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임동원·신건씨가 불법 도청과 관련, 구속된 것은 이른바 ‘민주·인권·정의’를 독점한 듯이 부르짖던 ‘국민의 정부’의 위선과 이중성을 만천하에 드러낸 사건이다.
수상 경위야 어떻든 그래도 명색이 노벨평화상까지 받았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끈 국민의 정부가 감청장비를 개발한 뒤 국가기관을 이용해 조직적으로 국민의 사생활을 엿듣고 감시하는 등 기본권을 침해한 범죄 행태가 검찰 수사에 의해 발가벗겨지면서 국민은 ‘정의’의 투사임을 자처하던 국민의 정부의 허상을 비로소 확인하게 된다.
‘인권 대통령’이라고 자처하던 김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의 수사로 도청범죄의 제반 정황이 세밀하고 구체적으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도청한 적이 없다”고 거짓말하면서 은폐까지 시도하더니,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무도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엉뚱한 주장을 하면서 영장청구를 취소하라고 되레 큰소리를 치고 나섰다.
그러더니 결국 법원의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반성은커녕 ”형평에 크게 어긋나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청와대와 여 야 정치권의 반응은 더욱 국민을 어이없게 만들고 있다. 청와대는 ”두 전직 국정원장에 대해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것은 형평의 문제가 있다“면서 검찰을 윽박지르는 시늉을 했다. 검찰 수사에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이렇게 ‘감 놔라 배 놔라’하면서 국가의 공식 수사기관을 비난하고 나온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열린우리당도 “국익에 도움이 안된다” 운운하면서 청와대를 따라 나섰다. 여기에 한나라당까지 끼어들어 “이번 수사가 특정정권을 흠집내려는 의도에서 진행된다는 오해를 사면 안 된다”며 나선 것 역시 속이 들여다 보인다. 정치권 전체가 한결같이 국민의 기본권이나 진실 규명은 내동댕이친 채, 이번 사안을 ‘호남 민심 잡기’ 등 얄팍한 정치적 이해득실 차원에서 겉과 속이 다르게 접근하는 듯한 모습은 결코 옳지 않을 뿐 아니라 보기에도 딱하다.
지금은 김 전 대통령 측이 반발하고 화를 낼 때가 아니라 국민에게 고개 숙여 반성하고 사과해야 할 때다. 검찰도 정치적 외압에 흔들림 없이 엄정한 수사와 단죄를 이뤄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