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초등학생 사이에 인기폭발인 애완동물은 어른 엄지손가락만한 햄스터이다.
초등학교 앞에 '병아리 장수' 대신에 '햄스터 장수'가 등장했고, 초등학생이 키우던 햄스터가 새끼를 낳으면 친구에게 분양하는 일도 흔하다.
8일 오후 20여곳의 애완동물 판매상점이 모여 있는 청계7가 동대문상가 D동 주변에는 겨울방학을 맞아 애완동물을 키워보려는 초등학생과 부모들로 붐볐다.
형제조류공판장의 김규태씨는 "만화영화 캐릭터 '햄토리'에 힘입어 햄스터가 제일 인기"라며 "미니 토끼와 손가락에 앉아도 날아가지 않는 왕관앵무새(일명 손노리개 앵무새)도 많이 팔린다"라고 전했다.
거리에는 강아지, 잉꼬, 앵무새, 기니피그(남미산 돼지), 금붕어 등 전통적 애완동물 외에도 이구아나, 원숭이, 페렛(개량 족제비) 등 이색 애완동물까지 있었다.
부모들이 아이들의 성화에 못이겨 애완동물을 들여놓지만 모두가 어린이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기를 수 있는 것과 기르기 부적당한 것이 있다.
특히 호기심 많은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생은 동물에게 먹이를 주고 쓰다듬고 생태를 관찰하는 외에 우리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동물을 상대로 장난도 친다.
애완동물 전문사이트 위드펫(www.withpet.com)의 박영화씨는 "어린 아이가 있다면 기르기 쉽고 보편화된 동물이 좋다"고 말했다.
전문상가 상인들과 애완동물 전문가들로부터 동물들의 장단점을 들어봤다.
▲햄스터 = 냄새가 적고 비교적 위생적이다. 우리에 깔린 톱밥은 일주일에 한 번, 사료는 2-3일에 한 번 정도 갈아주므로 관리가 간편하다.
문제는 한달에 한번꼴로 4-5마리의 새끼를 낳는 왕성한 번식력으로 몇달후면 처치 곤란할 정도로 수가 불어난다는 점. 야행성으로 낮에는 톱밥 속에서 잠을 자기 때문에 아이들이 움직임을 관찰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여러 종류 중 일명 '사슴 햄스터(로보로스키)'는 번식력이 약하고 냄새도 적으며 손가락 등을 깨무는 빈도도 적어 안전하다. 낮에도 잘 논다. 마리당 5천원으로 일반적인 1천원짜리 '정글 햄스터'보다는 비싼 편. 대신 '사슴 햄스터'는 몸의 움직임이 빨라 아이가 손에서 놓치기 쉽다.
▲미니 토끼 = 귀엽지만 약하다. 손을 타면 죽기 쉬우므로 만져보는 시간을 따로 정해놓는 게 좋다. 태어난지 40일 미만의 것은 키우다 죽을 확률이 높다. 특히 쓰다듬어주다가 방바닥에 떨어뜨렸을 때 뇌진탕이나 장파열이 발생한다.
몸에는 땀샘이 없어 냄새가 나지 않지만 소변냄새가 고약하다. 소변을 발바닥에 묻힌채 집안을 돌아다니거나 소변이 묻는 토끼의 피부에 피부병이 생기기도 한다.
우리 속의 배설물 판을 매일 청소해줄 필요가 있으며 방안에 내어놓으면 걸레를 들고 다녀야 할 정도이다.
▲기니피그= 더위 등에 강하고 죽을 확률도 적다. 더러워지면 목욕시키면 된다. 1년에 한번 정도 번식하는 과정을 아이들이 관찰할 수 있다. 야채 찌꺼기도 잘 먹는다. 그러나 왕성하게 먹기 때문에 배설물이 많고 냄새가 고약하다.
▲페렛 = 몸 놀림이 활발하다. 배 고플 때 손가락을 우리에 집어넣으면 날카로운 발톱으로 손가락을 잡고 뾰족한 이로 깨문다. 훈련시켜야 온순해진다. 아이들보다는 마니아를 위한 애완동물.
▲이구아나 = 끌어안거나 만져주지는 못하지만 금붕어처럼 관상용으로는 훌륭하다. 그러나 관리가 까다롭다. 온도조절을 해줘야 하고 우리 속에서 차가운 곳과 뜨거운 곳을 잘 분리해줘야 한다. 생태를 잘 아는 전문병원이 드물어 치료도 어렵다. 이구아나, 도마뱀, 거북 등 파충류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넬라균을 보유하고 있어 환자, 어린이가 있는 집에서는 적합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강아지 = 수백 가지 중에서 아이들에게 권할만한 것은 중국산 시추이다. 포멜러니언, 푸들, 미니핀 등은 공격적이고 물기도 한다. 시추는 애교가 많고 온순해 어린이에게 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