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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직불곡(方直不曲)

홍경섭 동두천 성균관유도회 회장

어떻게 살아도 후회 없는 삶을 상상(想像)하기는 어렵다.
후회(後悔)란 무언가의 결핍(缺乏)이 아니라, 어떤 욕망(慾望)의 과잉(過剩)에서 연유하기 때문이다. 후회는 아직 살아있다는 말(言)의 다른 이름(名)이기도 하다.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저울이 있다. 그 저울에 따라 베풀고 나누고 때로는 얻으면서 기꺼워한다. 저울의 추(錘)가 기울 때마다 때론 덜어내고, 때론 채워놓아야 한다. 그래서 삶이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평형(平衡)의 저울 상태를 강요하는 것, 누군가 최선(最善)을 다하여 더는 만큼 최선을 다하여 쌓을 줄 아는 게임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자신의 저울에서 눈을 떼지 않아야 하리라.
이는 곧 삶에 있어서 균형(均衡)을 이루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즉 중용(中庸)이 삶의 정도(正道)가 아니겠는가.
아무튼 삶은 신선해야 하고, 바른 삶이어야 하며, 사람은 겸손(謙遜)해야 한다. 아는 자가 되기보다는 배우는 자가 되어야 한다. 나날이 새로워지기 위해(爲日日新) 날마다 배워야 한다(日日學).
마음의 문을 닫지 말고 열어두어야 한다. 흐르는 물이 썩지 않듯이 날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활기(活氣)가 넘치고 열정(熱情)으로 얼굴이 빛날 것이다. 또한 일에 열중하고 몰두할 때 행복(幸福)은 찾아온다.
따라서 일을 할까 말까 망설이기보다는 불완전(不完全)한 채로 시작하는 것이 한 걸음 앞서는 것이 되기도 한다. 근심걱정[苦悶]은 어떤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생기기보다는 일을 주저하고 망설이는데서 더 많이 생긴다고 한다.
맹자(孟子) 진심장(盡心章)에 ‘궁즉독선기신(窮則獨善其身)하고 달즉겸선천하(達則兼善天下)한다’는 문구가 나온다. ‘무슨 일이 잘 안 풀려서 궁색할 때는 홀로 자기 몸을 닦는데 힘쓰고, 일이 잘 풀릴 때는 세상에 나가 좋은 일을 하라.’는 뜻이다.
인생사 살다보면 잘 풀릴 때보다는 안 풀릴 때가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요컨대 인생사라는 것이 궁한 때가 반드시 찾아오는 것이거늘 이 때를 닥쳐서 당황하지 말고 홀로 있으면서 자기를 돌아보고 몸과 마음을 닦아야 한다.
이제 병술년(丙戌年) 원단(元旦) ‘설’도 지났다. 설날 아침에 세상 사람들은 새해의 삶의 설계(人生之計)를 다 그렸으리라. 그런데 올 한 해를 바르게 살고 바르게 걸어가는 정도(正道)의 설계가 그려졌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正道’를 한 자씩 풀어보면, 바르고 곧아 굽지 않음의 뜻인 ‘방직불곡(方直不曲)’을 말한다.
道자는 ‘길’을 의미하는 ‘뛸 착’과 사람을 상징하는 ‘머리 수(首)’가 합쳐진 것으로 ‘사람이 가야할 길’로 풀이 된다. 그 길(道)은 바로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바른 길, 정도(正道)를 의미한다.
선조(宣祖)때 휴정(休靜) 서산대사(西山大師)는 ‘수작후인정(遂作後人程)’이라는 한시(漢詩)에서 이렇게 읊었다. “눈밭을 뚫고 들판 길을 걸어갈 때에(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모름지기 그 발걸음을 어지럽히지 마라(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오늘 내가 밟고 간 나의 발자국은(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里程標)가 되리라(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하였다.
그로부터 200여 년이 지난 순조(純祖)때에 연간시인(年間詩人)인 이양연(李亮淵)도 그의 詩 ‘野雪(야설)’에서 같은 시상(詩想)을 담아 읊은 것이 지금까지도 전해오고 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시사(示唆)하는 바가 매우 크다.
오늘날의 수많은 정치가를 비롯해 이른바 사회 각 계층의 지도자들은 물론, 식자층(識者層)에게 암시하는 일대의 경고(警告) 메시지라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
그들은 내가 밟고 가서 생긴 발자국은 반드시 뒷사람이 밟고 갈 이정표가 된다고 하였다. 내가 처음 걸어간 행적(行跡)을 따라서 걸어 올 뒷사람의 행보(行步)를 위해 정말로 바른 자세로 신중하게 걸어가야 한다. 그러므로 삶의 바른 길, 正道를 가야 한다. 특히 인생의 도정(道程)을 향해 직도(直道)로 가야 한다.
정견(定見)없이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우왕좌왕(右往左往)하는 갈지 자(之)의 길 곡도(曲道)를 만들면서 걸어가는 것은 아니 된다.
이럴 때 나라는 혼란스럽고 사회는 불안해져 민심(民心)은 횡행(橫行)해 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도 존경(尊敬)은 커녕 인간 대접을 받지 못할 것이다.
예컨대 임금이 임금다워야 하는데 임금이 임금답지 못하면 임금이 아니요(君君, 君不君), 신하가 신하다워야 하는데 신하가 신하답지 못하면 신하가 아니다(臣臣, 臣不臣). 또한 스승이 스승다워야 하는데 스승이 스승답지 않으면 스승이 아니다(師師, 師不師). 이는 모두가 정도를 걷고 있지 않은데 연유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사람이면 다 사람이냐, 사람다워야 사람으로서의 존경을 받게 마련이다.
결론으로,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무엇인가 목적(目的)을 갖고 正道를 가야 한다. 그 목적은 하루의 계획으로부터 일주일, 한 달, 일 년 그리고 길게는 인생의 목표로 이루어진다. 고전(古典)에 하루의 계획은 아침에, 일 년의 계획은 정초(正初)에 세워야 한다고 하였는데 시작이 중요함을 의미하며, 좋은 시작은 이미 반 성사(成事)된 것과 같다고 ‘시작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철저한 일일결산(一日決算)을 통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보강(補强)을 할 때 알찬 인생을, 밝은 자신의 미래를, 또 성공적인 생활을 약속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이루는 것이다. 의지(意志)가 있으면 길(道)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결코 후회 없는 인생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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