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에 수년간 근무하다 보면 여러 가지 안타까운 일을 많이 겪게 되는데 그 중에서 의사와 보호자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하고 당황하게 하는 것이 말 못하는 어린 아이가 이유 없이 자지러지게 울면서 응급실로 내원하는 경우이다. 아이가 죽어라 울어대고, 우는 이유를 모르니 어떻게 해주어야 할지도 모른다면 그 어떤 부모가 당황하지 않겠는가? 또한 이런 부모를 대하는 의사는 얼마나 심리적으로 조급해지겠는가? 이렇게 말 못하는 아이가 갑자기 죽어라 울며 부모와 응급실 의사를 당황하게 만드는 질환의 하나가 ‘장중첩증’이다. 이는 말 그대로 긴 망원경을 폈다가 접을 때처럼 장의 위와 아래 부분이 겹쳐지게 되는 상태를 말하고 이렇게 되면 장속이 좁아져서 음식물이나 대변이 내려가지 못해 장폐색 증상이 나타난다. 또 장이 연동 운동을 할 때마다 심하게 배가 아프고 장벽이 눌려서 장벽 속에 있는 혈관을 통해 피가 흐르지 못해 장이 썩을 수도 있고 심하면 터져서 복막염이 되어 생명이 위독할 수도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중첩증 환아는 필자가 14~15년 전 응급실에 근무할 때인데, 갑자기 다리를 배로 끌어당긴 채 심한 복통으로 자지러지게 울고 얼굴빛은 창백
1971년도에 중학교에 입학했다. 삽과 곡괭이를 들고 교문에서부터 교실에 이르는 진입로 포장공사를 선생님과 학생들이 손수 했다. 연못도 만들었다. 주번들은 아침 일찍 등교해 교내는 물론 학교에서 경기도교육위원회(현 경기도교육청)까지 살수차를 끌고 물을 뿌리고 다녔다. 그때만 해도 교장선생님을 꽤나 극성쟁이로 생각했다. 필자의 선친도 수원 인근의 신설 중학교 교장이셨다. 학교진입로와 운동장은 당연히 진흙투성이였다. 자갈과 모래를 까는 일에 고사리손들이 동원됐다. 학생들에게 일을 시킨다는 제보를 받고 교육청에서, 언론사에서 찾아왔다. 교장이 학생들과 같이 바지를 걷어부치고 삽질을 하는 모습을 보고는 그냥 돌아갔다고 한다. 학생들이 힘은 들었지만 포장공사나 정지작업을 스스로 해냈다는 자부심도 있었다. 새마을운동이 학교에도 들풀처럼 번질 때였다. 1969년 8월 어느 날 영남지역에 큰 물난리가 났다.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수해지역을 시찰했다. 기차를 타고 가던 그는 차창 밖을 바라보다가 신거역에 멈췄다. 경북 청도군 청도읍 신도마을이었다. 수마가 휩쓸고 간 마을 안길과 제방을 보수하기 위해 아이부터 허리 굽은 노파까지 모두가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
늪 /정호승 지금부터 절망의 늪에 빠졌다고 말하지 않겠다 남은 시간이 한 시간도 채 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희망의 늪에 빠졌다고 말하겠다 절망에는 늪이 없다 늪에는 절망이 없다 만일 절망에 늪이 있다면 희망에도 늪이 있다 희망의 늪에는 사랑해야 할 사람들이 가득 빠져 있다 - 정호승 ‘밥값’ / 창작과 비평 세상에서 길을 잃어버렸을 때 자신은 길과 멀어진다. 잃어바린 길을 찾아간다는 것은 자신을 찾아간다는 것과 동일하다. 자신 안에 들었던 희망과 절망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 서로에게 비추어지는 모습에서 찾는 동일성은 결국 자싱의 몫으로 회귀된다. 사랑해야 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희망’이라는 시간 안에서 언제나 새벽의 얼굴로 ‘늪’에 한 발씩 디밀고 있다. /권오영 시인
학교 부적응으로 인해 중도에 탈락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특히 초중학교의 경우 의무교육 대상이어서 정규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 학부모나 학교 측 모두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그래서 이들을 특색 있는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보듬어 줄 대안학교의 활성화가 사회의 현안이 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경기도 내에는 대안교육 위탁기관 치유학교인 ‘경기수원로움학교’와 ‘경기고양위더스학교’가 지난해 개교해 운영되고 있음은 바람직한 일이다. 