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에 우리 나이로 아흔이 됐는데, 이 연극제가 젊음을 새로 가져다 준 아주 좋은 기회였다. 무척 감사하게 생각한다.” (김우옥 연출) 원로 연극인들을 위한 ‘제7회 늘푸른연극제’가 ‘새로움을 말하다’를 부제로 돌아왔다. 지난 해 10월 선보인 김우옥 연출의 작품 ‘겹괴기담’을 필두로, 박승태 배우의 ‘겨울 배롱나무꽃 피는 날’, 극작가 이강백의 ‘영월행 일기’, 배우 정현의 ‘꽃을 받아줘’가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겹괴기담’은 겹겹이 나뉜 다섯 개의 무대에서 교차하는 두 가지 이야기를 담아낸다. 마치 ‘틀린 그림 찾기’처럼 각 이야기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하게 하는 실험극이다. 1982년 한국 초연 됐으며, 이후 2000년에 김우옥 연출이 한국예술종합학교 정년퇴임을 기념해 학생들과 함께 재공연한 바 있다. 지난 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우옥 연출은 “최근 작품을 다시 올리며 깜짝 놀란 점은 젊은이들이 열광했다는 것”이라며, “젊은이들이 작품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통로와 문화를 접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겹괴기담’은 공연장 일정 등의 문제로 이번 늘푸른연극제 개막에 앞서 지난 해 10월 21일부터 11월 6일까지 더줌아트센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꼽히는 필립 거스턴의 세계 순회 전시가 정치적인 이유로 연기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거스턴의 작품 속에 묘사된 인종주의 단체 '큐 클럭스 클랜'(KKK) 의 이미지가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운동을 자극할 것을 우려한 미술관들이 회고전을 연기하자 미술계가 '작품을 거꾸로 해석했다'며 비판에 나선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거스턴의 회고전을 연기한 미술관의 결정을 비판하는 평론가 배리 슈웹스키의 공개 항의문에 작가와 전시관계자 등 미술계 인사 2천 명이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거스턴 작품의 의미가 관객에게 좀 더 분명하게 해석되는 시점까지 전시회를 연기한다'고 밝힌 워싱턴 국립미술관과 영국 테이트모던의 발표가 관객의 지적 수준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출신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20세기 초반 미국 사회의 반(反)유대주의와 인종차별을 직접 경험했던 거스턴의 작품세계를 관객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레짐작하는 것 자체가 미술관 측의 편견이라는 논리다. 이들은 거스턴의 작품에 등장하는 KKK의 하얀 두건 이미지가 인종주의의 폭력성을 고발하기 위해 사용된 장치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거스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