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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과 열등감

김인범 한의원장

요즘 우리가 흔히 많이 쓰는 말 중에 ‘자존심 상한다.’는 말과 ‘자존심을 지킨다’는 말이 있다. 자존심이라는 단어는 자신이 무시당할 때 혹은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할 때 많이 사용하게 되고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 곧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받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 말은 개인의 문제에서 만이 아니라 국가나 자신이 속해 있는 집단에 대해서도 자주 사용하게 되고 특히 집단의 이익을 위해 뜻을 모으고자 할 때 바로 이 자존심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런데 자존심을 말할 때의 마음 한편에는 거의 열등감이 같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때가 많다. 자신의 능력이나 존재 혹은 성과를 무시당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은 실제 그 일보다 자신의 열등감으로 인해 그 느낌의 강도가 훨씬 더 크기 때문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런 일로 인해 자신이 계속 무시당하거나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자신의 자존심을 더 강하게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만들어 낸다. 이 또한 열등감의 또 다른 발로일 것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나 가치가 정말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만하고 진실하다면 일시적인 오해나 모함에 대해 굳이 자존심이 상하지는 않는다. 언제라도 이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와 힘이 존재하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에 여유를 가질지도 모른다.
줄기세포연구에 관한 세계 최첨단 기술의 소유자로 알려진 황 우석 교수의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이에 반응하는 네티즌들의 여론이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한 단면을 보는 것 같다.
겉으로 보면 우리의 과학자가 세계적인 수준의 생명공학 기술을 가지고 있어서 민족적 자존심을 높여주게 되었는데 이에 대해 의혹을 제기 하거나 비판적인 시각을 갖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려는 애국주의라고 이해할 수 있지만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다른 민족에 수탈당하고 무시 당해온 민족적 열등감이 ‘황우석 지키기’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지만 세계를 향해 세계인과 동등한 위치에서 나아가고자 한다면 세계적인 연구 기준과 윤리 기준을 우리 스스로도 적용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 내부에서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이나 비판을 하기 보다는 모처럼 세계를 앞서가는 기술을 지원하고 관심을 모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앞서가야 한다는 민족적 자존심 때문에 혹은 우리가 한 일은 다소간의 문제나 무리가 있다 하더라도 그 성과가 만족할 만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덮어두고 합리화 시켜 줄 수 있는 일은 아닌 것이다.
이것은 세계인의 비난 속에서도 2차 대전을 일으켰던 독일이나 일본처럼, 지금의 미국 패권주의처럼 세계인과 세계사 속에서 영원한 경멸의 대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민족의 열등감을 극복하고자 성과주의에 집착해 객관적이지 못하고 무리하게 만든 결과는 결코 민족의 자존심을 지켜 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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