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별 /심종록 대리석 바닥 위를 몰려왔다 몰려가는 사람들 플랫폼으로 들어오는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뜨거운 입맞춤을 하고서는 모르는 사이처럼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들 초녀녁달처럼 싱싱한 이, 별 -심종록 시집 ‘쾌락의 분신자살자들’ 시의 내용을 생각하면 ‘이, 별’은 이별(離別)을 의미하는 것일 게다. 그러니까 이 시는 ‘이, 별인 지구에서 수시로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들의 이별(離別)’에 대한 이야기다. 어쩌면 우리는 뜨거운 입맞춤을 하면서도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는 하나라고, ‘나’가 ‘너’인 것처럼 하나가 된 마음이라고, 일심동체라고 서로에게 고백하면서도 정작 눈은 다른 방향을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실 ‘너’를 ‘나’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소박한 믿음에 불과한 것 같다. 유행가 가사처럼 ‘내가 나를 모르는데’ 어찌 ‘너’가 ‘나’가 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우리 징징대지 않는 것도 좋겠다. ‘나’
드라마 ‘상속자들’에는 잘 생기고 멋진 훈남들이 등장한다. 차은상, 최영도, 김탄 등 극중 남성들과 여주인공과의 로맨스가 흥미롭다. 필자가 위 드라마들을 띄엄띄엄 본 탓인지는 몰라도 드라마의 제목에 걸맞는 주요 캐릭터가 빠진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피상속인의 채권자. 사망 이후 발생하는 법률관계 중 상속을 둘러싼 긴장관계의 기본 축에는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다. 피상속인 즉 망인의 채권자는 망인의 사망으로 채권 회수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를 고민한다. 반면에 상속인은 한번쯤은 재산은 상속하되 빚은 될 수 있으면 상속하지 않는 방법을 고민하기 마련이다. 상속인과 피상속인의 채권자 사이의 긴장관계의 해소에 관하여 민법은 3가지 기본 해법을 규정하고 있다.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권리의무를 제한없이 승계하는 단순승인, 상속으로 인하여 취득할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을 변제하는 한정승인, 그리고 마지막으로 상속포기가 그것이다. 3가지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는 상속인의 결정에 달려 있다. 상속인의 선택에 따라 피상속인의 채권자는 채권을 회수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피상속인의 채권자 보호를 위해 민법은 상속인이 일정
청명 한식이 지나면서 농경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밭 한쪽 매화가 화사하고 들풀이 벌써 빼곡하다. 작년 가을 파종한 마늘은 제법 실하다. 잡초를 제거하고 물을 두어 번 줬지만 계속되는 봄 가뭄에 목이 마른지 마늘잎이 타들어간다. 검불이며 호박 줄기 콩대 등 지저분한 것을 긁어모아 불을 놓는다. 건조해서인지 불길이 제법 거칠다. 바람 없는 날 골라서 불을 놓는다고 했어도 막상 불길이 높아지니 겁부터 난다. 서둘러 불길을 잡으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작은 불씨 몇 남아 곧 꺼지겠다 싶어 다른 일을 하다보니 불씨가 되살아나 불길이 옮겨 붙고 있다. 바람기 없는 날도 이럴진대 바람 부는 날은 대단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불을 끄고 주변정리를 하고 혹시나 싶어 언저리를 삽으로 파 놓고서야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편해졌다. 며칠 전 당진가는 길에 도로변으로 올라서는 불을 끄는 것을 보았다. 논두렁을 태우다 불길이 도로변 언덕으로 옮겨간 모양이다. 일부 가로수가 화상을 입었고 꽤 넓게 불에 탄 흔적이 있다. 소방차가 출동했지만 아직 불길이 다 잡힌 것은 아니다. 저러다 지나가는 차에 옮겨 붙기라도 하면 큰일이지 싶어 차선을 바꿔 달렸지만 위험한 상황임에는 틀림없다. 논두렁 태우
