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저출산 및 육아 문제는 심각한 수준의 사회이슈가 된 지 오래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많은 정책을 내놓고 있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경제적 지원, 여성의 권리와 사회적 인식개선, 사회적 처우 개선, 가족친화적 정책, 공동육아 시설 확대, 커뮤니티 지원, 신혼부부 주택 특례대출 및 지역 벤처금융 활성화로 저성장·저출산 해소 등 많은 대응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다. 기업 또한 육아 지원을 위해 육아 휴직, 출산지원금, 직장 어린이집 운영 등을 시행하고 있고 가족과 함께할 수 있도록 업무시간을 조정하거나 육아 관련 행사를 지원하는 등 가족친화적인 기업 문화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한 명의 아이가 잘 자라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와 구성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저출산 육아 문제 해결을 위해서 건강지원, 근무환경 개선, 정신건강 지원 등 기업 문화 개선 노력뿐만 아니라 지속적·체계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의 출산율이 갈수록 떨어지면서 ’23년 3월 정부는 저출산 대책을 중요한 국가 의제(議題)로 삼겠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한국의 젊은 부모들 가운데 많은 수가 육아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다.…
어떤 직업의 좋고 나쁨을 아는 방법은 간단하다. 부모가 직업을 하고 있을 때 자식이 나와 같은 직업이길 바라고 직업을 물려주려고 노력하면 좋은 직업이다. 반대로 자식이 내가 하는 일만큼은 피하기를 바라면 좋지 않은 직업이다. 교사는 어느 축에 속할까.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교사 부모님 밑에서 교사 자녀가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교육대학교 동기 중에는 부모님이 선생님이신 분들이 많았다. 나 또한 그렇다. 부모님 세대 때는 교사가 괜찮은 직업군에 속했다. 금전적인 부분은 아닐지라도, 사회적으로 명예로운 직업임에는 분명했다. 교사를 뒤에서는 욕하는 분위기가 있을지언정, 앞에서는 존경하는 척이라도 했었다. ‘선생 똥은 개도 안 먹는다.’는 이야기와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 공존했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어떨까. 교사인 학부모님들 중에 자기 자녀를 교사시키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궁금하다. 이런 열악한 직업은 내 대에서 끝내고 싶지, 자식이 나와 같은 일을 하며 고생하는 걸 보고 싶은 사람이 많지는 않을 듯하다. 공부는 꽤 잘해야 하고, 월급은 적게 받으면서, 정신적 스트레스는 많이 받는다. 그나마 참고 버티게 해줬던 연금도 줄어들어서 일
우리 아파트 단지 앞에 또 카페가 들어선다. 크고 작은 게 여러 개 있는데도 몇 평 되지 않는 작은 카페가 들어서니 의아할 따름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 동네는 카페 천국이다. 휴일 날 이 카페 저 카페 앞을 지나치다보면 깜짝 놀란다.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동네만의 특징은 아니다. 우리나라 도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건물마다 카페가 하나씩 있고, 그 카페마다 사람들로 꽉 차 있는 모습은 진기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카페 공화국인 셈이다. 왜 이런 현상이 빚어지는 것일까?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농촌 공동체 사회가 붕괴되고 급격하게 산업화·도시화 되면서 삶 자체가 파편화·원자화한 게 큰 이유일 것이다. 이를 테면 상실한 공동체 사회의 서사에 대한 희구가 카페 천국으로 나타난 게 아닌가 한다. 사람들은 카페에서 세상살이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스스로 서사적 존재임을 새삼 확인하고 안심할 것이다. 공동체 일원으로서 균형 감각을 찾아 이를 삶의 가늠자로 삼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카페는 인문학적으로 매우 소중한 공간이다.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사회화하는 존재인 인간이기에 그렇다. 그러나 카페 천국의 뒷
