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앞 초등학교 교문에 걸리는 현수막은 재미있다. 3월초에는 두 개가 걸렸다. ‘저 이제 학교 다녀요! 잘 다녀오겠습니다!’, ‘1학년 동생들아, 학교는 참 즐거운 곳이야!’ 그 1학년 아이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상급생인 아이들, 선생님들 얼굴도 보고 싶었다. 이 학교는 그런 현수막을 꼭 담벼락에 걸어서 아이들 키에 맞춰준다. ‘입학을 축하합니다’, ‘본교 입학을 축하합니다’ 상투적인 내용의 현수막을 높다랗게 거는 학교가 대부분이다. 속으로는 축하하지도 않으면서 누군가 시키니까 마지못해 지난해 현수막을 꺼내어 그대로 달아놓은 건 아닌지, 변명하기도 어려울 객쩍은 의심까지 해보았다. 졸업 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졸업을 축하합니다’,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그런 현수막을 보면 “정말 진심으로 축하하는 것일까?, 지긋지긋한 것들, 속이 다 시원하군!” 하고 돌아서는 건 아닐까?’ 괜히 심술궂은 생각도 하게 된다. 그러다가 저 따듯하고 참신한 현수막을 보며 가슴이 부풀어서 이 땅에서 현
도꼬마리 /심우기 종의 번식에 대한 집념은 한번 달라붙은 인연을 절대 놓지 않는다 서툰 손사래에는 끄떡없고 툭툭 쳐대는 발길질도 웬만해선 다 견뎌낸다 자식 때문에 사는기라 때로는 무시를 당하면서도 천대까지 받으면서도 버리지 못하는 끈끈한 가시 같은 인연 너무 힘들다 싶으면 따뜻하게 손 내미는 사람의 바지에 붙어 훌쩍 떠나고도 싶은데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요양원에 누워 외로워 스스로 말라버리는 도꼬마리 - 심우기 시집, ‘검은 꽃을 보는 열세 가지 방법’ 요즘 늘어가고 있는 것이 요양원이다. 오래도록 죽지 않는 노인 인구가 늘어가는 시대, 열린 그 세계 속으로의 준비를 서두르는 걸음들이 빠르다. 종의 번식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하늘이 준 의무이자 집념이다. 한번 맺어진 인연은 절대 거스를 수도 버릴 수도 없음이다. 그것이 바로 사람이 일생을 사는 일이며 부모가 자식에게 몸과 마음을 다 바치는 까닭이다.한 번쯤 힘들어 도꼬마리처럼 따뜻하게 손 내미는 사람의 바지에 붙어 떠나도 좋았으련만, 때로는 무시를 당하면서도 천대까지 받으면서도 버리지 못하는 끈끈한 가시 같은 인연, 하지만 노쇠한 부모가 아무것도 줄 것 없고 누군가에게 의지해야만 살 수
일본의 행태에 짜증나고 화도 치민다. 일본이 과연 우리의 이웃이 맞긴 한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역사 왜곡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강제 징용피해자 문제, 독도 문제 등 한국민들의 분노를 자극하는 사안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또 후쿠시마 산 수산물 수출 문제로 국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8년 전인 2011년 3월 11일 리히터 규모 9.0의 강진이 발생했고 뒤를 이어 쓰나미가 동북부 지역을 덮쳐 공식 사망자만 1만5천800여 명에 달했다. 이때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도 폭발해 이 지역은 죽음의 땅과 바다가 됐다. 당시 한국은 일본과 앙금은 남아 있지만 이웃으로써 지진 직후 구조대를 파견하고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국민들 스스로 성금을 모금하면서 그들의 불행에 가슴 아파했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한 뒤 정부는 후쿠시마 인근 지역의 농수산물 수입을 금지한 데 이어 후쿠시마 인근 8개현의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시켰다. 당시 식약청(현 식품의약품안전처)은 세슘 등 방사성 물질 오염이 우려된다며 후쿠시마 산 일부 농산물과 수산물 전 품목을 수입 금지시켰다. 국민들의 안전을 생각한 당연한 조치였다. 그런데 일본은 세계무역기구(WTO)에 한국의 수입금
올해 국세감면율이 법정한도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2009년 금융위기 때 이후로는 10년 만에 처음이고, 그전까지 따져도 법정한도를 초과한 것은 이번이 3번째다. 국세감면율 법정한도는 직전 3년간의 감면율 평균보다 0.5% 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설정한다. 법정한도는 강제 사항은 아니더라도 금융위기 등 예외적인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대부분 준수됐다는 전례에서 알 수 있듯이 조세 형평성 등을 위해서라도 감면에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1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19년 조세지출 기본계획'에 따르면 올해 국세감면액은 47조4천억원으로 지난해 감면액(41조9천억원)보다 5조원 넘게 늘어나고 감면율은 13.9%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 추정대로라면 올해 늘어난 국세감면액은 역대 최고 수준이며, 감면율은 법정한도(13.5%)를 0.4% 포인트나 웃돌게 된다. 올해 법정한도 초과가 확실할 만큼 국세감면이 역대 최대폭으로 늘어난 배경은 근로·자녀장려금 등 저소득층에 대한 조세 지원과 지방소비세 확대다. 근로·자녀 장려금이 4조원 늘었고, 부가가치세 중 지방소비세 비율 상향조정으로 3조3천억원이 국세에서 지방세로 넘
기업의 가장 중요한 경영활동 중 하나가 마케팅(Marketing)이다. 제품과 서비스에 관한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기술개발부터 시작해 이를 시장에 출시하고 관리하는 마케팅활동은 거의 모든 경영활동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케팅활동이 취약한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이 이뤄지기 어렵다. 이러한 기업들은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며 적절한 고객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 따라서 기업의 마케팅활동이 전사적으로 이뤄져야 자원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고객과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경쟁자보다 더 탁월한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 마케팅은 기업과 고객 간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으로써, 교환과정에서 일어나는 가치창출활동이다. 즉, 마케팅은 구매자와 판매자가 상호이익을 위해 교환을 수행하는 과정이다. 미국마케팅학회(AMA)는 마케팅을 개인과 조직의 목적을 만족시키는 과정으로써, 교환을 창출하기 위해 재화 및 서비스의 유통, 촉진, 가격결정, 구상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를 종합해보면, 마케팅은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탁월한 가치를 창조해 고객에게 전달하고, 그 대가로 이익을 창출하는 활동으로 이해할 수 있다. 마