이런 경우 법적으로 어떻게 되냐는 질문과 상담 속에서 생활하는 나로서는 세상을 바라볼 때 법률가의 관점에서 다소 딱딱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통령직에 있다가 현재는 수감 상태로 고통받고 있는 그분을 생각할 때도 이러한 기준에서 평가하게 된다. SNS상으로 다양한 정보를 전달받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에도 주로 법적인 가치가 있는 내용에만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법률가적인 관점에서 볼 때 지난해부터 이제까지 진행된 일련의 검찰 수사와 탄핵, 특별검사의 수사 그리고 전직 대통령의 구속은 법치주의 회복과 질서의 재정립 과정으로 평가할 수 있다. 지난해 가을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전에는 정운호 게이트 또는 대형 법조비리 사건이 온 국민을 놀라게 하였다. 변호사로서 국민들 앞에 얼굴을 들고 다니기 민망할 정도였다. 돈이면 재판조차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이 전관예우라는 뿌리 깊은 법조계 부조리와 결합하여 고귀한 사법제도의 존엄성을 크게 훼손시켰다. 엄정한 수사나 재판이 왜곡되면 일반 사람들은 나만 법을 지켜서 뭐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하더라도 이를 지킬 만한 보이지 않는 질서가 존재하지 않으면
노익장이란 단어가 2000년 전 중국 후한 때 나왔으니 역사가 길다. 당시 62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반란군을 토벌하러 가겠다고 나서는 마원 장수를 말리면서 광무제가 했다는 “늙어서 더욱 왕성하다”는 뜻의 ‘노당익장(老當益壯)’이 어원이다. 나이 들수록 기운과 의욕이 넘친다고 할 때 쓰는 용어다. 무병장수, 인간의 오랜 염원이었지만 평균수명이 50세를 넘은 건 불과 100여 년 전이다. 장수국가라는 일본도 19세기 초 평균수명은 45세였다.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선시대 왕들의 수명조차 46세 안팎이었다. 이런 사실에 비추어 당시 마원의 나이는 노인 중에서도 원로급이나 다름없었다. 이런 평균수명은 언제부터인가 환갑잔치조차 슬그머니 사라질 정도로 늘어났다. 그리고 이젠 칠순도 생략하는 집이 많다. 평균수명이 81세로 늘어난 탓이다. 따라서 지금 60대에게 노익장이란 수식어를 붙이면 어색하다 못해 창피하기까지 하다. 80, 90세나 돼야 그나마 어울리는 세상이 됐기 때문이다. 1930년대 태생으로 60년대에 사회생활을 시작해 80을 앞뒀다는 뜻의 ‘신386’이란 신조어도 생겼다. 하지만 이 또한 언제 센티내리언(centenarian), 즉 100세 어르신
겨울 아침 /오세영 마음이 가난한 자는 천국이 저희 것이라 했던가. 비록 강퍅한 시대와 맞서 서릿발 사나운 동토로 내몰렸다고 하나 의식은 추의와 고독의 절정에서 가장 명징하게 맑아질지니 이성이 빙벽의 불타는 이마에서 반짝 빛나는 이 겨울 아침에 일어나 나는 먼저 시를 쓰리라. 밤새 하얗게 내리는 눈밭에서 종종거리는 산새들의 그 정갈한 발놀림. 시인이 시로 쓰는 도구는 명징한 의식과 이성이다. 겨울은 의식이 고갈되고 죽은 계절이고 의식이 달아나 동면을 꿈꾸는 시기이고 겨울은 죽음의 상징이고 겨울은 극복이 아니라 순응의 방식으로 살아남을 수도 있으나 시인은 시를 쓰는 행위로 겨울을 극복한다. 시는 이열치열의 수단이자 아침에 일어나 시를 쓴다는 것은 겨울밤을 이겨낸 환희의 노래와 존재의 출발점을 시로 한다는 선언이다. 시인이 삶의 본질적인 문제를 풀어내는 방식이 시에 있고 시를 써야 하는 것이 곧 살아야 함의 이유고 역설적으로 시를 쓰므로 살아있다고 말한다. 그의 시는 작은 것의 생명력을 노래하므로 우주란 큰 생명이 존재한다는 것을 환기 시킨다. 아름다운 역설의 노래를 부르는 혜안의 시인을 떠오르게 하는 좋은 시다. /김왕노 시인
북한이 5일 오전 동해 상으로 중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5일 오전 6시42분쯤 함경남도 신포 일대 지상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지난 2월 12일 발사에 성공한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미국명 KN-15) 계열로 추정된다. ‘북극성 2형’은 고체연료를 사용해 발사 준비시간이 매우 짧아 주일미군기지뿐 아니라 괌 미군기지를 사정권에 둬 미국을 겨냥한 무기로 간주된다. 그러나 고각발사 방식으로 쏘면 우리나라도 사정권에 들어간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경고가 나오자마자 북한이 이처럼 위협적인 전략무기인 북극성 2형을 발사한 것은 미국과 중국의 대북압박 강화 논의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기 위해서다. 자신들의 핵과 미사일을 놓고 강대국들이 흥정의 대상으로 삼지 말라는 경고도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미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관심끌기용 무력시위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즉시 안정보장회의를 개최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대북 경고 수준 이외에는 이렇다할 방안이 없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더욱 곤혹스런 것은 중국이다. 중국
