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대상 또는 일정 지역을 반복해서 관찰하고 이를 부분적으로 옮겨 모아 그리는 방법으로, 사계절에 걸쳐 변화하는 일상풍경을 한 화면에 조금씩 긴 시간 동안 누적시켜 완성해감으로써 산책 당시에 느꼈던 정신적 여유와 위로의 순간을 화면에 불러오려 했다.” (진민욱 작가노트 중에서) 광주 영은미술관은 오는 4월 23일까지 2전시실에서 영은 아티스트 프로젝트 일환으로 진행되는 영은창작스튜디오 12기 진민욱 작가 개인전 ‘펼쳐지고 깊어지는 Unfolding and Deepening’을 개최한다. 진민욱 작가의 작품은 얼핏 한 곳의 고정된 위치에서 바라본 모습처럼 보이지만, 섬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시점에서 그려진 자연 속 물체들이 긴밀히 어우러져 하나의 풍경을 이루고 있다. 동양의 전통 산수화에 자주 나타는 산점투시, 즉 다시점 기법이다. 자연을 객체로 보고 묘사하기보다는 그 자체에 스며들고 그 안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재구성해 표현하는 것이다. 진민욱 작가 역시 이와 같은 자연에 대한 태도를 가지고 하나의 사물을 여러 각도에서 관찰해 화폭 위에 옮긴다. 캔버스를 자유롭게 변형하는 진민욱 작가의 작업방식은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서 보았던 병풍에서 비롯됐다. 병풍 뒤
수원을 대표하는 현대 화가 이해균 작가의 초대전 ‘산목(山木)’이 내달 1일부터 28일까지 강원도 진부문화예술창작스튜디오에서 열린다. 한동안 산에 관심을 뒀던 이해균은 이번 전시에서 그 산과 들판에 남겨진 ‘나무’들에 주목한다. 작품 속 나무들의 모습은 산기슭과 들판에 고즈넉하게 혹은 쓸쓸하게 서 있다. 그리고 처연히 늘어진 형태로 외로움을 더한다. 나뭇잎을 모두 떨군 나무들은 오랜 역사의 상처를 간직한 채 비바람을 버텨온 느티나무, 향나무, 미루나무 등이다. 하지만 나무들은 앙상할지언정 나약해보이지 않는다. 나뭇가지들은 마치 빽빽히 자라난 털처럼 섬세한 산세의 주름 굴곡을 덮고 있다. 이해균은 작가의 말을 통해 “나의 나무는 이파리하나 찾아볼수 없다. 그러해도 굳건한 근육질이거나 날카로운 회초리 같은 힘은 어떤 어려움도 견뎌내는 인내의 오라를 견인하고 있다. 힘든 시절을 거쳐온 나의 삶과 궤적들을 생략한 줄거리 같다”고 설명했다. 그의 삶을 담은 작품들은 나무처럼 말없이, 묵묵히 살아온 소시민들의 삶을 닮아 있기도 하다. 김종근 미술평론가는 이번 출품작에 대해 “마치 인간의 생애처럼, 때로는 아프고 할퀴고 간 바람이 휘감긴 풍상을 우리는 가슴 시리도록 나무
광주시에 위치한 영은미술관이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특별기획전 ‘영은지기, 기억을 잇다 : Ⅰ진실되게’를 개최하고 지난 시간을 추억하고 있다. 2000년 11월 문을 연 영은미술관은 1992년 한국문화예술 창작활동을 지원하고자 설립된 대유문화재단이 모태이며, 동시대 현대미술 작품을 소장·전시하는 현대미술관과 국내 사립미술관 최초로 국내외 작가 지원을 위한 창작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영은미술관은 기획전과 개인전을 통해 국내외 현대미술의 주요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 동시대 현대미술의 흐름과 함께 호흡하고자 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특히 매년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변하는 대표 작가들의 회화, 조각, 설치, 사진, 공예, 디자인 등의 다양한 작품을 구입, 기증받아 오면서 주요 기획전이나 매년 겨울 열리는 소장작품 전시를 통해 관객에게 선보인다. 영은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 작업했던 작가들의 기증 작품도 만나볼 수 있는데, 2000년 9월 시작된 ‘창작스튜디오 프로그램’은 다양한 표현매체를 다루는 개성있는 국내외 신진, 중견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며 한국미술계 발전에 기여해왔다. 이처럼 지난 20년간 작가들에게는 기회의 장을 마련하고, 관람객들에게는 문화향유 공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