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을 채우려는 과세자 입장에선 아무리 많이 걷어도 부족한 게 세금이다. 그러다 보니 한 푼이라도 더 긁어내려는 희한한 명목의 세금을 수없이 양산했다. 그리고 수단과 방법을 가지지 않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나 공통이다. 역사도 인류만큼이나 오래됐다. 1세기 로마 베스파시아누스 황제가 공중변소에서 수거한 오줌으로 양털의 기름기를 제거했던 섬유업자들에게 물렸다는 오줌세를 비롯 러시아 귀족들에게 부과한 수염세, 17세기 프랑스의 창문세, 공기세, 독일의 매춘세까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65년 전인 1951년 지방세법 개정 이전 일부 지방에 요정 출입자에게 물리는 입정세(入亭稅)를 비롯 전봇대에 매기는 전주세, 개주인에게 부과하는 견세 등이 있었다. 피아노와 선풍기가 귀하던 시절이라 피아노세와 선풍기세를 받기도 했다. 요즘도 별반 다르지 않다. 선진국의 경우 건강과 관련된 비만세 탄산음료세 포테이토칩세 선탠세 트랜스지방세 같은 기발한 세목이 잇따라 추가되고 있어서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세금을 거둔다는 명분 때문에 비교적 조세저항이 적은 편이라 지구촌 파급 효과도 크다. 하지만 세금에는 무슨 명목을 갖다 붙여도 불만이 생겨
아줌마는 처녀의 미래 /김왕노 애초부터 아줌마는 처녀의 미래, 이건 처녀에게 폭력적인 것일까, 언어폭력일까. 내가 알던 처녀는 모두 아줌마로 갔다. 처녀가 알던 남자도 다 아저씨로 갔다. 하이힐 위에서 곡예하듯 가는 처녀도 아줌마라는 당당한 미래를 가졌다. 퍼질러 앉아 밥을 먹어도 아무도 나무라지 않는 아저씨를 재산목록에 넣고 다니는 아줌마, 곰탕을 보신탕을 끓여주고 보채는 아줌마, 뭔가 아는 아줌마, 경제권을 손에 넣은 아줌마, 멀리서 봐도 겁이 나는 아줌마, 이제 아줌마는 권력의 상징, 그 안에서 사육되는 남자의 나날은 즐겁다고 비명을 질러야 한다. 비상금을 숨기다가 들켜야 한다. 피어싱을 했던 날들을 접고 남자는 아줌마에게로 집결된다. 아줌마가 주는 얼차려를 받는다. 아줌마는 처녀의 미래란 말은 지독히 아름답고 권위적이다. 어쨌거나 아줌마는 세상 모든 처녀의 미래, 퍼스트레이디 이른바 ‘퍼스트레이디’의 시대다. 낡고 퍼진 이미지를 떠올리던 ‘아줌마’라는 단어는 더 이상 ‘언어폭력’이 아니다. 당당한 ‘처녀의 미래’다. 아줌마는 ‘권력의 상징’이다.
요즘 시국과 맞물려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는 ‘더 킹’이다. 사법고시 합격 후 평검사에서 부장검사, 검사장, 검찰총장에 오르고 정권의 줄타기를 잘 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까지 진입하는 ‘정치검사’들의 이야기는 현실과 많은 부분 일치한다. 권력 상위층인 검찰 조직을 풍자했다. 비록 영화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등장하는 김기춘·우병우씨 등의 인물들이 떠오를 정도다. 한국의 사법 질서를 유린하고 있는 이들은 모두 사법고시 선후배로서 법 위에 군림해왔다. 노무현 정부는 이런 검찰개혁 작업의 일환으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를 도입했다. 이 법률안은 국회에서 통과돼 지난 2009년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사법고시는 올해 2017년을 마지막으로 폐지된다. 대신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뒤 3년 과정의 로스쿨을 졸업하고, 시험에 합격해야 법조인이 될 수 있다. 로스쿨의 장점은 분명히 있다. 경제, 경영, 외교, 의학, 과학기술 등 여러 분야를 전공한 법조인을 배출할 수 있다. 법 밖에 모르는 법조인이 아니라 각 방면의 전문 법조인을 양성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법고시를 완전히 없애고 로스쿨만 남게 되면서 사법시험을 존치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사법시험 존
최근 경기도내 7개 연구기관이 ‘경기도 공공기관 협력연구 협약’을 맺었다. 경기연구원,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도농업기술원,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경기복지재단,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으로 경기도의 각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주요 기관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이 연구기관들은 사회·경제·기술·복지·농업 등 전 분야에 대한 통섭연구를 진행키 위한 협약을 체결하였다. 