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과 북한, 미국과 중국이 맞물린 한반도 정세가 최근 중대한 변화에 직면해 있다. 우리가 안으로 수구보수니 친북좌파니, 대미종속이니 반미 자주니 하면서 편가르고 정권싸움에 여념이 없는 동안 한반도의 현재와 미래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대 북한정책 및 대 남한정책은 ‘미묘한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미국은 북한이 결국 핵 포기 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고, 따라서 부시 행정부는 ‘대북협상’이나 ‘대북외교’가 어떤 효과도 이끌어낼 수 없고, 북한을 변화시킬 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따라서 미국은 이제 ‘협상’이나 ‘외교’와는 다른 조치, 곧 북한 위폐와 마약 등의 불법거래에 초점을 맞추어 전면적이고도 직접적인 압박을 통해 김정일 체제의 변환을 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꺼내든 것이다.
물론 부시 행정부의 이같은 새 패러다임은 유동적이며, 결국 북한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려 있다. 북한이 협조적으로 나오면 훨씬 더 큰 것으로 보상하되, 그렇지 않으면 채찍이 아니라 망치로 때려부수는 수준의 제재를 가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북핵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북한 유인책’을 포기했다. 채찍과 당근을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아예 망치를 사용해 김정일 체제를 붕괴시켜버리겠다는 것이 부시 행정부가 내린 결론인 것이다. 우리 정부는 이미 올 초에 이같은 부시 행정부의 정책 변화 움직임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정부 당국자들은 그 내용에 대해 일절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은 오는 4월로 예정된 부시 미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정상회담이 끝나면 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중국 측에 대해 북한을 압박해서라도 핵을 포기시킬 의향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현상유지만 하고 싶어 하는지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미국이 우리 숨통을 조이고 있다”면서 “핵을 포기하면 체제는 보장해줄 것이냐, 아니면 정권교체가 미국의 본래 목적이냐”에 대한 답을 하라고 미국을 윽박지르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같은 정세 변화 조짐에 대해 어떤 외교정책을 갖고 있는지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