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본란을 통해 여러 차례 접경지역 주민들의 어려운 삶을 지적하면서 정부가 이 지역의 발전 기반을 마련하라는 요구를 해왔다. 각종 규제로 정체된 접경지역은 한반도의 중앙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오지나 다름없었다. 정부는 최근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 일부를 수정해 체계적인 지원을 하기로 했다.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은 2011년 11개 부처가 참여해 접경지역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수립한 계획으로써 규모 위주의 ‘백화점 식 나열’이란 비판도 있었다. 이에 타당성과 실현가능성이 낮은 사업 등을 정비했다. 이를테면 경기도내 양주 UN빌리지·동두천 그린에코빌리지 등이다. 이들 사업은 투자실적이 없거나 실현 가능성이 낮은 민자사업들이다. 이를 과감히 조정함으로써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사업은 ▲남북 교류협력 기반조성 ▲생태·평화 관광 활성화 ▲생활 SOC 확충 등 정주여건 개선 ▲균형발전 기반구축 등에 초점을 맞췄다. 오는 2030년까지 13조2천억원이 투자된다. 한반도 평화분위기에 발맞춰 남북 교류협력 기반조성 관련 분야에 가장 많은 예산인 5조1천억원이 투입된다. 경기도의 경우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이 변경·확정함에 따라
오늘날 글로벌 시장의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소비자 취향의 급격한 변화다. 과거에 소비자들은 제품을 생산하는 국가 및 기업들을 우선시 했으며, 이를 고려하여 차별화된 소비 성향을 나타내었다. 그러나 이제는 가격과 품질을 우선시하는 소위, 가성비를 고려하는 소비자의 성향이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제품을 생산하는 국가나 기업을 차별화하지 않는 소비자가 많아진다는 의미이다. 즉, 세계 어디를 가든 고객과 시장의 개념이 점차 동질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제는 중국은 물론 동유럽의 여러 나라들에서조차 미국인과 우리들이 즐기는 똑같은 맛의 햄버거를 쉽게 사먹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며, 세계 어디를 가나 한국에서 생산된 자동차가 도로를 질주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국경 없는 경제체제에서 고객은 상품 선택의 폭이 전보다 훨씬 넓어졌으며,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이는 곧 고객이 갖는 힘이 그만큼 증대되고 있는 동시에 그들의 취향이 계속해서 까다로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고객의 욕구변화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기업은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할 수 없다. 오늘날의 글로벌 경제체제에서…
산천어인 ‘아롱이’와 ‘다롱이’이는 제천에 있는 산천어 양식장에서 함께 살고 있었다. 2019년 1월 2일, 양식장 주인이 대기하고 있는 여러 대의 수족관 차량에 물고기 모두를 옮겨 태웠다. 물론 아롱이와 다롱이도 같이 실려갔지만 다행히도 같은 차량에 있게 됐다. 오랜 시간을 수족관에 갇혀 이동하다 보니 다른 물고기와도 부딪치기도 하고 산소도 부족해 몹시 고통스러웠다. 아롱이가 물었다.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걸까?” “응, 아마 양식장보다 더 좋은 데일꺼야. 사람들이 우리를 넓은 강과 바다로 보내주려는 것이 아닐까? 희망을 갖고 조금만 힘을 내, 응?” 다롱이가 불안해하는 아롱이를 위로했다. 약 3시간여를 달리던 차량은 북한강 지류인 화천천변에 도착했다. 산천어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귀한 손님들이 오셨다”하며 물고기들을 마중나왔다. “아롱아, 내말이 맞지? 여기 강가야. 우리를 강에 풀어주려나 봐. 북한강을 계속 헤엄치다 보면 바다로 갈 수도 있어. 저 사람들이 우리를 무척 반가워하고 있어.” 다롱이가 기뻐하며 말했다. “응. 그래 네 말이 맞았네.”