 몇 번 더 덮어야 할지 소용없는 가늠이나 한다 바람과 파도처럼 남남이었다가 부르면 제일 먼저 돌아보는 사람이 되기까지 누구를 흔들고 하냥 기다리게 했는지 서로 시선을 섞으면서도 각기 다른 방향으로 되짚어 보느라 조용조용 황망한 오후 시 속에 등장하는 ‘부르면 제일 먼저 돌아보는 사람’은 각별한 사람일 것이다. 전영관 시인이 병상에서 돌아와 쓴 시편들은 대부분 사랑에 관한 것이라고 한다. 자신을 존재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랑이라는 믿음에서 연유하는 것 같다. ‘각기 다른 방향’은 서로 다른 존재를 떠올리게 한다. 그렇게 ‘남남’으로 함께 하면서도 서로를 존중하며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것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를 배려할 때 가능하다. ‘부르면 제일 먼저 돌아보는 사람&rs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