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체는 늙거나 병들어서, 혹은 사고로 죽는다. 스스로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부해온 인간 역시 죽음을 피해가지 못한다. 몇 나라에 신선이 되어 우화등선(羽化登仙)했다는 등의 이야기가 전해지긴 하지만 전설에 지나지 않는다. 부처님 또한 생로병사를 고민하다 깨달음을 얻어 열반에 들었다. 열반 역시 죽음을 다르게 표현한 말이다. 아무튼 동서고금, 지위고하, 빈부 격차를 막론하고 죽음은 인생에서 가장 두려운 사건이다. 그 두려움을 더욱 확대시키는 것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단계인 말기, 또는 임종기 환자들은 대부분 고통 없이 편안한 임종, 존엄한 죽음을 원한다. 사랑하는 가족들이나 가까운 이웃, 친구들과 살아생전 못 다했던 이야기들을 나누길 바란다. 용서·화해를 한 후 평안한 마음으로 이 세상을 떠나는 모습은 아름답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인공호흡기나 약물에 의존해 강제로 목숨을 연장하는 경우가 많다. 연명치료를 하는 까닭은 누구라도 부모나 자식을 영원히 떠나보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 심정을 이해하지만 당사자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어떻게 할 것인가. 차마 겉으로 표현은 못해도 가족들의 고통 역시 형용
한중일 관광에 많은 변화가 있다. 사드배치에 따른 한중관계 악화가 큰 역할을 했다. 중국으로 향했던 한국 관광객은 일본으로 선회했다. 어쨌든 최대 수혜국은 일본이다. 우리나라는 2009년 이후부터 2014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유치실적에서 일본을 압도했다. 그러나 2015년부터 역전되기 시작했고 일본의 관광객 유치실적은 2016년도는 2천404만 명, 2017년도는 2천869만 명으로 성장하였다. 작년에 외국인 관광객이 일본에서 쓴 돈이 사창 처음으로 40조 원을 넘었다고 한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2016년도 1천724만 명, 2017년도 1천333만 명 유치에 그쳤으며, 계속적인 관광수지(tourism balance, 방한 외래 관광객이 지출한 금액과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관광에서 지출한 금액의 차이) 적자 결과는 일본과 사뭇 비교된다. 내 자식과 남의 자식은 비교하지 말라 했다. 그러나 일본의 관광산업 성장은 사드배치 같은 외부요인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 관광산업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집중으로 이루어낸 결과다. 비교가 아닌 그동안의 과정을 살펴보고 배워야 한다. 첫 번째는 일본의 경제정책, 아베노믹스(abenomics)이다. 관광과 관련한 아베노믹스의 핵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김학주 내가 어둠이 되고 싶은 까닭은 그대가 별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내가 섬이 되고 싶은 까닭도 그대가 등대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나를 보면 그립다고 말할까 봐 가까이 오고 싶어, 말없이 눈물 흘릴까 봐 멀리서 지켜보고 싶었던 까닭입니다 그렇다고 사랑하지 않는다는 얘기도 아닙니다. 가만히 침묵하고 있어도 언제나 내 안에서 빛나고 있는 까닭입니다 사랑하라고 성경은 말합니다, 베드로전서 4장8절에 무엇보다 열심히 사랑할찌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는다 말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사랑을 노래한 빼어난 감흥으로 숙명적인 길을 걷고 있나 봅니다. 누군가 혼자 남아서 어둠속을 서성이고 말하고 있을 때 시간과 세월의 공간을 더듬어 말을 건네고 있습니다. 참 쓸쓸하고 눈물이 마르지 않는 겨울의 끝자락으로 지나갑니다. 이 슬픔 속에서 마음의 등을 켜고 불러봅시다. 지나간 아픔도 좋고 슬픔도 눈물도 좋습니다. 시인의 숨 막힌 역설적인 사랑을 찾다보면 사랑의 역설을 껴안고 서성댄 일들이 어제도 오늘도 깊어만 가는데 쉽게 손이 내밀어지지 않습니다. 따뜻한 그리움이 기다려지는 날입니다. /문학평론가 박병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금융정보분석원(FIU)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상통화 취급업소 현장 조사 결과 및 자금세탁 방지 가이드라인 관련 브리핑을 했다. 이 자리에서 실명이 확인된 사람들에게만 가상화폐 거래를 허용해주는 거래 실명제를 오는 30일을 기해 시행키로 했다. 기존에 거래에 활용되던 가상계좌는 사용 중지되고 엄격한 실명확인 절차를 거치면 신규 투자가 허용된다. 