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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본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동장군이란 단어는 ‘겨울장군’을 뜻하는 일본말 ‘후유쇼군’의 한자음이다. 그 속엔 나폴레옹으로부터 유래 됐다는 내용이 있다. 1812년 5월 나폴레옹은 60만 병력을 이끌고 러시아 원정길에 오른다. 그리고 변변한 전투 한 번 치르지 않고 3개월 만에 모스크바를 점령하며 승리를 목전에 두는 듯 했다. 하지만 100일을 넘기지 못하고 그의 군대는 40만 희생자를 남긴 채 퇴각하는 치욕을 겪는다. 초속 20m가 넘는 강풍과 혹한을 피할 길 없었고 영하 30도에 육박하는 한파가 그의 무릎을 꿇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기록을 본 어느 신문기자가 혹한을 영어로 ‘잭 프로스트(Jack Frost)’라고 하는 데서 착안, 러시아의 추위를 ‘제너럴 프로스트(general frost)’ 즉 ‘겨울 장군’이라 한 것을 일본이 번역해 썼다는 이야기다. 1980년대 초까지만해도 몰아치는 우리나라 겨울 한파는 매서웠다. 1981년 1월 5일 양평 영하 32.6도, 충주 영하 28.5도를 기록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비록 세가 약해지기는 했어도 맹위는 10년전 까지 계속 됐다. 이런 우리나라 날씨는 한랭 건조하기로 유명했다. 해서 겨울추위가 엄습해 올때마
1801년 신유박해 때였다. 땟국이 줄줄 흐르는 거렁뱅이 소년이 어린 누이의 손을 잡고 동냥을 해서 모은 돈을 들고 망나니를 찾아와 다짜고짜로 손에 꼭 쥐고 있던 엽전을 내밀었다. “며칠 있으면 천주교 신자들이 처형을 당하는데 그때 우리 엄마도 끌려가서 죽는다고 해요. 그런데 칼이 안 들어 한 번에 목이 떨어지지 않아 몇 차례나 목을 쳐야 하고 그러면 우리 엄마가 마지막까지 너무 아프니까 지금부터 열심히 칼을 갈아주세요. 단칼에 우리 엄마 목이 떨어지게 해 주세요.” 울면서 하는 말이지만 또랑또랑한 말소리가 망나니가 듣기에도 너무 기가 막히고 어린것들이 하도 가엾어서 그러마 하고 약속을 했다. 처형장에서 여자의 목을 칠 차례가 되자 며칠 전 자신을 찾아왔던 거지소년의 얼굴이 떠올라 주변을 돌아보니 그 소년이 누이의 손을 잡고 맨 앞에 서 있었다. 힘껏 여인의 목을 내리쳤다. 아무 힘도 남아 있지 않은 여인의 목은 이슬방울보다 더 가볍게 땅으로 떨어졌다. 얼마 전 보이스피싱에 주의하라는 말을 하다 전화뿐만 아니라 메일도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며 헤어진 날이었다. 정말 어이없는 보도를 접하게 되었다. “권양숙입니다.&rdquo
2019년 기해년(己亥年)은 6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 돼지해이다. ‘기(己)’ 자는 음양오행의 土의 기운으로 표현한다. 색으로는 노란색이다. 해(亥)는 돼지를 상징하며, 재물이 넘치고 큰 복을 상징하는 황금과 돼지가 함께 어우러진 해로 많은 사람들이 기해년(己亥年)의 축복받기를 기대한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인간의 능력을 넘어 천운이 따라 어떤 일이든 막히지 않고 잘 되길 내 운명의 희망을 건다. 운(運)이란 참 묘하다. 운이 통한다는 건 변비에 걸려 세상이 노랗게 보일 때 그것이 뚫어지는 것과 다름이 없다. 운이 안 통할 때는 자신의 그 시각을 점검하고 변화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 밝게 빛나는 태양을 생각해 보라. 태양은 자기 기분이 좋을 때만 빛을 내지 않는다. 언제 어느 때나 불타오르며 지구를 비춰준다. 우리는 어떤 힘든 상황과 시련에 부닥치면 긍정적이고 밝은 생각을 갖기는 어렵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한 손에 행운, 한 손에는 불운을 쥐고 세상 학교를 살아가는 것이다. 재운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뽑으라면 삶의 시련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그들은 자신에게서 불운의 원인을 찾는다. 원인 없는 결과 없고 뿌린 대
불륜 /오봉옥 내 스스로 머리 위에 땅땅 내려치는 장대비가 되어 너에게 가는 마음 뚝뚝 자르곤 한다 내 스스로 상처 속 군데군데를 헤집고 다니는 병균이 되어 너를 향한 마음에 다시 불을 지르곤한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세상천지에 죄 아닌 게 있던가 하고 달려간다 네게로 가는 가시울 너무 높아 핏빛 발자국을 찍다가도 아니지, 이게 아니야 다시 돌아서고 만다 그 홀로 돌아선 발자국 지우고만다 그 흔적 속에 너도 첨벙, 빠져들까봐 그게 또 두려워서. 오봉옥 시인은 어떤 관념이 구체성을 가졌을 때, 기쁨과 설레임보다는 슬픔과 고통을 더 많이 맛본 것 같다. ‘무엇’을 끝까지 믿고 고통의 무게를 견뎠을, 갈데까지 가서 절망의 눈(目)을 보았을, 접전(接戰)의 시간 끝에서 허무를 잉태했을, 이것을 방황이라고 실패라고 말해야 할까. 그러나 삶은 가혹하여 그를 멱살잡이하듯 끌고 와선 새로운 ‘너’앞에 다시 세워둔다. 습관일까. ‘너를 향한 마음/에 다시 불을 지르곤 한다 하루에도 열두번씩’. 그러나 이내 ‘아니지, 이게 아니야 번민하며 다시 돌아선다’. 본성과 이성의 줄달음을 치는, 이러한
