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의 남자’가 1,000만 명 관객 동원이라는 엄청난 화제를 낳으며 한국영화사의 신기록 갱신을 예고하고 있다. 과연 ‘태극기 휘날리며’의 기록을 깰 수 있을 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현재의 기록만으로도 과히 폭발적인 인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의 특징은 신인 배우 이준기의 여성스러운 이미지 하나만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영화 이전의 인기 연극으로서의 극적 구성이 탄탄하고, 남사당 광대의 줄타기 놀음이 배우들의 사실적인 연기로 인해 그 재미를 더하고 있는 것도 인기몰이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영화의 주요 관객층이 젊은 여성들이라는 것이 이채로운 일 중의 하나이다. 그것도 카리스마 넘치는 장생 역의 감 우성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성인지 남성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는 공길 역의 이준기를 보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것은 우리 사회에서 남성에 대한 여성들의 가치관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아직도 남자를 남성다운 모습을 통해 인정하려는 사회 통념이 강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 영화의 주 관객층인 젊은 여성들은 더 이상 이러한 가치관에 대해 동의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남자를 더 이상 여성을 주관하는 존재, 지배하는 존재 그리고 여성을 보호하는 존재로서 보는 것이 아니라 여성과 같이 외모나 관심사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존재가 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며, 그런 남자를 더 선호하는 세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크로스섹슈얼’이라고 하는데 굳이 우리말로 바꾸자면 ‘교차성 현상’ 혹은 ‘혼성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최근에 남성의 변화 경향에 대해 메트로섹슈얼이라 하여 소위 꽃미남 같은 멋지고 외모가 잘 가꾸어진 남성을 이르는 말이 있었고, 터프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남성을 이르는 위버섹슈얼이라는 말도 있었다.
그러나 이것들은 모두 남성다운 기질을 인정한 기존의 남성상에 근거한 것인데 반해 크로스섹슈얼은 남성답다는 말 자체가 의미가 없고 여성과 동일한 이미지로서 여성스러움이 존재하는 남성이 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고 여성들의 가치관이 이런 식으로 완전히 바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동안 여성들이 남성 지배 구조에 의해 억압 받고 소외되어 온 사회 분위기와 남성으로부터 보호 받고자 하는 심리를 거부하고 남녀가 동등한 인격체로서 남성에서 여성들이 공유할 수 있는 여성성을 발견하고자 하는 새로운 가치관이 나타난 것만은 분명하다.
남자는 남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남자로 길러진다는 말이 있다. 남자답다라고 말하는 것은 태생적인 남자의 본성에 의해서가 아니라 성장하면서 남성 이데올로기에 의한 세뇌의 결과라는 말이다.
이제는 남성이 기존의 남성상에서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의 답을 찾아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크로스섹슈얼의 시대를 남성이 여성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면 여성들의 남성에 대한 진정한 요구가 무엇인지 귀를 열고 들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