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20일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 중 헌법전문을 공개하면서 헌법개정안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 시작됐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브리핑에서 개헌안 헌법전문(前文)에 부마항쟁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6·10 항쟁 등 3가지 민주화 운동의 이념을 명시했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 순방차 출국하는 22일 이전에 국민들을 상대로 정부안을 설명한 뒤 26일 발의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청와대는 이에따라 21일에는 지방분권과 국민주권, 22일에는 정부 형태 등 헌법기관의 권한과 관련된 사항을 공개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같은 개헌안이 청와대 주도로만 논의된다는 것은 국회동의를 얻어야 하는 현실에서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이는 국회에서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에 현재 국회 상황으로는 역부족이다. 자유한국당은 물론이거니와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개헌 문제에서는 회의적으로 자유한국당과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다. 반대 이유 중 하나는 개헌안을 던져놓은 상태에서 개헌이 무산된다면 그 책임을 야당에 전가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서다. 대통령의 개헌 발의는 그래서 국론분열만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야당은 지적하고 있다. 특히 개헌은 국회에서 제
한동안 잠잠했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충북 음성의 한 오리 농가가 AI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2월 9일 충남 천안의 산란계 농가를 마지막으로 잠잠했었는데 34일 만에 재발한 것이다. 18일 경기도와 충남에서 잇달아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AI는 충남과 경기도까지 급속 확산되고 있다. 고병원성 AI 의심징후를 보인 가금농가 중 경기 평택과 양주, 충남 아산 농가 3곳에서 고병원성 H5N6형 AI가 확인됐다. 잡히는 줄 알았던 AI가 이처럼 갑작스럽게 확산된 원인은 무엇일까? AI 발생 사례가 감소하면서 이달 초부터 이동제한 조치가 해제됐다. 방역당국은 이때부터 외부로 배출된 분뇨가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분뇨에 남아있던 AI 바이러스가 이동하면서 확산됐을 거라고 추측한다. 야생철새의 이동도 AI 확산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따라서 철새가 북상하고 있는 요즘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AI가 더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방역당국은 초동 방역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평택과 양주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역시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철새들의 북상 때 꼭…
일반적으로 한반도의 평화가 곧 세계평화와 직결됨을 ‘한반도의 비핵화 문제’로 연결한다. 질문을 던진다. “과연 핵무기는 사용가능한 무기인가?” 필자의 대답은 “사용할 수는 없으나 자칫 사용되어져 버릴 수는 있다”이다. 자칫 사용되어질 경우에는 양자 혹은 인류 모두가 전멸하기에 결국 사용불가의 무기이다. 때문에 핵무기 보유는 인류 존망의 위협을 무릅쓰고 타국을 압박 또는 자국의 안위와 생존을 위한 용도일 뿐이다. 핵무기 사용은 지금껏 1945년 미국 뉴멕시코 주에서 최초의 핵실험인 ‘트리니티 테스트’ 이래로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투하가 유일하다. 세계 최초로 핵개발에 성공한 미국은 독일 나치의 핵개발에 대응해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학자들의 청원으로 일명 ‘맨허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1942년 히틀러가 핵무기개발을 포기했음에도 미국은 중단 없이 가속했다. 이유는 세계의 모든 국가들을 통제할 수 있는 최상의 도구가 될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역시 원자폭탄의 위력은 일본의 항복 선언 이후 전후 처리 과정에서 소련을 견제하고 압박하기에 충분했다. 따라