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물고기들을 하천에 풀어놓았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하천에 놓인 물고기들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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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은 평생 뛰어야 한다. 이 기관이 멈춰 버리면 인간은 죽게 된다. 어디 인간 뿐인가? 모든 포유동물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인간의 심장은 일생동안 얼마나 뛸까? 학자마다 다르지만 평균 15억회에서 23억회 정도로 추산한다. 지구상의 모든 포유류들도 평생 이만큼 심장이 뛴다고 한다. 이 사실을 이론적으로 설명한 학자가 스위스 출신 화학자 막스 클라이버다. 그는 1932년 모든 동물에서 신체 사이즈(체구)와 에너지 소비량(대사량) 사이에 일정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작은 동물이 하루에 먹는 양은 적지만 대사율은 큰 동물보다 높다. 큰 동물과 같은 체온을 유지하려면 더욱 많은 열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쥐는 맥박이 분당 약 500~700회에 이르고 수명은 3년이다. 분당 30회 정도의 코끼리는 평균 60년 산다고 한다. 이것이 ‘막스 클라이버의 법칙’이다. 심장이 빨리 뛰고, 천천히 뛰는 것에 따라 신체적 부담이 생기지만 일상적으로 심장이 잘 뛰면 생명유지에는 별 이상이 없다. 그러나 우리는 건강한 사람이 급사하는 일을 종종 접한다. 어떠한 전조 증상도 없이 찾아오는 이같은 재앙을 ‘돌연사’라 부른다. 때문에 현대인이면 누구나 이를 피
2∼3살 어린 아이가 걷는 도중 넘어지면 거의 대부분이 운다. 주변에 아무도 없을 경우에는 사방을 두리번거리면서 운다. 주변을 살펴보는 것은 어른들이 자신을 일으켜 주기를 바라면서 그 상대를 찾는 것이다. 스스로 일어날 수 있지만 누군가가 자신을 일으켜 주기를 바라는 의타심(依他心) 때문이다. 영국인 알프레드 웰러스는 천잠나방이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광경을 보고 너무 안쓰러워 가위로 찢어서 나방이 쉽게 나올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런데 밖으로 나온 나방은 날개가 제대로 생겨나지 않았고 아름다운 색깔과 무늬도 생겨나지 않은 채 곧 죽어버리는 것을 봤다. 어린아이에게는 스스로 일어나나는 것이 겨울을 이기는 길이고 나방이에게는 스스로 고치를 뚫고 나오는 것이 겨울을 이기는 것이다. 어려움 속에서 효가 싹트는 것 50~60년대에는 보리 고개라는 것이 있었다. 그때 우리는 자살이라는 용어를 모를 정도였다. 그 시절 자살 1위는 덴마크였다. 선진국이었고 풍요로운 나라였다. 지금 우리는 자살율이 세계 상위에 속하는 나라가 됐다. 과거에는 어린이들에게 겨울이 많았다. 가난으로 인한 굶주림, 낙후된 생활환경 등으로 그 고난을 이겨내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었다. 그…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부부 사이에도 함무라비 법전의 원칙이 생각나는 경우가 있다. 배우자에게 받은 고통이나 상처만큼 복수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 생각이 실현되는 순간이 바로 부부 아포리아(난관)에 빠지는 순간이다. 함무라비 법전은 상대에 대한 잔인한 보복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이야기하고 있다. 만약 함무라비 법전이 보복을 강조했다면 고대 바빌로니아가 200년 동안 번영을 누리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복수 주의처럼 보이지만 법전의 원칙에는 눈을 다치게 한 사람을 죽이거나 팔, 다리를 자르는 등 지나친 처벌(보복)을 하지 말라는 의도가 포함돼 있다. 만약 피해자가 강자이고 가해자가 약자일 경우 피해자의 복수는 더욱 잔인해진다. 고의인지 실수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피해자인 나의 기분이 풀릴 때까지 복수는 계속된다. 함무라비 법전은 이런 상황을 방지하고 약자를 보호하는 등 정의 구현을 추구한다. 부부 사이에서 복수가 과연 관계에 도움이 될까? 상대의 복수를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 함무라비 법전의 원칙처럼 부부 사이에서 잘못 인용되는 이야기가 있다.…
