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과 관련된 문제잖아요. 예산을 늘려도 시원찮을 판에 예산 축소라니…말도 안 됩니다" 이충환 경기도 상인연합회장은 1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시장 같은 경우에는 한 곳에 불이 나면 쉽게 번져 시장 전체가 위험해진다”며 “(화재안전관리) 예산 축소는 언제나 화재로 인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전통시장을 그냥 방치하겠다는 의미와 다르지 않다. 심각한 문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의 이 같은 반응은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전체 전통시장 지원 예산으로 약 7200억을 투입하고 있지만, 그 중 화재안전 관리 예산은 4%(약 310억원) 수준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내년엔 3분의 1(약 96억원) 토막으로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전기안전공사가 실시한 전국 421개 전통시장 4만 8000여 점포에 대한 화재안전점검 결과에 따르면, 전기설비 상태가 양호한 A등급 점포는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위해요소가 존재하거나 중대한 부적합 사항이 발견된 곳은 4600여 점포로,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아직까지 단독형 화재감지기조차 없거나 낡은 전선이 노출돼 있는 등 화재 예방이 전혀 되지 않고 있는 곳들이 태반이다”라면서 “각 시장
전통시장은 구조적 특성상 한번 불길이 붙으면 대형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곳이다. 이 때문에 가장 중요한 초기 진화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감지기 설치가 필수인데, 이 작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 중기부-소방청 간 의견 차로 사업 진행속도 ‘더뎌’ 14일 지자체와 일선 소방관서에 따르면 ‘전통시장 화재알림시설 설치 사업’과 관련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와 소방청 사이에 의견 차이가 발생해 예산을 내려받아 직접 사업을 추진하는 각 지자체는 혼선에 빠졌다. 중기부는 잇따라 발생하는 전통시장 화재예방을 위해 2018년 1월부터 ‘화재알림시설 설치 사업’을 시작했고, 관계기관인 소방청에 자문을 구했다. 관할 소방서와 연계된 자동화재속보시스템이 구축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중기부의 ‘형식·미형식승인 화재감지기를 혼용하자’는 의견과, 소방청의 ‘가능하면 형식승인을 받은 화재 감지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갈렸다. ‘형식승인’은 소방용품의 품질확보를 위해 적합여부를 확인·승인하는 제도다. 일반 건축물 등에 설치되는 소방시설 용품은 모두 소방관련법에서 정한 기술기준에 따라 반드시 형식승인을 받은 제품만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전통시장은
“화재감지기요? 원래 없었어요. 있는 거라곤 소화기뿐입니다.” 2017년 대비 2019년 사회재난 발생 건수가 62.5% 증가했다. 그 중 전통시장과 병원, 쇼핑몰 등 다중밀집시설 대형화재가 가장 많은 만큼 시설이 낙후된 전통시장 화재 예방이 누누이 강조돼 왔다. 하지만 얼마 전 서울 청량리 청과물시장 화재로 안 그래도 코로나19 때문에 힘든 상인들에게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왜 이런 대형화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걸까. 직접 시장을 찾아가봤다. 5일 오후 북수원시장 ‘소문난 부침개’ 점포에는 화재감지기 등의 소방시설이 아예 설치되지 않았다. 부침개를 파는 이 음식점은 기름과 불이 필수로 사용됨에도 화재 예방을 위한 장치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해당 가게 사장 김진순(56)씨는 “가게 안에 화재감지기는커녕 소화기밖에 없다”며 “혹시나 내 가게에도 불이 날까 걱정이 돼서 개인적으로 소방시설을 설치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로 장사도 안 돼서 큰 부담”이라고 전했다. 인근 한 상점에는 화재감지기가 설치돼 있지만, 이마저도 ‘단독형 화재감지기’라서 상당히 우려스러웠다. ‘소방시설 설치 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연면적이 600㎡를 초과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