오지의 봄 /박경숙 내설악 오지에도 봄은 오는지 계곡의 돌무더기에도 봄은 왔는지 얼음장 위로 솜털 뽀얀 날다람쥐 비추고 산꽃 야리야리한 숨골 언저리 스치는 바람에도 신열은 오는지 묵은 가지에 새 순이 오듯 이미 지나 와 버렸다고 믿었던 나의 봄 아흔아홉 굽이쳐 백담 산중에서 만났다. 시 단평을 쓰는데 봄비의 정겨움이 내린다. 저 부드러운 빗물이 대지의 살갗 실핏줄을 타고 두루두루 스며들어 일어나면, 언 땅에 응어러진 것들은 녹아질 것이다. 온 세상에 봄소식을 전해주는데 시인은 아흔아홉의 생의 순간을 어딘가 가슴 한쪽이 비어 있는 듯한, 마음을 둘데 없이 가난한 심사를 느끼게 된다. 불혹을 넘어 이순을 맞아 자족한다면 외로움이요 쓸쓸함 같은 상련의 마음이다. 삶이 주조를 이루는 이 시는 독립된 한 수이면서 동시에 세수가 연결되는 연시로 본다. 詩人은 산중에서 만난 백담에 어떤 대화를 가졌을까? 우리들의 생애도 저물어가고 있다는 것을 절감하면서 허전하고 애잔한 그림움들로 뒤를 돌아보게 된다. 봄의 敍景(서경)에 抒情(서정)을 담은 슬쓸한 바람의 여인이여! 이슬인 듯 안개인 듯 보슬보슬 내리는 것이 새순을 싹을 피우는 출발점이지 않겠는가? 어머님의 병고를 묻는 때
경기도가 도내 노령화 지수가 90.30%으로 전국 101.15%보다 11% 낮다고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이는 경기복지재단이 최근 3년간(2014~2016)의 경기도 사회보장실태를 알 수 있는 ‘2017 통계로 보는 경기도 사회보장’ 보고서를 토대로 한 것이다. 경기도가 상대적으로 젊은 지역이라고 자랑하면서, 가평군(267.82%)의 노령화 지수가 가장 높고 오산시(49.50%)가 가장 낮다고 밝혔다. 노령화지수란 15세 미만 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령인구 비율이다. 그런데 노령화 지수가 전국보다 11% 낮다곤 하지만 이는 2년 전보다 77.78%보다 12.52%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따라서 노년 부양비도 증가하고 있다. 2014년엔 16.93%였는데 2016년엔 18.41%로 1.48% 늘었다. 그나마 부양능력이 있는 가정은 낫지만 문제는 여러 가지 형편상 젊은이도 노인도 모두 소득이 없는 경우다. 요즘 젊은 층의 취업이 어렵다. 아울러 노년층의 취업도 쉽지 않다. 관공서의 노인일자리는 용돈벌이도 안된다. 늙은 보안관과 살인마의 각축을 담은 2007년 작 할리우드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고령화 사회의 그늘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수원화성의 건축은 모두 정조가 주관하여 만들었을 것 같은데 뜻밖에 아들 순조에 의해 만들어진 건축이 있다. 순조는 아버지(정조)를 추모하기 위해 수원에 관련시설을 건축한다. 정조 사당인 화령전(華寧殿)과 정조가 수원을 떠나기 싫어 시간을 끌던 지지대고개에는 비(碑)와 비각(碑閣)을 세웠다. 그런데 이외 성곽에 새로운 방어시설인 적루를 추가 설치를 한다. 추모시설을 새로 짓는 것은 아들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다. 하지만 위대한 선왕이 만든 화성에 방어시설을 추가하는 것은 원래 잘못 만들어졌다는 인정을 하는 일이 되는 것이다. 화성의 방어시스템에 무슨 문제가 있기에, 순조는 아버지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부담스러운 일을 추진한 것일까? 정약용이 제시한 기본설계에서는 적루를 남·북대문의 좌우에 하나씩 설치한다고 되어있다. 또한 무비지(武備志, 당시 성곽 전문지로 참고문헌)의 옹성도(甕城圖)를 보면 적루는 성문 좌우의 적대 위에 설치되어 있어 다산의 계획과 같다. 그러나 지금의 적루의 위치는 적대가 아닌 옹성문 위에 있다. 정조는 화성을 처음 만들 때 옹성 위 적루를 검토하지만, 굳지 세우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판단하였다. 화성성역의궤에서는 ‘옹성
청년일자리 문제가 심각한 지경이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 폭이 2010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청년층 일자리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달 청년실업률은 9.8%로 전체 실업률(4.6%)보다 배 이상 높았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청년실업 문제와 관련,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한 세대를 잃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구조적인 대응은 꾸준히 해야겠지만 우선 가까이에서 난 불부터 꺼야 한다”고 밝혔다. 더욱이 현재 1991~1996년생, 이른 바 에코세대(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세대) 39만여 명이 향후 3~4년간 취업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청년실업난이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래서 이번에 정부가 중소기업 취업청년에 대한 소득 지원,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을 골자로 한 청년일자리 대책을 발표했다. 