역시 똑같은 장면이 벌어지고 있다.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역대 정권에서 벌어졌던 눈살 찌푸리는 일들이 변함없이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다. 문재인 정부 2기 내각 출범을 앞두고 언론에 오르내리는 장관 후보자들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결격사유까지는 아니더라도 장관 각 개인들을 노블리스 오블리제와 관련해서 잣대를 들이대면 안 걸려들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가 궁금하다. 벌써 일부 장관들은 재산형성 과정부터 문제제기가 되고 있다. 여기서 미래 고위 관료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그동안 중도하차한 국내 굵직한 인물들의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환경에서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꼭 지켜야 할 이야기를 반면교사 겸 몇 가지 교훈적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참고로 아래 각 이야기에서 실제 사례는 굳이 들지 않으려 한다. 그 사례가 너무 많고 인터넷 검색을 하면 아주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첫째, 위장전입을 해서는 안 된다. 재산 증식과정에서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 투자를 따라 올만한 것은 아직 없다. 은행 이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주식은 태생적으로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다. 높은 자리로 올라가면서 각종 정보를 남보다 먼저 얻을 수 있는 기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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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핵심 가치로 내세울 만큼 공정과 정의는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갈망하고 추구하는 공통의 가치라 할 수 있다. 젊은 층일수록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버닝썬 사건’에 대한 수사나 ‘별장 성폭력’ 의혹 및 고 장자연 리스트 사건 처리 과정을 보면 우리 사회가 아직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과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든다. 부와 명성, 권력을 쥔 이들이 법을 비웃으며 일탈과 탈선을 일삼아도 뒤탈 없이 건재했다는 데서 공정과 정의는 좀체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검·경찰 등 힘센 권력기관이 이들을 비호하며 공정과 정의를 유린하는 듯한 정황들만 쏟아지는 현실은 혀를 차게 만든다. 빅뱅 멤버 승리 등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지칭된 윤모 총경은 서울 강남경찰서, 청와대, 경찰청 등에 근무하면서 버닝썬 사건 주인공들과 골프·식사를 하고 승리 일행이 운영한 업소에 대한 수사상황을 누설한 혐의로 대기발령 됐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폭력 의혹이나 장자연 사건 처리 과정에서도 검·경이 특권층에 속한 가해자를 의식한 듯 부실수사로 진상 규명을 가로막거나 은폐한 정황까지 숱하게 노출돼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사회
최근 무자격자의 대리 수술 사고 등 수술실 내 잡음이 끊이지 않아 수술실 CCTV 설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이에 경기도가 먼저 나섰다. 지난해 10월부터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수술실에 전국 최초로 CCTV를 도입해 가동하고 있다. 의료계의 반발은 거셌다. 대한의사협회는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 상호불신을 조장시키고 소극적 의료 행위를 유발해 직업 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수술실 CCTV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2일 열린 공개토론회에서도 의사회는 강력하게 경기도의 조치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럼에도 도는 도 의료원 안성병원 수술실에 CCTV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18일엔 수술실 CCTV를 도 의료원 산하 공공기관 5개 병원(수원, 의정부, 포천, 파주, 이천)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여론이 우호적인데다가 우려와 달리 심각한 부작용도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도정 여론조사 결과 경기도민 93%가 ‘수술실 CCTV 설치 운영이 의료사고 분쟁 해소에 도움이 될 것’, 91%가 ‘도립병원 수술실 설치 운영에 찬성 한다’고 응답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 2월 안성병원에서는 총 83
‘꼭두’하면 생각나는 것이 ‘꼭두새벽’, ‘꼭두각시’라는 말이다. 꼭두새벽은 올빼미형인 사람에게는 반가운 말은 아닐 것이다. 꼭두각시 또한 주체성을 잃어버리고 누군가 시키는데로 하는 일반적인 의미로 볼 때 ‘꼭두’는 그다지 반갑고 친근한 말은 아니다. 하지만 꼭두는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존재로 기독교의 ‘천사’와 같은 존재이다. 오늘은 꼭두를 만나러 여행을 떠나보자. 꼭두는 장례식 상여에 많이 사용됐다. 꼭두는 상여에 매달려 있는 인물상이나 동물, 식물의 형상으로 나무로 만들어져 목우(木偶)라고도 한다. 꼭두를 만나기 위해서는 북촌한옥마을의 ‘꼭두랑 한옥’을 찾거나 아니면 국립민속박물관의 제3전시관을 찾으면 된다. ‘꼭두랑 한옥’에서는 꼭두 하나하나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반면에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꼭두가 상여의 어디에 위치해 있는 지를 살펴볼 수 있다. 오늘은 상여에 자리한 민속박물관의 꼭두를 만나보자. 진주호단친목회에서 기증한 상여는 일단 그 규모 면에서 놀라고, 상여가 지닌 화려함에 한 번 더 놀란다. 그리고 수많은 꼭두와 장식에 감탄을 하게 된다. 4층 누각식 건물형태를 하고 있는 상여는 맨 위 지붕이 청색으로 칠해져 있어 자연스럽게 청기와를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