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끝나고 집에 갈 때 타고... 그렇게 타던 열차가 57년 만에 내 앞에 나타났단 말이야. 이 기차를 타고 내 고향, 집에 좀 가보고 싶다고...” 실향민의 기사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사람들은 늘 새로운 것을 갈망한다. 특히 경쟁이 벌어지는 곳에서는 새로움이라는 무기를 들어 자신을 차별화하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 한다. 장사를 하는 사람은 다른 가게에 없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손님들의 이목을 끌려 하고, 취업을 앞둔 사람도 흔한 자기소개서나 스펙 같은 도토리 키 재기식의 경쟁에서 벗어나려 뭔가 새로운 매력을 어필하려고 머리를 싸맨다. 기발하고 창의적인 것을 만들어내려니 막막할 수도 있겠지만 변례창신(變例創新)이라는 사자성어처럼 새로운 것은 이전 것의 변용일 뿐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은 거의 없다. 어쩌면 더 이상 완전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미국의 컬럼비아 대학의 경영대학원 교수인 윌리엄 더간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가 새로운 뭔가를 발명한 것은 전혀 없다. 그들의 아이디어는 모두 훔친 것으로 최선의 것을 발견하면 그것을 가져와서 새롭게 조합했을 뿐이다. 그것이 그들이 한 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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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의 이름을 딴 신조어는 주장을 선명히 전달할 수 있고 파급력이 커 정치권 프레임 싸움에 자주 사용된다. 개그우먼 이영자 이름이 회자되고 있는 최근의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이같은 이름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설명하면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문 대통령 지지율이 20대, 영남, 자영업자에서 굉장히 낮게 나오고 있다”며 이를 ‘이영자(20대·영남·자영업자) 현상’이라고 정의한데서 비롯됐다. 물론 신조어 출연은 과거에도 많았다. 이명박정부가 초대 내각을 구성했을 때 뜬금없이 영화배우 고소영 이름이 회자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내각 인선에서 자신이 졸업한 ‘고’려대와 장로로 재직 중인 ‘소’망교회, 고향인 ‘영’남 지역 출신을 대거 발탁하자 그 앞 글자를 따서 ‘고소영 내각’이라는 이름이 붙었던 것이다. 학연, 지연을 동원한 정부의 편향된 인사를 꼬집은 말이었다. 이어 강남에 땅이 많은 부자들로 구성된 내각이라는 의미로 ‘강부자 내각’이라는 별명도 따라붙었다. 실망과 조롱이 담긴 이들 신조어는 세간의 화제가 됐고 청와대가 나서 고소영 내각이 아니라고 해명했을 정도로 국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이 됐다. 하지만 과거와 지금이 다른것은 분명있다. ‘고소영
어느 자리에서나 잘 먹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잘 먹는 선을 넘어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이나 맛있는 메뉴에 꽂히면 마치 굶주린 사자처럼 폭풍흡입을 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을 가리켜 아귀처럼 먹는다고 놀림조로 말하는데 아귀란 문자 그대로 굶어 죽은 귀신이다. 그냥 귀신도 아니고 굶어 죽은 귀신이니 얼마나 먹을 것에 포한이 졌을지 상상이 간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는 물론 누구 쳐다보며 남을 배려하고 말고 할 마음은 전혀 없고 오직 밥알 하나라도 더 넣어야 하겠다는 기세로 음식을 퍼 넣느라 여념이 없다. 이 아귀는 살아 있을 때 굶주리다 배가 고파 죽은 귀신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건 섣부른 선입견에 불과했다. 글자를 읽고 얼핏 사전적의미로 해석을 하면 그렇지만 사실은 오히려 그 반대였다. 자기밖에 모르고 남에게 물 한 모금 줄 줄도 모르고 식탐이 워낙 커서 무슨 음식이든 혼자만 배부르게 먹다 죽은 사람이 죽어 저승에 가면 아귀가 되어 떠돈다고 한다. 아귀의 형상은 대충 이렇다. 입은 커서 머리의 반을 차지하는데 비해 목은 가늘고 길게 생겼다고 한다. 거기에 배는 어찌나 불룩하던지 산달이 돌아오는 임산부처럼 보인다고 한다. 커다란 입으로 음식
안희정 충남지사에 이어 지금 세 명의 시·도지사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드루킹 댓글 작업을 주도해 재판 중인 김경수 경남지사, 아내가 트위터에 허위와 명예훼손의 글을 올려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로 국정조사를 받게 된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모두 혐의사실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들의 공통점은 여당의 영향력 있는 대선 주자라는 점이다. 여기서 질문을 한번 던져보자. 이들 세 명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 것을 가정할 때, 어느 죄가 가장 클까? 필자가 내린 답은 박원순 시장, 김경수 지사, 이재명 지사 순이다.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 직원 1만7천84명에 대해 조사한 결과, 1천912명이 친인척 관계인 것으로 밝혔다. 그러나 야당측에서는 조사 응답률이 11.2%에 불과하며, 전수조사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사의 인사처장은 자신의 아내까지 정규직으로 만들고 조사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이 정도면 공사의 뿌리까지 부패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기업보다 투명할 것으로 믿고 공기업의 문을 두드린 취업준비생에게는 “일자리 약탈행위”이며 “테러행위”이다. 차라리 외국으로 가는 게 낫겠다는 체념이 커지고 있다.
