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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암 달밤’의 지방선거 걱정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초 “선거에 나갈 사람은 내각과 청와대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얼마 전 올 신년기자회견에서는 지방선거와 관련해 “부정과 반칙을 하는 사람이 반드시 패배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음주로 예상되는 개각에서 장관들이 대거 징발돼 열린우리당의 5.3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로 투입될 것이라고 한다. 물론 장관들이나 청와대 비서관들이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부정과 반칙이라고 할 수는 없다. 내각 경험을 쌓은 인사들이 지방의 삶의 질을 위해 일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오히려 바람직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선거용 공직자 징발이 국정공백으로 이어져 고스란이 국민들의 피해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이런 식의 ‘보은 출마’가 관행이 될 경우 공직자들의 일관성 있고 효율적인 국정집행은 기대하기 어렵다. 수시로 바뀌는 수장을 모셔야 하는 공직사회의 반응은 싸늘하다. 정치인들이 잠시 왔다가 요직의 이력만 챙기고 사라지면 중장기 업무가 제대로 될 리 없다. 국민들은 결국 세금으로 공직자들의 선거 출마를 위한 보육세를 낸 셈이 됐다.
요즘 여권의 ‘선거용 장관 차출’을 두고 말이 많다.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무슨 장관 훈련소냐”고 쓴 소리를 하는가 하면, 같은 당 이계진 대변인은 “국무회의가 여당 선거용 인큐베이터가 돼 버렸고, 장관은 그 안에서 몸무게를 불리는 미숙아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장관 명예를 얻었으니 이제 선거에서 은혜를 갚으라는 요구를 받는 것 아니냐”면서 “떠밀려 나가는 국무위원들의 모습이 낙화암으로 내몰리는 삼천궁녀처럼 처량하다”고 비꼬았다.
그래서 지금 시중에서는 오는 5.31 지방선거를 ‘낙화암 달밤’이라고 빗대는 신조어가 회자되고 있다. 등 떠밀려 나선 삼천궁녀같은 전직 장관들, 청와대 비서관 행정관 등 전직 고위 관리들이 벼랑 밑 강물 속으로 떨어질지도 모르는 운명을 안고 어둑어둑한 불확실성의 ‘달밤의 낙화암’ 바위 위에서 춤을 출 수밖에 없는 모습을 희화한 것이다.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하는 지방자치의 선거가 왜 이처럼 국민들로부터 냉소주의의 대상으로 전락당하고 있는지 정치권은 깊이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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