이에따라 신한은행과 농협은행, 기업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광주은행 등 모두 6개 은행은 30일부터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가상화폐 투기광풍은 공무원들에까지 확산됐다. 오죽하면 이낙연 국무총리가 엊그제 국무회의에서 공무원의 가상화폐 거래와 관련해 “원칙과 기준을 마련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국민권익위원회와 인사혁신처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인사처는 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공무원 징계령을 검토해 지침에 반영할 내용을 만들 것으로 전해졌다. 공직자윤리법 제2조의2는 ‘공직자는 공직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거나 재직 중 취득한 정보를 부당하게 사적으로 이용하거나 타인으로 하여금 부당하게 사용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
평창 동계올림픽에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출전한다. 지난 20일,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확정했다. 남북 단일팀에는 남한 선수 23명, 북한 선수 12명 등 총 35명이 한 팀을 이루고, 북한 선수 12명은 단일팀에서 함께 훈련하되 한 경기에 3명만 출전한다. 이와 관련해 찬반 여론이 분분하다. 평창올림픽 성공과 남북대화, 세계평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긍정적 시각이 있는가 하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국가를 위해 개인이 희생하라는 전형적인 국가주의의 산물”이라고까지 비판했다. 이런 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지만 제일 아쉬운 것은 선수들에게 충분한 양해와 동의를 구했어야 했다는 점이다. 비록 시간상 촉박하긴 했지만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은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유일한 꿈이고 올림픽 경기 출전은 평생의 숙원이기 때문이다. 국내엔 여자 아이스하키 리그가 없다. 프로팀은 물론 실업팀도 없다. 심지어는 초·중·고 팀조차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오로지 국가 대표라는 자부심 하나만으로 땀을 흘렸지만 대회가 끝나면 갈 곳이 없다. 각자 생업 현장이나 가정으로 돌아가야 한다. 수원시가…
신중년은 오랜 기간 면접 볼 일이 없다가 재취업을 준비하면서 면접을 보게 되니 면접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면접은 얼굴을 마주보며 언어와 비언어적 표현을 매개로 하여 면접관과 지원자간의 상호작용을 거쳐 지원자를 파악하는 채용전형의 마지막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직접적으로 지원자를 관찰하여 보유하고 있는 특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평가 기법이다. 서류전형에 통과하면 면접전형이 기다리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 채용전형에서 면접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다양화되고 있다. 사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면접은 비용이 많이 든다. 면접 비 지급뿐만 아니라 면접진행 및 면접관 참여로 업무의 공백이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비용이 많이 드는 면접 비중을 높이는 것은 잘못된 채용으로 기업이 갖게 되는 부담이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면접에 투자하는 비용을 늘리더라도 기업에 최적화된 인재를 뽑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기업에서는 판단한다. 이러한 기업들의 인식의 전환이 면접 비중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면접만 남겨두고 있다고 해서 안심하기엔 이르다. 면접에서 불합격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기업에서는 면접 비중을 지속
