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탕 하면 주로 생선 매운탕을 말한다. 바닷고기나 민물고기가 원 재료다. 어느 것이든 신선도가 중요하지만 끓이는 방법이 약간 다르다. 바다생선 매운탕은 고추장을 푼 국물에 생선 토막을 넣고 익을 정도만 끓인다. 너무 오래 끓이면 살이 뼈에서 떨어져 나와 부서져 버리고 맛이 없다. 반면 민물생선은 살이 뭉그러지도록 오래 끓여야 흙내도 없고 들척하여 제맛이 난다. 웬만한 주부라면 기초 상식으로 통한다. 조선말기 조리서 ‘시의전서’에서는 “생선조치는 격식이 매우 다양하다. 찌개를 하려면 고춧가루에 기름 두어 숟갈을 넣어 갠 뒤 찌개 위에 얹으면 빛깔이 아름답고 맛이 칼칼하여 좋다”고 하여 고추장만 푸는 것보다 고춧가루를 넣는 것이 더 좋다고 적고 있다. 궁중에서는 고추장을 푼 찌개를 ‘감정’이라 하고, 국물을 바특하게 끓인 찌개나 찜·조림 등 간이 짠 반찬을 ‘조치’라고 한다. 예부터 민물 매운탕 중 최고로 친것은 쏘가리 매운탕이다. 특히 천자어(天子魚)라 부르는 황쏘가리는 매운탕을 끓여 노부모를 봉양한다고 하여 효자탕이란 별명도 있다. 바다생선 매운탕으로는 민어를 제일로 여긴다. 민어는 몸집이 클수록 차지고 맛있다. 그리고 회를 뜨고 남은 머리와 뼈 내장을 모
2018년 서울의 주택 증여 건수는 2만4천765건으로 전년대비 66.7% 증가했다고 한다. 이렇게 증여가 갑자기 늘어난 배경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종합부동산세 인상 등으로 다주택자가 증여를 통해 세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자식들이 자력으로 집 마련이 어려워 부모가 지원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여에는 큰 세금부담이 따른다. 증여전략을 어떻게 해야 세금절약에 유리할까? 집값이 1억원 이하일 때는 증여세가 10%, 1억원~5억원은 20%, 5억원~10억원은 30%, 10억원~30억원은 40%, 30억원 초과는 50%이다. 재산 전체에 대해 과세되는 상속세와는 달리 증여세는 수증자의 증여받는 액수를 기준으로 과세하기 때문에 수증자가 여러 사람이면 보다 낮은 구간의 세율을 적용 받는다. 주택을 자식에게 물려줄 때 증여대상을 아들 한사람으로 하기 보다는 며느리, 손자, 손녀 등으로 넓혀 수증자를 여러 명으로 하면 절세를 할 수 있게 된다. 채무도 함께 물려주는 부담부증여를 하면 세금을 낮출 수 있다. 부모가 10억원 상가를 증여하는 경우 4억원의 대출금까지 자녀에게 증여한다면 대출금을 뺀 6억원에만 증여세가 과세된다. 임대보증금도…
“인생을 망치지 않으려면 자신의 말에 신경을 써야 한다” 세계적 문호 셰익스피어가 일찍이 한 말이다. 말은 큰 힘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언제나 말을 잘 선택해 사용해야 한다. 얼마 전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겸 신남방정책특별위원장이 말실수로 물러났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CEO 초청간담회’에 참석해 한 발언이 논란이 됐다. 김 보좌관은 이날 “50~60대는 할 일이 없다고 산에 가거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기 퇴직과 청년실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20~30대 청년층과 50~60대 장년층의 심정을 헤아려야 하는 청와대 경제참모로서는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참 딱한 일이자 어처구니가 없다. 그렇게 돌아가는 밑바닥 정서 하나 제대로 읽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 경제보좌관 자리를 덥석 받았는지 모르겠다. 우리의 혀는 세 치, 약 10㎝밖에 되지 않으며 57g에 불과하다. 이런 세 치 혀가 우리네 운명을 쥐락펴락한다. 다른 자리도 아닌 경제를 담당하는 고위 공직자가 젊은이들 일자리가 없어 고민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조차 못한듯하다. 젊은이들은 취직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고 하
