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관세화 유예협상 비준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 처리됐다.
비준안 처리를 밀어붙인 쪽이나 이를 몸으로 막으려 했던 쪽이나 생각과 처지는 다르지만 양측 다 이유있는 행동이었고 모두 힘들고 절박한 과정이었다.
우리는 쌀 시장 개방을 10년 더 유예하는 대신 올해는 22만5575톤의 외국쌀을 수입해야 하고, 그 10%에 해당하는 2만2558톤을 밥쌀용으로 시판해야 한다. 2014년부터는 매년 40만8700톤을 수입해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농민단체들의 비준안 반대로 올해 수입해야 할 쌀 의무량을 수입하지 못한 바람에 우리나라는 이미 신뢰도에 상처를 입은데다 내년에 47만여톤의 쌀을 수입해야 하고, 그 가운데 5만7000톤을 밥쌀용으로 시판해야 한다. 올해 지키지 못한 약속까지 내년에 한꺼번에 이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 신뢰도의 하락은 도하개발아젠다(DDA)의 농업부문 협상에서 우리의 협상력을 떨어뜨리고 우리 농업의 이익을 지키는데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 뻔하다.
그 영향은 우리 농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왜 농민만 희생돼야 하느냐는 항변은 가슴에 와 닿는다. 하지만 이제 어느 나라도 세계 통상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건 엄혹한 현실이다. 비준안 처리를 늦춘다고 뽀족한 수가 나는 것도 아니었다.
이제 과제는 깊어진 갈등을 풀고, 어떻게 하면 우리 농촌과 농업을 지킬 수 있는지 지혜를 모으는 일이다.
우리나라가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UR) 농산물협상에서 ‘쌀 관세화 10년 유예’를 인정받은 이후 정부는 수십조원을 농촌 구조조정에 쏟아부었다. 그러나 농업경쟁력을 기대만큼 향상시키지 못하고 다시 쌀 관세화를 유예하는 선택을 해야 했다.
우리나라와 같이 UR태풍을 맞은 일본은 품종개량부터 도정·보관·유통까지 고급쌀 생산체계를 완비했다. 따라서 일본은 쌀시장을 앞당겨 개방해도 자국산 쌀 소비는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지난 10년을 철저히 반성하는 토대 위에서 쌀을 비롯한 농촌대책을 재점검해야 한다.
10년 뒤에 쌀시장이 완전 개방돼도 농촌이 버틸 수 있도록 농업 경쟁력을 높이고 농가소득을 안정시키는 데 정책의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