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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수 사건 무엇이 문제인가

이현석 의학박사

지난 연말부터 황우석 교수에 대한 논란이 전국을 떠들석하게 했다. 일반인들도 이제는 줄기세포, DNA, 테라토마, 핵치환과 같은 전문 용어는 상식으로 알게 되었다.
반면에 황 교수는 최근까지도 과학자에 대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전적으로 잘 못된 생각이다. 지금 국민이 허탈해하고 좌절하며 분노하는 것은 과학에 대한 것이 아니라 거짓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어느 누구도 거짓을 행할 권리도, 거짓으로부터 보호 받을 권리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교수와 조작에 직접 가담한 극소수의 측근만 없어지면 이 나라는 맑고 투명한 행복의 나라로 갈 수 있을까? 혹시 황교수 자신도 우리의 잘 못된 문화와 시스템에 피해자는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즉, 그 동안 우리는 땀과 눈물과 그 성취에 대한 정당한 평가보다는 지나치게 흥분하고 열광하는 분위기에 휩쓸렸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박찬호가 메이저 리그에 진출한 것은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기쁨이었지만 이미 국내에 뛰어난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그 동안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엘리트들을 외면하고 극소수의 스타에게만 열광해 왔고 그 결과 극소수의 스타들은 너무 많은 시간을 본업 외에 사용해 온 것이다. 간혹 스포츠 스타들이 언론을 회피하면 건방지다고, 그리고 너무 많은 방송활동으로 다음 경기에서 부진하면 교만했다고 한다. 또, 자기 동료들에게는 인정 받지 못하다가 TV 오락프로에 몇 번 나왔다가 그 분야의 대표 주자로 떠오른 전문 직업인들도 심심치 않게 보고는 했다.
이번에 황교수의 인맥과 왕성한 사회적 활동에 대한 보도를 보면서 과연 황교수가 연구할 시간이 있기는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미 황교수는 과학자라기보다는 로비스트가 되어 있었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아마도 자신의 유명세를 바탕으로 들어오는 자금으로 BT산업을 활성화시켰다는 자부심이 스스로의 죄의식을 없앴을 것이다. 즉, 극소수의 스타만을 대접하는 분위기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스타가 되려는 열망을 낳게 되고 이것은 다시 진정으로 대접 받아야 할 인재는 사장시키고 로비스트의 기질이 있는 사람만 대접하는 악순환을 낳은 것이다. 황우석 교수의 업적에 무임승차하려고 미친 듯이 달려갔던 사람들이 이제는 황교수 비난에 앞장서며 나는 피해자였다고 목청 높이는 것을 보면 씁쓸해지는 것도 이런 왜곡된 스타의식의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게 어디 황교수만의 일인가, 기술개발보다는 언론플레이로 한 몫을 잡으려 하는 벤처 사장들, 진료보다는 유명 연예인을 이용해 환자를 유치하려는 의사들, 대박의 꿈을 안고 증권시장과 부동산 시장을 뛰어다니며 스스로 작전 세력의 먹이가 되는 투기꾼들, 지키지 못할 약속으로 계약을 성사시키는 유능한 사원들, 날치기로라도 무리하게 법안을 통과시키는 의원님들 이 모두가 능력보다는 로비와 홍보로 무임승차하려는 우리의 자화상인 것이다.
황교수는 우리사회가 포용하건 안 하건 관계없이 이미 세계 과학계에서는 더 이상 황교수 이름의 논문 제출이나 학술 발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황교수만을 속죄양으로 삼고 우리는 착하고 떳떳한 민족이라고 외친다면 또 다시 제2 제3의 황교수가 등장할 것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산업화 세력으로 대표되는 보수진영은 결과지상주의에 매달려 무리한 수단을 동원했던 점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고, 민주화 세력으로 자부하는 진보세력은 민주화란 이름 하에 스스로의 비리를 정당화하지는 않았는지, 그들이 증오했던 언론왜곡, 날치기 강행 등을 오히려 더 능숙하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한 자기 반성이 절실한 때라고 생각된다.
과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죄를 지은 사람은 오히려 당당하고, 종교를 초월해 존경을 받으며 모범이 되었던 김수환 추기경은 눈물을 흘리는 이상한 장면이 더 이상은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약력 ▶ 1959년 출생·1986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졸업·1996년 일본 구류메대학 객원 교수·현 현대중앙의원 원장·현 대한순환기 학회 정회원·현 고려대학교, 성균관 대학교 외래교수·현 인터넷 의료 사이트 닥터 사이버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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