귀가 아프다 /김지헌 당신이 먼 길 떠났다 돌아올 때까지도 저 울림통은 소리로 철벽을 칠 것이다 땅 속에서 7년을 벼르다 짧은 황홀을 맛보았으니 어찌 난산을 두려워하랴 마을을 통째로 떠메고 갈 것처럼 매미가 제 목숨 쏟아내는 동안 나무는 그 소리에 감전된 채 목을 내어주고 귀가 아프다는 것은 매미가, 혹은 어떤 인생이 전생을 떠메고 가느라 마지막 목숨 쏟아내는 것 소리의 상여길 같은 것 지금 우리가 숨 쉬며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소음공화국이다. 눈만 뜨면 모든 매체들에서, 거리에서 세상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소리, 소리, 소리들. 이것들은 하나같이 허공을 떠돌며 소리의 철벽을 치고 있다. 어디에 있든 피할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소음이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은 대적으로 서로의 등판에 활시위를 당기며 서로를 격하게 비방하는 소리에 점점 감전되어 가는 세상. 그런 세상에서 우리는 소리의 상여길을 걷고 있다. 아니, 내가 그 소리의 상여길을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 볼 일이다. 칠년을 땅속에서 벼르던 울림통은 먼 길 떠났다 돌아오는 사람을 기다리는 향기마저도 철벽으로 가두어 버린다. 한여름 매미 울음이 소음으로 들려 창문열기를 얼마나 주저했는가. 귀가 아프도…
더불어민주당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사건에 관련된 현직 판사들의 탄핵소추를 추진하고 이달 안에 명단을 공개한다고 12일 밝혔다.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해 재적의원 과반수가 동의하면 법관 탄핵소추가 의결돼 국회가 헌법재판소에 탄핵심판을 청구한다. 헌재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동의하면 법관 탄핵이 결정된다. 여당은 소추 대상 법관을 5명 정도로 최소화한다지만, 큰 파장이 예상된다. 법관 탄핵소추는 사법부 견제를 위해 헌법이 입법부에 부여한 권한이다. 하지만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외압이 될 수도 있어 신중해야 한다.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가 마무리된 만큼 관련 법관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 그렇더라도 현시점에서 국회의 탄핵소추 추진은 검찰과 법원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로 오해받을 수 있다. 검찰에 대해서는 추가 기소대상 법관 선정의 ‘지침’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법원에 대해서는 양 전 대법원장이 11일 기소돼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로 재판부가 결정되고,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1심 재판이 끝난 단계에서 향후 재판에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로 읽힐 수도 있다. 민주당은 김 지사 1심 판결 직후 ‘적폐세력의 보복 판결’ 등을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 세 가지 나이 셈법을 쓴다. 첫 번째는 ‘세는 나이’로 태어나자마자 1살이 된다. 어머니 뱃속에 있었던 기간까지도 인정해 주는 것이다. 태아의 생명도 소중히 여기는, 매우 인간적인 셈법이다. 그런데 만약 아이가 12월 31일에 태어났다고 하면 1월1일엔 금세 2살이 되어 버린다. ‘연 나이’ 셈법은 현재 연도에서 태어난 연도를 뺀 나이다. 그러니까 2000년에 태어난 사람은 2019년 올해 19살이 됐다. ‘만 나이 셈법’은 태어날 때 0살로서 생일이 돌아올 때마다 1살씩 먹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공식적으로 연 나이와 만 나이를 함께 쓴다. 연 나이는 병역법이나 청소년보호법 등에 적용하고 있다. 만 나이는 병원 등에서 사용한다. 그러나 가정이나 일상생활에서는 세는 나이를 사용한다. 그래서 보통 8살에 초등학교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사실 연나이로는 7세, 만나이로는 6세인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런 세 가지 셈법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겪는 어려움이 많다. 이처럼 나이세는 방법이 다양하고 복잡해 불편을 겪는 이들이 증가하자 ‘한국식 나이’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이 ‘연령 계산 및 표시에 관한 법률
