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침묵을 깨고 푸석푸석한 얼굴에 초췌한 모습으로 나타난 최연희 전(前)한나라당 사무총장에게 연민(憐憫)의 정을 느끼게 된다. 왜 그랬을까 술 버릇이었을까. 몸에 배어온 특이한 행동의 습관성이었을까. 운명의 날인 지난 2월 24일 오후 8시 서울의 신문로 한정식 식당 지하 노래방에서 벌어졌던 그날의 연출은 다음과 같다.
한나라당 당직자들과 동아일보 기자단이 만찬을 가졌다. 신임 당직자들과 동아일보 간부기자들의 상견례 자리였다. 한나라당에는 박근혜 대표와 이규택 최고의원, 최연희 당시 사무총장, 정병국 홍보본부장, 이계진 대변인, 유정복 대표 비서실장, 이경제 의원등 7명이 참석했다. 식사가 끝난 뒤 오후 10시 10분쯤 박대표와 동아일보 임국장은 먼저 자리를 떴다. 나머지 사람들이 미당 음식점 지하에 있는 노래시설을 갖춘 방에서 술자리로 이어졌다. 술을 마시던 중 최 전총장이 갑자기 옆에있던 결혼 3개월된 여기자를 껴안고 가슴을 더듬었다. 해당 여기자는 큰 소리로 항의하며 노래방을 뛰쳐 나갔다. 최 전총장을 기자들이 따지자 술에 취해 음식점 주인으로 착각해 실수를 저질렀다고 해명했다.
그 후 오랫동안 잠적을 감췄다가 24일만인 지난 3월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인으로서 물의를 일으켜 국민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공식사과했다. 그는 다만 국민이 공복으로서 항상 최선을 다해 왔던 국회의원 최연희에 대한 최종 판단을 잠시 유보해 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여론이나 정치권에 떠밀려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특히 최의원 자진 사퇴를 기대해 왔던 한나라당은 당에서 내쫓아 버렸는데 어디있다 지금에 와서 의원직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니 곤혹스러웠을 것이다. 최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이미 자신의 성추행 혐의를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 판단을 묻고자 하는 것은 그가 과거 검사 출신으로서 관련 법률 의 허술함을 법정 공방과정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는 피해자의 상황을 십분(十分:충분히)활용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자신의 정치적 신분(身分)을 지키겠다는 아주 지극히 비열한 정치수법의 발로(發露:숨겨 두었던 것을 드러냄)이다. 골치 아픈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기자회견 다음날 국회 사무실을 못 빼겠다는 최의원은 현행법으로 징계 할 수가 없다며 법개정이 이루어지면 이같은 사건 재발 방지를 막기 위해 해당 의원에게 제명등 징계를 내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면서 그러나 최의원에게 이를 소급(遡及)적용할 수는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최의원은 기자회견장에서 용서를 받고 스스로 물러날 수 있는 기회였는데 앞으로 그 추한 모습을 드러내놓고 어떻게 정치를 할 것인가. 안타깝게도 기자회견장에서 기회를 놓치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똑같은 국회의원 성추행 사건이이웃 일본에서는 어떻게 다루는가. 일본 그들이 말하는 자칭(自稱)정치경제 선진국이라는 일본의 국회에서는 지난 2005년 3월경 일본자민당 소속 나카니시 가즈오시(41)의원은 취중(醉中)에 성추행(지나가는 여자를 껴안았음)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풀려난 나카니시 의원은 다음날 기자회견을 자청(自請)하고 의원직 사퇴와 절주(節酒)를 맹세했다. 그는 술에 취해서라고 변명하지 않았다. 한번 실수이니 너그럽게 용서해 달라고 하지도 않았다. 그는 스스로 단죄(斷罪)를 했다. 그날 계속 이어진 기자들의 질문에 부끄럽다. 면목이 없다. 몇 번이고 반복하면서 평생 술을 안 마시겠다고 다짐했다. 의원 사직서와 탈당계는 이미 사건 당일 중의원 사무국과 자민당 본부에 제출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일본 자민당의 단호한 태도였다. 나카니시 의원의 성추행 사건이 터진 직후 일본 자민당은 긴급 당기위원회를 소집했다. 한나라당과 비슷한 보수 정당인 자민당은 나카니시의원의 탈당계를 수리(受理)하지 않고 단호하게 제명(除名)처리했다. 정치선진국의 면모(面貌)를 보여주는 일본의 시사(時事)하는 바 크다 하겠다.
두 얼굴의 최의원은 지역구인 동해시 삼척에서 성폭력 이사장까지 맡아온 인물이었다. 지난 1999년 가정폭력 제정에 기여했으며 도움을 준공로로 여성단체로부터 감사패까지 받았다. 우리사회 지도층의 이중적 윤리의식의 다시한번 드러내 보였다. 이번 최의원 성추행 사건은 본인이 저질러 놓고 왜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남을 탓하는가. 시간이 갈수록 그 무게가 더해만 가고 있다.
이번 사건은 혹독한 시련과 지탄없이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것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구태의연한 정치형태를 버리고 분명한 사명감으로 미래 지향적인 선진 정치가 뿌리 내릴수 있도록 옷깃을 여미고 되돌아 보아야 한다. 선택의 열쇠를 갖고 잇는 사람은 최연희 의원 자신임을 알아야 한다. 물속에 빠져 허우적거리면 물만 더 먹을 뿐이다.







































































































































































































