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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피는 봄날에는

홍승표 시인

한줄기 봄비가 스쳐지나간 자리로 햇살이 더없이 싱그럽기만 합니다. 이미 세상은 봄바람에 휩싸여 헤어나지 못한 채 함박웃음을 날리고 있습니다. 아마도 수많은 생명체들이 저마다 봄을 기다렸나 봅니다.
상큼한 하늘빛과 티 없이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의 행렬이 이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밖을 나설 때마다 바라보이는 모든 것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와 두근거리고 놀란 가슴으로 길을 가곤 합니다. 그 놀라움은 삶의 기쁨이자 환희일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가 있다면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는 꿈과 희망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요즘 들어 수원의 상징인 팔달산과 화성자락의 모습도 날마다 새롭기만 합니다. 날마다 변하는 그 모습들을 보며 살아가는 맛과 정취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팔달산 자락에는 이미 목련과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양지바른 산허리에는 진달래도 꽃망울을 터트린 채 수줍은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이제 벚꽃이 피면 팔달산과 화성자락은 갖가지 꽃으로 단장하고 그 맵시를 자랑할 것입니다.
팔달산아래 경기도청 주변에는 해마다 벚꽃축제가 열립니다. 도청 벚꽃축제는 올해로 벌써 20번째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도청이 서울에서 이전한지도 39년이 되었습니다.
이전할 당시 이곳은 수원시민을 위해 공설 운동장이 만들어지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인천과 도청이전경쟁이 한창이던 그때 혁명주체세력의 한분이셨던 분의 힘으로 이곳에 도청이 들어서게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어쨌거나 도청이 수원으로 이전하면서 이곳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전국 어느 곳을 돌아봐도 가장 좋은 곳에 자리 잡은 곳이 바로 경기도청이 아닐까합니다. 수원의 심장과도 같은 팔달산자락이 그림같이 펼쳐져 있고 정조대왕의 효심이 서려있는 화성자락이 고즈넉하게 드리운 이곳이야말로 천혜의 명당이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십 몇 년 전일이 생각납니다. 경기도와 자매결연을 맺은 미국 유타주지사가 도청을 방문하고 날이 어두워 질 무렵 도지사 공관으로 만찬행사를 위해 이동할 때입니다. 당시 지사께서 유타주지사 일행과 승합차를 타고 일부러 팔달산 기슭 공관 뒷길로 돌아 이동을 했는데 마침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보며 유타주지사가 감탄사를 연발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유타주지사는 도지사 공관 진입로가 그렇게 길고 아름다운지 미처 몰랐다는 표정이었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지사의 얼굴엔 웃음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어쨌 거나 20년 전에 도청을 개방하고 벚꽃축제를 시작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관선시대였던 그때만 해도 도청은 도민들이 찾아오기에는 상당히 권위적이라는 일반적 시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0년이 지나면서 이제 벚꽃이 필 때면 도청주변은 수원은 물론 인근 지역의 도민들이 즐겨찾는 좋은 쉼터가 되고 있습니다. 도청 안팎으로 40여년 된 벚나무 2백여 그루가 형형색색의 꽃을 피우며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기 때문입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벚꽃축제가 열린다고 합니다. 다만 유감스럽게도 지방선거관계로 행사가 많이 축소되는 것 같습니다.
혹자는 벚꽃이 일본사람들이 좋아하는 꽃인데 축제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 합니다. 그러나 요즘 벚꽃은 토종 왕 벚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아무러면 어떻습니까, 그저 도청 주변을 한바퀴 돌고나서 잔디광장에 누워 물끄러미 하늘을 바라보며 삶을 저울질해 보는 일은 참으로 좋을듯합니다. 그렇게 마음을 가다듬고 화성 성곽을 따라 길을 나서면 아마도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새록새록 느끼게 될 것입니다. 팔달산 자락을 걸어보세요, 지금은 도청주변 벚꽃을 보는 많은 도민가슴에 경기도를 사랑하는 마음의 꽃이 새록새록 피어나면 더없이 좋겠다는 뜬금없는 생각이 팔달산자락을 맴도는 사랑스러운 봄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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