모두가 잠든 밤, 잠을 몰아내며 숨 막히게 돌아가는 곳이 있다. 교통사고 환자부터 신생아까지 남녀노소 시간을 불문하고 들이닥치는 곳 바로 응급실이다. 새벽 1시 남편이 머리가 깨질 듯 아프고 토하고 어지럽다고 한다. 혹여 머리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닌지 이런저런 불길하고 방정맞은 생각을 꾹꾹 누르며 찾아간 병원 응급실은 그 시간에도 대기를 해야 할 만큼 환자가 많았다. 교통사고로 119에 실려 오는 환자도 있고 복통을 호소하며 내원한 환자 그리고 신생아를 끌어안고 어쩔 줄 몰라 하는 초보 부모까지 말 그대로 병원은 응급환자로 북새통이었다. 접수를 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대기실에 있는데 술 냄새 푹푹 풍기며 젊은이 몇이 웅성웅성하고 있다. 술 먹다 시비가 생겨 사고가 났나보다 짐작했는데 남편을 따라 응급실에 들어가니 어이없는 상황이다. 갓 스물이 넘었을까 하는 여자가 만취상태가 되어 토하고 소리 지르고 울고 난리다. 간호사가 토사물을 받아내고 응급조치를 한 후 여자를 진정시키고 이런저런 검사를 했고 얼마 후 아무 이상 없으니 돌아가도 좋다는 의사의 검진결과가 나왔다. 여자는 술이 좀 깼는지 이불을 뒤집어쓰고 일행은 웃고 떠들고 창피하겠다며 시끌벅적하다. 간호사가…
기상학자들은 남극 스톡기지와 같은 영하 88도 이하인 기온에 인체가 노출되면 인간의 눈, 코, 심지어 폐까지 수분 만에 얼어버린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의 몸은 오묘해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면 아무리 추운 날씨라도 얼마든지 극복하고 적응한다. 평균기온 영하 58도로 세계 도시 중 가장 춥다는 러시아 시베리아 오미야콘 마을에서도 사람이 살고 있으니 말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관측된 가장 추웠던 기록은 1981년 1월5일 양평의 영하 32.6도였다. 이런 추위를 보통 강추위라 부른다. ‘강추위’란 말은, 바람도 불지 않고 눈도 우박도 오지 않으면서 혹독하게 춥기만 한 경우를 가리키는 순우리말이다. 기상청에서는 아침 최저 기온이 전날보다 섭씨 10도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한파주의보를 발령한다. 그리고 전날보다 15도 이상 떨어져 발효 기준값 이하로 예상될 경우 한파경보를 내린다. ‘강추위’가 엄습하니 ‘조심’ 하라는 예고다. 강추위 때 느끼는 체감온도는 그 이상이다. 그렇다면 체감온도는 어떻게 산출해 내는 것일까. 우리나라는 ‘신바람냉각지수’라는 공식을 사용한다. 전문용어라 설명하자면 매우 복잡하다. 하지만 남녀 각 6명씩 12명이 임상 실험에 참여하여,…
깊어지는 법 /고종만 가을은 저절로 깊어지는 게 아니더라 여치는 풀잎에 가슴을 문대며 감나무는 달빛에 얼굴을 부비며 달님은 호수에 몸을 씻으며 서로가 서로의 가슴으로? 등으로? 깊어지더라 깊어지더라 나의 호수도 너의 하늘에 너의 하늘도 나의 호수에 -고종만 사집 ‘화려한 오독’에서 사람 역시 나이가 들수록 깊어지게 되어 있다. 세월이 흐르면 여치와 풀잎처럼, 감나무와 달빛처럼, 달님과 호수처럼 서로에게 몸 비비며 녹아들기 때문이다. 아무리 대단한 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혼자서는 뜻을 펼치기 어렵다. 결국에는 사람의 문제이고, 얼마나 사람 속에 녹아드느냐가 인생 성패의 열쇠이다. 나를 버리지 않고도 타인에게 녹아들 수 있다는 것, 마치 나를 버린 것처럼 타인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삶의 지혜이고 세월의 가르침이다. /장종권 시인
수원 출신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1·세계 58위)이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 대회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수원영화초 수원북중 삼일공고를 나와 한국체육대에 재학중인 정현은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천500만 호주달러·약 463억원) 8일째 남자단식 16강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3-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정현은 1981년 US오픈 여자단식 이덕희, 2000년과 2007년 역시 US오픈 남자단식 이형택이 기록한 한국 선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 16강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정현은 2016년 이 대회 1회전에서 당시 세계 1위였던 조코비치에게 0-3(3-6 2-6 4-6)으로 졌지만 불과 2년 만에 이날 설욕전을 펼쳤다. 정현이 준준결승에서 샌드그렌을 물리치면 4강에서는 페더러(2위·스위스)-베르디흐(20위·체코) 경기에서 이긴 선수를 상대한다. 샌드그렌은 세계 97위로 정현에 한참 뒤지고 있어 4강 진출의 전망도 밝다. 정현은 이날 승리로 상금 44만 호주달러(3억7천만원)를 확보하게 됐다. 정현은 이번 대회를 통해 대한민국 테니스의 존재감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대담한 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