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다가서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아니, 가까이 다가서야만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우연히 발견해 놀라기도 하고, 쉽게 놓쳐버린 순간에 후회하기도 한다. 매미의 성장과 탄생 과정을 그려낸 장현정 작가의 그림책 ‘피어나다’는 관찰을 통한 감동의 순간을 독자에게 조용하게 전달한다. 이 책의 감상은 책 표지에서부터 시작된다. 한 줄기 여린 꽃나무의 보라색 꽃잎, 그 위에 앉은 연녹색 곤충, 그리고 정갈한 글씨체로 부드럽게 써 내려간 ‘피어나다’가 한 폭의 시화(詩畫)를 보는 느낌이다. 작가가 자신의 소개 페이지에 남긴 ‘허물을 수집하러 이곳저곳 돌아다녔습니다. 그때 그 시간, 그 자리의 향기를 담았습니다”라는 메시지마저 한 글자씩 천천히 읊게 된다. 땅속에서 움트는 새싹을 따라 지상으로 올라온 작은 유충을 본 순간부터 시선은 자연스럽게 유충을 따라 이동한다. 벌레의 움직임과 주변 소리를 표현한 활자는 실제 소리가 되어 눈이 아닌 귀를 통해 들어오는 듯하다. 글로 자세히 묘사하지 않아 더 생생하다. 유충을 따라 느릿느릿, 살금살금 나무 위로 올라가 주변을 살핀다. 안전한 곳을 찾아 움직이고 또 움직이다 마침내 허물을 벗는 장면이 등장한다. 작가가 ‘피어나다’로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회장 신현옥)가 오는 31일까지 치매 어르신들이 그린 그림을 선보이는 정기전을 진행한다. 수원 권선구 세류2동에 위치한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 사무실에서는 치매 어르신 30여명이 참여한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협회 사무실 대문 앞 탁자에는 치매 어르신들을 위한 스케치북, 크레파스가 쌓여있고 집에서 그린 그림을 가져다 놓은 어르신들의 작품이 놓여있었다. 신현옥 회장은 “이번 전시회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어르신들에게 각자 집에서 그린 그림을 제출받는 방식으로 모아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때문에 어르신들이 협회에 직접 오셔서 활동하기가 어렵다. 어르신들은 집에서 그림 그리는게 즐거운 낙이기 때문에 가져가서 마음껏 그리시라고 스케치북, 크레파스를 놓아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벽을 가득 메운 그림들은 나무를 등에 맞댄 수줍은 남녀의 모습, 3·1운동하는 사람들의 모습, 어릴 적 살던 고향집 등 어르신들의 추억이 담겨있었다. 30여년 가까이 한국치매미술협회를 이끌어 온 신현옥 회장은 그동안 모아온 어르신들의 그림 중 특별한 추억 하나를 꺼냈다. 그림 속에는 ‘존경하는 우리 미술 선생님. 마음이 하늘처럼 넓고 시원한 우리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