코로나19(COVID-19)가 한창일 적에 나온 우스갯소리 중에 ‘드디어 인류 마지막 종족인 마스크(MASK)족이 출현했다’는 말이 있었지요. 피부색이나 국적, 빈부 격차를 뛰어넘는 동일한 패션으로 마스크가 등장한 데 대한 재치 있는 표현이었어요. 인구가 점차 줄어들기만 하고 도무지 늘지 않는 ‘인구절벽’ 현상이 세상의 큰 근심거리가 된 지는 꽤 오래됐어요. ‘지방소멸’·‘국가소멸’ 위기 걱정이 만만찮은 요즘이에요. 그러잖아도 치명적인 ‘기후 위기’ 때문에 인류 종말이 운위되기 시작한 시점에 겹쳐 등장한 이슈가 바로 ‘인구 위기’예요. ‘둘만 낳아 잘 기르자’고 산아제한 운동을 벌이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격세지감이 들죠? 얼마 전 발표된 통계청의 ‘사회조사로 본 청년의 의식변화’ 자료에 따르면 작년 기준 19~34세 청년 중 결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비중은 고작 36.4%밖에 되지 않는다네요. 청년 남성(43.8%)보다 여성(28.0%)에서 결혼을 긍정하는 비율이 훨씬 더 낮다니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군요. 놀라운 것은 결혼은 해도 자녀는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청년 비중이 응답자의 과반(53.5%)이라는 사실이에요. 2018년엔 46.4%였으니 아
이른 새벽에 깨어나 브릿지(조타실)로 올라갔다. 해안가가 코앞에 있는 듯 가깝게 보였다. 서해5도 근처를 지나는가 보다 생각하면서 브릿지로 들어서자, 무전기에서 호출신호가 나오고 있었다. “좌표 ××××,××××지점을 통과하는 선박은 응답하라!” 계속되는 호출 신호에 항로 지도의 좌표를 확인해 보았다. 그런데 무전기 음성이 호출하고 있는 대상이 바로 우리 배였다. 선장에게 무전기 음성이 우리 배를 호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장은 알아듣기 힘든 영어로 무전기에 답변하는데, 저쪽에서는 계속해서 우리말로 호출을 했다. 내가 승선한 배는 2007년 대북 식량지원의 1항차 분을 인도하기 위해 쌀 3천 톤을 싣고 전날인 6월30일 군산을 떠나 남포항을 향해 가고 있는 베트남 국적의 선박 ’롱쉔 호‘였다. 우리 배를 호출하고 있는 목소리는 억양으로 보아 분명 북한군이었다. ’무슨 일이지?‘ 걱정을 하면서 베트남 선장을 지켜보다가, 안 되겠다 싶어 내가 무전기를 들었다. “우리 배는 베트남 선적 롱쉔 호로, 북측에 식량을 지원하기 위해 남포로 가고 있습니다.” 아마도 사병이 장교에게 무전기를 넘긴 듯 다른 목소리가 들려 왔다. 승선인원을 묻고, 특히 남측에서는 누가 탓는지
남양주시의회는 집행부 예산안 심의·확정 및 결산 승인 등의 재정통제권,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 활동의 행정 견제권, 기타 의회의 의결사항 등을 처리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권한을 원활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의회사무국에는 시의회 4개 상임위별 전문위원 각 1명씩과 정책지원관 10명까지 두고 있다. 특히, 제9대 의회 들어서면서 의원 수도 8대 때 보다 3명이 늘어난 21명이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이처럼 의원 수도 늘어났고 ▲행정사무감사·조사 지원 ▲서류제출 요구서 작성 및 관련 자료 취합 ▲의회의 의결사항과 관련된 의정활동 및 자료 수집·조사·분석 지원 등 의원들의 전반적인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정책지원관도 4명에서 10명으로 대폭 늘었고, 지난달에는 직무역량 강화 워크숍까지 가졌다. 의원 수와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조직도 늘어났지만, 의회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이 있어 묻고자 한다. 본지는 연간 수백억 원씩 혈세가 지출되고 사실상 특정 업체에 영구적으로 독점 관리대행을 맡기는 형태의 남양주시 공공하수처리시설 관리대행에 대해, 남양주도시공사에 관리대행을 맡기면 혈세도 절약되고, 특정 업체 계약에 대한 의구심도 덜 수 있다는 내용
일본의 핵 폐수가 방출되는 것을 두고 ‘과학이니 괴담이니’라고 싸우고 있고, 야당 대표는 단식에 들어가고 이를 쳐다보지도 않는 대통령. 느닷없는 홍범도 장군의 공산당 타령으로 육사의 흉상이 철거된다고 하고, 해병대 채상병의 죽음을 수사한 수사단장은 항명의 수괴라는 무시무시한 누명에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등 온통 정신없는 대한민국이다. 그런 가운데 국내 보도는 매우 인색했지만, 국제적으로는 향후 엄청난 파급이 날 수 있는 국제회의가 있었다. 이른바 브릭스(BRICS)의 출현이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정치·경제적 연대를 맺은 것을 목표로 한 새로운 체제이다. 5개 국가 한결같이 거대한 영토와 인구 그리고 엄청난 자원 부국들로 이들만으로도 미래 경제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규모이다. 원래 미국 투자 회사인 골드만삭스사의 한 애널리스트가 향후 투자가치가 있는 시장으로 소개된 것이 브릭스였다. 2006년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에 의해서 모임 제의가 있었고 3년 뒤부터 정상회담이 시작되었다. 개도국 국가들의 지원을 명분으로 모인 이들은 2015년 NDB(New Development Bank)를 창설해 기존의 외환위기를 겪는 제3세계