통섭연구란 학문끼리의 융합을 통해 지식을 통합해 살펴보는 학제간 연구를 말하는 것으로 최근 모든 분야의 연구에 있어 활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경기도내 연구기관이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통섭연구를 진행하기로 한 것은 매우 높이 평가할 만 하다. 발전의 속도와 넓이가 이전과 달리 상상할 수 없이 발전하고 있는 21세기 사회에 경기도민 전체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게 연구를 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이러한 통섭연구를 위한 협력체계가 더 이전에 구축되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이와 같은 연구를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은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도에 대한 연구의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도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것이다. 경기도에 살고 있지만 자신이 경
‘디지털인문한국학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 교육부의 코어(인문역량강화)사업으로 새롭게 설립된 한국외대 디지털인문한국학 융합전공·연구소가 개최한 세미나 주제였다. ‘디지털인문학과 역사학의 변화’, ‘디지털과 아날로그, 인문학과 과학기술 융합시대의 한국학’, ‘디지털 인문한국학이 나아갈 방향’, ‘해외 한국학과 디지털인문학’, ‘디지털인문학 논의의 현주소와 미래’에 대한 발표에 이어 참석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역사학에서 문화콘텐츠학, 그리고 다시 ‘디지털기술 기반 문화콘텐츠학’이라 할 수 있는 지식콘텐츠학에 몸을 담고 있는 필자 또한 디지털인문한국학 융합전공에 거는 기대로 세미나에 참석했다. 필자가 동료들과 함께 기초를 세우고 있는 지식콘텐츠학 전공은 지식 표상과 처리 능력의 함양을 위해 통계학과 프로그래밍은 물론 온톨로지, 위키, 전자문화지도 등의 지식 망에 대한 다양한 정보/디지털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우선, 디지털인문학 교육의 첫걸음인 위키 콘텐츠 제작기술을 배우면서 용인중앙시장(2015년…
탄핵심판의 헌법재판소 결정이 늦어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 박한철 소장 퇴임 이후 이정미 헌재소장 대행도 다음달 13일 임기만료를 한달여 앞두고 있다. 현재 8명의 헌법재판관 체제에서 이달이나 다음달 13일 이전까지 결정이 내려지지 않는다면 7명 체제로 갈 공산이 크다. 특검이나 헌재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직접조사한다거나 직접 심문을 하려 해도 대통령 측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탄핵을 가결한 국회 측과 일부 국민들 사이에서는 헌법재판소 결정시기를 최대한 늦추려는 대통령 측의 속셈이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그러는 사이 촛불과 태극기 집회는 주말마다 이어지고 있다. 국민들의 여론마저 탄핵을 인용해야 한다, 기각해야 한다는 쪽으로 갈려 국론이 분열되고 있다. 자칫하다가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어떻게 내려지든지에 따라 상대방 측의 반발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모를 상황이 예견되는 바 크다. 오죽하면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7일 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결과에 모든 정당이 승복할 것을 약속하자”고 제안했겠는가. 대통령 탄핵심판과 관련해 촛불과 태극기 민심이 격렬하게 대립라는 심각한 국론 분
불안하다. 자칫하면 전국적으로 창궐한 AI처럼 이번에 발생한 구제역도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크다. 본지는 어제도 ‘AI에 이어 이번엔 구제역, 확산 막아라’ 제하의 사설에서 정부가 신속·적절한 초기 대응을 통해 구제역이 더 확산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AI 발생 후 한심한 대처능력을 보인 정부였다. 늑장대응에 구태의연한 대처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던 전철을 다시 밟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리기를 바란다. 지난 2010년에 발생한 구제역의 악몽과 같은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당시 구제역 파동으로 무려 350만 마리의 소, 돼지가 살처분 됐다. 