당초 염려했던대로 올해 정기국회가 마지막까지 실망을 안긴 채 끝났다. 새해 예산안은 법정 처리시한(12월 2일)을 엿새 넘긴 8일 새벽에야 간신히 처리돼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최장 지각 처리하는 오명을 남겼다. 그마저도 선거제 개혁과 연계를 요구하는 야 3당을 ‘패싱’한 채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두 거대 정당만의 합의로 예산안이 처리되면서 정국은 더욱 경색되게 됐다. 쟁점 법안 처리는 미루고 미루다가 회기 종료 직전에 200건에 가까운 안건을 한꺼번에 밀어내기식으로 처리하는 구태도 반복됐다. 예산안은 우여곡절 끝에 처리했지만, 연말 정국에 드리워진 암운이 단기간에 끝날 보장이 없다는 점이 더 우려스럽다. 여·야간 괴리도 커졌다. 특히 야당의 정부·여당에 대한 눈길은 싸늘하기만 하다. 정국이 장기 경색되고 국회가 할 일을 미루면서 정작 피해는 유권자인 국민이 보는 일들이 되풀이될까 걱정된다. 이 와중에 국회는 자신들의 이익 챙기기에는 발 빠른 모습을 보였다.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에는 국회의원 세비를 전년보다 1.8% 인상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한다. 이에 따라 내년도 국회의원 세비는 올해(1억290만원)보다 182만원 증가한 1억472만원으로 늘
경기도가 한강유역환경청과 공동으로 도내 하수처리장 방류수 수질관리 운영실태 조사에 착수한다. 이는 포천시 소재 모 하수처리장이 수질원격감시장치(TMS)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처리장은 지난달 환경부가 실시한 공공하수처리장 단속에서 수질원격감시장치(TMS)를 조작한 사실이 발각됐다. 이 처리장에서는 4만여 명의 포천 시민이 버린 하루 2만20천여t의 생활하수를 처리해 인근 포천천으로 방류하고 있다. 처리장에는 방류수 수질을 감시하기 위해 TMS를 설치해 한 시간 단위로 측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처리장을 운영하는 위탁업체가 이 장비를 5년 동안 2만 번 넘게 조작했다는 것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 처리장의 위탁운영업체는 수질오염물질인 총질소(T-N) 항목 값이 방류수 수질기준인 20㎎/L에 70%에 접근하면 TMS의 측정 상수인 ‘전압값’을 낮췄다. 이러면 오염도가 실제보다 낮게 측정된다고 한다. 게다가 장치의 운영을 비밀모드로 바꿨다. 변경 이력 정보가 자동 저장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증거까지 인멸한 것이다. 비밀 모드는 신종 조작 수법이어서 지금까지 5년 동안 알 수 없었다고 한다. 이 방류수는 포천천~한탄강~임진강으로 흘러들었다. 수질
감정코칭으로 유명한 ‘존 가트맨’ 박사가 2014년 한국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에 왔다. 그는 감정코칭과 신뢰지수가 연결되며, 신뢰지수는 국민 행복도와 직결된다는 두 가지 큰 과제를 던졌다. 한국은 경쟁방식의 공교육이 심해서 국민 건강과 신뢰를 망친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그의 주장은 필자에게 ‘두뇌사용설명서’라는 책 2탄을 쓰는 동기가 되었다. 책을 통해서 자기주도성의 억압이 면역력 저하와 중년 이후 암 발병률과 연관있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 아이들의 감정과 정서를 무시하는 부모와 교사는 출세와 성공을 중요시 하는데, 그 결과가 역설적이라는 점도 주장했다. ‘존 가트맨’의 2014년 연설을 요약해보면,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무시 또는 보다 바람직한 감정으로 성급히 유도하는 이유는 무언가 급하게 이르기 위한 목표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경향이 미국과 한국에서 심하다고 언급했다. 부모가 아이에게 바라는 특정 목표는, 일상에서 생기는 사소한 아이의 감정을 무시 또는 실수를 훈육하게 만든다. 부모나 교사는 모범이 되려는 욕망, 비교하는 열등감으로 아이에게 자기 실수를 사과하지 않는…
우리 삶은 하루하루 스쳐 지나는 바람결 같다. ‘스쳐간다’는 말 그대로, 좋은 것과 나쁜 것,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 등, 모든 일들은 우리들의 인생에 잠시 다가왔다가 사라진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그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희로애락의 모든 감정과 기분 역시 살아오면서 계속 끊임없이 변화되어 왔다. 우리는 보통 두 가지 사실에 대해 실망하곤 한다. 기쁨을 경험하는 순간, 그것이 영원히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는 법은 없다. 고통을 겪게 될 때, 당장 그것이 사라져 주기를 바라는 것 또한 사람들의 마음이다. 하지만 인생은 늘 희망대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불행은 자연스런 흐름에 저항할 때 생기는 거친 파도이다. 현재의 한 순간은 시간과 함께 흘러가 버리고 그 자리는 계속되는 또 다른 순간들로 메워진다. 어떠한 고통이나 불쾌한 상황 역시 자신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결에 불과하다. 이러한 인식을 마음에 새겨두면, 역경에 직면한 순간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어느 지인에게서 들은 이야기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집이 하도 가난하여 우유급식 값을 내지 못했다고 한다. 담임선생님이 돈 가져오라며 집으로 돌려보내서 어머니에게 울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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