연일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더니 다시 겨울의 매서움이 느껴진다. 하지만 입춘이 지나서일까 겨울의 칼바람에서도 상쾌함이 느껴지는 듯하다. 오늘도 겨울의 창덕궁 후원여행을 이어가보자. 경치 좋은 곳이면 어김없이 들어서는 것이 바로 정자이다. 창덕궁 후원에도 어김없이 정자가 들어서 있다. 먼저 관람정 권역으로 가보자. 관람정 권역에는 반도지(半島池)를 사이에 두고 4개의 정자가 적당한 간격을 둔 채 자리해 있다. 관람정은 연못에 걸쳐 자리하고 있고 연못 반대편으로 승재정과 폄우사, 그리고 존덕정이 위치하고 있다. 관람정은 부채꼴 모양의 정자이다. 관람정의 특이한 점은 편액이다. 일반적인 편액의 모습이 아닌 나뭇잎 모양이다. 나뭇잎도 부채꼴 모양처럼 휘어있다. 편액의 색깔이 연그린에 흰색의 글씨가 쓰여 있어 색다른 느낌이다. 관람정의 부채꼴 모양의 지붕선과 편액의 부채꼴로 휘어진 나뭇잎 모양의 편액의 선을 함께 보는 묘미가 멋지다. 관람정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요소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댓돌이다. 정자로 올라가는 2단의 댓돌모습이 재밌게도 정자의 부채꼴 모양과 같은 선형을 유지하고 있다. 2단의 댓돌을 오르고, 다시 정자 위로 올라서는 정자바닥의 선이 곡선으로 통일
3·1혁명 100주년과 제2차 북미회담과 맞물린 보수정당 제1야당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반도 정세에 보수의 역할에 대한 다양한 논란이 등장하고 있다. 미국의 사회학자인 로버트 니스벳은 보수주의의 핵심 원리를 ‘개인의 자유 보장, 재산권 보호, 법치주의’에 두고 있다. 단순한 기득권 옹호를 넘어서는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데 반해 최근 한국의 보수는 이러한 보수주의의 핵심 원리조차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많은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 법치주의를 숭상하는 보수가 스스로 법치주의를 외면하고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소위 한국보수의 상징처럼 된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이 폭력사태를 유발 한다든지, 이미 헌재의 심판을 받고 사법의 판단을 받은 전직 대통령들의 법정구속을 마치 정쟁의 희생양으로 몰아가는 행태, 무엇보다 보수야당은 스스로가 만든 국회법을 스스로 위반하는 장외투쟁이나 의사일정거부 등 법치에 대한 모순적인 행위를 행함으로 보수를 점점 수렁에 밀어 넣고 있는 것이다. 가장 심각하는 문제는 역사인식의 부재 또는 퇴행적 자세다. 친일청산에 대한 소극적 자세에서 더 나아가 일제 위안부피해자에 대한 대응자세 또한 대단히 미온적이고, 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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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마다 국가를 위기에서 구해 낸 건 의인(義人)들이었다. 임진왜란 때 의병, 일제강점기에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 바쳐 헌신한 독립 운동가를 우리는 서슴없이 의인이라 부른다. 요즘은 위급한 상황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생명을 구해낸 우리 사회의 위대한 영웅들을 일컫는다. 의인에 관한 이야기가 동서고금에 많은 것은 역설적으로 의인이 희귀하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국가를 지키려고 살신성인한 의인에겐 의사(義士)란 칭호가 붙는다. 이토 히로부미를 중국 하얼빈에서 살해한 안중근 의사나 애국투사 윤봉길, 헤이그 특사 이준, 청산리대첩 김좌진 장군 등은 밤하늘의 별처럼 우리 겨레에게 애국혼의 본보기로 자리 잡고 있다. 심리학에서는 일반적으로 인간이 위험에 부닥쳤을 때 본능적으로 회피하려 하지만, 의인은 반대로 위험을 불사한다고 한다. 평소 이타적인 의식이 강하다는 것이다. 한 방송사는 자신과 세상을 바꾸는 시간 즉 의인의 판단 시간은 0.3초라는 조사결과를 낸 적도 있다. 하지만 반대도 있다. 그래서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도 생겼다. 위험에 처한 사람을 목격하고도 구조하지 않는 사람을 처벌하는 법이다. 의인은 법에서 정의한 착한 사마리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