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2만 달러를 목표로 한다는 이 나라에 끼니를 잇지 못하는 결식아동이 50여만명에 이른다는 한 조사 통계는 충격적이다. 끼니를 거르는 어린 아이들이 이 정도라면 하루에 밥을 한 두끼씩 굶는 어른들의 숫자는 그보다 더 많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벼가 들어온 기원전 2300년 무렵 이후 쌀은 우리 민족에게 있어 줄곧 정치 그 자체이자 경제였으며, 문화이고 또한 백성의 목숨이었다. 정치는 ‘백성을 배 부르게 먹이는 문제’를 가장 기본적인 목표로 삼고 출발한다. 정치의 이같은 기본적이고 궁극적인 목표는 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물질이 풍요로 넘치는 현대라고 해서 크게 수정되지 않았다.
북한 정권은 ‘쌀은 사회주의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안간힘을 쏟으면서 “사회주의가 이팝에 고깃국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다고 인민을 선동했지만 끝내 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고 말았다. 북한은 지금 사실상 쌀 문제에 체제와 정권의 운명이 걸려 있다.
지금 그렇지 않아도 쌀 문제가 우리의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WTO의 도하개발어젠다(DDA)니 FTA니 하는 등의 다자주의 무역질서 속에서 한국 농업은 생산기반이 무너질 위기에 직면해 있다. 우리나라 농산물 시장 개방이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쌀 시장이 개방되면 우리의 쌀은 값싸고 질도 나쁘지 않은 외국쌀에 밀려 그 생산 기반을 잃게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 농촌은 일대 지각변동을 겪게 될 것이고, 쌀농사를 짓던 농촌 가정 가운데 많은 수의 가정이 도시빈민화할 공산이 크다. 국제사회에서의 ‘식량의 무기화’는 그 다음 얘기다. 쌀은 아직도 우리의 주식이자 단일 품목 생산에 가장 많은 인구가 매달려 있는‘제품’이다.
우리나라는 소득이 최저생계비에도 미달하는 이른바 절대빈곤층이 OECD 국가 중 멕시코에 이어 가장 많은 나라로 조사되고 있다. 여기에다 쌀 시장이 개방되면 쌀농사를 짓던 농민 대부분마저 절대빈곤층으로 떨어질 것이다.
‘쌀 문제’가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정부와 국민 모두가 지혜를 짜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