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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아줌마는 처녀의 미래

아줌마는 처녀의 미래

                                                                      /김왕노

애초부터 아줌마는 처녀의 미래, 이건 처녀에게 폭력적인 것일까, 언어폭력일까. 내가 알던 처녀는 모두 아줌마로 갔다. 처녀가 알던 남자도 다 아저씨로 갔다. 하이힐 위에서 곡예하듯 가는 처녀도 아줌마라는 당당한 미래를 가졌다. 퍼질러 앉아 밥을 먹어도 아무도 나무라지 않는 아저씨를 재산목록에 넣고 다니는 아줌마, 곰탕을 보신탕을 끓여주고 보채는 아줌마, 뭔가 아는 아줌마, 경제권을 손에 넣은 아줌마, 멀리서 봐도 겁이 나는 아줌마, 이제 아줌마는 권력의 상징, 그 안에서 사육되는 남자의 나날은 즐겁다고 비명을 질러야 한다. 비상금을 숨기다가 들켜야 한다. 피어싱을 했던 날들을 접고 남자는 아줌마에게로 집결된다. 아줌마가 주는 얼차려를 받는다. 아줌마는 처녀의 미래란 말은 지독히 아름답고 권위적이다. 어쨌거나 아줌마는 세상 모든 처녀의 미래, 퍼스트레이디

 



 

이른바 ‘퍼스트레이디’의 시대다. 낡고 퍼진 이미지를 떠올리던 ‘아줌마’라는 단어는 더 이상 ‘언어폭력’이 아니다. 당당한 ‘처녀의 미래’다. 아줌마는 ‘권력의 상징’이다. 아저씨 앞에서 눈치 보지 않고 맘껏 자태를 뽐내며, 무엇이든 당당하게 요구를 하며, 특히 경제권을 쥐고 흔든다. 아저씨는 아줌마에게 즐겁게 무릎을 꿇어야 한다. 이 시는 한마디로 남성 상위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그러나 화자의 목소리에는 왠지 씁쓸함 같은 것이 묻어 있다. 상대적으로 초라한 우리시대 아저씨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김왕노 시인은 ‘말 달리자 아버지’라는 역동적인 시집을 펴낸 시인이 아닌가. /김선태 시인·목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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