지난 8월 22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BRICS 정상회의가 개최되었다. 중국과 러시아의 적극적인 회원국 확대 의사가 반영되어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에티오피아, 아르헨티나 등 6개국이 신규 회원국 후보로 선정되었다. 11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BRICS는 세계 인구의 46%, 세계 석유 매장량의 44.35%, 세계 GDP 점유율의 37%를 점유하게 된다. 신규 회원국의 지역 구성은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4개국, 아프리카 1개국, 남아메리카 1개국이다. 공통점은 모두 친중 국가라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미국 일변도의 궤도에서 이탈하여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란은 우크라이나전쟁에서 러시아를 군사 지원한 친러 국가다. 아랍 세계 분열의 종주국이었던 양국은 올해 3월 중국의 중재로 극적으로 화해하였다. 아랍에미리트는 미국에 안보를 위탁하면서도 중국, 러시아와 긴밀한 군사·경제 관계를 맺고 있다. 최근 I2U2를 통하여 인도와도 친밀하다. 이집트는 전통적인 친러 국가다. 아프리카 연합의 본부가 소재하는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대표국이라는 상징성과 아프리카의 목소리를 키우려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적극적 지원에 힘입었다
인류의 위기 앞에서 한창기 선생(1936~1997)을 떠올린다. 국제적 감각의 비즈니스맨으로 역량도 다방면으로 뛰어났다. 세상일 특히 언어부문에 깐깐한 ‘문화인’으로 살았다. 세종대왕의 훈민정음을 기리는 한글날이 다가오면 생각나는 까닭이다. 박정희 전두환 군사정권, 1980년 전후 엄혹한 시기에 그는 우리 문화를 크게 떨쳤다. 서울법대를 나온 이의 일반적인 행보(行步)가 아니었다. 미국인보다 유창하달만큼 영어를 잘했다. 주한 미군과 가족, 한국의 외국인과 ‘영어 좀 읽는, 잘 사는’ 한국인들에게 (비싸기로도) 유명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아주 잘 팔았다. 그의 실적과 성과에 고무된 브리태니커 미국 본사를 움직여 문화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한국브리태니커회사를 세우고, 사장이 됐다. 이를 토대로, 남과 다른 생각과 정서를 펼치는 데 거침없었다. 그 역량을 개운하고도 새뜻한 언어로 그려낸 점도 독보적이었다. 신화적인 잡지 ‘뿌리 깊은 나무’와 ‘샘이 깊은 물’ 그리고 그가 만든 많은 책들은 ‘뜻’으로 독자를 설레게 했다. 글도 꽤 많이 썼고, 실질적인 편집자 역할로 기자들을 비롯한 필진들과 ‘이녁의 고집’을 공유했다. ‘민중자서전’과 인문지리지인 ‘한국의 발견’…
계절이 표정을 바꾸는 9월의 아침이다. 어린 철 이맘때쯤이면 어머니는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하셨다. 더불어 ‘소지(掃地)황금출’이라고 마당을 부지런히 쓸고 화장실을 정갈하게 해야 하며, 두엄을 소중히 관리해야 이듬해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다고 말하셨다. 이때의 분위기가 눈앞에 갈아들면 송강의 시조 ‘형우제공(兄友弟恭)’이 읊어진다. 형아 아우야 네 살을 만져보아라/ 누구에게 태어났기에 모습조차 같은가/ 한 젖 먹고 길러났으면서/ 딴마음 먹지마라. 백성들을 위한 ‘훈민가’의 하나이지만 형제 간 우애를 더 이상 표현할 길 없게 비유적이고 직설적으로 잘 드러내고 있다. 이때의 부모는 부모답고 형제는 형제다웠다. 왜 어머니는 당신의 젖으로만 길렀는지를 굳이 밝히지 않았어도 어머니는 예수와 같은 희생의 대명사이었다. 돌이켜보면 태풍 없는 여름 없고 인생의 태풍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 통과하게 된다. 금년 여름도 카눈 태풍에 고통당한 사람이 많았다. 더운 여름살이가 갈수록 험난한 산길 같다. 인터넷신문에서 뭘 찾다가 ‘잼버리의 불편한 진실’과 ‘복지부동이 부른… 잼버리의 진짜 원인’을 읽게 되었다. 전북 부안 새만금에서 열린 ‘2023 세계 스카우트’는 성공적이지 못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