수원시는 지난해 한 해 동안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 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했다. 행사를 마무리하는 시점인 12월12일 열린 성과보고회에서 시는 전년보다 55% 증가한 약 700만명의 관광객이 수원을 찾아왔다면서 지역 관광활성화에 이바지했다고 발표했다. 성과보고회에서 ‘성과 및 향후 과제’를 발표한 수원시정연구원 강영애 연구원은 ‘주요 행사 방문 만족도는 5점 척도 기준 4.01점(5점 매우 그렇다, 1점 전혀 아니다)으로 다소 높은 편’이라고 밝혀 성공적인 행사였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숙박 여행객 비율이 2015년 25.9%에서 2016년 28.2%로 다소 높아졌지만, 여전히 당일 관광 비율이 높았다. 다양한 관광프로그램을 개발해 방문객들의 체류 기간을 늘려야하고 파급력 있는 홍보 매체를 활용해 방문객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염태영 시장은 관광산업을 시 전략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과 화성행궁이 있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축제 중의 하나인 수원화성문화제 등을 개최하고 있는 수원시로서는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이는 수원시뿐 아니라 우리나라 많은 도시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관광산업을 전략사
필자가 첫 직장 때의 일이다. 친하게 지낸 팀장님이 어느 순간 회사에서 구조조정이 되어서 나가게 되었다. 20년 동안 자신의 청춘을 바친 회사를 나가야 하는 팀장님 입장에서는 충격이 컸을 것으로 짐작된다. 40대 후반의 나이이고 회사 생활 이후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었던 터라 회사를 나가시고 꽤 고생을 많이 하신 걸로 기억한다.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정작 직장에서 퇴직시기는 빨라지고 있다. 일반 사기업에서는 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40대 후반, 50대 초반이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퇴직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최근에는 한참 일할 나이인 30대 중후반도 구조조정이나 희망퇴직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 언제 이런 상황이 나에게 닥칠지 모른다. 이 때의 경험은 꽤나 강렬하게 필자의 뇌리 속에 남아있게 되었고 앞으로 필자가 어떻게 살아야 될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던져준 계기가 되었다. 준비되지 않은 퇴직은 나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의 가족들까지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정년을 채우고 퇴직하신 분들은 시간을 두고 인생 2막을 준비할 시간을 가질 수 있지만 40~50대 갑작스럽게 퇴직하신 분들은 퇴직 이후의 삶에
“씹을 때 이가 찌릿거리고 아파요”라며 치과를 찾는 환자들이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검사를 해봐도 충치도 없고 잇몸 질환도 없으며 X-ray를 촬영해 봐도 특별한 이유가 발견되지 않아 진단과 치료를 매우 어렵게 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치아 균열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치아 균열증은 말 그대로 치아에 균열이 생기는 것으로 눈으로 보기에는 아무 이상이 없고 증상이 없는 아주 미세한 정도부터 치아가 부서지면서 반쪽이 들썩거리는 심한 정도까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균열증은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오랜 시간이 경과되면서 균열부위에 착색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눈으로 관찰하기가 어려워 진단과 치료가 쉽지 않으며, 치료 결과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치과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난처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불행하게도 치아 균열증의 발병률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그 이유는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그만큼 치아를 구강 내에 지니고 있는 시간과 사용하는 시간이 더 길어졌으며, 치아 균열증에 대한 치과의사와 환자의 인식이 높아져 과거에는 그냥 지나치던 것을 지금은 더 많이 진단하기 때문입니다. 치아 균열증은 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