유사 대안학교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현실에서 경기도교육청이 공모를 통해 대안교육 위탁기관 치유학교를 지정·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고양시 아동청소년건강복지센터가 운영중인 고양위더스학교의 경우 지난해 6월 10명의 학교생활 부적응 학생에 대해 정서 및 생활 전반에 걸쳐 지원을 한 결과 모두 7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올해는 11명의 학생 가운데 이미 3명이 다시 정규학교로 복귀했다. 집중적인 심리지원 프로그램과 정서 및 행동양식에 대한 상담과 치유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과정도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정규수업은 물론 인지치료 원예치료 예술치료 요가 등 특색있는 수
지난 9월 28일자 본란은 도태호 수원시 제2부시장의 안타까운 자살 소식을 전하면서 생명존중인식이 확산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범정부차원의 시급한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3년째 1위다. 2016년도 인구 10만명당 25.6명이라고 한다. OECD 평균 자살률 12명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2위는 헝가리 19.4명으로서 큰 격차가 난다. 우리나라에서 자살률이 급증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다. 자살 1위 국가의 행복지수는 당연히 낮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행복지수는 OECD회원국 32개국 중에서 31위였다. 이는 지난 2월 OECD의 발표다. ‘일하다 지치면 한국인을 생각하며 위안을 얻어라’는 말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보도한 내용이다. 치열한 경쟁과 현격한 빈부격차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은 클 수밖에 없고 자살을 택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전국 자살사망자수는 2016년 1만3천92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5.6명이다. 특히 안타까운 것은 노인자살률이 엄청나게 높다는 것이다. 지난해 전국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53.3명이었다. 이는 15~64세 자살률 25
국민들이 세금을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방·치안·외교·행정 등의 공공서비스를 받는 대가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국가는 국방과 외교 등을 잘해서 국민들이 안심하고 경제활동에 종사하고, 편안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최근 한반도에는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북한 외무상 리용호는 미국이 선전포고를 했다고 하면서 미국을 공격하겠다는 발언을 서슴치 않고 있다. 미국도 전쟁을 피하길 바라지만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 국민들은 전쟁이 발발하고, 북한이 대한민국을 공격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한반도 전쟁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북한이 먼저 미국이나 한국을 선제공격 할 수 있을까? 이는 북한의 자살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 24시간 북한을 지켜보는 한미연합군에 의해 공격 준비 단계에서 북의 미사일과 핵시설은 파괴되고, 아무런 제재 없이 북한 상공을 누비는 한미연합군 폭격기에 의해 북한의 주요시설은 다 파괴되고 말 것이다. 전쟁으로 우리 피해가 없지는 않겠지만, 북한정권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북한이 핵보유국
