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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많이 낳으려면

홍승표 시인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이라는 표어가 말 그대로 삼천리를 뒤덮은 시절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를 배고픔의 설움에서 탈출하게 해준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70년대만 해도 산아제한이 매우 중요한 국가시책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읍면동별로 가족계획을 전담하는 공무원이 배치되어 산아제한을 그야말로 혁명적인 사업으로 추진했습니다. 그것은 비단 임신 가능한 여성뿐만이 아니라 피임을 위해 거시기를 한 남자의 경우 일주일짜리 예비군 훈련을 면제해주는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부여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이 너무 많아 큰 걱정이라고 합니다. 아니 걱정을 넘어 이제는 범국가적으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것은 인구통계를 실시한지 60년이 조금 넘은 지난 2002년 이후 신생아수가 50만 미만으로 떨어지더니 해마다 더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결혼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은데다 결혼을 했어도 이상하게도 아이를 낳지 않는 이른바 DINK족이라는 별종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인구증가율이 감소되면 노동력의 부족, 고령화 사회에 따른 부양비 증가와 함께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뒤따른다니 걱정도 보통 걱정이 아닙니다.
이웃 일본은 이미 80년대 말 아동수당 신설 등 “엔젤플랜”이라는 저 출산 대책을 추진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당시 출산율 2.1%이던 우리나라의 경우 이를 유지했으면 좋았는데 엉뚱하게도 1명 낳기 인구정책을 고집해 오늘날과 같은 문제를 초래했다는 것입니다. 다른 것은 별로 잘하는 것이 없으면서 저 출산율만큼은 세계 최고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기이한 일입니다.
어쨌거나 이에 대한 처방은 그리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정부는 지난 2월부터 육아인프라확대와 다자녀가정에 대한 경제적 부담경감 등 저 출산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회안전망구축과 저 출산대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오는2009년까지 무려 23조원이상의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된다니 재원마련이 간단치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영유아 보육료 지원이나 산후조리비용, 양육비지원정도로 출산율이 높아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과다하게 지출되는 사교육비와 최근 들어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아이를 많이 낳는다는 것은 불가능해보입니다.
중고교생1명당 최소 30만원이 훨씬 넘는 사교육비가 들어가는 등 사회적 여건이 어려운 현실에서 궁여지책의 정책이 시행된들 출산율이 높아지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적어도 교육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고 취업은 물론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엿보일 때 비로소 아이를 더 낳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겨나게 될 것입니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서울을 떠나지 않는 것은 환경이 쾌적하거나 삶의 여건이 좋아서가 아닙니다. 그것은 서울에 있는 대학을 보내야 사람행세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오직 2세 교육을 위해 발버둥 치며 서울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필자는 이러한 측면에서 행정수도나 공기업을 옮길 것이 아니라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를 지방으로 옮기는 것이 균형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지금의 처방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지 비전 있는 처방은 아닌듯합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저 출산 문제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국민 누구나가 우리나라에 대한 희망과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길만이 근본적인 저 출산대책이 될 것이라는 사실일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나라가 스스로 아이를 많이 낳고 싶어 하는 정말 좋은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그저 간절 할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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