꽃의 유서 /문설 어떤 불안이 꽃을 밀어 올린 것일까 잠깐 다녀간 볕의 끝을 맨 처음이라 생각해 몸을 옮겨 앉은 것은 분명 꽃의 착각 후회는 앞서가는 온도를 되짚어오는 일 내가 한때 걸었던 길은 겨울에 닿아 있고 그 먼 길을 되돌아 올 수 없어 봄의 그늘에 들었다 꽃의 체온으로 살아가는 저 빛깔 속에서 눈멀었다 깨어나자 내 속에서 잉잉거리는 연두의 황망 속절없이 하혈의 산 오르다 , 오르다가 문득 피는 것은 지는 것이므로 흙발 툭툭 털며 산이 열리고 일찍 불안을 피운 꽃은 새로 유서를 쓰지 않는다. 유서를 쓰는 마음은 비장하다. 유서를 쓰는 마음은 생의 아름다움을 안다. 유서를 쓴다는 것은 끝이 아니라 다음을 기약한다. 유서는 반드시 쓰는 것이 아니라 그리기도 한다. 남기기도 한다. 구름이 흘러간 곳에 파랗게 남은 하늘은 구름의 유서다. 누군가 갯벌을 가며 끝없이 남긴 발자국도 온몸으로 쓴 유서다. 유서는 영혼과 영혼의 연결 고리다. 사는 것의 흔적이 유서고 유사는 문자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꽃으로 바람으로 별로도 남는다. 유서는 한 사람이 남기는 한 송이 꽃이 남기는 한과의 아름다운 눈물방울 같은 것이다. 모든 생의 의미 사랑의 의미를 내포한다. 꽃은 꽃…
음주운전 인명피해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개정안이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오늘부터 부터 적용될 일명 ‘윤창호법’으로 불리는 음주운전 처벌강화법은 특가법 개정안과 도로교통법 개정안으로 나뉜다. 이날 본회의에서 의결, 최종 확정된 개정 특가법은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사망하게 한 경우 법정형을 현행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상향 조정했다. 법안중 가장 눈에 띠는 것은 형량이 대폭 강화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초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된 원안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의 최소형량이 ‘5년 이상의 징역’이었으나, 법안소위 논의 과정에서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수정돼 일각에서는 원안보다 후퇴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다치게 했을 때 형량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했다. 그러나 이 또한 음주운전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갖게 한다. 이에대해 법사위는 “처벌 하한이 3년 이상 징역인 상해치사죄나…
다음 달 13일 오후 1시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 마지막 공청회가 열린다. 이 공청회에서는 정부의 단일안을 설명할 예정이다. 현재 국방부가 검토 중인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 방안은 36개월 교정시설(교도소) 합숙근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그동안 ▲복무 기간-36개월(1안)과 27개월(2안) ▲복무기관-‘교정시설로 단일화(1안)’와 ‘교정시설과 소방서 중 선택(2안)’ 등 대체복무 안을 제시했었다. 복무기간이 36개월인 것은 산업기능요원과 공중보건의사 등 다른 대체복무의 복무 기간이 36개월 안팎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양심적 병역거부가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현역 육군 병사의 복무기간은 현재 21개월인데 2021년 말까지 18개월로 줄어든다. 대체복무는 2020년 1월부터 시행되므로 현역 병사들보다 2배를 복무하라는 것이다. 복무기관을 교정시설로 단일화시키려는 이유는 군 복무 환경과 가장 유사하고 합숙근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체복무자들은 교도소 내에서 주야로 합숙근무하면서 교도관들과 함께 취사나 물품 보급 등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들의 ‘종교적 신념’이나 ‘양
“경험은 결코 나이 들지 않아요(Experience never gets old).” 몇 해 전 개봉했던 영화 ‘인턴’에서 배우 로버트 드 니로가 한 말이다. 영화에서 그는 70세의 나이에 유명 패션 회사에 인턴으로 취업해 열정적인 태도로 임해 기대가 없었던 젊은 대표의 마음을 연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업무에 열정적으로 임했던 이유는 일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함으로써 보람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렇듯 일을 하는 것은 개인의 삶의 활력소이며 나아가 국가 경제의 뒷받침이 된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 이후 일자리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지 20여 년이 흘렀지만 해결은 쉽지 않다. 특히 최근에는 청년실업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실업까지 악화되면서 전 세대에 걸친 높은 실업률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해 10월 실업률은 3.5%로, 2005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특히 실업자 수가 30대에서는 1만 3천명, 40대 3만 5천명, 50대 3만명이 증가하였다. 대부분의 40·50세대가 한 가정의 가장임을 고려할 때, 중&mi
유럽에서 발상한 아이디어를 미국에서 실용화하고 일본에서 상품화한다는 말이 있다. 기술문명의 원천이 인문학이라는 것을 에두르는 말이다. 누가 뭐래도 유럽은 인문학의 선진사회다. 지금도 그렇고 과거에도 그랬다. 당시 첨단기술이던 대부분의 발명품은 유럽에서 시작된 것들이므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최근의 첨단기술의 원천 아이디어도 대부분 유럽에서 발상된 것들이다. 요즘 가장 주목을 끄는 바이오산업의 핵심 줄기세포기술과 인공지능기술의 로직기술도 그 발상지는 유럽이다. 필자가 지난 4월에 발표했던 소설 ‘칠십일의 비밀’을 시작할 때였다. 역사적 사실을 엮는 소설이므로 많은 사료와 자료가 필요했다. 자료 수집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동학농민혁명은 우리의 역사다. 우리 근현대사에서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대사건이다. 그런데도 우리의 연구학자들이 내놓은 자료와 사료로는 부족했다. 하지만 일본의 자료는 달랐다. 자신들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였지만 학자는 물론 상당수의 일반인들까지도 연구에 참여하고 있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다양한 지원제도가 작동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누구나 연구에 참여할 수가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