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역은 12~3월을 제외하고는 연중 비가 내리지 않아 전자산업에 가장 이상적인, 습기 없는 천연의 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가까운 곳에 스탠퍼드대학 ·버클리대학 ·샌타클래라대학 등 명문대학이 있어 우수한 인력확보가 쉬운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다.
또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전자회사 유치를 위한 초기의 세제상 특혜 등으로 인해 세계 유수의 반도체산업이 한데 모인 첨단기술의 전진기지가 됐다. 특히 오늘날에는 반도체 생산뿐만 아니라, 반도체가 만들어내는 온갖 종류의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관련기업 80개사가 참여해 첨단기술분야에서의 기술혁신, 벤처비즈니스, 벤처캐피털에 의해서 일대 산업복합체가 형성되어 있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한국형 '실리콘-밸리(silicon-Valley)'가 탄생한다.

지난 10월 초, 삼성전자는 2012년까지 화성 반도체 2단지의 9개 라인을 완공해 ‘기흥(43만평)∼화성(48만평)’을 잇는 총 91만평 규모의 한국형 ‘실리콘 밸리’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선언대로라면 삼성전자는 기흥 단지내 메모리-시스템LSI(비메모리) 11개 라인과 기존 화성의 5개 메모리 라인을 합해 총 24개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확보하게 된다. 또 여기에 차세대 나노기술 등의 미래형 반도체기술 확보를 위해 R&D 전용의 1개 라인(NRD·New R&D)도 가세한다. 기존 5개의 R&D 라인을 포함하면 총 6개의 R&D 라인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NRD 라인’은 총 8천600억원이 투입돼 연면적 3만5천평 규모의 초대형 반도체 연구시설로 조성되는데, 연구원 5천명이 투입되어 8개 신규 라인과 함께 화성 2단지에 들어선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유일하게 R&D와 생산, 영업, 지원시설 등의 모든 유관 부서를 한 곳에 갖추게 되는 통합 반도체 시스템을 갖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라인 주변에 국내 장비·재료 업체들도 유치할 계획이어서 반도체 관련 전 산업이 집결하는 한국형 실리콘 밸리로 확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규 단지에 ‘삼성E-Park’라는 신개념을 도입해 친환경적인 단지로 육성키로 하고 녹지율을 30% 수준으로 늘리는 한편, 단지내에 1천여평 규모의 대형 호수도 만든다.
이번 반도체밸리에 삼성전자가 투자하는 비용은 약 330억달러.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1974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이는 제2의 ‘반도체 신화’ 창조를 위한 과감한 베팅으로 ‘차-차’세대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로 분자 크기 수준의 첨단 30나노급(머리카락 굵기의 약 3300분의1) 공정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 32기가비트(Gb), 64기가비트(Gb) 이상급의 반도체 개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먼저 한국형 실리콘밸리 작업 1단계로 내년 상반기까지 15라인(12인치 메모리 라인인)의 건물 건설을 끝내기로 했다. 그리고 연구 인력을 포함한 우수인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2012년까지 신규 인력 1만 4천명을 채용해 첨단 나노기술을 선도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투자가 마무리 되는 2012년이면 기흥과 화성사업장은 R&D, 생산, 영업, 지원시설 등이 총 집결되어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세미콘-클러스터(Semicon-Cluster)』로 탄생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1974년 당시 경영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건희 회장이 사재를 털어 사업을 시작한 이후 과감한 투자를 통해 비약적인 성장을 지속해 왔다.
단적인 예로 1992년 세계 처음으로 8인치 투자를 결정해 세계 최초의 8인치 라인인 5라인이 가동된 1993년 메모리 업계 1위에 올랐으며, 올해까지 13년째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는 1970년 인텔사가 1K D램을 개발하면서 시작된 35년간의 메모리 산업 역사를 통틀어 전무후무한 사례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2001년 12인치 메모리 양산라인을 업계 최초로 도입, 2001년 메모리 시장 점유율 18%에서 12인치 메모리 라인이 본격 가동된 2002년 25%로 메모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 바 있으며, 현재 세계 메모리 시장에서 30%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최근 메모리 시장의 움직임은 반도체 총괄 황창규 사장이 2002년에 ‘메모리 신 성장론’을 통해 예측한 것처럼 올해를 기점으로 모바일, 컨슈머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며, 현재 시장상황은 당시의 예측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와 기술의 변화를 읽고 삼성이 내린 투자결정은 반도체 업의 특성인 '타이밍'을 고려한 절묘한 투자이며 향후 반도체 전체 업계 1위에 삼성의 이름을 올리기 위한 야심찬 도전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는 세계 최대인 91만평 규모의 반도체 생산단지를 조성 이외에도,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주변에 장비업체, 재료업체 등의 입주가 예상되기 때문에 기흥과 화성주변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장비, 재료 등 반도체 관련 유관산업이 집결돼, 용인시(기흥)와 화성시(화성)를 연결하는 한국형 '실리콘-밸리(silicon-Valley)'가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 첨단 반도체 라인에 국내 장비 및 재료를 적극적으로 채용할 계획으로, 국내 반도체 관련 산업이 한 단계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반도체는 생산제품의 약 90%가 해외로 수출되고 있는 상황으로, 국내 최대의 "달러박스"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삼성전자의 330억달러 투자와 1만4천명의 신규인력 채용은 국내 산업투자 회복의 신호탄으로 신규고용 창출을 통한 국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