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다보면 여러 종류의 약속을 하게 된다. 특히 지키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장난삼아 하는 약속도 많이 있고,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혹은 일시적으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지키기 어려운 약속을 할 때도 있다.
지난 11월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트리올로지CC에서 열린 한 골프대회에서는 약속을 지킨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미국의 노장 골퍼 프레드 펑크(49)는 경기 첫 날 이런 엉뚱한 큰 소리를 쳤다. ‘소렌스탐이 나보다 드라이브 샷을 멀리 치면 내가 치마를 입겠다.’
아마도 남성골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그런데 그 말 때문에 그는 남성으로서의 스타일을 다 구기게 된다.
3번홀(파 5)에서 펑크는 271야드의 드라이버 샷을 날렸고 이어서 친 소렌스탐의 골프공은 펑크의 공을 지나 278야드를 날아가 버렸다.
펑크는 곧바로 자신의 골프백에서 흰 바탕에 꽃무늬가 있는 치마를 꺼냈고 그는 멋쩍은 웃음과 함께 치마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 골프장에 있었던 선수들과 갤러리들은 모두 웃음을 참지 못하고 박장대소하는 일이 일어났다.
그런데 뜻 밖에도 소렌스탐의 백에 치마를 넣어둔 사람은 바로 펑크 자신이었다. 자신의 드라이버 샷이 소렌스탐 보다 짧은 홀이 나올 수도 있다고 예상하고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렇게 망신스러운 일이 일어났는데도 불구하고 펑크는 그 날의 경기에서 22만5천 달러의 상금을 따내며 단독선두로 올랐다.
우리 사회에서 약속을 가장 잘 지키지 않는 부류로서 정치인들을 꼽는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지킬 수 있는가 없는가를 떠나서 장밋빛 공약들을 남발하고 심지어는 자신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이룰 수 없는 약속들까지 아무런 생각 없이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는 공약이나 약속이 이행되지 않았을 때 천연덕스럽게도 상황이 바뀌었다든가 나는 지키고 싶었지만 다른 사람의 반대로 이루지 못했다고 핑계를 대곤 한다.
비단 정치인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나 친구사이에서 혹은 가정에서도 부부간, 형제간, 부모자식 간에 지키지 못할 이런저런 약속을 많이 하게 된다.
물론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도저히 지킬 수 없거나 지키는 것이 오히려 해가 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부분의 경우가 처음부터 지키지 못할 약속을 했거나 자신의 불성실 혹은 무관심이나 자신만의 입장에서 지키지 않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약삭빠르게 생각해 지키지 않는 것이다.
프로골퍼 프레드 펑크의 경우를 보면서 그는 창피를 무릅쓰고 약속을 지키기 위해 치마까지 준비하는 성실성에 감탄을 하게 된다. 그냥 조크였다고 해도 그의 이미지에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았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약속을 지키는 남자였다.
약속은 지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지키지 못할 약속이라면 처음부터 아예 하지를 말아야 하고 약속을 했다면 어떤 형편에 놓이게 되더라도 지키는 책임감이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