그런 ‘재앙’을 겪었는데도 당국의 방역대책은 참으로 안일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번에 충북 보은과 전북 정읍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이를 말해준다. 충북보은에서는 백신접종을 했는데도 발생해 또다시 ‘물백신’ 논란이 일고 있다. 항체 형성률이 20%도 안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방역당국은 접종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반면 해당 농가는 군청에서 하라는 대로 접종했다고 반발한다. 만약 농가의 말을 믿는다면 백신의 문제일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해 전북 정읍에서는 소 20마리
지난 토요일 늦잠을 자고 집에서 쉬며 TV를 보고 있었다. 자막으로 긴급 뉴스가 나오고 있는데 인근 지역 건물 화재 소식이다. 일반인이 제공한 동영상인지 쌍둥이 통유리 초고층건물 사이로 연기가 올라가고 있었다. 소방서에서 설치한 안전 매트로 사람들이 뛰어내린다는 멘트도 이어졌다. 이 정도 대형건물이면 화재 초기에 자동으로 진화 조치가 되어 화재 여부가 외부에 드러나지도 않아야 하지 않을까 의아해하며 큰 사고가 아니길 마음속으로 기원한다. 하지만 이내 사망사고 소식이 전해진다. 이쯤에서 생각하게 되는 건 혹시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이번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는지 여부이다. 아니나 다를까 뉴스를 검색해 보니 ‘명백한 인재’, ‘스프링클러와 화재경보기 정지 상태’, ‘불 끄며 작업’ 등 우려했던 바가 현실로 표현되어 있다. 우리 지역은 이미 세월호 침몰 사고와 판교 환풍구 추락 사고 등으로 그 어느 지역보다 안전 문제에 대해 민감하고 이에 대한 대비도 충분한 줄 알고 있었는데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다. 조사 과정에서 사고의 전말이 드러나겠지만 아마 이번에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
전북 익산에 있는 산에서 시산제를 올렸다. 시산제의 어원을 보면 시산제는 해마다 새해가 시작될 무렵 산악인이 산을 지키고 보호하는 신에게 지내는 제사라고 되어있다. 음력 정월이 가기 전 산을 찾는 사람들의 안전을 빌고 먼저 간 산악인에 대한 예를 표하기도 하고 회원의 친목과 결속 그리고 가정의 행복과 기원을 신께 기도하고 축원하는 자리이다.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신에게 올리고 마음을 다해 한 해 동안 무사한 산행이 되도록 마음을 모아 기원한다. 백두대간의 높고 낮은 산맥과 능선들 그리고 나무, 풀, 구름 그리고 지나치는 바람 한 줄기도 이 순간만큼은 위대하고 숭배의 대상이 된다. 자연을 섬기고 지킨다는 것은 곧 나를 지키는 것이고 우리의 안전을 지키는 것임을 알기에 경건한 마음을 다해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살다보면 사소한 순간순간에도 의미를 부여하게 되고 거기서 해답을 얻는 것처럼 어떤 의식과 과정을 통해서 위안과 힘을 얻게 된다. 종교가 다르고 의식이 다르더라도 이 순간만큼은 하나가 된다. 산의 기운으로 가정이 평온하길 축원하고 바라던 일이 성사되길 기원하며 무엇보다 1년 동안의 산행에 있어 큰 사고 없이 건강한 산행이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시산제
우리나라만큼 정당이 난립하고 당명(黨名) 교체가 잦은 나라도 없다. 1947년 미소공동위원회에서 정당 단체 참가 신청을 받은 이후의 정당사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당시 접수한 정당·단체가 460개를 넘었다. 당원과 회원수는 7530여만 명이나 됐다. 우리 인구의 3배에 가까운 숫자다. 그리고 이들 정당의 평균 수명은 2년 6개월이다. 작당(作黨) 수준의 정당사는 1980년대 들어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87년 민주화 이후 지금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됐던 정당은 113개, 평균 존속기간은 44개월에 불과하다. 이 중 선거 때 국회의원을 배출한 정당은 40개밖에 안 된다. 지금까지 살아남은 정당도 창당 당시의 당명을 갖고 있는 경우는 없다. 박근혜 정권을 창출했다며 정통 보수여당이라 자처하는 새누리당만 하더라도 그렇다. 뿌리를 살펴보면 지난 1990년 민주정의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의 3당 합당으로 이뤄진 민주자유당이 모태다. 그 뒤 신한국당, 한나라당으로 당명을 바꾼 뒤, 다시 2012년부터 지금의 당명으로 변경 사용해 오고 있다. 야당의 당명 부침(浮沈)은 더하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 이후만 보더라도 각종 선거 결과의 책임을 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