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내린 일요일 아침에 산을 찾았습니다. 햇살이 채 들지 않은 산에 들어 눈 내린 길을 걷는 순간은 더없이 상큼했습니다. 그리고 나뭇가지마다 해맑게 웃고 있는 눈꽃은 세상 어느 꽃보다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세상은 눈으로 뒤덮여 낮게 엎드려 있었지만 산은 온통 눈꽃을 피운 채 산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자연의 힘은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눈이 내린 때문인지 평소에 들리던 새소리조차 들리지 않고 산은 그야말로 적막함 그 자체였습니다. 가끔씩 날고 들치며 사람을 놀래게 하던 청솔모의 모습도 보이질 않았습니다.
산이 정말 산답다는 생각이 머리를 맑게 했습니다. 산에 사람들이 많이 드는 날엔 산의 본래 모습이 없어지고 마치 유원지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산이 산다워지려면 思惟를 키울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산에 드는 일은 그저 단순히 운동이나 휴식을 위한 시간이 아닙니다. 산에 드는 일은 산이라는 자연 속에서 지난 삶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새로운 각오와 다짐을 해보는 소중한 일입니다. 매주 한 두 번은 산에 들어 삶의 근량을 저울질해보고 또 다른 삶의 의욕을 되찾는 일이야말로 정말 살맛나는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쨌거나 눈꽃을 피운 산은 참으로 아름답고 싱그러웠습니다. 많은 날들을 산에 들었지만 이날처럼 마음 상쾌하고 가슴이 후련하기는 처음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는 귓불이 시리고 바람이 차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이내 온몸이 따뜻해지고 후끈 달아오르는 것이 마음의 훈훈함과 思惟의 풍요로움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눈꽃은 첫눈이 가져다준 소중한 선물이었습니다. 눈꽃 속에서 정말이지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살아 있다는 사실이 그저 고맙게 느껴지는 행복한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대가 알몸인채로 우리 가슴을 넘나들 때/山은 얼굴을 가리고 江어귀를 돌아간다/ 멀수록 더욱 아름다운 그 둘레를 생각하며//이 무슨 설레임일까 제 멋에 겨워 취해버리고/애틋한 사연들이 사랑을 이야기할 때/아득히 젖어드는 외로움 고개 숙인 내 그림자//누구나 바라보면 비틀거리는 몸짓들이/사랑이거나 미움이거나 그리움을 쌓아가고/날개옷 깃털 없이도 純白으로 날고 있다//拙詩첫눈 全文
누구나 첫눈에 대한 추억이나 사연들을 한가지쯤은 간직하고 있으리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첫눈처럼 해맑고 상큼하게 기억되고 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더구나 첫눈이 눈꽃을 피웠다면 그때의 기억은 또 다른 생각의 꽃으로 만발하리라고 믿습니다. 첫눈이 가져다준 눈꽃에 대한 기억은 이제 우리들의 가슴 한 켠에 소중하게 피어 있을 것입니다.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어찌 생각하면 겨울은 못 가진 사람들에게는 고약한 계절이 될 수 도 있습니다. 첫눈에 대한 기억이나 눈꽃을 보며 감상에 젖는 것도 가진 사람들만의 사치일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진 사람이나 갖지 못한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 첫눈이 꿈과 희망을 떠 올리게 하는 촉매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산자락이나 들판이나 가리지 않고 온 누리에 첫눈이 내린것은 모든 곳 모든 사람들에게 꿈과 사랑을 심어주기 위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날씨가 추워지고 겨울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첫눈이 눈꽃이 되어 우리를 찾아온 것처럼 우리의 마음에 눈꽃과 같은 꿈과 희망이 가득 가득 피워졌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첫눈과 눈꽃의 상서로움에 걸 맞는 우리의 몸짓이 아닐까 합니다. 산에 들어 눈꽃을 보며 이런 思惟를 가져볼 수 있었던 것도 첫눈이 가져다준 소중한 선물이었다는 뜬금없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