대학 시절 /기형도 나무의자 밑에는 버려진 책들이 가득하였다 은백양의 숲은 깊고 아름다웠지만 그곳에서는 나뭇잎조차 무기로 사용되었다 그 아름다운 숲에 이르면 청년들은 각오한 듯 눈을 감고 지나갔다, 돌층계 위에서 나는 플라톤을 읽었다, 그때마다 총성이 울렸다 목련철이 오면 친구들은 감옥과 군대로 흩어졌고 시를 쓰던 후배는 자신이 기관원이라고 털어놓았다 존경하는 교수가 있었으나 그분은 원체 말이 없었다 몇 번의 겨울이 지나자 나는 외톨이가 되었다 그리고 졸업이었다, 대학을 떠나기가 두려웠다 - 기형도 ‘입 속의 검은 잎’ / 문학과지성사·1996 그때는 그랬다.가난한 학부모들은 자식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소를 팔고 땅을 팔았다. 가족 구성원 중 가장 똑똑한 한 명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다른 가족의 희생도 이해되던 때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때의 대학은 일종의 낭만과 지성의 표상이었지만, 우골탑(牛骨塔)이라는 슬픈 별명을 갖게 되었다. 다른 측면으로 보면 국가의 발전과 집안을 일으켜 세워야 하는 짐 진 자들의 장소였다. 그 곳에 사회적 여건이 개입하면서 ‘그 곳에서는 나뭇잎조차도 무기로 사용되었다’. 대학을
경기도가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복지 지원을 강화키로 했다고 한다. ‘학교 밖 청소년’들의 복지 및 자립 역량을 높일수 있도록 94억원을 투입, 중식·교통비 등 명목으로 ‘기본수당’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내용을 보면 일부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를 이용하는 청소년들에겐 하루 1만원 이내의 급식(도시락 등)을 제공하고 월 6회 이상 센터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청소년에겐 10개월 간 월 3만 원의 교통비도 지원한다. 이 외에 도는 사회 적응력 향상을 돕는 1:1 멘토-멘티 제도, 취업을 지원하는 자립준비교실, 심리검사 및 전문상담 서비스, 캠프·공연·체험·동아리 등 문화활동 등 지원 사업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 관리 인력을 보강하고. 진로 박람회, 대학입시 설명회 등의 사업도 확대 추진할 방침이다. 시기적으로 매우 적절한 계획이며 적극 추진하기 바란다. 입학시즌을 앞두고 있어 더욱 그렇다. 사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학업을 중단하면 비행을 저지르거나 취약 계층으로 전락해 사회적으로 손실이 크다. 도내 이런 청소년 학업 중단자는 1만5천576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 나온 전국 5만57명의 청소년 학업 중단자 가운데 31%다.
1970년 이전까지 우리 부모들은 “자식들 크는 것을 보는 재미로 산다”는 말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야말로 옛말이 되고 말았다. 왜 지금이라고 자식들 커가는 재미를 아는 사람이 없겠는가만, 세상이 너무 많이 바뀌었다. 지난 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를 보면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는 미혼 남성은 28.9%, 미혼 여성은 48.0%나 됐다. 미혼 여성의 경우 두 명 중 한명이 아이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조사는 20~44세 미혼 인구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그런데 심각한 것은 ‘자녀 불필요’ 응답률이 대폭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3년 전인 2015년 실태조사 당시엔 자녀가 없어도 된다는 미혼남성이 17.5%, 미혼여성이 29.5%였다. 그리고 지금의 추세로 보아 갈수록 더 안 좋아질 수도 있다. 이미 저출산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해 있고 게다가 가임여성(15~49세) 인구까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자녀 출산에 부정적인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어 ‘인구 절벽’은 더 가까운 현실이 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젊은이들이 왜 자녀를 갖지 않으려고 할까? 전문가들은 몇 가지 분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