앞으로 3~4년간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34세 이하 청년에게 실질소득 1천만 원 이상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부총리나 정부 당국자의 표현을 빌자면 ‘특단의 대책’이다. 거의 재난 수준에 이르렀다는 청년 실업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정책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같은 처방으로 급한 불이라도 꺼졌으면 좋으련만 그것도 쉽지 않다. 김 부총
요즘 뉴스 태반이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 기사다. 미투운동은 작년 10월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제작자인 하비 웨인스타인이 여배우와 자신의 회사 여직원들을 상대로 30년간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배우이자 가수인 알리사 밀라노가 제안하며 시작되었다. 우리의 경우 한 여검사가 지난 1월 방송에 나와 오래 전 술자리에서 선배 검사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이에 항의한 탓에 인사상 불이익을 당했다고 하면서 시작되었다. 그 후 미투운동은 문단과 연예계, 종교계, 교육계를 두루 거쳐 정치권까지 사회 모든 분야에서 일어났다. 대부분의 사건들은 사법절차가 진행 중이다. 정치권의 미투사건들은 다가오는 6·13 지방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되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도 둘이나 된다. 피해의 유형도 각양각색이며 가해자의 대응방식도 다양하다. 여기서 구체적인으로 특정 사건을 살펴볼 생각은 없다. 다만 이 시점에서 이 미투운동의 본질은 무엇이며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어떻게 하면 끝날 것인지 생각해 보는 것은 유의미한 일이 될 것이다. 법 개정보다 현행법의 엄격한 집행과 처벌 분위기가 중요 앞서 말한 여 검사 사건은…
“머리뼈가 단단하여 부딪치는 물체는 모두 깨어지고, 이빨도 강하여 조개껍질을 부술 수 있으며, 낚시를 물어도 곧잘 바늘을 부러뜨린다. 살코기는 탄력이 있고 맛이 좋다. 특히 3월, 그 맛의 절정을 이룬다.” 자산어보에 기록되어 있는 ‘도미’ 설명이다. 어디 ‘입맛’ 뿐인가. 바다낚시 꾼들은 ‘손맛’도 최고로 친다. 워낙 힘이좋아 건져 올리는 느낌이 일품 이어서다. 참돔은 도미중에서 최고라는 의미에서 ‘참’자가 붙었다. 균형 잡힌 몸매는 전체적으로 고운 빛깔의 담홍색을 띠어 ‘바다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어두육미(魚頭肉尾)란 말도 참돔 머리 부분의 맛이 뛰어난 데서 유래했다는 속설도 있다. 도미는 살색이 희고 육질이 연하여 뛰어난 횟감의 하나일 뿐만 아니라, 그 맛이 좋기 때문에 옛날부터 도미면 등 각종 음식으로 만들어 먹었다. 특히 봄 도미는 유난히 기름지고 맛이 있다. 탕을 끓이면서 기름을 걷어내도 끝도 없이 계속 나온다. 살집이 두꺼운 봄철 도미는 살 속의 지방질 때문에 칼이 잘 안 먹을 정도다. 껍질을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먹어도 맛이 그만이다 최고의 요리는 승기악탕(勝妓樂湯)이다. 규합총서에서는 각종 고명을 얹고 양념해 찐 도미찜을 승
새가 물고 온 단상 /김도연 어두운 밤 심연 가장 깊은 곳에서 길어 올린 단상(斷想)처럼 새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별빛 하나를 물고 왔다 문득 아침밥을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밤을 건너 하얀 쌀을 씻었다 -김도연 시집 ‘엄마를 베꼈다’ 문득 생각이 뇌리를 스칠 때가 있다. 먼 우주에서 날아온 별빛처럼 반짝 빛날 때가 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밤, 심연의 가장 깊은 곳에서 길어 올린 단상 같은 그것은 우리가 간절하게 갈구하고 있는 어떤 바람에 대한 응답이다. 그대로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길 위에 환하게 켜지는 방향 등이다. 우리는 때로 무엇인가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만난다. 그러나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치며 골몰할 때 그러한 순간을 만난다. 그리하여 바위처럼 단단히 고정되어있던 생각의 틀이 깨지고 새 한 마리 날아든 듯 마음 가벼워지는 것인데 엄습했던 어둠이 깊을수록 아침은 더 밝고 새로운 것이다. /서정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