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주
내가 어둠이 되고 싶은 까닭은
그대가 별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내가 섬이 되고 싶은 까닭도
그대가 등대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나를 보면 그립다고 말할까 봐
가까이 오고 싶어,
말없이 눈물 흘릴까 봐
멀리서 지켜보고 싶었던 까닭입니다
그렇다고 사랑하지 않는다는 얘기도 아닙니다.
가만히 침묵하고 있어도
언제나 내 안에서 빛나고 있는 까닭입니다
사랑하라고 성경은 말합니다, 베드로전서 4장8절에 무엇보다 열심히 사랑할찌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는다 말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사랑을 노래한 빼어난 감흥으로 숙명적인 길을 걷고 있나 봅니다. 누군가 혼자 남아서 어둠속을 서성이고 말하고 있을 때 시간과 세월의 공간을 더듬어 말을 건네고 있습니다. 참 쓸쓸하고 눈물이 마르지 않는 겨울의 끝자락으로 지나갑니다. 이 슬픔 속에서 마음의 등을 켜고 불러봅시다. 지나간 아픔도 좋고 슬픔도 눈물도 좋습니다. 시인의 숨 막힌 역설적인 사랑을 찾다보면 사랑의 역설을 껴안고 서성댄 일들이 어제도 오늘도 깊어만 가는데 쉽게 손이 내밀어지지 않습니다. 따뜻한 그리움이 기다려지는 날입니다.
/문학평론가 박병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