한글날은 우리에게 기나긴 추석연휴를 하루 더 늘려 주었다. 세종대왕께 다시 한 번 감사해야 할 일이다. 한글 창제를 기념하려는 노력은 일제 강점기에 시작되었다. 1926년 조선어학회에서 ‘가갸날’을 정했고, 1928년 ‘한글날’로 바꾸었다. 당시에는 음력 9월 29일이었으나, 1945년 훈민정음 해례본에 근거하여 양력으로 환산하여 10월 9일로 정해졌다. 2005년에 국경일로, 2012년에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그런데 한글을 세종대왕이 발명했고, 전적으로 독창적이라고 아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세종실록에 따르면 세종 25년(1443)에 “임금께서 친히 언문 28자를 지으셨다”고 하였다. 또 세종 28년(1446)에 ‘훈민정음’이 반포된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세상 모든 발명품이 그렇듯이 이전에 전혀 없던 것이 갑자기 탄생할 수는 없다. 한글창제 과정을 연구한 정광의 저서 ‘한글의 발명’에 따르면 인도의 음성학과 팔만대장경을 공부하는 스님들의 조언, 파스파 문자의 영향을 받았고, 세종대왕의 가족들과 성삼문, 신숙주 등의 신진학자들의 연구가 모여서 만들어졌
가을 풍경 /김종호 썰물처럼 빠져나간 기억의 빈터 밀물지는 시간의 고동소리 한사코 바람 허리를 붙잡고 있는 추녀끝 풍경이 졸다, 깨다, 늑골을 두드리는 황혼 무렵 지평선 끝으로 사라지는 기러기 한 쌍 -김종호 시집 ‘한 뼘쯤 덮고 있었다’ 중에서 세월도 흐를 때에는 무시할 수 없는 속도로 흐른다. 그래서 화살 같다는 말도 나왔다. 바람의 속도보다 무섭고 썰물의 속도보다 무섭다. 이런 세월의 빠름 때문에 가을은 문득 지난여름과 봄의 기억을 되살리게 만든다. 시간의 고동소리가 다급해질수록 기억은 빠른 속도로 되살아난다. 남은 시간이 줄어들수록 지난 시간으로의 회귀는 깊어진다. 시간은 붙잡는다고 가는 길을 멈추지도 않고 그럴수록 뿌리치는 바람의 손길은 매섭기 마련이다. 이제 곧 겨울이다. /장종권 시인
열흘 간이라는 사상 최장의 한가위 연휴를 지내고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왔다. 이번 긴 연휴기간 동안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 가족과 친지들을 만나고 마음만이라도 풍성한 추석을 지냈다. 국내외 정세가 어지러운 각박한 삶이지만 그래도 부모님을 비롯한 보고 싶었던 사람들과의 재회의 기쁨을 누리고 나니 사람들의 표정만큼은 밝다. 귀성길과 귀향길 모두 다행스럽게도 큰 사고도 없었다. 이번 연휴 동안 국민들의 관심사는 역시 먹고사는 민생의 문제와 북핵위기에 따른 한반도 전쟁위기에 관한 것이었다.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 속에 시급은 크게 오르고 장사는 안 돼 영세 자영업자들은 울상을 지었다. 반면 인천공항은 해외여행객들로 발 디딜 틈도 없이 심화되는 양극화 현상을 보여줘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하기도 했다. 특히 부정청탁방지법 시행 1년을 맞아 경기는 더욱 썰렁했다. 정치권은 정치권대로 민생은 아랑곳하지 않고 언제나 그랬듯이 이전투구의 양상이다. 전직 대통령들을 볼모로 적폐청산을 내걸며 벌이는 싸움은 국민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벌써부터 내년 지방선거의 주도권을 놓고 싸움만 벌인다. 이러한 가운데 오늘은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대형마트나 동네 상권까지 파고 든 대기업의 SSM에 밀려 전통시장 등 동네상권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부는 전통시장과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온누리상품권을 유통시키기 시작했다. 온누리상품권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역 상권을 살리자는 취지에 호응해 관공서나 기업들이 상품이나 보너스 일부를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하고 있다. 물론 부작용도 있다. 일부 지자체나 관공서에서는 추석이나 설 상여금, 또는 복지 포인트 일부를 온누리 상품권으로 강제 배당한 사례도 있다. 일부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런 일이 큰 말썽이 되지 않고 대충 넘어가는 것은 우리 이웃인 전통시장과 동네 가게들을 살리자는 호소가 먹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대거 유통된 온누리 상품권 중 일부가 소위 ‘현금 깡’으로 불법 환전되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에서 온누리 상품권을 검색하면 현금과 교환하는 방법이 줄줄이 나온다. 철저한 단속과 지도가 필요하다. 온누리상품권의 회수율도 문제다. 지난해 이찬열의원(당시 더불어민주당, 현 국민의당)은 경기지역의 온누리상품권 회수율은 62.9%밖에 안된다고 밝힌 바 있다. 현금보다 유통이 불편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