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한국사회를 대변하는 사자성어(四字成語)로 ‘위에는 불, 아래는 못(물)’이라는 뜻의 ‘상화하택(上火下澤)’이 선정됐다고 한다. 교수신문이 일간지 등에 칼럼을 쓰는 교수 200명을 대상으로 올해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에 적합한 사자성어를 설문 조사한 결과다.
주역에 나오는 이 말은 서로 이반하고 분열하는 현상, 곧 올라가려는 성향의 불이 위쪽에 있고 아래로 처지는 성향의 물이 아래쪽에 있어 서로 분열하고 갈라지는 모습을 이른다고 한다. 불과 물처럼 상극이면서 얼음(氷)과 숯(炭)처럼 섞일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끊이지 않는 정쟁과 이념갈등·지역갈등, 비생산적인 논쟁 등 한국사회의 소모적인 분열·갈등양상과 갈수록 심해지는 양극화 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설문 응답자의 38.5%가 선택한 ‘상화하택’에 이어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위선을 빗댄 ‘양두구육(羊頭狗肉·양머리를 대문 앞에 달아놓고 안에서는 개고기를 판다)’이 13%를 얻었고, 정제되지 못한 말이 난무한 것을 지적하는 ’설망어검(舌芒於劍·혀는 칼보다 날카롭다)‘이 11.5%를 차지해 뒤를 이었다.
어느 시대든 대립과 반목, 모순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것이 오랜 기간 지속될 때는 심각한 병리현상이 된다. 지난 몇 년을 돌아볼 때 우리 사회의 모습을 함축하는 해마다의 사자성어는 한결같이 부정적이었다.
2001년은 우리 사회가 어디를 향해 가는 것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상태라는 뜻의 오리무중(五里霧中), 2002년은 이득이 있을 것 같으면 우르르 몰려들었다가 아니다 싶으면 금방 등을 돌려 또 딴 곳으로 떼지어 몰려가는 이합집산(離合集散), 2003년은 철학도 개념도 없이 헤매는 우왕좌왕(右往左往), 2004년은 패거리끼리 뭉쳐 반대편을 공격한다는 의미의 당동벌이(黨同伐異)였다.
해마다 등장하는 사자성어들은 우리 자신의 자화상을 보는 것같아 부끄럽다. 우리 사회가 이처럼 갈등과 대립과 혼란의 상징어를 반추하는 동안 이웃 일본은 국민들의 엽서 응모를 통해 ‘올해의 말’로 ‘사랑(愛)’을 뽑았다. 한쪽은 갈등을, 다른 쪽은 사랑을 역설하는 대비가 씁쓸하다.
내년에는 화목과 정이 넘쳐나는 따뜻한 사자성어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